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난데이 우리 동네 초록달팽이 동시집 17
우동식 지음, 김수연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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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데이 우리동네
우동식 시, 김수연 그림

여기 짧고 명쾌한 동시의 마을이 있다. 동네 전체가 밝고 경쾌하다. 시 한 편 한 편이 한눈에 쏙 들어와 시원함까지 준다.

아침에 이 동시집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 일이 술술 잘 풀릴 것 같다. 긍적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웃는 얼굴로 만들어 줄 것 같다.


꽃무릇

한 꽃대에
불꽃 하나

펑펑 터지는
불꽃놀이

깜짝 놀란 호랑나비
이리 저리 바빠요


'꽃무릇'을 이보다 더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잎이 없는 길쭉한 꽃대에 핀 빨간 꽃 한 송이는 밤하늘에 빛나는 불꽃놀이 장면인 게 분명하다.


바람

바람이 창문으로
몰래 들어와

동화책을
파다닥 넘겨보더니

방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어

동화책이
재미없었나 봐


창문으로 몰래 들어온 바람이 책 좀 읽는 바람인가 보다. 제 스타일이 아니라고 문을 쾅 닫고 가버렸다. 아마도 재미있는 이야기책이 펼쳐 있었다면 오래 머물렀을지도 모르겠다. 바람이 책을 읽는 장면은 글 속에서 많이 봤지만, 이것만큼 명쾌한 것은 없었다.

동시를 대하는 시인의 진심이 선명하게 보이는 시집이다. 시인의 밝음과 분명함을 좀 나눠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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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 새 초록달팽이 동시집 18
이영애 지음, 배순아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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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 새
이영애 시, 배순아 그림


초록달팽이 동시집 18.
시인은 본인이 사는 시골 동네를 번쩍 들어 시집 안에 쏙 넣었다. 시집을 읽으면 강릉의 자연환경을 다 볼 수 있다. 바람, 폭우, 산과 들의 풍경이 다 들어있다. 좋은 것보다 위협하는 것들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지만, 경치는 자랑할만하다. 내곡동에서 바라본 대관령 노을은 최고다.


태풍 3

창문 덜컹덜컹
현관문 찰칵찰칵
지붕마저 날려버릴 듯한
거센 비바람

꼼짝없이 집 안에 갇혀
창문 스크린으로 본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몰려오는 태풍


초대하지 않았는데 오는 손님을 불청객이라고 한다. 태풍으로 인해 꼼짝 못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화자의 심정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탈출', '자를라'에는 아이가 하고 싶은 마음과 어른의 마음이 충돌되는 지점이 잘 표현되어 있다. 아이의 욕구를 알면서도 받아주지 못하는 어른과 어른의 염려를 알면서도 자제할 수 없는 아이의 욕구, 두 마음의 대립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일상일 것이다.

시인은 본인이 사는 동네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 구석구석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시집 한 권을 만들어 우리 앞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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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와 고양이 초록달팽이 동시집 16
우승경 지음, 김영미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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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와 고양이
우승경 시, 김영미 그림


표지 그림 속 등꽃을 살짝 들고 들어가면 고양이가 뭔가를 알려줄 것 같다. 독자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짧고 간단한 시어로 긴장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동시로 가득하다. 텍스트에 걸맞는 그림도 따뜻하고 정겹다.

옆에서 작가가 한 편 한 편 읽어주듯, 장면이 선명하여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읽게 된다. 글 속에 동심을 섞어 이미지화 한 작품들 앞에서 끄덕거리게 된다.


수업하는 아이들이
궁금했나 봐

창문에 매달린
빗방울

눈 동그랗게 뜨고
귀 쫑긋 세운다

아이를 혼내던 선생님하고
눈이 딱 마주쳤다

덜덜 떨더니

뚝!

떨어진다

<빗방울> 전문


교실에서는 수업이 한창이고 창문 밖에선 빗방울들이 수업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딴짓하는 장난꾸러기 친구를 보고 있었나 보다.


아빠가 사준 모자 쓰고
삼촌이 사준 신발 신고
고모가 사준 가방 메고
가슴에 이름표 달고
얼굴 붉어진 할머니

종이 접기, 그림그리기, 노래 부르기
이웃 마을 할아버지와 짝꿍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초등학생이 된 할머니

아침마다 웃으며
학교에 간다

<신입생> 전문


아주 따뜻하고 포근함을 주는 동시다.

시집 전반적으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라서 더욱 공감을 하게 되는 동시집이다. 눈 감고 있는 고양이가 지루하지 않게 책 표지를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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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강아지 초록달팽이 동시집 15
별밭 동인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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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강아지
별밭동인 시, 김순영 그림


<별밭동인> 서른 여덟 번째 시집이 초록달팽이에서 나왔다. 11명의 동인이 각각 5편의 동시를 실었다.
광주·전남지역에 거주하는 동시 시인들을 멤버로 지난 1984년 창립된 ‘별밭동인’이 11명이 되어 2023년에 이어 또 동시집을 냈다.
동인시집으로 꾸준히 이어가는 저력은 무엇일까? 동인들의 꾸준한 노력과 각자의 색깔을 유지하며 늘 새로운 동시를 발표하는 부지런함이 아닐까

여기 실린 동시를 몇 편 읽어보자


쿵쿵 발걸음 / 민금순

늦은 밤
쿵쿵 발걸음

"아래층 아저씨 오실라."

어제도 오늘도
쿵쿵 발걸음

"아래층 아저씨는 언제 오세요?
아래층 아저씨 보고 싶어요"

아래층이 시끄럽다는 것
나도, 알고 있지만

아래층에 보내는 노크
쿵쿵 발걸음


설마 이런 세상이 올까? 층간소음 때문에 쥐죽은듯 살아야 하는 요즘 아이들이 소망하는 세상. 아래층 아저씨가 올라올까 봐 숨죽이는 것이 아니라 아래층 아저씨가 보고 싶어서 쿵쿵, 노크하는 세상. 아저씨가 올라와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하기도 하다.


여름 마당에서 / 이옥근

햇볕과 그늘이
땅뺏기 시합을 한다.

햇볕은 창!
그늘은 방패!
한낮
창이 방패를 뚫는다.

해질녘
방패가 창을 밀어낸다.

결국
무승부가 될 시합,
치열하다.


해가 뜨고 해가 움직임에 따라 그늘이 생겼다 사라지는 것을 '땅뺏기'로 표현했다. 날마다 반복되는 시합이지만 아주 치열하다. 그리고 끝내 승부를 낼 수 없다.


코 / 고윤자

우와~
하느님은 대단해

태초에
미세먼지까지 어찌 알고

우리 얼굴에
달아 놓았을까

공기청정기를


우리 얼굴에 달린 성능좋은 공기청정기, 코는 누구나 갖고 있는 공기청정기다. 태어날 때부터 작동이 되는 공기청정기. 미세먼지가 들어가지 못하고 그 어떤 해로운 것들이 들어갈 수 없다.

요즘 세상이 무섭다고들 한다. 사랑스런 우리 친구들의 귀도 공기청정기 기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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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생각 초록달팽이 동시집 14
장동미 지음, 김수옥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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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생각
장동미 시, 김수옥 그림


초록달팽이 동시집 열네 번째, <숟가락 생각>.
숟가락이 얼마나 귀여운 생각을 할까, 궁금한 마음으로 동시집을 열었다. 열자마자 너무나 귀여운 그림이 나온다. 자전거를 타고 나에게로 오는 작가인가? 내가 이 시집 속의 동시를 어떻게 썼냐면...... 하고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다.

그래서 첫 작품부터 조곤조곤 시를 읽어준다. 그러면 독자는 그냥 끄덕끄덕 공감을 해주면 된다. 귀엽고 깜찍한 동시가 쏙, 쏙 나온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나도 이렇게 생각하는데, 내가 먼저 쓸걸 하면서 넘기다 보면 어느새 끝까지 읽게 된다.

앞부분에 귀여운 시들이 톡톡 튀어나오더니, 뒷부분에는 아련하고 구수하고 끈끈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아마도 작가의 마음 깊은 곳에 잘 간직했던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던 모양이다. 좀 오래된 이야기들이지만, 작가에게는 아주 소중하고 오래오래 기억해야만할 이야기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런 소중한 순간이 있지만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가슴에 담고 있지만, 작가는 이것을 과감히 꺼내 보여주었다. 독자들 중에는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등단 이후 아주 오래도록 펴내지 못했던 동시집, 기특하고 생각이 커다란, 어른보다 훌륭한 숟가락으로 독자들에게 보약 같은 여운을 남겨준다. 오늘 보약 한 숟가락 드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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