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여는 일곱 가지 주문
양광모 지음 / 갈매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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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대화의 기술에 있어서 철저히 무력하다. 말로는 뭣하나 이루어내지를 못한다. 입에 발린 말은 물론 진심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상대방의 의중을 읽지 못해 번번이 대화에 실패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 특히 업무와 관련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두렵다.

 

사람 진 빠지게 하고 지치게 만드는 일 중의 하나가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서 벽에 부딪혔을 때가 아닌가 싶다. 진심은 통할 거야, 라고 믿고 싶지만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야, 라는 것처럼 그 진심이라는 게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데 말을 거치지 않으면 쉽게 나가지지 않을 뿐더러 나간다 해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세상은 너무 빨라서 사람들은 진심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심전심을 위해 그 사이에 '대화'가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그 대화라는 게 늘 녹록치 않다. 특히나 상대방이 입을 굳게 다물고 마음의 문에 빗장을 쳐두고 있다면. 그리고 어쩌다 말문을 열려고 하는 그 순간에 내가 핀트가 어긋나거나 맥을 끊는 말을 한다면 다시 닫히고 만다.

 

그럴 때마다 아, 어디 대화술 학원 같은 거 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진다. 뭔가 '대화'에 있어서 내 진심이 오해되지 않고, 그리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어 대화에 있어서 말 그대로 대화가 될 수 있도록, 상대방의 의중을 읽어낼 수 있기를, 서로 자기 말만 하다가 언성 높이지 않기를, 누군가는 말하고 누군가는 입 닫고 있는 상황이 안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마음을 여는 일곱 가지 주문>은 대화에 있어서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 하는, 그래서 대화를 통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하는 대화의 기술 일곱 가지를 알려주고 있다. 대화에 서툴러 안팎으로 곤란한 상황에 놓인 화자가 알리바바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주문 하나하나에 대해 알아가는, 소설처럼 쓰인 구성에 맨마지막에는 이 기술을 총동원하여 대단원을 향해 달려가는 실전의 기술까지 있어서 이거이거 나도 어디 이런 알리바바 없나 싶어졌다.

 

이 책이 그런 알리바바가 되어 나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거겠지, 물론 그렇지. 하지만 말이다, 진짜 저런 대화의 기술 스승님이 계시면 좋겠다. 

 

마음의 문은 손잡이가 안쪽에만 있다고 한다. 내가 상대방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대화로 다가갈 때, 그때 비로소 상대방의 마음의 문이 딸깍, 열리게 된다. 그래, 올해는 어디 '대화'를 이끌어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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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마케터 - 시장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이문규 지음 / 갈매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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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놀러와> 2008년 예능계 결산에 이경규와 김구라가 출연했다.
주목받는 예능인(?) 7명에 대한 그들의 신랄한 평가가 이어졌다.

이경규가 말했다.

"박명수는 지금 2인자인데 안돼, 3인자, 4인자, 5인자가 되어야지."

이유인 즉슨 이렇다. 박명수가 이 연예계에서 오래 가려면 지금의 2인자로서의 위치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2인자의 위치로는 이제 1인자가 되는 길 밖에 없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다. '존재감'에 휘둘리는 박명수를 보면 일견 일리있는 말이다.

<크리에이티브 마케터>를 읽으면서 뜬금없이 이경규의 예능계 진단이 떠오른 건 이경규가 지금껏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는 이유가 예능 시장을 알고 그 시장에서 예능인으로서의 마케팅에, 그 트랜드에 적확하게 진단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나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마케팅을 당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해서 나는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인 프로슈머로 자리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상품 구입 후 추천을 하거나 후기를 쓰는 수준이지만.

하여 혹시 어렵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건 웬걸, 오히려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전문용어가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의학 용어가 아니다. 나와 관련된 상품들이 어떻게 마케팅되는지 또는 되어야 하는지, 광고를 통해 나에게 어필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실제 사례들, 아이팟, 삼성 보르도 TV, 와인폰 등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어서 내가 시장의 중심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 한국 시장을 유형별로 세분화하여 구전 마케팅이나 여심을 잡는 마케팅 등을 소개하고 소비자들의 시간적, 공간적 삶이 어떻게 마케팅과 연결되는지를 키즈 마케팅부터 실버 마케팅까지를 통해 가치관이나 문화의 변화에 따른 에코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마치 옛날 이야기를 잘 아는 할아버지가 재미있게 풀어내는 이야기 보따리를 눈 동그랗게 뜨고 듣는 기분이었다. 

저자가 경영대학 교수라는데 전문적인 강의를 유머와 실례와 생활과 어우러져서  듣는 기분이라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여하튼 갑자기 나도 이 시장을 잘 뜯어보고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어 크리에이티브 마케터의 세계에 입문한 기분이었다. 당장 어떤 상품이라도 전략을 세워 접근하고 싶은데 아쉽게도 상품이 없다.

아, 아니다. 창의적인 마케터는 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나도 누군가의 마케터가 될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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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 사람을 얻는 마법의 대화 기술 56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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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보통내기가 아니다, 라는 말을 듣고 싶지만 나는 어쩔 수 없는 보통내기다. 


"사람들이 그 사람보고 보통내기가 아니라고 하더니 이제 그 이유를 알겠어."

 
그 사람이 보통내기가 아닌 이유는 그와 대화를 하면 안다. 그는 늘 조용조용 자기 할 말을 다한다. 자신이 상처받지 않고 남도 상처받지 않으면서 조용히 자기 할 말을 다한다. 여기에 걸려들면 뭐라고 반박하기도 어렵다. 미안함을 표현하는데 화내기도 뭣하고 논리적으로 의견을 말하는데 감정적으로 대처하기도 뭣하다.

 
남는 건, "아, 이런 젠장! 나는 왜 그렇게 말하지 못했지?" 다.

 
나와 같은 부류는 대화에서 밀리고 나서 집에 가서 혼자 다시 곱씹다가 아, 그때 그렇게 말할 걸 하는 타입이다. 이래서야 다음 날 다시 가서 그렇게 말할 수도 없는 거고, 결국 바보같은 내 입만 친다.


그러니까 나의 대화법이 만드는 상황들은 이렇다.


내가 지금 기분 나빠해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느리다. 그래서 당면한 상황에 적당한 대처를 못한다. 웃으며 얼버무리거나 소리를 지른다.

 
말이 안되는 상대와 대화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면 상대방을 이해하기 전에 저 사람은 왜 이렇게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말만 먼저 하지, 싶어서 화가 난다.

 
직장 상사 앞에서는 의견을 흐리거나 딱 거절하지 못하고 자리에 돌아와서 어쩔 줄 몰라한다.


직장 동료의 부탁을 애매하게 돌려 말하다가 빼도박도 못하는,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해야 한다.


그러니까 어쩌면 적을 만들지는 않을지 몰라도 만만하게 보이게 하고, 남에게 상처도 주면서 나도 상처받는,

 
우아하게 이기기는 커녕 나중에 생각하면 쪽팔릴 정도로 감정적으로 맞서다가 이기지도 못하는, 그래서 더 화가 나는,

 
뭐 그런 지지부진, 지리멸렬...

 
사적인 대화라고 다를 것도 없다. 대화의 기술이라고는 전무하다.

전에는 대화에 딱히 기술이 필요할 것까지야...하고 마음 편히 생각했지만 직장 생활 몇 년 하고 나니 이게 이게 그게 아니다.

 
내 직장 생활 십 몇 년 동안 내가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적은 없지만 말로는 엄청나게 얻어맞았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 역시 누군가를 말로 때렸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얻어맞은 말은 아직도 응어리처럼 남아있다. 그 '말'에 대한 기억, 그리고 그런 말을 들어야 했고 거기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기억.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은 사실 소설 <적과의 대화법>이 생각나서 집어들었다. 살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메모할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책 표지에 포스트 잇 붙여놓고 메모까지 하고 말았다.

 
읽다가 바로 며칠 전 상사에게, 직장 동료에게 말로 '까인', 덧붙이자면 상사에게는 '대놓고', 동료에게는 '우아하게' 까인 기억이 억울해지고 말았다. 헛살았다, 싶은 그런.

 
대화도 훈련이다. 적을 만들지 않고, 우아하게 이기는 법.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도, 나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 대화법, 그리고 나아가 관계를 새롭게 만드는 대화법!

 
아무래도 나에게 필요한 건 이 책의 원제대로 <Tongue Fu>인 듯 싶다. 텅후-말로 하는 쿵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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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부자가 되는 자산 만들기 비법
김의경 지음 / 갈매나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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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펀드를 어쩌란 말인가.

수익률은  마이너스인데 중국 펀드야 어쩌란 말이냐.
널 어쩌란 말이냐, 난 어쩌란 말이냐.

은행에 갔다. 중국 펀드를 권했다. 대세란다. 일반 예금? 웃기셔,란다.
그래서 중국 펀드를 하나 들었다. 나는 그냥 예금 같은 거려니, 뭐 손해야 안 나는 거려니 했다. 순진할 정도로 무식하다.

수익률이 80퍼센트 이상을 넘어선다는 입소문들이 들렸다. 아까웠다. 
돈이 있다면 막 더 넣고 싶은데 돈이 없었다. 아아, 80퍼센트!

그러더니 갑자기 중국 펀드가 위험해졌다. 수익률이 자꾸 내려가더니 급기야는 마이너스가 되었다. 원금을 깎아 먹고 있다. 뜨거운 감자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은행에 갔다. 베이징 올림픽 이야기를 했다. 그 특수로 좋아질지도 모른단다. 과연, 그럴지도.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에 해지가 좋을까요?, 물었다. 글쎄요, 그건 고객님이 결정하셔야, 저희로서도 뭐라고...

그래, 물을 걸 물어야지 이 사람아...

 

경제가 자살할 지경이라고들 한다.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진다. 고령화 사회는 다가온다. 큰일이다. 위기다. 어쩌란 말이냐. 중국 펀드로 대변되는 내 자산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 불기는 커녕 줄고 있으니.

알아야 한다. 답이다. 알고 행동해야 한다. 그렇다.

 <알짜 부자가 되는 자산 만들기 비법>을 읽다 보니, 우선은 30대 후반의 내 나이가 처한 <위기의 30대>를 절감했고 (정말 절절하다, 경제에 무감각한 30대 후반이란...) 

다음으로 내 미래를 위해 '지금, 여기에서 출발해야 할 것들에 대한 경제 지식을 접할 수 있었다. 올림픽에 편승해서 말하자면 경기에 임하기 전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게 했다. 

그리고 끝으로, 사실 이게 제일 좋기는 했지만 실용적인 자산 만들기 팁을 얻었다.

물론 이것만으로 내가 당장 중국 펀드를 어떻게 할 지를 결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 대한 노하우를 보여 주었다.

그래서 나는,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섰을 때, '투자했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 라고 말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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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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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족을 먹고 신의 노여움을 산 팬더는 그 벌로 본능이 바뀌고 육식의 세계에서 추방당했다. 그러나 그들은 대나무 숲에 몸을 숨긴 채 고기를 먹기 위한 송곳니를 갈고, 대대로 신의 눈을 피해 육식에 손을 댔다. 그것은 그들에게 미각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유전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나카지마는 말했었다.

미뢰가 발달하지 않은, 미맹인 나는 프랑스 레스토랑 <비스트로 코타>에서 코타가 만든 요리나 어떤 식재료도 완벽하게 조리해내는 <퀴진 드 듀>의 셰프 츠토무가 만들어내는 프랑스 요리를 먹어 보고 절대미각을 지닌 나카지마처럼 요리 품평을 하고도 싶지만,

어디까지나 이 소설은 미식가들의 인육 미스터리라서 말이지.

사람을 식재료로 쓴다는 식인의 본능이 과연 인간에게는 내재되어 있는 모양이어서 언젠가 읽은 미스터리 단편 <특별한 요리>에서도 순수한 미각을 지닌 사람들만이 즐기는 특별요리로 등장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극단의 특별한 능력을 지닌 자는 결국 또 극단을 꿈꿀 수밖에 없는 그 타고난 능력의 절대지향적 세계란 말이지 나같은 미각의 소유자로서는 알 수는 없지만 '아,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의 궁극에 이르면 그럴 수도 있으리라는.

게다가 소설의 결말에서 말이지 여전히 팬더는 이어지더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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