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긴 시간들은 그저 하루를 보내는 데 어떤 그리움들을 마구 떠오르게 만든다. 겨울과 겨울나무와 겨울사랑과 겨울의 그리움들이 마구 뒤엉켜 길바닥을 뒹굴고 있다. 그래서 겨울은 홀로그램처럼 그렇게 흘러간다. 겨울동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도, 기억의 층위에 쌓인 그리움도 어떤 날들의 시간들 까지도 나는 잊어버린 채 그렇게 단순하게 살 것이다. 겨울은 그래서 더욱 더 춥고 배가 고프다. 점점 더 깊숙히 들어가는 시간들 속에 나는 없고 나의 잔해들만 떠돌아 다닌다. 말없이 침묵속으로 그렇게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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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는 벌거벗었다. 스스로의 옷을 모두 떨궈버린 겨울나무는 그래서 춥게 팔을 오그리며 떨고 있었다. 나는 나무의 기둥을 나의 두 팔로 힘껏 껴안아 주었다. 나무 껍질에 내 뺨을 비벼 보았다. 나무의 꺼칠하고 우둘투둘한 피부는 금방이라도 얼어버릴 것처럼 차가웠다. 나는 계속해서 나의 뺨을 나무의 껍질에 비비고 있었다. 나무를 끌어안은 나의 팔은 더욱 더 강하게 기둥을 붙잡아 주었다. 나무는 결코 쉽게 죽지않을 것이라 믿는다. 나는 점점 더 얼어가는 나무를 살려내려고 애쓴다. 그것은 겨울 한 철 나무의 생존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하는 사명감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나는 짚세기와 넓게 펴서 만들어 놓은 짚더미를 나무 기둥에 둘둘 말아 이불을 만들어 주었다. 나무는 좀 더 따뜻하게 이 겨울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나무를 한참이나 더 안아주고 되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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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들은 그저 흘러가는 것들로 가득찼다. 어쩌면 그것은 그냥 하나의 의미였고 하나의 시간들이었을 뿐이다. 나는 그냥 새로운 것들을 향해 달려가고 싶을 뿐 어떤 것도 바란적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은 나에게 공간의 여유를 주지 않았다. 나는 자꾸만 어딘가로 흘러들어가고 있었고 그곳이 어딘지는 알지 못했다. 천천히 시간은 흘러가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시간은 메마른 시간의 흐름들을 모조리 감싼 채 그저 존재의 의식만을 느낄 뿐 그 어떤 것도 남기지 않았다. 그런속에서 나는 흐린 기억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흘러가고 있음을 느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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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표면은 이제 점점 더 식어가고 있었다. 화성의 온도는 지구에 가장 가까운 온도가 되어 있었다. 화성은 제 2의 지구로 불리면서 지구의 대통령은 화성을 제2의 지구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화성만의 특성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까운 시일내에 지구인을 보내어 화성에서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최종 목적이었다. 화성은 완전히 지구의 위성으로 편입되었다. 화성으로 우주선을 띄운 지구는 화성을 새로운 지구로 만들려고 정성을 들이고 있었다. 지구를 떠난 우주선은 탐사대원들을 태우고 화성표면에 도착했다. 화성은 지구의 전진기지로 활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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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제는 어떤 것에도 맘을 뺏기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곳에 갇혀버리더라도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골방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었다. 골방은 나의 시간들을 모조리 가져가 버린 채 나를 다시 잠들게 만든다. 그것은 골방의 분위기가 홀연히 시간의 여린 소리들을 모무 죽여 없애버린 그 시점에서 시작된다. 나는 골방에서 삶을 죽여 나갔다. 내가 죽이는 삶은 그래서 모든 생명을 단절시키고 없애버리고 흘러가는 것들까지도 모조리 상실시켜 버렸다. 그래서 골방은 이제 아무런 어떤 생병체도 감싸안지 못한 채 그냥 시간의 흔적조차 절단 해 버린 것이다. 그런 골방에서 나는 오랫동안 잠들어 있다. 아무도 골방에 내가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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