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날 아침이었다. 한문 문집을 그대로 옮기는 작업도 여섯 페이지 반 남았다. 한자음을 잘 아는 사람이 한자음을 달아주고 타자를 잘 치는 사람이 달아준 한자음을 한자로 바꾸는 식으로 진행을 해왔다. 2인 3각. 한문 입력 하는 곳에서 입력비 백만 원에 두 사람 교정비 백만 원, 모두 이백만 원을 달라고 하는 일이었다. 한 해 마무리를 할 일이 또 있었다. 받을 돈, 줄 돈도 해를 넘기지 않고 끝내어야 한다. 지하철, 노선버스로 이동하면서 문집을 펴놓고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보내기까지 하고 한문을 새로 입력한 문집을 뽑아냈다. 끝 페이지 239를 칠 때 장거리 달리기를 해낸 기분이었다. 연초 연휴에 교정을 보는 일이 남았다. 문집에서 저자가 한 말이 있었다. 엉성하게 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기.   

_활달한 필체로 쓰인 내용은 전보용지에나 쓰일 만큼 짧디짧았다. 잘 있느냐는 말도 잘 있다는 말도 없었다. 작가님 글에서요. 내용이 짧디짧았네요. 전보용지에나 쓰일 만큼요.
_140자 이내의 트위터 단문이 생각나는군요.  전보용지 단문 테크닉과 트위터 단문 테크닉을 생각해 보고 있어.
_트위터에 무엇을 쓸까요?
_트위터(http://twitter.com) e-세상에 들어서면 "뭐 하시는 중인가요?" 물음 아래 박스가 나타난다. 차 한 잔 하는 중, 책 읽는 중, 음악 듣는 중...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적어 올릴 수 있다. 140자 안에서다.
 
명사들의 일상사는 세인의 관심을 끈다. 일반인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데서 트위터 질문의 대답 박스 안에 뭣을 쓰기의 문제가 생긴다. 트위터 친구들, 앞으로 친구가 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만한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고 보고 쓰는 데서 해법을 찾기를 권하는 테드크리스 님의 귀띔은 솔깃하다.
 
943,750 명 폴로어가 따르고 있는 테드크리스 님에게 폴로어를 하자 트위터 140자 단문 쓰기에 대하여 직접 메시지를 보내왔다.
 
TEDchris Thanks for the 'follow'. Here's how I like to use Twitter - hope this is helpful: http://tr.im/oQTr V best to you...
11:03 AM Oct 20th
 
다음은 트위터(http://twitter.com/ojozzz)에 올린 것이다.
from @TEDchris http://tr.im/oQTr What are you doing? = What can you share that might interest others?

트위터에 파리의 저널리스트라고 소개한 로르 도트리슈 님의 어느 트위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1번 op. 22.
이보 포고렐리치가 월요일 저녁 파리 가보(Gaveau) 콘서트 홀(http://www.sallegaveau.com/plan.htm)에서 보기 드물고 특별한 연주를 하였다고 트위트를 올렸다. 유튜브 동영상 사이트 소개도.
http://tinyurl.com/y9l733w
 
트위터에 올라온 트위터를 리-트위트(RT) 한 것 :
RT @Lauredautriche Le pianiste Ivo Pogorelich en concert salle Gaveau lundi soir. Rare et exceptionnel. http://tinyurl.com/y9l733w
 
_파리 가보 콘서트 홀 홈페이지를 가봐요.
http://www.sallegaveau.com
_지난 10월 8일, 28세 베네수엘라의 구스타보 두다멜이 LA 필하모닉을 지휘하여 말러 교향곡 1번을 들려주었어. 실황 녹음 사이트 소개.
클릭하여 왼쪽 CONCERT MUSIC 박스에서 아래쪽에 말러 교향곡 1번이 보인다. 클릭하여 감상해보시길.
http://www.npr.org/templates/story/story.php?storyId=113551695&ft=1&f=10003#Venezuela
 
_트위터에 올라온 정보가 있었지요. 말러리안 님의 트위트.
http://twitter.com/mahlerian
listening to Dudamel's LA Phil inaugural concert from NPR. Mahler No. 1 http://bit.ly/dGIJI
 
_시카고 소재 wfmtmusic 덕으로 실황중계를 들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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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을 하는 도중에 상대방의 손 움직임이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상대방의 손이 작게 움직일 때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상대방이 손을 뒤통수가 납작하든 잘 생겼든 자기 뒤통수에 갖다대고 긁을 때는 동작이 커서 쉽사리 눈에 띈다. 상대방이 자기가 밀린 것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공격을 멈추자. 더 이상의 싸움은 소모전이고 확전으로 가는 길목이 될 수도 있기에 더 이상 공격을 말고 승리를 속으로 자축하는 선에서 만족을 하자.

 

_차곡차곡 손에 대한 문장이 쌓여가는 것을 바라보는 일은 시계의 초침 소리를 듣고 있는 일만큼이나 성실해지는 느낌이었다. 작가님 글에서요.
_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3층 307호 중앙아시아 실에서 실크로드의 꽃을 들고 있는 손을 본 적이 있어. 투르판 베제클릭 석굴에 있었지. 위구르 민속무용 춤사위의 손이 생각났다.
_이 손은 책('중앙아시아 회화', 일지사, 권영필 역) 표지화로 쓰인 적도 있어요.
_손이 크고 토실토실하고 색채가 참 아름답다는 댓글이 있었어.
_마른 손보다는 그 반대를 선호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_헬렌 켈러의 손 이야기 해볼게. 

헬렌 켈러(1880~1968)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새소리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는 수가 있다. 소리는 파동이 아니던가.

헬렌 켈러는 작은 나무에 살포시 손을 대고서 새가 한창 노래할 때의 행복한 떨림을 느낄 기회가 있었단다.

관련 원문:
Occasionally, if I am very fortunate, I place my hand gently on a small tree and feel the happy quiver of a bird in full song.
자료 출처 'Three Days to See'  published in the Atlantic Monthly, January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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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바이러스가 들어왔다는 경고가 모니터에 떴다. 트로이 목마 이름을 딴 것이었고 치료를 했고 다시 켤 것을 지시 받았다. 재부팅에서 컴퓨터가 수술 뒤 시체로 변한 인체 같았다. 시스템 복원 시디(CD)를 끼우고 랜(LAN) 드라이버를 돌렸고 시간 남짓 걸렸다. 냉동인간에 혈색이 살아나고 눈을 껌벅이게 되듯 컴퓨터에 인터넷이 살아나고 마우스가 클릭이 되었다.   

  

_해가 지고 있어 잔양이 눈을 찔러대기도 했다. 작가님 글에서요. 햇빛은 지고 있어도 햇빛이라서 눈을 찔러대네요.
_석양이 눈을 찔러대기도 했다는 그렇군요. 잔양 v 석양.
_그가 땅을 밟았을 때, 아직도 서천에 걸려 있던 여름날 하오의 잔양 한 점이 그의 눈을 찔러 왔던 것이다.
_김성동 소설 '풍적'(1983)에 나오지.
_표준국어대사전에서 '잔양' 예문으로 뽑아놓았어요. 
 

_에밀리 브론테의 햇빛을 볼까.
_열두 연으로 이루어진 시 '별밤' 끝 연에서요.

 

살기 돋친 햇빛은 앓고 있는 사람들의 피를 말린다.
살기 돋친 햇빛은 앓고 있는 사람들의 눈물을 마신다, 이슬 대신에.
해가 눈멀게 하고 힘을 휘두르는 동안은 내내 나를 잠들게 하라.
별님들 깨어날 때만 함께 깨어나게 하라.  

 

That drains the blood of suffering men;
Drinks tears, instead of dew:
Let me sleep through his blinding reign,
And only wake with you!

 

번역 대본은 Penguin Classics의 '에밀리 브론테 시 전집'(Janet Gezari 교수 편, 1992)이고 나가오카 히로시 교수 번역 '에밀리 브론테 全 시집'(1991) 참고했어요. 에밀리 브론테(1818~1848), 언니 샬럿, 동생 앤, 세 자매의 합동시집(1846년)에 실린 시이죠. 휘문출판사(1980) 강봉식 역 '폭풍의 언덕/시'도 참고가 되었어요.

지붕에 눈이 쌓여 눈밭이 되었고 참새 떼가 용마루 끝에 몰려 있는 새 사진을 남편이 담아왔다. 한 마리가 뒤늦게 무리에 합류하는 과정이 변화를 주었다.
_덕수궁(德壽宮) 박물관에 청자 연적이 하나 있었다. 내가 본 그 연적(硯滴)은 연꽃 모양으로 된 것으로, 똑같이 생긴 꽃잎들이 정연(整然)히 달려 있었는데, 다만 그 중에 꽃잎 하나만이 약간 옆으로 꼬부라졌었다.  

_이 균형(均衡) 속에 있는, 눈에 거슬리지 않는 파격(破格). 

_금아 선생 수필 '수필'에 나오는 글이네요. 

_한 조각 연꽃 잎을 옆으로 꼬부라지게 하기에는 마음의 여유(餘裕)를 필요로 한다. 

_피천득 님의 명문이었어요.  
_수필은 새로 치자면 학이라고 했어. 

_백학에 단정학이라서 멋이 일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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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친정의 밤하늘은 쌍안경 도움이 없어도 별들이 정겹게 다가온다. 삼태성이 늘 반색을 한다. 푸른 별 시리우스가 좌청룡 하고 오렌지 빛 알데바란 별이 우백호 하는 듯하다. 좀생이별 소리 듣는 플레이아데스가 수줍어한다.

_그.때.의.그.슬.픔.만.큼, 이라는 말이 또 내 마음에 빗방울처럼 떨어졌다.[중략] 그.때.의.그.절.망.만.큼, 이라는 그의 목소리가 물처럼 스며들어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작가님 글에서요.
_빗방울이 떨어져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 물리적인 세계이지.  
_심리적인 세계에서는 스며들어 파문을 일으키네요.  

_목소리를 보는 법 에피소드가 있어.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듯한 꾀꼬리의 그 맑은 목청도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몇 해 전에 겪은 일인데, 뒷숲에서 '꾀액 꾀액' 아주 듣기 거북한 소리로 우는 새가 있어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지금 막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날아다니는 어린 꾀꼬리였다."

법정 스님의 수필 '새벽길에서'에 보이는 내용이다. 글 머리에는 '불임암에서', 글 꼬리에는 <83.8>이라고 보인다.

"며칠을 두고 거친 목소리로 발성 연습을 하더니, 어느 날 마침내 맑은 목청이 틔어 매끄럽게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꾀꼬리에게서 들은 소리 두 가지를 놓고 법정 스님이 풀이를 한 것이다. 꾀꼬리 소리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질적으로 변화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조류학자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꾀꼬리는 'song'과 'call', 두 가지로 소리를 낸다고 한다. 맑은 목청은 'song'이고, 아주 듣기 거북한 소리는 'call'이다

 

_댓 해 전 팔월 중순경이었어. 메모한 거야.

흐리고 비가 곧 올 듯한 날씨다. 주택가를 벗어나기 전에 까치와 까마귀의 각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산신제터 약수터 부근 개울은 물이 흘러내리지 않는다. 군데군데 얕은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을 뿐이다. 그 웅덩이에 동심원을 그리며 파문이 번진다. 빗방울의 장난(?)이다.
참새 두 배 반쯤 되는 크기의 새 두 마리가 개울에서 허둥대며 나무로 날아오른다. 멧비둘기다. 대개 크기가 33cm 정도란다. 내외 관계일까? 아니면 연인 사이일까? 
 
사흘 뒤 메모야.

 

비가 내린다. 자전거는 쉬는 날~
산신제터 약수터에 누가 있을까? 약수터 가는 어귀 남새밭(채소밭)에 열무(어린 무)가 줄을 가지런히 맞추고는 단비를 들이키고 있다. 멧비둘기 한 마리가 깃털 위로 빗방울을 연신 굴려내리며 싹 틔우지 못 한 씨앗을 찾아내고 있다.
함초롬히 비에 젖어 보이는 까치가 사람처럼 뒷짐을 지고 풀이 자라지 못 한 나무 둥치 옆으로 지나간다.  

 

남편이 친정 동네 주위와 근처 야산에서 만나고 온 새들을 밝혔다.
참새, 까치, 까마귀, 산비둘기, 박새, 쇠박새, 노랑턱멧새. 딱새, 직박구리, 어치, 때까치, 말똥가리, 쇠딱따구리, 청딱따구리, 노랑지빠귀. 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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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세차게' 몰아치고, 거리를 '차분히' 내다보며, 이 표현에 비판이 비수처럼 꽂혔다.
_스티븐 킹은 '유혹적인 글쓰기'에서 '세차게'. '차분히' 같은 말은 게으른 표현이라고 하더군요.
_하하. 맞아. 진부하고 상투적인 형용사나 부사를 부려먹는 글쓰기는 게으름뱅이가 하는 짓이지.
_산이 꼭 낙타의 등같이 생겼다는 표현이 작가의 글에 나와요.
_산 이름이 낙타산, 줄여서 낙산이지.
_'폭풍의 언덕'에 낙타가 나오지요.  

_설마 낙타가 '폭풍의 언덕'을 넘는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_죽은 여주인공 캐시의 딸 캐서린이 아라비아 상인이 되어 말 한 마리와 낙타 세 마리랑 사막을 건넌다는 이야기를 해요. 캐서린 소녀는 조랑말을 타고(on a pony) 다니지요. 3두의 낙타 역은 커다란 사냥개 한 마리와 포인터 두 마리가 맡네요.

Catherine came to me, one morning, at eight o'clock, and said she was that day an Arabian merchant, going to cross the Desert with his caravan; and I must give her plenty of provision for herself and beasts:  a horse, and three camels, personated by a large hound and a couple of pointers. 
('폭풍의 언덕' 제18장(제2권 4장)에서.) 

_자기 집인 스러시크로스 저택에서 죽은 엄마의 친정 '폭풍의 언덕' 집으로 가기가 사막 건너기에 해당되는 결과가 나오네요.
_개가 변신하여 낙타가 되었다는 것이 재밌죠.
_밧줄이 낙타로 된 이야기를 할게. 대학 초년생 교양과정부 서양문화사 시간에 들었어.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간다는
성경의 비유야. 성경의 희랍어 텍스트에서 '밧줄'(rope)을 뜻하는 'kamilon'이 '낙타'(camel)를 가리키는 'kamhlon'으로 읽혀졌어.
_실이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에서 밧줄이 바늘귀로 들어간다는 것은 양적 변화의 정량적(quantitative)이고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간다는 것은 질적 변화의 정성적(qualitative)이겠네요?
_응.
_금발이 낙타를  본 우스개를 할게요. 
 

금발이 낙타를 처음 봤을 때는 그 큰 덩치에 놀라서 달아났어요. 그 짐승이 순한 것을 안 다음에는 용기를 갖고 접근했어요. 
낙타는 마침내 금발의 가축이 되었어요. 굴레로 어린이도 타고 갈 수가 있었어요. 용도는 공포를 물리치는 데 보탬이 돼요.

The Camel 
WHEN A BLONDE first saw the Camel, she was so frightened at his vast size that he ran away. After a time, perceiving the meekness and gentleness of the beast's temper, she summoned courage enough to approach him. Soon afterwards, observing that he was an animal altogether deficient in spirit, she assumed such boldness as to put a bridle in his mouth, and to let a child drive him. Use serves to overcome dread.

 
_어디서 많이 듣던 이솝 이야기 같다.
_주인공을 금발로 바꾸었어요.
 
남편이 중국 실크로드 답사차 둔황(돈황)에 갔다와서는 낙타 족발 먹은 이야기를 했다. 돼지 족발처럼 쫄깃쫄깃하고 상대적으로 상급재였다. 먹거리에서 명작 속에 나오는 낙타 이야기로 넘어갔다. 모녀 사이에 오간 에밀리 브론테 소설 '폭풍의 언덕'(1847)에 나오는 낙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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