부자의 뇌 - 저절로 돈을 쌓는 상위 1퍼센트 부자들의 뇌 사용법
모기 겐이치로 지음, 오시연 옮김, 양은우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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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부자가 되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에 웃는다. 다다익선이라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며 부자가 된 자신을 상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부자들은 어떤 뇌를 갖고 있을까? 뇌과학 분야에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저절로 돈을 쌓는 상위 1퍼센트 부자들의 뇌 사용법이라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부자들의 뇌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일본의 뇌과학 분야 전문가 모기 겐이치로는 <부자의 뇌>를 통해 뇌의 습관을 조금 바꿨을 뿐인데 돈이 쌓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로 독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자수성가한 부자들이 공통적으로 실천하는 54가지 습관들을 공개한다.


부자의 뇌에는 어떤 특별한 비밀이 있을까?

일단 미래를 위한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눈앞의 1천만 원과 10년 후 10억 중에서 대다수의 사람은 눈앞의 1천만 원을 선택한다. 하지만 부자들은 10년 후 10억을 선택한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호기심이 왕성하다. 누구에게든 자기가 모르는 부분을 솔직하게 질문하는 것도 특징이다. 우리는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부자는 모르는 부분을 묻고 공부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부자는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즉시 받아들인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질투나 시기와는 결이 다르다. 좋은 점이 있다면 즉시 받아들이는 수용적인 자세가 몸에 베어있다. 부자들은 주로 아침형 인간이 많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것처럼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게으름을 찾아 볼 수 없다. 운동과 식습관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부자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부자들은 꿈이나 목표가 뚜렷하다. 편견이 적다. 가난한 뇌는 기분에 돈을 쓰고 부자의 뇌는 기회에 돈을 쓴다는 말에 뜨끔해진다. 기분에 맞게 오늘은 돈을 써야지,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기분이 아니라 기회에 돈을 써야 한다. 그래야 부자가 된다. 그동안 가난한 뇌로 살았던 시간들이 부끄러워졌다. 가난한 뇌는 하기 싫은 일은 항상 미루고, 정신 차리고 보면 늘 불평 중이다.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 라는 말을 쓰며 자기 자신을 변명하기 시작한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것만 생각하는 가난한 뇌를 가진 사람인가? 아니면 주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부자의 뇌를 가진 사람인가?


돈을 부르는 부자들의 습관을 기억하자. 평소의 말버릇, 습관, 무의식을 떠올리며 부자들이 하는 우아한 태도로 살자. 뇌가 당신의 돈버릇을 만든다는 말을 되새기며 살다보면 부자의 뇌가 되어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혹시, 기분에 돈을 쓰는가? 왜 나만 돈이 없다고 불평만 하는가? 이런 당신에게 <부자의 뇌> 일독을 권한다. 오늘부터 부자의 뇌로 멋지게 살아보자.




#부자의뇌

#모기겐이치로

#21세기북스 #경제 #돈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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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 붕괴
해도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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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진공 붕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검색해보니 진공 붕괴는 우주 종말 이론 중 하나이며, 과학자 해도연이 쓴 SF소설 <진공 붕괴>를 통해 과학적 개념과 도덕적 딜레마 사이에서 고민하는 과정들을 발견한다. 소설의 무대는 우주로 나아갔다가 실험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 타운을 거치며 부유하는 입자들처럼 퍼졌다가 다시 수렴한다. 소설 속에는 딜레마 상황이 빠르게 찾아온다. 인간은 수많은 선택들 중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도덕적 딜레마가 찾아오면 엄청난 고민에 휩싸인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6편의 단편들 속에서 인상적이었던 소설 2편을 소개한다.


타임루프를 깨고 현실로 나와야 할 것인가, 타임루프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인가. 주인공이 타임루프를 경험하는 <안녕, 아킬레우스>는 영화 속 한 장면들처럼 생생하다. 타임루프 속으로 빠져들고 싶을 정도로. 영화 <어바웃 타임>이나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이 반복되는 경험들, 이미 익숙한 그 때 그 사건이 등장한다. 나는 알고 있지만 상대방은 모르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와 같이 복잡한 상황 속에서의 고민.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우스도 거북이와 달리기 시합을 하더라도 앞 서 출발한 거북이를 이길 수 없다는 제논의 역설을 이용한 소재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참고로, 소설 속 카페이름도 러닝터틀(달리는 거북이)이다.


<에일-르의 마지막 손님>는 오징어 먹물 파스타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누군가 잊지못할 환상적인 맛으로 먹었던(!) 먹물 파스타가 되레 그것을 먹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위협하는 외계 생명체로 변한다는 점. 외계 생명체는 인간을 흡입하고 또 다른 모습으로 다음 손님을 기다린다. 주인공이 처음 잊지 못할 환상의 파스타를 먹었을 때 물도 마시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액체가 나온다는 것과 입을 닦은 냅킨마저 먹고 싶었을 정도였다는 표현이 와 닿지는(!) 않았다. 소설을 읽고 난 후유증은 이제 오징어 먹물 파스타를 보면 <에일-르의 마지막 손님>이 생각나면서 포크를 조심스레 내려 놓아야 될 것 같다.


과학자가 쓴 SF소설은 남다르다. 우주, 진공붕괴, 타임루프, 양자역학 등의 개념을 넘나들며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한다. 요즘 읽고 있는 <코스모스>에 나오는 창백한 푸른 점도 생각났다. 과학이 발달하고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류에게 다가오는 미래가 장밋빛 미래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섬뜩하고 두렵기도 하다. 영화 <Her>처럼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고, 영화 <미키17>처럼 프린팅된 대체인간이 현실이 될 것만 같다. <진공붕괴> 속 장면들이 SF영화들을 버무려 6편의 단편으로 펼친 미래의 상상이지만 부디 현실에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소설 속 이야기로만 존재해주길.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진공붕괴 #해도연 #한겨례출판 #SF소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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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일기장 - 백문백답으로 읽는 인간 다산과 천주교에 얽힌 속내
정민 지음 / 김영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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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김영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에게 1975년 무슨 일이 있었을까?

20년 가까이 다산 정약용에 대해 연구를 해 온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정민 교수는 <다산의 일기장>을 통해 최초 완역 상세 해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를 꺼낸다. 다산은 천주교를 제외하고 말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정민 교수는 말한다. 다산은 초기 천주교회 신부이자 주문모 신부를 탈출시킨 장본인, 교회 지도자 이존창을 검거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다산의 일기장>은 정민 교수가 다산의 금정일록, 죽란일기, 규영일기, 함주일록을 연구하면서 궁금한 질문들을 모아 백문백답으로 만들어 냈다.


<다산의 일기장>은 1975년, 다산이 33세일 때부터 35세 사이에 2년 동안 쓴 일기를 담고 있다. 충청도 금정으로 좌천이 되어 쓴 금정일록, 금정일록의 부록인 죽란일기, 규영일기, 함주 일록 이렇게 4개의 일기를 통해 다산이 처해있던 상황들을 유추해본다. 자신의 내밀한 술회나 심경고백이 담긴 일기장이 아니라 건조한 문체로 사실만 나열되어 있다는 점이 다산 일기장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정치적 행위, 동선에 따른 정황,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들, 인용한 글 등이 담겨 있다. 마치 암호와도 같아서 이승훈을 이형이라고 기술하고 이승훈이 머물렀던 예산 유배지를 감사(구덩이에 처박힌 듯 지내는 집)이라는 우회적 표현을 사용한다. 이러한 다산의 일기장에 담긴 암호들을 하나씩 풀어 헤친 정민 교수의 노고가 여기저기 눈에 보인다.


1795년 정조는 이가환, 이승훈, 정약용을 좌천 또는 유배시킨다. 유배의 목적은 입적소지로 자신이 천주교와 관련이 되지 않았음을 자취로 입증하고 뜻을 분명하게 밝히라는 것이었다. 다산이 주문모 신부를 구해준 사실이 탄로날까봐 전전긍긍하던 시점에서 금정으로 유배되었고 이에 정약용은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교회 지도자 이존창을 검거하고 지역 천주교 조직을 무너뜨린다. 과연 다산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죽란일기>를 끝에 갑자기 1794년 강세정이 이가환에게 보낸 편지를 인용한 것도 분명한 의도가 있다. 처남 이승훈의 석방 소식 앞에 의도적으로 강세정의 비굴한 편지를 넣은 건 이들에 의한 비방이 실제로는 아무 효과가 없다는 것, 이들의 공격을 사전에 무력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씩 의도를 파악하다보면 다산의 일기장이 결코 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다산은 “나는 품성이 조급해서 궁리를 함에 있어 본래 오래 견딜 수가 없다. 혹 한 가지 일이나 이치에 대해 궁리하다가 때로 꽉 막혀서 통하지 않을 때는 문득 심사가 번다하고 다급해지고 정신이 거칠어져 미혹됨을 느껴서, 절반쯤 하다가 그만둠을 면치 못하였다. 독서에서 특히 이러한 병통이 있었다.”고 했다.

- <다산의 일기장>, 금정일록 p.286 -


다산의 조급하고, 견디지 못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부분이다. 다산에게 쏟아지던 각종 비난에 대한 대응들을 전략적으로 일기에 배치하며 언행을 가볍게 해서 비방과 재앙을 자초했던 지난 날들을 반성한다. <다산의 일기장>을 통해서 서학이라는 거대한 체계와 대면한 다산과 18세기 조선을 입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도 다산에 대한 연구는 갈 길이 멀지만 하나씩 체계를 이뤄나가는 모습들이 감격스럽다. 학자이자, 정치가, 신자이자 배교자였던 인간 다산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무려 690페이지의 두께만큼이나 켜켜히 쌓인 <다산의 일기장>을 통해 다산의 면밀한 세계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보시기를 추천한다.


#다산의일기장 #정민 #김영사 #다산정약용 #정약용 #금정일록 #죽란일기 #규영일기 #함주일록 #천주교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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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을 알아채는 힘
히스이 고타로 지음, 백운숙 옮김 / 삼호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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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삼호미디어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럭키비키잖아. 

긍정의 아이콘 장원영식 사고가 신조어로 등극했다. 럭키비키의 유래는 이러하다. 장원영이 유명한 빵집에서 줄서서 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앞 사람이 뱅 오 쇼콜라를 모두 다 사가버렸다. 오 마이 갓. 이 상황에서 당신은? 화가 나고 짜증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장원영은 이런 상황에서 완전 럭키하게 새로 갓 나온 빵을 받게 되었다며 좋아한다. 이것이 바로 럭키(행운) + 비키(장원영의 영어식 이름)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럭키비키처럼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그렇지만 그 마음먹기가 쉽지 않아서 좌절하고 또 좌절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사로잡히는 순간, 한없이 우울의 늪으로 빠지기 십상이다.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데 왜 이토록 힘든 것일까. <기쁨을 알아채는 힘> 표지에는 "맑은 날에는 잎사귀가, 비 오는 날엔 뿌리가 자란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책의 부제는 누릴 수 있음에도 매 순간 놓쳐버리고 마는 사소하고도 귀한 행복에 관하여,이다. 기쁨과 행복을 알아채는 힘에 대해서 5장의 70가지 에피소드로 짧지만 유쾌하고, 일본 짧은 시(하이쿠)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의미는 깊고 풍부하다. 


아끼던 아이폰을 떨어뜨려 스크래치가 났다? 아이폰의 창시자 스티븐 잡스는 말한다. 

"스크래치 나는 게 싫어서 케이스를 씌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상처야말로 온전히 내 것임을 말해주는 게 아닌가요? 상처야말로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겁니다." 상처=추앙하는 위인이 나에게 보내는 응원,이라고 생각하자는 것이죠. 더 이상 아이폰의 스크래치에 가슴아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 



"어떠한 사실이 직접적으로 

나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사실은 해석을 거쳐서 

비로소 나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 가토 다이조(사회학자) - 


기대하며 어렵게 찾아간 식당이 임시 휴업이라면? 이럴 때는 텅 빈 가게에서 식사를 하며 금전운이 좋아지기를 기다려 본다. 반드시 타야 했던 기차를 놓치고 말았다? 기차를 놓치면 일에는 늦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인생을 놓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나 또한 최근에 기차표 예매를 잘못해서 허무하게 기차표를 날리고 말았다. 내가 왜 이랬지? 허무하기도 하고 내 자신에게 실망이 가득 차올랐다. 이미 날린 기차표는 돌아오지 않지만 이를 교훈 삼아 기차 탈 때 꼭 신중해지자! 라고 다짐했다. 


실망이 설렘으로, 짜증이 개운함으로, 마음속 응어리가 따스함으로, 위기를 기회로, 끙끙 앓을 바에는 새롭게 시작을! 목차만 봐도 우리가 기쁨을 알아채면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다. 실망, 짜증, 마음속 응어리, 위기, 끙끙 앓는 마음으로 인해 마음이 힘들고 괴롭다면, 히스이 고타로가 제시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들을 선택하면 된다. 앞서 기차표를 날린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면 된다. "나는 기차표를 날린 나를 바보같다고 생각한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용서하고, 사랑합니다" 기차표를 날린 나를 바보같다고 생각한 나라고 부르면서 응어리진 감정과 자신을 분리해서 객관화 하는 역할을 한다. 내 감정을 객관화해서 나 자신과 분리하고 그 다음에는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면 된다. 더 이상 힘들어하지 말자. 사실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할 뿐이라는 니체의 말처럼 기쁨을 알아채도록 해석하자. 마음이 고통스럽고 힘든 당신에게 <기쁨을 알아채는 힘>의 일독을 권한다. 










#기쁨을알아채는힘

#히스이고타로

#삼호미디어

#긍정적사고 #원영적사고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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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인사
함정임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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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열림원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잘 자요, 다정한 한 마디에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누군가에게 잠들기 전에 잘 자요, 라는 말을 듣는다는 건 차가운 마음조차 몽글몽글해진다. 표지에 바닷가에서 맨 발로 파도를 마주하는 여자의 뒷 모습이 어쩐지 쓸쓸해보이는 책 <밤 인사>를 만났다. 새벽의 감각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매혹적인 지도가 되어줄 것이라는 윤고은 소설가의 추천사가 눈에 들어온다. 새벽의 감각이라니, 몇 달전 발리의 일출을 보겠노라고 마주했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똑같은 해라고 하지만 발리에서의 일출은 어떨까, 이른 새벽에 운동화를 신고 바닷가로 나갔다.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사누르 바다, 고요하고 또 고요한 바다. 서늘하기도 하고, 눈 앞에 캄캄한 어둠이 내려 앉아 있는 느낌적 느낌. 구름으로 인해 일출을 볼 수 없었지만 밝아오는 시간들이 서늘했던 시간들을 따뜻하게 만들어 줬다.



소설 <밤 인사>에서는 소설가로 활동 중인 미나가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우연이 계속되어 운명처럼 마주한 시간들을 담담히 그려나간다. 2년 전, 프랑스 니스행 열차에서 만난 남자 장에게 미나는 한 가지 제안을 받게 된다. <어떤 여름>의 후속작을 써 보는 건 어떻겠냐고, 미나는 이를 받아들여 <어떤 겨울>을 써 보기 위해 다시 파리행 비행기를 탄다. 공항에는 장이 마중을 나왔다. 과연 그 둘은 어떤 사이일까? 궁금함이 이루말 할 수 없지만 처음하는 스킨십이라고는 공항에서 한 가벼운 포옹이 전부다. 장은 SNS로 2년 간의 미나의 일상을 다 알고 있다. 이대로, 영원히. 소개 문구까지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는 장과 함께 프랑스 곳곳을 여행하기 시작하며 여행하는 소설이 시작된다.



밤 인사.

세상의 모든 밤을 향해,

잘 자요.

-51쪽-




파리, 부르고뉴, 세트, 페르피냥, 포르부. 장과 미나가 함께 여러 공간을 천천히 걸으며 발터 벤야민, 조아킴 롱생, 폴 발레리의 궤적을 좇는다. 발터 벤야민은 유대계 독일인으로 마르크스주의자이자 문학평론가, 철학자이다. 나무위키 검색에는 그가 잊혀져가는 과거를 재구성하고 그 과거에 어떤 희망이 있었는지를 탐구하며, 유럽의 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나와있다. 그러나 미나는 발터 벤야민이 책을 출간할 때마다 애인 도라에게 헌정한 것에 집중한다. 오갈 데 없는 전남편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은 도라, 이혼한 전처를 다시 찾는 벤야민의 심리와 행동은 무엇인가. 그렇게 벤야민이 이혼한 전 아내의 집에 머물렀던 것처럼 미나와 장도 그곳을 둘러본다. 장이라는 남자가 갖는 미나에 대한 감정은 SNS에서 엿보기에서 동경, 추앙까지 변모한다. 미나와 함께 장이 부산에 가고 싶다고 고백하며. 과연, 장은 부산에 갈 수 있었을까?


<밤 인사>가 미나와 장의 이야기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사랑에 가 닿지 않은 우연한 만남의 연속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다. 이에 작가는 윤중이라는 이름을 지닌 남자를 미나 곁으로 가져온다. 윤중은 파라-n 이라는 이름의 (소설) 묵독 모임에서 만나 아는 사이이다. 모임을 마치고 갑자기 미나를 차에 태우고 간절곶으로 향하는 윤중. 스마트폰을 버리고 열두 시간의 조약돌을 가지고 돌아오게 해 준다고 한다. 이 남자는 미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미나가 프랑스에 가 있는 동안 카톡으로 윤중은 미나를 향해 짧은 안부와 뉴스 기사를 보낸다. 미나와 결이 맞는 느낌적 느낌. 척하면 척, 서로의 끌림이 시작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둘의 재회는 어긋나게 만들어버리는 작가의 얄궂음이 아쉬워지는 순간이다. 윤중, 미나, 장이 한 공간에 있었으면 이야기는 또 어떻게 흘러갔을까.


빛바랜 추억들처럼 스쳐지나가는 순간들이 오래 오래 기억될 때가 있다. 미나에게 윤중도 장도 그러하다. 미나 입장에서, 장의 입장에서, 윤중과의 엇갈림이 계속되며 이야기는 밤 인사를 조용히 전한다. 자니? 가 아니라 잘 자요. 세상 다정한 밤 인사는 우리에게 너는 그 때 우연한 추억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냐고 묻는다. 잘 자요. 누군가에게 했던 다정한 밤 인사가 생각나는 소설이다.


#밤인사 #함정임 #열림원 #소설

사랑은 잃어버린 것과 연관된다.

끝날 것 같지 않는 통로를 빠져나오면서 꿈에서 깼다. 뒤돌아보기 두려운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꿈에 그를 본 것 같았다.

그라는 느낌일 뿐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모든 상실은 사랑을 입증한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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