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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돌보는 뇌과학 - 더 좋은 기분, 더 좋은 삶을 위한 뇌 사용법
안데르스 한센 지음,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7월
평점 :
불안과 공황장애, 우울증은 현대인들을 죽이는 가장 무서운 질병입니다. 우리는 원인도 모른 채 정신질환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안데르스 한센은 이번에 마음을 돌보는 뇌과학이라는 책을 통해 우리를 힘들게 하는 정신적 문제에 대한 원인을 파헤칩니다.
저자는 우리가 불안을 느끼고 어떤 경우에 공황장애를 겪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모든 종은 멸종합니다. 그리고 극히 일부의 종은 살아남죠. 이 책의 표현대로라면 멸종이 일반적인 경우고, 생존은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으로 자리 잡으며 오랜기간 생존해왔습니다. 인간은 사회라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 안에서 다양한 정책과 복지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안전한 곳에서 보호해도 인간은 기본적으로 동물입니다. 그것도 억지로 생존하고 있는 동물입니다. 적자생존의 원리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고음이 울리는 것은 동물에겐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공황장애로 인해 불필요한 경고음이 수백번 들렸다고 해도 그 중 한 번이라도 우리를 위기에서 구한 케이스가 있다면 우리 몸은 앞으로도 불필요한 경고음을 계속해서 울릴 것입니다.
이 책에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전문적인 설명을 통해 우리가 어떤 느낌과 감정을 경험할 때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상세히 소개해줍니다. 편도체가 주변의 위험을 감지하고 경고음을 울리면 우리 몸은 즉각 투쟁 도피 반응을 일으킵니다.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이 작동하고, 우리 몸은 이멀전시 신호를 맥박과 호흡 등을 통해 계속해서 나타냅니다.
이것이 나쁜 것일까요? 앞서 이야기했듯 동물에게 이런 시스템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이 책은 불안을 포용하라, 걱정을 받아들여라 같은 철학적 메시지를 던지는 책이 아닙니다. 그저 불안과 공황장애, 우울증과 같은 우리의 불편한 순간들에 뇌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전문적으로 전해주는 책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책을 읽으며 그럴 수 있는 거구나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원인도 모르고 목적도 모른 채 감정에 휩쓸릴 때는 그저 수동적으로 당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어떤 면에서 그런 것들이 당연한 과정인지를 알고나니 오히려 그런 증상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늘 행복한 상태로 있기를 바라는 것은 애초에 잘못된 기대인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에겐 불안한 순간이 없어야 하고, 불편한 기분들이 없이 늘 행복한 상태여야 정상이라고 믿는 것은 마치 인간은 늘 배부른 상태여야 한다고 믿는 것과 같습니다.
밥을 먹지 않으면 배고픔을 느껴야 합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 허기를 느끼는 것이 당장은 불편하고 싫을지 몰라도 인간의 생존을 위해선 너무나 당연히 있어야 할 반응입니다. 문제를 느끼면 음식물을 섭취해 포만감을 느끼면 되는 것입니다. 배고픔이란 감정을 억지로 외면하거나, 스스로 조금도 배가 고파서는 안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거식증이나 폭식 등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늘 행복할 수 없습니다. 불안할 수 있고, 걱정될 수 있고, 불편한 기분이 꽤 오래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절대 없어져야 하는 것들이 아니라,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지를 알아야 하고, 그때 그런 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하며, 나만의 주기와 싸이클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나를 괴롭히는 감정들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 마음을 돌보는 뇌과학을 꼭 읽어보세요. 내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면 어떤 감정이 찾아와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습니다. 나와 뇌와 감정과 질병에 대해 깊이 알아가며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날 나만의 길을 찾게 되시길 바랍니다. 마음을 돌보는 뇌과학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