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노는 강아지 초록달팽이 동시집 15
별밭 동인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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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강아지
별밭동인 시, 김순영 그림


<별밭동인> 서른 여덟 번째 시집이 초록달팽이에서 나왔다. 11명의 동인이 각각 5편의 동시를 실었다.
광주·전남지역에 거주하는 동시 시인들을 멤버로 지난 1984년 창립된 ‘별밭동인’이 11명이 되어 2023년에 이어 또 동시집을 냈다.
동인시집으로 꾸준히 이어가는 저력은 무엇일까? 동인들의 꾸준한 노력과 각자의 색깔을 유지하며 늘 새로운 동시를 발표하는 부지런함이 아닐까

여기 실린 동시를 몇 편 읽어보자


쿵쿵 발걸음 / 민금순

늦은 밤
쿵쿵 발걸음

"아래층 아저씨 오실라."

어제도 오늘도
쿵쿵 발걸음

"아래층 아저씨는 언제 오세요?
아래층 아저씨 보고 싶어요"

아래층이 시끄럽다는 것
나도, 알고 있지만

아래층에 보내는 노크
쿵쿵 발걸음


설마 이런 세상이 올까? 층간소음 때문에 쥐죽은듯 살아야 하는 요즘 아이들이 소망하는 세상. 아래층 아저씨가 올라올까 봐 숨죽이는 것이 아니라 아래층 아저씨가 보고 싶어서 쿵쿵, 노크하는 세상. 아저씨가 올라와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하기도 하다.


여름 마당에서 / 이옥근

햇볕과 그늘이
땅뺏기 시합을 한다.

햇볕은 창!
그늘은 방패!
한낮
창이 방패를 뚫는다.

해질녘
방패가 창을 밀어낸다.

결국
무승부가 될 시합,
치열하다.


해가 뜨고 해가 움직임에 따라 그늘이 생겼다 사라지는 것을 '땅뺏기'로 표현했다. 날마다 반복되는 시합이지만 아주 치열하다. 그리고 끝내 승부를 낼 수 없다.


코 / 고윤자

우와~
하느님은 대단해

태초에
미세먼지까지 어찌 알고

우리 얼굴에
달아 놓았을까

공기청정기를


우리 얼굴에 달린 성능좋은 공기청정기, 코는 누구나 갖고 있는 공기청정기다. 태어날 때부터 작동이 되는 공기청정기. 미세먼지가 들어가지 못하고 그 어떤 해로운 것들이 들어갈 수 없다.

요즘 세상이 무섭다고들 한다. 사랑스런 우리 친구들의 귀도 공기청정기 기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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