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의 무능한 탐정들 두 번째 원고
김혜빈 외 지음 / 사계절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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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운 사람이란 무엇인가? 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 있습니다. 
5명의 등단 작가(#김혜빈 #김사사 #공현진 #하가람 #신보라)들이 저마다의 이야기 꺼내고 있습니다. 어디에도 진짜 사람다운 사람이 보이지 않는, 정반대의 사람과 동물들이 등장하며 (심지어 늑대도 등장)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과 상상의 이야기들이 적절히 버물어지며 다양한 반찬이 놓여 있는 따뜻한 쌀밥을 먹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야기가 고팠는지도 모릅니다. 쌀쌀하기만한 3월이었으니까요.
 따뜻한 봄은 언제 우리에게 찾아오는가. 

언제까지 혼자 하나요? 
이게 아닌데요. 
제가 하고 싶은 건... 진짜인데요. 
진짜 탁구요 
- 하지의 무능한 탐정들 중에서 -


인상적이었던 단편 소설은 단연  [ 하지의 무능한 탐정들 ] 이었습니다. 
살구나무에서 떨어진 살구를, 그 살구가 어떻게 되었나? 하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면서 소설을 상상하게 하는 묘미가 단연 압권이었습니다. 하지는 일년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때에 모르는 사람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탐정처럼 두 사람이 움직이지만 어떠한 영향력도 끼치지 못한 무능함 그 자체. 그렇게 다시 살구 나무의 살구 이야기로 돌아오는 과정까지 짧은 탐정 놀이를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섬뜩했던 단편은 [ 권능 ] 과  [ 이주 ] 였습니다.
 딸을 잃은 이모가 나에게 대하는 태도는 섬뜩 그 자체입니다. 딸이 죽은 이유가 마치 나의 잘못이니까 너는 그 벌을 받아야 해, 라는 느낌으로 이모는 옆에서 계속 악담을 퍼부어댑니다. 주변에 있을 법한 지긋지긋한 친척 관계처럼 여겨지는 소설 속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기분이 들더군요. 나의 엄마는 왜 이런 일들에 그냥 옆집 불 구경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일까요. 소설을 통해 결말을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5명의 톡톡 튀는 작가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등골이 서늘해지기도 하고, 인간의 면면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소설의 소재는 다양하지만 뭔가 하나의 맥을 잇고 있는 듯한 흐름이 앤솔로지처럼 느껴지더군요. 마지막에 작가의 에필로그도 인상적이니 꼭 보시길 바랍니다. 





#하지의무능한탐정들 #사계절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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