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친정의 밤하늘은 쌍안경 도움이 없어도 별들이 정겹게 다가온다. 삼태성이 늘 반색을 한다. 푸른 별 시리우스가 좌청룡 하고 오렌지 빛 알데바란 별이 우백호 하는 듯하다. 좀생이별 소리 듣는 플레이아데스가 수줍어한다.
_그.때.의.그.슬.픔.만.큼, 이라는 말이 또 내 마음에 빗방울처럼 떨어졌다.[중략] 그.때.의.그.절.망.만.큼, 이라는 그의 목소리가 물처럼 스며들어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작가님 글에서요.
_빗방울이 떨어져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 물리적인 세계이지.
_심리적인 세계에서는 스며들어 파문을 일으키네요.
_목소리를 보는 법 에피소드가 있어.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듯한 꾀꼬리의 그 맑은 목청도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몇 해 전에 겪은 일인데, 뒷숲에서 '꾀액 꾀액' 아주 듣기 거북한 소리로 우는 새가 있어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지금 막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날아다니는 어린 꾀꼬리였다."
법정 스님의 수필 '새벽길에서'에 보이는 내용이다. 글 머리에는 '불임암에서', 글 꼬리에는 <83.8>이라고 보인다.
"며칠을 두고 거친 목소리로 발성 연습을 하더니, 어느 날 마침내 맑은 목청이 틔어 매끄럽게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꾀꼬리에게서 들은 소리 두 가지를 놓고 법정 스님이 풀이를 한 것이다. 꾀꼬리 소리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질적으로 변화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조류학자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꾀꼬리는 'song'과 'call', 두 가지로 소리를 낸다고 한다. 맑은 목청은 'song'이고, 아주 듣기 거북한 소리는 'call'이다
_댓 해 전 팔월 중순경이었어. 메모한 거야.
흐리고 비가 곧 올 듯한 날씨다. 주택가를 벗어나기 전에 까치와 까마귀의 각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산신제터 약수터 부근 개울은 물이 흘러내리지 않는다. 군데군데 얕은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을 뿐이다. 그 웅덩이에 동심원을 그리며 파문이 번진다. 빗방울의 장난(?)이다.
참새 두 배 반쯤 되는 크기의 새 두 마리가 개울에서 허둥대며 나무로 날아오른다. 멧비둘기다. 대개 크기가 33cm 정도란다. 내외 관계일까? 아니면 연인 사이일까?
사흘 뒤 메모야.
비가 내린다. 자전거는 쉬는 날~
산신제터 약수터에 누가 있을까? 약수터 가는 어귀 남새밭(채소밭)에 열무(어린 무)가 줄을 가지런히 맞추고는 단비를 들이키고 있다. 멧비둘기 한 마리가 깃털 위로 빗방울을 연신 굴려내리며 싹 틔우지 못 한 씨앗을 찾아내고 있다.
함초롬히 비에 젖어 보이는 까치가 사람처럼 뒷짐을 지고 풀이 자라지 못 한 나무 둥치 옆으로 지나간다.
남편이 친정 동네 주위와 근처 야산에서 만나고 온 새들을 밝혔다.
참새, 까치, 까마귀, 산비둘기, 박새, 쇠박새, 노랑턱멧새. 딱새, 직박구리, 어치, 때까치, 말똥가리, 쇠딱따구리, 청딱따구리, 노랑지빠귀. 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