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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마케터 - 시장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이문규 지음 / 갈매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놀러와> 2008년 예능계 결산에 이경규와 김구라가 출연했다.
주목받는 예능인(?) 7명에 대한 그들의 신랄한 평가가 이어졌다.
이경규가 말했다.
"박명수는 지금 2인자인데 안돼, 3인자, 4인자, 5인자가 되어야지."
이유인 즉슨 이렇다. 박명수가 이 연예계에서 오래 가려면 지금의 2인자로서의 위치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2인자의 위치로는 이제 1인자가 되는 길 밖에 없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다. '존재감'에 휘둘리는 박명수를 보면 일견 일리있는 말이다.
<크리에이티브 마케터>를 읽으면서 뜬금없이 이경규의 예능계 진단이 떠오른 건 이경규가 지금껏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는 이유가 예능 시장을 알고 그 시장에서 예능인으로서의 마케팅에, 그 트랜드에 적확하게 진단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나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마케팅을 당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해서 나는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인 프로슈머로 자리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상품 구입 후 추천을 하거나 후기를 쓰는 수준이지만.
하여 혹시 어렵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건 웬걸, 오히려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전문용어가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의학 용어가 아니다. 나와 관련된 상품들이 어떻게 마케팅되는지 또는 되어야 하는지, 광고를 통해 나에게 어필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실제 사례들, 아이팟, 삼성 보르도 TV, 와인폰 등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어서 내가 시장의 중심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 한국 시장을 유형별로 세분화하여 구전 마케팅이나 여심을 잡는 마케팅 등을 소개하고 소비자들의 시간적, 공간적 삶이 어떻게 마케팅과 연결되는지를 키즈 마케팅부터 실버 마케팅까지를 통해 가치관이나 문화의 변화에 따른 에코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마치 옛날 이야기를 잘 아는 할아버지가 재미있게 풀어내는 이야기 보따리를 눈 동그랗게 뜨고 듣는 기분이었다.
저자가 경영대학 교수라는데 전문적인 강의를 유머와 실례와 생활과 어우러져서 듣는 기분이라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여하튼 갑자기 나도 이 시장을 잘 뜯어보고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어 크리에이티브 마케터의 세계에 입문한 기분이었다. 당장 어떤 상품이라도 전략을 세워 접근하고 싶은데 아쉽게도 상품이 없다.
아, 아니다. 창의적인 마케터는 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나도 누군가의 마케터가 될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