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염소의 맛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바스티앙 비베스 지음, 그레고리 림펜스.이혜정 옮김 / 미메시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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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매개로 남녀의 미묘한 관계를 그리는 만화.

처음과 끝을 제외하면 모든 장면이 실내수영장을 배경으로 한다. 대사나 독백이 없는 장면에서도 주인공의 표정이나 시선의 방향을 통해 감정을 읽을 수 있다. 마치 프랑스 영화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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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 '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관하여 땅콩문고
김겨울 지음 / 유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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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서점>이라는 책 관련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김겨울 작가의 책이다. 땅콩문고 시리즈 중 하나로 150페이지 남짓 되는 얇고 가벼운 책. 책을 주제로 한 유튜브, 일명 ‘북튜브‘를 만들고 운영하는 노하우가 담겨 있다.

겨울서점의 구독자 수는 11만으로  채널을 아주 큰 숫자는 아니지만, 비인기 주제인 ‘책‘으로 2년 만에 이 정도 성과를 낸 것은 대단한 것 같다. 김겨울 작가는 유튜브 채널의 처음 기획 단계부터 영상을 만들 때의 시행착오, 초보 유튜버로서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들을 들려준다. 흥미로웠던 내용은 콘텐츠를 기획하는 과정, 구독자수나 조회수에 대한 부분, 악플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이었다.

꼭 북튜브가 아니더라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한번 훑어볼만한 책이다. 영상 편집에 대한 세세한 내용은 없다. 이 책의 특징은 겨울서점의 분위기와 비슷하다. 작가가 좋아하는 책에 대해 정리하여 조곤조곤 들려주듯, 북튜브 운영에 대해 재미있고 편안한 언어로 이야기해준다. 초심자라도 겁먹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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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맨션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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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도시화되고 기업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다. 쇠락한 어촌에 한 대기업이 빌딩과 공장을 지어 도시화를 추진한다. 마을은 급격하게 성장하며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은 듯했지만, 지역의 생태계는 기업 중심으로만 돌아가고 지자체는 곧 파산하고 만다. 기업은 지자체를 인수하여 도시국가를 세운다. ‘타운’이라 불리는 이 작은 국가의 주민이 되기 위해서는 자격요건이 필요했고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본국으로 추방되거나 임시 거주권을 얻어 머물러야 한다. 그마저도 안 되는 사람들이 인생의 벼랑 끝, 막장처럼 도달하게 되는 곳이 바로 ‘사하맨션’이다.

소설은 사하맨션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을 한 명씩 비추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의문에 싸인 ‘수’의 사망사건을 시작으로 어쩌다 그곳에 흘러들어오게 되었는지 각자의 사연을 들려준다. 타운의 국민들은 사하맨션 거주자, 일명 ‘사하’들을 천시하고 경멸하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허드렛일들을 사하들이 도맡아서 처리해 준다. 극빈자, 버려진 고아와 노인, 본국에서 떠나온 난민, 범죄자 등 낙오자들이 흘러들어오는 하수처리장 같기도 하다. 피라미드의 최하층에 자리잡은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타운에서 가장 인간다운 정을 나누며 살아간다.

계급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 소설도 우리 사회의 거울상이 되어 소외된 자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비춘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 소설의 주인공격인 ‘진경’이 망연자실하게 길을 걷다가 눈부신 햇살 속에 웃고 떠드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장면이었다. 어떤 이들은 세상의 밝은 부분만을 보고 싶어하고 애써 고개를 돌려 외면하지만, 그런다고 어두운 면이 사라지거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는 것.

이런 비민주.비인권적인 국가가 국제기구나 인권단체 등 외부의 어떤 압력도 받지 않고 운영된다는 설정이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결말이 쉽게 예측되고 설명이 누락된 듯한 부분이 있어 조금 아쉽기도 했다. (201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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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 - 사소한 고민부터 밤잠 못 이루는 진지한 고뇌까지
알렉산더 조지 지음, 이현주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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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평생 사는 동안 수없이 많은 질문에 부딪히게 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아이일 때는 ‘엄마가 과자 먹지 말랬는데 맛있어 보여. 먹을까, 말까?‘ ‘숙제 아직 안했는데 나가 놀고 싶어. 무엇을 먼저 할까?‘ 같은 단순하고 원초적인 욕구에 관한 질문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성장기를 거치며 질문의 깊이와 범위도 확장된다. 개인 차원을 넘어서 전인류적 과제나 존재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물음까지… 30만 년 전부터 이 땅에 살았다는 호모 사피엔스가 현생 인류로서 지금껏 발전을 거듭한 것은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는 능력 덕분이었을 게다.

<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은 ‘철학의 성격을 띤 긴급한 문제들로 고민들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질문을 올리면, ‘철학의 역사를 배우고 철학적 능력을 훈련받은 사람들‘이 답해주는 웹사이트인 애스크필로소퍼즈(www.askphilosophers.org)를 기초로 출간된 책이다. 개인적인 딜레마부터 국가와 도덕, 정치에 관한 물음까지 평소 관심을 갖거나 궁금했던 질문들이 목차를 가득 채우고 있다.

어떤 질문은 오래전 이미 어느 철학자가 해답을 제시해 놓은 것도 있고, 지금도 첨예하게 논쟁 중인 사안도 있다. 편저자인 알렉산더 조지 교수는 머릿말에서 ‘삶에 질문을 던진다는 일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질문을 던지지 않고, 도덕적 의무가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고자 애쓰지 않으며,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내려는 노력을 포기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마도 세상은 야만성으로 뒤덮이고 말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질문들에 대한 답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각기 다를 수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합의된 바가 있을 뿐이지, 수학 문제처럼 정답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문을 품고 스스로 질문하기를 포기한다면, 우리 자신의 운명을 소수의 야만적인 리더에게 내맡기는 꼴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드는 아쉬움은 한 가지 질문에 여러 사람이 답하다 보니 답변의 기준이 때로는 다소 모호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행동에 대한 논거를 도덕/윤리에서 찾을 때도 있고, 효율성/합리성에 기댈 때도 있으며, 현실적으로 그 사이 어딘가에서 절충점을 찾을 때도 있다. 책에서 대부분은 윤리적 측면에서 답을 할 때가 많긴 하지만, 독자 스스로도 어디에 초점을 두고 읽을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질문과 답변들이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 질문들은 혐오발언이나 동성애, 낙태, 양심적 병역거부, 정부의 역할 등에 관한 찬반 논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에도 유효한 것들이 많았다.

요즘 인터넷 댓글을 통해 폭력과 혐오, 편견에 가득찬 말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대립이 뚜렷한 사안일수록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절실한 때인 것 같다. 또한 철학자들의 답변을 통해 관용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는 유일한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201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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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철학 케니의 서양철학사 4
앤서니 케니 지음, 이재훈 옮김 / 서광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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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스터디 모임을 통해 여섯 달 동안 읽은 책이다. 지은이 앤서니 케니는 영국 학술원 원장과 옥스퍼드 대 부학장을 지낸 학자이고 저술가인데 이 책을 포함해 4권의 서양철학사를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마지막에 해당하는 것으로 19~20세기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을 다룬다.

철학 초심자로서 전반적인 철학사를 다뤄주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이 책이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철알못‘인 내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웠다. 좀 더 쉬운 입문서를 읽고 나서야 깊은 이해가 가능할 것 같다. 다행히 같이 읽는 멤버들이 있어 함께 머리를 싸매고 개념을 이해하려고 애써 보기도 하고, 누군가 쉽게 설명해 주기도 했다.

책이 난해하게 쓰였다거나 번역이 이상한 것 같다는 불평을 하는 멤버도 있었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쓸 때 대학 2, 3학년 수준의 독자를 염두에 두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철학적 기법이나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그러나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심오한 까닭에 아무리 노력해도 술술 읽히는 철학책을 만드는 일은 어렵다는 변 또한 남겨 두었다. 나 역시 철학 자체가 어려운 것이지 못 쓴 책은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논리학, 인식론, 형이상학 같은 파트는 너무 어려웠고 그나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윤리학, 미학, 정치철학 쪽이었다. 특히 벤담과 밀의 공리주의나 자유주의 같은 것은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도 배운 것 같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흔히 적용하기도 하는 원칙이지만 그 안에도 세세한 이론과 반론들이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교육 제도와 사회화를 통해 너무나 당연시했던 것들도 한번쯤 의심하고 되물어야 한다는 것, 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 과정 또한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 등등.

다음에는 아주 쉬운 입문서 한 권과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어야겠다.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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