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제123회"

고양이가 윤미루의 무릎 위에 앉아 나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새벽빛 같은 푸른빛을 띤 눈이었다.(36회분에서.) 에밀리가 슬며시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노쇠했어도 여전히 눈은 푸르렀다.(최종회분에서.) 주인공(나)은 아침빛이 책상 위로 번져들 때까지 우두커니 앉아 있었고 에밀리는 주인공을 물끄러미 보더니 책상 위에 물처럼 퍼졌었네요. 물끄러미 v 물처럼, '물-' 운률도 놓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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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부는 대설 특보가 내리고 눈이 호남 들판을 더 판판하게 하고 제주도 한라산의 키를 더 키우고 있었다. 눈 소식이 조용한 한강 가까운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는 '모네에서 피카소까지'(Monet to Picasso: Masterpieces from the Philadelphia Museum of Art) 전시회가 열리고 반가워할 발걸음과 반짝일 눈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햇살이 찾아드는 거실 남쪽 창은 베토벤 현악사중주 제16번이 커튼 자락에 잠기고 있었다. 미 시카고에서 소리를 보내오는 사이프러스 콰르텟 솜씨였다. 트위터에 메모 형식으로 남겼다.

RT @wfmtmusic Beethoven / String Quartet No. 16 in F, Op. 135 / Cypress String Quartet / Cypress 666449617324  

현재 478 폴로어의 트위터에도 이 메모가 남겨졌겠다.
_피카소가 팔순을 넘기고 그린 작품이 와 있다고 하네.
_1961년 작 '여인과 아이들'(Woman and Children)이라고 해요.
_1881년 생 피카소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스페인 남부 말라가는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없어 눈을 보는 일이 없어. 어린 피카소 손에서 눈사람이 그려지지 않겠지.
_말라가 피카소 미술관 홈페이지를 클릭해보았어요. www2.museopicassomalaga.org  
_블랙 해커 크래커 때문에 www2로 해 놓았구나.
_그는 또 차갑다면 차가운 말을 부드럽게 하고 있었다. 작가님 글에서 갖고 왔어요.
_애닯은 단조 곡이 따스한 장조 곡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느낌이네.
_'모순어법'(oxymoron)의 예라고 설명하죠. '소리 없는 아우성'! 모순어법을 살려 예를 만든다면...

'힘든 휴식'
'즐거운 단조(短調)'
_에밀리 브론테 소설에서 모순어법(oxymoron)의 예로 뭐가 있을까.
_넬리가 시집 가는 캐서린을 따라서 린턴 집 쓰러시크로스 저택으로 있는 곳을 옮기지요. 캐시가 말썽을 피우지 않을까 염려했고 캐시는 처신을 잘 해냈어요. 넬리는 예상과 어긋나서 실망 아닌 실망을 하고 흐뭇해했어요. '기분 좋은 실망을 시키게도'(to my agreeable disappointment)가 모순어법의 예가 되겠어요.

나(넬리)는 캐서린 아가씨를 모시고 쓰러시크로스 그레인지 저택으로 왔어요. 기분 좋은 실망을 시키게도 캐시는 나의 기대치를 훨씬 웃돌 만큼 처신했어요.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제10장에서.)

I got Miss Catherine and myself to Thrushcross Grange; and, to my agreeable disappointment, she behaved infinitely better than I dared to ex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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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제123회"

저 세상에서 만나자. 숙연해지네요. '끝'자가 눈에 안 들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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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제123회"

나는 만년필에 잉크를 채우고 팔 년 만에 발견한 그가 쓴 문 장 뒤에 내.가.그.쪽.으.로.갈.게, 라고 써넣었다. -끝- 작가님 글에서. 내.가.그.쪽.으.로.갈.게. -끝- 테크닉 메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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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마을 고샅을 야경꾼처럼 돌아다니는 겨울밤이었다. 쥐어 보기 어려운 고샅길 어둠이 구멍이 굵은 어레미를 빠져나온 모래처럼 고와지고 있었다. 엄마의 핸드폰에 찍힌 딸의 문자였다.  

 

고양이가 알을 낳는다는 것처럼 얼토당토않은 말

겨울 바깥에서 봄 안으로 가는 문턱을 들어선 엄마 귀에 닿았다.
_작가님 글에서요.
_고양이가 사람과 함께 있는 이야기가 소설에 나올 때가 있어. 소설 ‘폭풍의 언덕(1847년 12월)에는 폭풍의 언덕(워더링 하이츠) 주택을 찾은 록우드가 폭설 때문에 이곳에 갇혀 하룻밤을 묵게 되지. 촛불을 켜기 위하여 부엌으로 가 재 속에서 불씨를 찾아내는데...
_재가 있는 곳은 아무래도 온기가 있겠지요. 잿빛 얼룩고양이 한 마리가 야옹 하며 기어나오네요. 록우드는 벽난로를 둘러싼 벤치 둘 중 하나에 몸을 뉘고 고양이도 나머지 벤치에 올라 모두들 눈을 붙입니다.
_여기서 록우드는 눈을 떴을 때, 이 고양이를 '내 동무가 되어 주고 있는 고양이'라고 표현해. 트윈 베드를 이용한 기분이 들었을까?  

 

[전략] my companion, the cat.
('폭풍의 언덕' 3장에서.)

 

언니 브론테가 쓴 소설 '제인 에어‘(1847년 10월)의 주인공 제인 에어가 가정교사 자리가 난 시골 손필드 저택을 찾아갔을 때이지. 거기서 일하는 페어팩스 부인은 뜨개질에 여념이 없고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가 얌전히 발치에 앉아 있네.

두 사람 사이에 이야기가 오가는데 페어팩스 부인이 제인 에어 맞은편에 앉아 고양이를 무릎 위로 끌어안지. 말동무가 생겨 자기가 좋겠다는 부인의 말.

[전략] and took the cat on her knee; 'I am so glad you are come; it will be quite pleasant living here now with a companion. [후략]'
('제인 에어' 11장에서.)

 

_'폭풍의 언덕'에서는 고양이가 동무(companion)인데, '제인 에어'에서는 주인공에게 이 말을 쓴 것이 눈길을 끌어요.
_고양이는 무릎 위에 올려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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