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에 성당의 육중한 출입문이 활짝 열렸다가 쾅 소리를 내며 닫히는 것 같았다. 검은 말이 나를 확 밀치고 눈앞의 텅 빈 의자들을 뛰어넘고 성당 천장까지 뚫고 휙 내달아가는 것 같았다. 작가님 글에서. 상상력을 더불어 즐거워요. 성당 천장에 벽화를 그렸던 화가들이 생각나는군요. 검은 말 성당 천장 테크닉으로 메모...
성당의 미사실 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었다. 뒤에서 열번째 나무의자에 앉았다.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제야 저쪽 끝에 홀로 앉아 있는 만삭의 임부가 보였다. 작가님 글에서.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나무의자에 앉았는데 같은 줄 끝에 홀로 앉아 있는 만삭의 임부가 보였군요. 만삭의 임부 태중에는 곧 태어날 아기가 있네요. '아무도 없다'는 0명, '홀로 앉아'는 1명, 만삭의 임부는 2명(태중의 아이 포함). 아무도 없다 -> 홀로 앉아 -> 만삭의 임부 테크닉으로 메모.
지금? 이렇게 이른 시간에? 시계를 보니 아침 여덟시였다. 작가님 글에서. 시계를 보니 밤 열두시이네요. 이른 시간, 몇 시일까 궁금했는데 작중 인물이 시계를 보고 알려주네요. 시계를 보니 테크닉으로 메모.
시카고에 있는 음악방송(www.wfmt.com)이 뉴욕 필하모닉 연주회 중계를 오전 10시(한국시간)부터 해준다고 해서 듣다가 마치 밥솥 불에 올려놓은 것 잊고 딴 일 하다가 아차 하며 주방에 간 사람처럼 이 연재소설 코너에 와서 반가워요 댓글 달고는 점심 시간 때 사진 찾으러 갈 일로 테크닉 메모도 빼먹고 나가서 이어지는 일과 쫓아다니고 70대 독서광 친지가 권현숙 작 '인샬라'를 구해달라고 해서 교보문고, 영풍문고 인터넷 검색에서 품절 확인하고는 강북 몇 군데 아는 헌책방(홍제동 대양, 연신내 문화당)에 전화해서... 없다고 하여 네이버에 '인샬라 헌책방' 하니 신림역 부근의 대방 헌책방에 책이 있다고 나오네요. 책방주인이 책 찾아보고 연락 주겠다고 했어요. 책 있음. 밤 9시에 문 닫지만 오시면 문 닫지 않고 기다리겠다는 정성이 맘에 들었어요. 신림역 6번 출구에서 '걷고 싶은 문화의 거리'로 들어가 책가게에 닿으니 폐점 15분 전. 상하 한 세트에 6천 원. 책 상태가 괜찮네요. 만 원 주려고 하니까 거스름돈 내주기에 책방주인 호주머니에 집어넣어주고 책방주인은 다시 내어주고 다시 넣어주고 아홉시. 가르쳐준 지름길로 오니 바이더웨이와 태평양약국, 신림역 5번 출구. 사당에서 4호선 맨앞 칸 탔더니 우리말로 영국사람이라고 소개하는 네 서양인, 그중 한 사람의 짧은 우리말 실력으로 숫자와 지명으로 수다(^^) 떨고... '한국말 조금' 하기에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되었느냐고 물으니 얼른 못 알아들어서 how long here 하니 fifteen months 하며 '십오' 숫자를 말하네요. 그러고는 한국말 카운팅이 두 가지라고. 하나, 둘... 일, 이... 자기들 엔지니어인데 부산, 창원 하네요. 거기서 일한다는 뜻이죠. 영국 지도를 그리며 고향 지명을 말하네요. 삼각지, 이태원 하네요. 삼각지에서 갈아타고 이태원 간다는 뜻이네요. 노원집에 와서 테크닉 메모 하러 들어왔다가 작가님 댓글에 몇 줄 쓰고요... ^^
바쇼 하이쿠 123. 시작이 미숙하여 푸르더라도(아오쿠테모) 바쇼 씀, ojozzz 옮김. 시작이 미숙하여 푸르더라도 때가 오면 원숙하여 붉어야 할 것을 고추 음역 아오쿠테모 아루베키모노오 도-가라시 직역 푸르더라도 그러하여야 할 것을 고추 1692년 가을, 바쇼(1644년생) 마흔아홉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