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대사전 딱지 시리즈 1
장유정 옮김 / 두두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제한된 정보에 호기심이 발동하고 그 틈을 메꾸는 것에서 픽션이 탄생했다. 이는 고대 동양에서 이야기가 생산되는 방식 중 하나이다.

- p.61

 

이 책은 조선을 건립한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의 이야기를 1900년도 초에 '전(傳)'의 형태로 담겨 출간되었던 것을 현대의 언어로 옮겨 쓴 이야기이다. 국사에 무지한 지라 "무학대사... 누구?"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주석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고려 말, 조선 초의 시대상을 공부할 때 이런 이야기를 곁들여서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달까. (국사 0점 맞고 재수한 1人)

 

재미있는 것은 명심의 이야기, 옥동의 이야기, 자초(주인공, 무학대사)의 이야기. 이렇게 세 개의 이어진 듯, 이어지지 않은 것 같은 이야기가 나란히 나란히 등장한다는 것인데. 한 이야기의 끝과 다른 이야기의 시작에는 "어찌 된 일인가 하회를 보라"라고 하는, 소위 "to be continued..."가 들어가 있어서, 나름의 흥미도 끈다. 세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는 책에서 찾아볼 것ㅋ

 

아무래도 '전'이라는 형태로 쓰여지다 보니, 사실을 근거하여 살을 붙인 것들이 다소 허무맹랑하거나 요즘 관념으로는 뜨악하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예를 들자면, 초장부터 펼쳐지는 의처증인 남편 앞에서 아이를 때려죽이는 아내의 모습... "이게 뭐야!" 하고 깜짝 놀라는 일들이 곳곳에 등장하는데, 요 책의 편집의 묘미랄까. 본문에 이어 등장하는 해설에서 찝찝하게 느꼈던 그 모든 부분을 하나씩 짚어준다. 시대적인 배경으로 '딱지본'이 등장하게 된 계기나, 이야기 속에서 등장한 사건이 다르게 해석되는 까닭도 설명하고 있어서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읽었다. 해설이 없으면 책의 재미도 반감되었을 듯.

 

조금 특이한 점이라고 하면 현대어 번역본, 해설, 원문에 따라 내지의 색을 다르게 했다. 간지로 들어간 색지도 타이틀이 돋보이도록 길이를 맞춘 점이 신선해서 좋았고. 원문은 읽어보려 했으나... 역시 어려워서 읽지 못했지만ㅋ 점점 뒤로 갈수록 색이 짙은 종이를 쓴 점도 특이했던 듯. 시리즈로 모아놓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다음 번 딱지본도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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