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3 - 폭풍우 속 방문객 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3
크리스 프리스틀리 지음,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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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문신 가게, 불길한 느낌을 풍기는 주인, 아름다운 문신사, 벽에 그려진 마귀. 이 모든 것들이 계속 떠올라 스티븐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어렴풋이 잠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이튿날 아침이었고, 전날 있었던 일은 꿈인 것만 같았다.

- p.78

 

 

어느 폭풍우 치는 밤, 바닷가 절벽 위의 여관 올드 인. 에단과 캐시 남매가 아직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 때마침, 뱃사람 새커리씨가 여관을 찾아오고, 엄청난 날씨에 차마 남자를 쫓아내기 미안했던 아이들은 새커리씨를 여관 안으로 들인다. 경계하는 아이들에게 새커리씨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주기 시작하는데…

 

전형적인 액자식 구조(오래간만에 써보는 단어!)의 청소년 미스터리 소설로, 낯선 방문객인 새커리씨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새커리씨가 방문하는 이야기까지 하면 총 여섯 가지 이야기인 셈) 이야기가 진행되는 올드 인도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고, 여기를 방문한 새커리씨가 뱃사람(추정)인 연유로 이번 권에서는 뱃사람들 사이에 구전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새커리씨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화자들은 선원이 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10대 중후반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미스터리 호러 스릴러의 단골 소재인 검은 고양이, 악마, 괴물, 뱀파이어 등을 고립된 항해 중인 배 위에 펼쳐놓음으로써 꽤나 흥미롭게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절망적으로ㅋ) 펼쳐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편은 일본에 정박한 사이 문신을 하러 간 두 소년에게 있었던 일을 다룬 <문신>이었다. 문신 가게의 몽환적인 분위기, 점원이 외치던 “이레즈미”는 무슨 말이었을까? (문신이 맞음) 돌아온 이후 확연하게 달라진 친구에게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아직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있는 걸까?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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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자라는 방 : 제6회 CJ도너스캠프 꿈키움 문예공모 작품집
강경연 외 153명 지음, 꿈이 자라는 방을 만드는 사람들 엮음 / 샘터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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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결론만 보면 실패했지만 나는 그때 내가 대단하고 잘했다고 생각한다. 도전을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용기 내어 부딪혔고, 비록 결과는 실패여도 도전한 내가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나는 그거면 된다고 생각한다.

《용기 뜀틀》, 김가을

 

매년 전국의 공부방을 대상으로 아이들에게 시, 에세이, 그림을 공모해서 아이들의 작품을 책으로 내고 있었다. (나는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이번이 벌써 6년 차!) 과연 해맑아 보이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글을 쓰고 어떤 그림을 그릴까? 하는 궁금증으로 이 책을 읽기/보기 시작했는데... 그림 후기에 넣은 것처럼 빵!!! 터지는 천진난만한 시도 있었고, 아이들 또한 어른들 못지않게 (때로는 더한) 심오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조심스럽게 알게 되었다.

 

 

심사평에 나온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일상에 대해서 그리고 쓴 아이들도 있었고, 자신의 꿈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생각이 드러난 작품들도 있었다. (물론, 주제의 부문에 따라 응모했기 때문에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같은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큰 작품을 완성한 이야기도 있고, 친구와의 우정에 대해서 재미있게 쓴 시, 귀엽게 장래희망을 그린 그림들도 있었다.

 

 

수상한 작품들은 아이들의 인터뷰를 함께 실어서, 나름 작품의 탄생 배경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수상작품 외에는 작품 아래에 두세 줄의 문장으로 그림이나 글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아이들의 상황에 대해서 덧붙이고 있었다. 그 비하인드스토리들을 읽다 보면 재미있을 때도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아..." 하고 앓는 소리를 낼 때가 있었다. 아이들이 힘들 때 제때 도움을 주지 못했던 주변 상황이 원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힘든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어른들의 모습이 고맙기도 하고.

 

 

책 뒤에는 귀여운 '꿈이 자라는 독후 활동 스티커'도 2장 들어있는데, #좋아요 #참잘했어요 #네꿈을 펼쳐라 같은 태그와 귀여운 이모티콘, '내 마음속 1등' 배지처럼 마음에 드는 작품에 스티커를 붙여보도록 만들어두었다. 다들 귀엽고 멋진 작품들이라 순위를 매기기는 어렵지만, 역시 내 마음의 PICK은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신 선생님》, 《용기 뜀틀》, 《왔다》 요로케 세 작품ㅋ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바람이 불지 않아 바람개비가 멈추더라도 주저앉지 말고 멈춰버린 바람개비를 잡고 한 걸음씩 나아가라고.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신 선생님》, 김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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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대사전 딱지 시리즈 1
장유정 옮김 / 두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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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한된 정보에 호기심이 발동하고 그 틈을 메꾸는 것에서 픽션이 탄생했다. 이는 고대 동양에서 이야기가 생산되는 방식 중 하나이다.

- p.61

 

이 책은 조선을 건립한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의 이야기를 1900년도 초에 '전(傳)'의 형태로 담겨 출간되었던 것을 현대의 언어로 옮겨 쓴 이야기이다. 국사에 무지한 지라 "무학대사... 누구?"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주석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고려 말, 조선 초의 시대상을 공부할 때 이런 이야기를 곁들여서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달까. (국사 0점 맞고 재수한 1人)

 

재미있는 것은 명심의 이야기, 옥동의 이야기, 자초(주인공, 무학대사)의 이야기. 이렇게 세 개의 이어진 듯, 이어지지 않은 것 같은 이야기가 나란히 나란히 등장한다는 것인데. 한 이야기의 끝과 다른 이야기의 시작에는 "어찌 된 일인가 하회를 보라"라고 하는, 소위 "to be continued..."가 들어가 있어서, 나름의 흥미도 끈다. 세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는 책에서 찾아볼 것ㅋ

 

아무래도 '전'이라는 형태로 쓰여지다 보니, 사실을 근거하여 살을 붙인 것들이 다소 허무맹랑하거나 요즘 관념으로는 뜨악하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예를 들자면, 초장부터 펼쳐지는 의처증인 남편 앞에서 아이를 때려죽이는 아내의 모습... "이게 뭐야!" 하고 깜짝 놀라는 일들이 곳곳에 등장하는데, 요 책의 편집의 묘미랄까. 본문에 이어 등장하는 해설에서 찝찝하게 느꼈던 그 모든 부분을 하나씩 짚어준다. 시대적인 배경으로 '딱지본'이 등장하게 된 계기나, 이야기 속에서 등장한 사건이 다르게 해석되는 까닭도 설명하고 있어서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읽었다. 해설이 없으면 책의 재미도 반감되었을 듯.

 

조금 특이한 점이라고 하면 현대어 번역본, 해설, 원문에 따라 내지의 색을 다르게 했다. 간지로 들어간 색지도 타이틀이 돋보이도록 길이를 맞춘 점이 신선해서 좋았고. 원문은 읽어보려 했으나... 역시 어려워서 읽지 못했지만ㅋ 점점 뒤로 갈수록 색이 짙은 종이를 쓴 점도 특이했던 듯. 시리즈로 모아놓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다음 번 딱지본도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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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워커스 - 일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
모빌스 그룹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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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하게 외모를 꾸미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교감하는 관계가 되는 것.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캐릭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었다.

- p.70

 

모TV, 모베러웍스의 모춘님의 책이 나왔... 다, 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으려나. (현재의 모베러웍스의 전신인 모빌스 그룹을 이끌어가는 것은 모춘님, 소호님 뿐 아니라 그 외의 멤버들도 여럿 영입했기 때문) 나는 규림님과 숭님의 두낫씽클럽과 콜라보 작업을 할 때 즈음해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처음 모베러웍스를 알게 되었는데. 그 당시 느낌을 떠올려보자면, 정확하게 뭐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하나에도 엄청나게 파고드는 열정이나 퀄리티가 장난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부르는 명칭은 모춘님이었다가, 모베러웍스였다가, 모TV였다가 왔다 갔다...)

 

《프리워커스》는 그런 모빌스 그룹이 만들어진 이야기 또는 에세이에 가깝다고 해도 되겠다. 보통 어떤 브랜드 또는 팀(또는 회사)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대다수의 경우 실패한 이야기는 축소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성공한 경험담을 굉장히 크고 화려하게 포장한다. 그런데 모빌스 그룹은 그렇지 않다. 200만 원 들여서 한 광고로 6개 팔았다던가, 공황이 와서 출근 버스에서 내려야 했다는 이야기나... (자신이 힘들었던 이야기를 꺼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사고 난 이야기까지 가감 없이 모두 솔직하게 드러내놓는다.

 

또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프리워커스》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나갈 수 있는 지침서이기도 하다. 실패를 실패로 생각하지 않는 것, 생각의 다름을 오히려 장점으로 여기는 것, 누구보다도 열정을 불살라서 도전하는 모습... 이런저런 모빌스 그룹 사람들의 질투 나는 조각들을 모아서, 최종적으로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질투는 나의 힘!!!)

 

우리의 실험을 살펴본 사람들이 자기만의 실험을 시작하고, 자기다운 방식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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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리는 소리 문예단행본 도마뱀 3
이현호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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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애도의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그것은 온 지구의 무게보다 더한 것이어서, 누군가는 울부짖고, 누군가는 침묵하고, 누군가는 끝없이 이야기하며, 누군가는 외면한다. 정해진 것이 없기에 애도는 끝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생존의 방법은 하나다. 심장이 앞서면 가라앉는다. 심장을 가슴속에 넣어둬야 한다. 그때 나도 모르게 어떤 소리가 새어 나올 수 있다.

"으음, 으음"

《소리, 반복, 일상, 망각》, 김안

- p. 67

앤솔로지라고 해야 할까. '소리'에 대한 열일곱 명의 작가들의 글을 모은 책이다. 누군가는 어릴 적 조립했던 라디오의 소리에 대해서 쓰고, 어떤 이는 사랑의 소리에 대해서 썼다. 그리고 또 다른 이는 음악에 대해서 써 내려갔다. (뮤지션들이 많이 참여해서 음악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듯)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소리에 대한 기억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소리는 김안 작가님의 《소리, 반복, 일상, 망각》이었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아침마다 "으음, 으음" 하는 소리에 대해서, 짧지만 아주 덤덤하게 써 내려가고 있는데, 문장 하나하나에 울림이 있어서 (이 또한 하나의 소리가 되는 듯) 노트에 빼곡하게 옮겨 썼다. '지치고 힘들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소리에서 덤덤해지고 의미를 찾고 이별을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이... 어쩌면 이런 게 문학의 맛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가 정반대인 유쾌한 소리도 있는데 박상 작가님의 《돈 입금되는 소...》 아니, 《아, 이게 무슨 소리니》 ㅋㅋㅋ 층간 소음에 고통받는 내용인가, 속세를 떠나고 싶지만 현실은 시궁창... 의식의 흐름으로 전개되는 와중에 갑자기

돈 입금되는 소리가 이 말도 안되는 문맥으로 된 산문의 결말까지 잘 맺을 수 있게 해주는 훈훈함이란!

《아, 이게 무슨 소리니》, 박상

- p. 48

이라며 급 결말(?)로 치달아버리는 센세이션 한 전개란ㅋㅋㅋ 하지만 백만 번 공감하겠지ㅋ

아무래도 다양한 작가들이 작업한 단편집을 만나다 보니, 그만큼이나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작품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취향인 작가님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달까. 오늘은 빗소리를 음악 삼아 나를 울리는 소리는 무엇인지, 한 번 써보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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