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나를 휘두르지 않게 - 멘탈이 강한 사람은 절대 하지 않는 9가지 감정낭비
임경미 지음 / 미래북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임경미 <감정이 나를 휘두르지 않게>

이 책을 처음 집어든 건

차가운 로봇이 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요새 들어서 너무 착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생활하면서 유해지는 느낌.

그런데 나는 오히려 내가 차가운 로봇이 되기를 원하는 쪽이라

감정은 불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곤 해와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좀 더 감정이 정리되면서

차가운 로봇으로 잘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차가운 로봇을 만드는 책이 아닌,

사람의 따뜻함으로 어루만져주는

위로 같은 책이었다.

감정이 상하는 일들이 많을 때

딱 읽으면 좋을 책이었고,

다정한 위로가 담겨져 있어서

나는 차가운 로봇이 되는 대신

따뜻한 심장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오히려 좋았다.



나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의미나 무의미나 동시에 존재하는 느낌이라

삶은 무언가의 의미보다는 그저 나에 집중하여

살아가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내가 나를 모른다는 것을

매번 느끼는 편이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라는 말을

나는 속으로 자주 내뱉는 편인데,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에서 주로 드는 생각인 것 같다.

다른 사람과는 다른 '나'를 알아가는 과정은

조금 힘겹다.

이 책 <감정이 나를 휘두르지 않게>에서는

그런 나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는 말을 전해주었다.

요약하면 '업데이트'와 '변화 인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무엇이 좋고 싫은지 등 나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며

과거의 나와 다른 현재의 나는 어떤지 정보를 업데이트해서

그렇게 얻은 답으로 이게 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도 하고 환경도 변하면서

당연히 예전의 내가 아니며, 자연스럽게 변했다는 것을 인정하면 된다는 말이었다.

이건 시스템 입출력으로 살아가는 내게

꽤나 도움이 되는 입력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무조건 건져가야 할 것은

'업데이트'와 '변화 인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기억하고 싶은 좋은 말이었다.




또 좋았던 내용 중 하나는

기분이 좋아지는 페이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말하자.

상대방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행동할 것이고

나는 행복감을 얻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상대방을 위해 행동하게 되고,

상대도 좋아하는 것으로 인해 행복감을 얻는

선순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기분 좋은 페이지였다.



또 좋았던 페이지는,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를 다룬 페이지였다.

생각의 전환, 이라는 것을

평소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신 포도를 향한 여우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부분이 참 좋았다.

매번 느끼지만

이러한 태도는

절망을 뒤집을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


그 외에도 좋았던 부분이 많았는데,

살다 보면 갑자기, 문득 이런 불쾌하고 무례한 경험을 맞닥뜨리게 된다. 부지불식간에, 훅하고 쳐들어오는 적(?)의 공격을 어떻게 방어해야 할까.

24

"뭐라고요? 지금 뭐라고 하셨는지 못 들었는데 다시 말씀해주시겠어요?"

...

"그 말은 제게 이런 의도로 들리는데.... 그게 맞나요?"

25

그러나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화가 나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별개라는 것이다.

30

부탁은 권리도 의무도 아니다. 반면 우리에게는 거절할 권리가 있다.

80

미움받는 것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타인의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행동하면 결국 내가 나를 미워하게 된다.

175

내 감정, 내 생각을 사실대로 말한다고 해서 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86

위의 문장들처럼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삶의 태도에 대해서 말해주는 부분이 무척 좋았다.

흔들림 없이

내가 나를 챙길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감정이 나를 휘두르지 않게>는

우리 마음을 튼튼히 하는 보약 같은 책이었다.

내 마음의 구급상자, 같은 책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와 비슷한 느낌으로

이 책은 내 마음을 든든히 감싸주는 보약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 정리하자면,

'우리 마음을 향한 위로, 보약 같은 책'라고 말하고 싶다.

:)


-


*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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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게 뭐야, 내가 좋다는데 - 모로 가도 뭐든 하면 되지
이해범 지음 / 들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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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범 <알 게 뭐야, 내가 좋다는데(모로 가도 뭐든 하면 되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갖춰야할 태도는 몇 가지 있을 테지만,

요새 뜨는 태도는 'X까!' 같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한다, 같은 태도가

존경을 받는 요즘,

이 책 제목 '알 게 뭐야, 내가 좋다는데'는

상당히 끌리는 삶의 태도를 논하고 있었다.

그래서 선뜻 책을 집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이해범은,

나름 운동도 열심히 하고

인생 재밌게 사는 사람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그냥 동네 백수 형,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서

편한 술자리를 함께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보다는 술 한잔을 해도 마음 편하게, 어떤 얘기를 해도 너무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기도 부족한 인생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친구들을 만나면 마음이 무척 편하다.

181-182

위처럼 책의 내용에서도 그러한 느낌이 푹 들었는데,

정말 내가 느낀 그대로

이 책은 마음이 편해지는 에세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이 책은

복싱의 카운터 같은 책,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설렁설렁한 줄만 알았던 이야기는

허허실실,

취권과도 같았다.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도

제대로 펀치를 날리는 느낌으로

무게감과 재미와 공감을 얻어내고 있었다.

판정승은 기본인 것처럼.

그렇게 나는 내일의 걱정을 빌려 오늘을 좀먹고 있었다.

41

"그럴 땐 호구처럼 굴지 말고 미친놈처럼 굴어."

219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그런 삶의 태도도 그렇고,

인생의 고난을 겪을 때나

죽음의 시간을 지나올 때나

작가가 나누는 이야기는

제법 무게감 있는 주먹이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재밌게 읽어나갔던 것 같다.

추가적으로 좋은 부분들도 많았는데,

특히 2장 같은 경우에는

슬픔의 농도가 은근히 짙어서

천천히 읽어나가면서

작가의 감정을 따라갔다.

엄마와 누나의 연락처 이름을 바꾸었다는 이야기에

나 또한 휴대전화를 들어서 가족들의 이름을

좀 더 의미있게 바꾸었다.

이 책은

나, 그리고 가족, 주변에

더 가까운 시선을 두게끔 해주는 책 같기도 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대충 던져진 가방과

시원한 맥주 한 캔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동네형과 산책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술도 한 병 마시고 하는

그런 편한 느낌이었다.

책을 읽은 그 다음,

그 다음에 대해서

이 책은 방황하더라도 진정한 행복을 향해

모로 가든 뭐든 해보자는 메시지를 전해주는데

그런 시원한 응원 같은 결론이

또 좋았다.


-


이해범 <알 게 뭐야, 내가 좋다는데>는

생각보다 더 재밌게 읽어나갔던 것 같다.

가볍고 편하면서,

또 묵직한

그런 책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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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새겨진 장면들
이음 지음 / SISO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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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 - <내게 새겨진 장면들>

감정과 일상을 다룬 섬세한 에세이를 읽고 싶어서,

이 책을 골랐다.

요새 들어서 보다 섬세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고,

사람의 섬세함을 좋아하며 살아가고 있다.

<당신의 계이름>이라는 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매만졌던 작가라면

이런 내 마음도 알아줄 것만 같아서

<내게 새겨진 장면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솟아올랐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처음 느낀 인상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생각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지껏 인생이란 하나의 목적지를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여겨왔건만, 실은 임의의 장소로 끊임없이 불시착하고야 마는 것이 인생의 본질에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 한 번쯤 제 삶의 지형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멀리, 익숙하지 않는 장소를 부러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35

타지생활을 하며

익숙치 않은 동네를 매일같이 걸어다닌다.

어디가 내 집일까.

이곳도 내 집이 아닌 것 같고,

본가도 낯선 남의 집 같이 느껴진다.

그런 와중에서도

어디선가 정착에 대한 마음은 부썩 생겨나

결국은 이곳이 내 집이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매번 먼 곳을 둘러보며

여행에 대한 생각을 갖는데,

<내게 새겨진 장면들> 속 이 문장들이

그런 내게 가깝게 다가왔다.



항상 준비성이라는 것을 생각하곤 한다.

어렸을 때,

매번 준비물이 있어야만 했던 초등학교 때에는

우리집이 문방구 같이 모든 준비물이 다 두 개씩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까먹고 준비물을 못 챙겨갔던 날이

나는 무척 싫었다.

준비성과 여분.

항상 플랜비 같은

여분을 두고 살고 싶다.



책 <내게 새겨진 장면들>은

은근 사랑에 조예가 깊었다.

좋아하는 연인이 없어졌을 때,

만두를 좋아하는 연인을 찾기 위해

세상 모든 만두 가게를 찾아다니겠다는 이야기,

특히 김치 만두 가게를 찾아다니겠다는 이야기.

이렇게 예쁘고 깊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작가의

사랑 이야기를 더 읽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났다.

일단 <당신의 계이름>부터 먼저 읽어보아야겠다.


"춥죠?"

...

"네, 제법 날씨가 쌀쌀하네요."

...

"그래서, 좋아요."

...

"선명해진다고 해야 하나, 이 사실적인 감각이 좋아요. 몸이 팽창하는 기분이 들어요."

184-185

겨울의 짝사랑 같은 이야기.

이렇게 예쁘게 말하는 사람이 좋다.

이음 작가는 예쁘게 말할 줄 아는 작가였다.


또 좋았던 문장들은,,

비가 사그라들 무렵, 연이어 태풍 소식이 들려왔다. 이래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지구는 자학하듯 자기파괴적으로 굴었다.

19-20

나는 말이 고픈 사람처럼 주의깊게 듣길 좋아한다.

50

그렇기에 모든 말은 어떤 의미론 고백에 가깝다. 숨김없이 드러내 보이고 싶은 조급함이 말에 스며있는 것이다.

51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고, 이상할 건 없었다. 우리는 점점 단순해져 하루가 어제 같았지만, 어제와는 다른 마음이 있었다.

70

하루하루가 마치 난해한 문장처럼 느껴졌다. 쉬이 와닿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이해하고 싶었고, 그 무의미함 속에서 각별한 의미를 건져내려 애썼다.

164

어디선가 '왜 쓰느냐'고 물으면, 선뜻 내놓을 그럴싸한 대답을 머릿속에 그려 넣고 있을 때였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무척이나 부끄러운 일이었다. 어떤 의미로든, 내가 반드시 써야만 하는 이유 같은 건 없다.

어쩌면, 쓰지 않아도 괜찮은 일. 쓸 필요도 없는 일.

...

그저 쓰고 싶은 사람이니까, 쓸 뿐이라는 걸 안다.

192-193

우리는 서로를 모르지만, 내 글을 읽은 당신이라면 나를 반쯤 안다고 해도 좋다.

194

이음 작가를 반쯤 알아가는 과정이

무척 좋았다.

예쁜 말들도 그렇고,

감정과 일상이 마음에 들었다.

도토리처럼 줍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고,

그 사이의 알밤 같은 재미도 많았다.

읽어나가는 재미와

문장을 수집하는 재미를 주는

책이어서 의미 있는 독서가 되었다.


이 책 <내게 새겨진 장면들>은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어지는 에세이

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 이야기가 다 좋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참 좋았다.

작가의 다른 책들도 꼭 읽어보고 싶고,

앞으로 계속 지켜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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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몽냥처럼 - 웹툰보다 더 내밀하고 사랑스러운 몽냥 에세이
몽냥 이수경 지음 / 꿈의지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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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냥 이수경 - <사랑한다면 몽냥처럼>

몽글몽글한 사랑 책이었다.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갔던 것 같다.

귀여움 가득한 그림체도 좋았는데

무엇보다 문장들이 좋았다.

사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몽냥툰에

진심어린 예쁜 이야기가 더해져 완성된 책에 담긴

반짝거리는 사랑에 가끔은 눈이 부셨다.

음악 취향도 비슷했다. 좋아하는 건축이나 실내 분위기, 음식, 옷 입는 취향, 선호하는 색도. 주머니 속 헝클어놓은 퍼즐들을 아무거나 꺼냈는데 모두 짝이 딱딱 맞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50

최근 들어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이상형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나도 좋아하고자 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나도 좋아하는 것은 운명일까.

반대가 끌리는 이유도 많지만,

나와 비슷한 사람이 끌리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더군다나 평생을 함께할 짝의 경우에는

닮았다는 말이 참 듣기 좋은 것 같다.

몽냥의 닮은꼴을 보며

귀엽다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기분이 무척 좋았다.








"우리 기차 타러 갈까?"

"너랑 같이 기차도 안 타봤네. 주말에 기차 타러 가자."

"바다 보러 갈까?"

"우리 아직까지 밤바다도 같이 안 봤구나. 지금 당장 가자."

53

그냥 하는 말로 넘길 수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예쁘게 말할 수 있을까.

예쁘게 말하는 법을 항상 고민하는 나인데,

몽이의 화법을 배우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하는 그 태도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그 마음을 배우고 싶었다.




사랑하는 마음의 최대치는 얼마일까.

나는 올인하고, 헌신하는 스타일이라

상대방의 부모님이 장기기증이 필요하다고 하면

곧바로 내 장기를 떼어 쓰라고 할 정도.

사랑하는 사람이 그 부모님이 아픈 것 때문에 슬퍼하는 것을 보는 것이

나는 더 아파서.

이런 내 마음과 비슷한 것이

브레히트의 시.

나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슬퍼할까봐

빗방울 하나까지 조심한다는 그 마음이

무척 와닿아서

슬프게 아름다웠다.


또 좋았던 문장들은,

그가 하는 모든 행동과 얘기들이 다 나에겐 귀여운 아기가 하는 말처럼 들렸다.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으로 빚어진 언어 같았다. 공기 중에 흩날리는 먼지 하나까지도 반짝거릴 정도여서 가끔은 눈이 부셨다.

54

생각해보면 오래전부터 내가 원하고 꿈꾸던 프로포즈가 멋들어딘 단어나 일련의 이벤트 같은 건 아니었다.

'너는 내 사람이고 나는 네 사람이다'라는 확신, 그게 가장 필요했다.

56

혼자 살면서는 뭐든 대충이었다. 마음속에 분명 취향이 있었을 테지만, 스스로 그것들을 돌보지 않았다. 내가 나를 방치하고 외면하고 무시했던 것 같다. 내 자존감을 가장 짓밟는 건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74

먹기 위해 사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먹는 것이 기본이고 전부일 수도 있겠다.

167

걷다 보면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난다. 산책이 여행인 이유!

214

'비교'는 평생 내가 신고 다닌 무거운 장화와 같았다. 너무 무거워 한 걸음 발을 떼기가 어려울 정도였고, 그래서 늘 아팠다. 그냥 그 자리에 서 있는 게 제일 편했으므로, 항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망설였다.

...

그런 내 앞에 어느 날 몽이가 짠~ 나타나 무거운 장화를 벗겨주었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빛나는 자존감을 나에게 선물해준 것이다.

요즘 나는 자주 웃고 진심으로 나를 믿는다.

246-247




그리고 몽냥툰도 무척 좋았다.

귀여움 가득하고 사랑스러움이 넘쳤다.


<사랑한다면 몽냥처럼>은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었고,

몽글몽글한 느낌의 책이었다.

밝고 따뜻한 책이었다.

사랑이란 것이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닌데,

몽냥 이수경 작가가 그려내고 보여주는 사랑은

참 밝고 따뜻했다.

사랑을 다룬 책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나도 사랑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바로 그랬다.

나 또한 이런 몽글몽글한 사랑을 하며

따뜻하게 안아주고

재밌게 놀고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무척 좋아진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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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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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읽었습니다.

'인간 실격'이라는 제목은 최인훈의 '광장'과도 같은 무게감을 주었지만,

실상 읽어본 책의 속내는 그보다 말랑하고 연약했습니다.

이 책을 처음 들은 것은 꽤나 옛날이겠지만,

가장 최근의 추천은 사촌형이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저에게 내민 어색한 사이에서의 추천은

생각보다 짙게 남아

여기까지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만난 소설 <인간 실격>은

병약하고 특이한 소년이

여자들을 만나 세상을 겪으며

별볼일 없는 인간으로 자라나는

그런 로맨스 성장 소설이었습니다.

단단한 주먹처럼 보였던 소설이

그 주먹을 펴보니

작은 병아리가 들어가있던 것이었습니다.

기대와는 달랐지만,

오히려 저는 그 병아리가 좋았습니다.

이 소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

그 자신이 특이하다는 것을 느낀 주인공은

페르소나를 연기하며 인간인 척을 하는데,

인티제의 입장에서 볼 때 사실 평범해보입니다.

평범한 인티제 1입니다.

그 가면 뒤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흥미가 갔습니다.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며 어린 주인공 이야기를 읽어나갔습니다.



'여자를 잘 다루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이

로맨스 소설로 읽혔습니다.

병약미소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비합법과 음지인의 성질은

이해받지 못했던 주인공을

이해하는 방식이 생겨난 것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평범한 인티제 1입니다.


--


21세기에 다시 읽히는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은

또 다른 공감을 낳으며

그 신비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또 좋았던 문장들은,

나로서는 인간의 생활이란 것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11

한마디로 여전히 나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 없다는 뜻일 겁니다.

13

나는 주변 사람들과 거의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생각해낸 것이 '광대 짓'이었습니다.

15

내게 매춘부란, 인간도 여자도 아닌, 그저 백치나 미치광이 같아서, 그 품에서는 안심하고 푹 잘 수 있었습니다.

모두들 서글플 만큼 참으로 털끝만큼도 욕심이란 게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한테 동류의 친밀감을 느끼는지 그 매춘부들은 늘 내게 거북하지 않을 만큼의, 자연스러운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아무런 이해타산 없는 호의, 강매하지 않는 호의, 두 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이에 대한 호의, 나는 그 백치나 미치광이 매춘부들에게서 실제로 마리아의 원광을 보았던 밤도 있었습니다.

46

하지만 비록 여자들은, 입 밖으로 '외로워'라고 내뱉지는 않았어도, 말없이 서글픈 외로움을 몸에서 삼 센티미터 정도의 너비만큼 지니고 있어서,

60

"...당신을 보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뭔가를 해주고 싶어 안달이 나. ...언제나 쭈뼛쭈뼛, 그러면서도 아주 재밌고, ...가끔 혼자 우울할 때도 있지만, 그 모습이 훨씬 더 여자를 미치게 해."

88

"난 이제 여자가 없는 곳으로 갈 거야."

119

주로 로맨스 문장이 좋았습니다.

슬프고, 아파서 더 깊이 다가왔습니다.


--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을 이번 기회에 읽어보았는데,

생각보다 더 좋았습니다.

저도 인간의 생활이란 것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릅니다.

길을 걷다가도 인간들이 많이 돌아다니면

'인간들이란..' 하는 생각을 하고,

인간의 감정은 항상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개인적으로 깊이 읽은 소설 같습니다.

결국 죽어버린 다자이 오사무의 끝은

''그저 막연한 불안'을 이유로 35년의 짧은 생을 스스로 마감한 아쿠타가와의 죽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게 내던지는 결말이

이 소설과 닮은 것 같습니다.

세상에 던져진 우리에게

한 번은 읽어야하는 소설 같습니다.

저는 몇 번 더 읽어보려 합니다.

:)

--


*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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