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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첫문장에 등장하는 니체의 영원회귀.
영원회귀란 동일한 것을 영원히 반복한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 것들이 반복되는 것인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 만남, 사랑, 이별의 회귀? 삶과 죽음?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을 통해 니체의 사상을 떠올려본다.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존재가 가볍고 무거움이 있다는 것인데 가볍다는 것은 무엇이고 무겁다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가볍고 무거운 것들이 어떻게 영원히 회귀된다는 것인가? 꼬리에 꼬리는 무는 이야기들이 영원히 회귀된다는 건가.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을 읽으며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제목과 관련된 글귀들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존재 등)이 나올 때 소소한 기쁨이 찾아왔다. 체코와 스위스를 배경으로 주인공은 4명이다. 이름은 토마시와 테레자, 사비나, 그리고 프란츠이다. 두 커플의 이야기가 오고간다. 한 줄기는 외과의사 토마시 (아내가 있다는)와 사랑을 찾다 만난 여자 테레자의 이야기이며, 다른 줄기는 프란츠와 연결되는 여성 사비나의 이야기이다. 테레자는 토마시의 무엇이 참을 수 없었던 것일까? 그것은 바로 그녀의 연인 토마시의 머리카락에서 수상한 냄새(다른 여자에게서 온)가 난다.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가 바로 테레자였다. 토마시를 외과의사에서 트럭운전사로, 도시에서 시골로 데리고 온 여자이기도 하고 끊임없이 그를 의심하며 사랑을 끊임없이 확인한다. 의심과 동시에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그녀 또한 자유로운 사랑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사랑 뿐 아니라 정치적인 이야기들(공산주의, 체제 등)을 통해 테레자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다음으로는 토마시의 이야기. 외과의사로 직업적 열정도 있으며 아내가 있었지만 계속해서 다른 사랑을 찾는 토마시. 사랑에 안주하지 않으며 부단히 노력하는 토마시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토마시의 아들 시몽의 이야기는 호기심 가득하게 살펴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과연 토마시에게 시몽에 대한 부성애가 있는가? 토마시의 과거 글들이 정치와 연결된다고 하자 서명을 거부하는 모습들 속에서 인간이라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토마시를 통해 그려낸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은 니체의 영원회귀와 데카르트의 존재에 대한 사상, 파르메니데스의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가며 인생이 무겁게만 흘러가는 것도, 가볍게만 흘러가는 것도 아님을 인식하게 한다. 여러번 밑줄 그으면 읽기를 추천하는 책,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작가가 천재임을 인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