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몽냥처럼 - 웹툰보다 더 내밀하고 사랑스러운 몽냥 에세이
몽냥 이수경 지음 / 꿈의지도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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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냥 이수경 - <사랑한다면 몽냥처럼>

몽글몽글한 사랑 책이었다.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갔던 것 같다.

귀여움 가득한 그림체도 좋았는데

무엇보다 문장들이 좋았다.

사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몽냥툰에

진심어린 예쁜 이야기가 더해져 완성된 책에 담긴

반짝거리는 사랑에 가끔은 눈이 부셨다.

음악 취향도 비슷했다. 좋아하는 건축이나 실내 분위기, 음식, 옷 입는 취향, 선호하는 색도. 주머니 속 헝클어놓은 퍼즐들을 아무거나 꺼냈는데 모두 짝이 딱딱 맞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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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이상형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나도 좋아하고자 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나도 좋아하는 것은 운명일까.

반대가 끌리는 이유도 많지만,

나와 비슷한 사람이 끌리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더군다나 평생을 함께할 짝의 경우에는

닮았다는 말이 참 듣기 좋은 것 같다.

몽냥의 닮은꼴을 보며

귀엽다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기분이 무척 좋았다.








"우리 기차 타러 갈까?"

"너랑 같이 기차도 안 타봤네. 주말에 기차 타러 가자."

"바다 보러 갈까?"

"우리 아직까지 밤바다도 같이 안 봤구나. 지금 당장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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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는 말로 넘길 수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예쁘게 말할 수 있을까.

예쁘게 말하는 법을 항상 고민하는 나인데,

몽이의 화법을 배우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하는 그 태도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그 마음을 배우고 싶었다.




사랑하는 마음의 최대치는 얼마일까.

나는 올인하고, 헌신하는 스타일이라

상대방의 부모님이 장기기증이 필요하다고 하면

곧바로 내 장기를 떼어 쓰라고 할 정도.

사랑하는 사람이 그 부모님이 아픈 것 때문에 슬퍼하는 것을 보는 것이

나는 더 아파서.

이런 내 마음과 비슷한 것이

브레히트의 시.

나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슬퍼할까봐

빗방울 하나까지 조심한다는 그 마음이

무척 와닿아서

슬프게 아름다웠다.


또 좋았던 문장들은,

그가 하는 모든 행동과 얘기들이 다 나에겐 귀여운 아기가 하는 말처럼 들렸다.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으로 빚어진 언어 같았다. 공기 중에 흩날리는 먼지 하나까지도 반짝거릴 정도여서 가끔은 눈이 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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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오래전부터 내가 원하고 꿈꾸던 프로포즈가 멋들어딘 단어나 일련의 이벤트 같은 건 아니었다.

'너는 내 사람이고 나는 네 사람이다'라는 확신, 그게 가장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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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서는 뭐든 대충이었다. 마음속에 분명 취향이 있었을 테지만, 스스로 그것들을 돌보지 않았다. 내가 나를 방치하고 외면하고 무시했던 것 같다. 내 자존감을 가장 짓밟는 건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74

먹기 위해 사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먹는 것이 기본이고 전부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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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난다. 산책이 여행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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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평생 내가 신고 다닌 무거운 장화와 같았다. 너무 무거워 한 걸음 발을 떼기가 어려울 정도였고, 그래서 늘 아팠다. 그냥 그 자리에 서 있는 게 제일 편했으므로, 항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망설였다.

...

그런 내 앞에 어느 날 몽이가 짠~ 나타나 무거운 장화를 벗겨주었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빛나는 자존감을 나에게 선물해준 것이다.

요즘 나는 자주 웃고 진심으로 나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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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몽냥툰도 무척 좋았다.

귀여움 가득하고 사랑스러움이 넘쳤다.


<사랑한다면 몽냥처럼>은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었고,

몽글몽글한 느낌의 책이었다.

밝고 따뜻한 책이었다.

사랑이란 것이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닌데,

몽냥 이수경 작가가 그려내고 보여주는 사랑은

참 밝고 따뜻했다.

사랑을 다룬 책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나도 사랑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바로 그랬다.

나 또한 이런 몽글몽글한 사랑을 하며

따뜻하게 안아주고

재밌게 놀고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무척 좋아진 독서였다.


*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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