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이 좋을 리가 있나 - 고립과 은둔의 시절 넘어가기
햅삐펭귄 프로젝트 지음 / 파람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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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한 때 히키코모리라고 하면 이웃나라의 특이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히키코모리는 이제 더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은둔 고립 청년이 50만에 달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햅삐펭귄 프로젝트에서 이번에 참 특별한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은둔 고립 청년에 대한 가장 깊은 이야기를 담아낸 신간, 방구석이 좋을 리가 있나 가 그것입니다. 이 책은 총 네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번째 장에선 은둔을 이해하기 위한 개념을 설명해주고, 두번째 챕터에선 은둔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년의 삶을 소개합니다. 세번째 챕터에선 그들 주변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을 담아내고, 마지막 챕터에선 우리가 해야할 일에 대해 고찰합니다.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과정들이고, 우리가 모두가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은둔 고립 청년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비난이 먼저 나올 수 있습니다. 왜 멀쩡한 몸을 가지고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먼저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 합니다. 모든 청년이 나와 같은 인생을 살아온 것이 아닙니다. 그들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우리완 다른 아픔과 고통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분류하지 않고, 일일이 나누어 깊은 속내를 들어볼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부모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부모에게 사과를 듣고 싶었던 청년이 있습니다. 과거의 상처는 켜켜이 쌓여 청년을 은둔으로 내몰았고, 청년은 어둠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행복공장을 통해 자신과 세상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갇게 되며 자신의 과거를 향한 시각이 바뀌게 됩니다. 부모가 자신의 상태에 대해 미안해하고 죄책감을 갖고 사과를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과거에 부모가 자신에게 잘못한 것이 있을지라도 현재의 자신을 보며 부모가 얼마나 속앓이를 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은 청년은 과거를 떠나보내고 자신이 행복해진만큼 부모도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시선이 바뀌자 감정이 바뀌었고, 감정이 바뀌자 관계도 바뀌었습니다. 과거와 무관하게 현재의 용기와 결단으로 한 가족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한 사람의 은둔 고립 청년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을 이전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직업이나 수입에 대한 변화만 가져오는 것이 아닙니다. 한 사람의 남은 미래 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가족들, 그들이 얽힌 과거의 기억, 이 모든 것이 함께 치유받고 새롭게 되는 놀라운 과정인 것입니다.

 

우리가 50만 은둔 고립 청년을 이해하고 도와줄 때 200만, 300만의 삶이 달라집니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변화와 성장은 은둔 고립 청년 문제를 함께 풀어갈 때에만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후반부를 보면 이 책의 저자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은둔 고립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할 동지가 더 많이 생기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집어든 독자의 삶은 모두 다른 형태일 테지만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정 모르겠다면 행복공장에 함께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테지요.

 

이해하고 공감하고 도우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나에게도 누군가의 빛을 만들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배워갔으면 합니다.

 

모든 시대마다 그때의 아픔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시대의 아픔은 은둔 고립 청년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시의적절하게 등장한 참 고마운 책, 방구석이 좋을 리가 있나 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함께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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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오키나와 - 최고의 오키나와 여행을 위한 가장 완벽한 가이드북, 2026~2027년 개정판 프렌즈 Friends 9
이주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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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일본의 5대 여행지로 꼽히는 도쿄, 오사카(교토), 후쿠오카, 삿포로(홋카이도), 오키나와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곳을 고르라면 단연 오키나와일 것입니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등은 철도왕국 일본답게 대중교통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뚜벅이도 자유롭게 여행 계획을 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오키나와 만큼은 여행 동선 짜는 게 상당히 복잡합니다. 대중교통을 통한 이동이 쉽지 않고, 섬과 섬을 넘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도시 여행지처럼 생각하고 달려들었다간 여행을 망치기 쉽습니다.

 

여행가이드북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프렌즈 시리즈에서 프렌즈 오키나와 26~27 최신개정판을 출간하였습니다. 프렌즈 오키나와는 일본답지 않게 낯선 오키나와라는 지역에 대해 그 어느 가이드북보다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더해줍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오키나와 여행에서 렌터카는 거의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그런데 국제면허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해외에서 운전을 한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프렌즈 오키나와는 흥미롭게도 뚜벅이를 위한 관광 스팟을 따로 제공해 줍니다. 렌터카를 몰 자신은 없지만 무조건 오키나와를 가보고 싶다 하는 분들도 프렌즈 오키나와를 활용하면 상황이 허락하는 최선의 여행 동선을 짤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는 우리가 흔히 가는 일본의 다른 도시와는 분위기부터 사뭇 다릅니다. 프렌즈 오키나와는 오키나와의 역사부터 문화, 기후 등 오키나와에 대한 기본 정보부터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그냥 일본이 아닌, 오직 오키나와에만 있는 정서에 대해 이 책을 통해 먼저 이해하고 가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오키나와로 여행을 떠나는 분들은 크게 가족여행과 해양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액티비티 여행, 이렇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오키나와라는 동일한 여행지임에도 두가지 여행은 성격도, 동선도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프렌즈 오키나와는 가족여행과 액티비티 여행에 맞춰 각각 다른 플랜을 제공해 줍니다. 특별히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효도 여행에 대해서 최선의 동선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편리했습니다.

 

프렌즈 오키나와에서 제공해 주는 동선은 리조트를 중심으로 주요 스팟을 살펴보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일본 여행과는 조금 다른, 오히려 동남아 여행과 더 비슷한 플랜처럼 느껴졌습니다. 프렌즈 오키나와를 미리 읽어보지 않았다면 오키나와 여행의 핵심을 놓친 채 후쿠오카 여행같은 뻔한 동선을 짤 뻔 했습니다. 프렌즈 오키나와를 미리 읽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프렌즈 오키나와가 얼마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냐면, 다른 여행 가이드북의 경우 슈리성 공원까지 가는 길과 슈리성에 대한 정보 정도를 제공하는 데 반해 프렌즈 오키나와는 공원 내의 문과 종, 왕릉과 건물까지 디테일한 장소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모두 설명해 줍니다. 마치 능숙한 여행 가이드가 함께 따라다니며 음성 가이드를 해주는 것처럼 관광지 내부까지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프렌즈 오키나와를 미리 예습하고 간다면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에서 실제 가이드 이상의 설명을 전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교통정보부터 관광스팟, 맛집, 숙박 호텔에 이르기까지 오키나와의 모든 것을 담아낸 최고의 여행 서적이 개정출간되었습니다. 프렌즈 오키나와 26~27 최신판을 통해 오키나와로 떠나기 전 알아야 할 모든 정보를 얻어보세요. 일본은 아무리 많이 가본 분들에게도 오키나와는 낯선 부분이 있습니다. 감춰진 부분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프렌즈 오키나와와 함께 성공적인 오키나와 여행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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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 - 조선 선비들이 남긴 사랑과 상실의 애도문 44편 AcornLoft
신정일 지음 / 에이콘온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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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울고 싶은 날엔 신파 감성의 작품을 찾곤 합니다. 누군가 펑펑 우는 모습을 보면 괜히 나도 따라 울게 됩니다. 슬픈 날엔 더 슬픈 무언가를 찾는 희한한 욕구가 있습니다.

 

세상 가장 슬픈 모습은 어떤 장면일까요? 펑펑 눈물을 쏟아내고 있는 영화 속 장면일까요? 슬픔을 극대화한 최루성 연기도 눈물을 자아내긴 하지만 정말 큰 슬픔은 속울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차마 토해내지 못해 속으로 삼킨 슬픔은 설명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을 남깁니다.

 

신정일 선생님이 출간하신 신간,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 는 조선 선비들이 남긴 44편의 애도문을 엮어 출간한 독특한 책입니다. 엄격하고 무거웠던 조선 시대, 그 시대를 선비로 살았던 이들에게도 슬픔이 빗겨날리는 없습니다. 그들에게도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찾아왔을 것이고,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그 슬픔을 받아내야 했을 것입니다.

 

슬픔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을 것입니다. 자녀를 잃은 슬픔이 있을 것이고, 배우자를 잃은 슬픔이 있을 것이고, 형제 자매나 부모를 잃은 슬픔도 있을 것입니다. 친구와 스승을 잃은 슬픔도 있겠죠. 이 책은 조선 선비들이 마주한 다양한 슬픔의 사례를 구분하여 챕터 별로 수록해 놓았습니다.

 

단연 가장 큰 슬픔은 자녀를 잃은 슬픔일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정약용 선생이 막내아들을 잃고 쓴 추도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슬플 것이라고 예상하며 읽어도, 이 책을 통해 마주한 정약용 선생의 추도문은 제 생각을 묘하게 비틀었습니다. 저는 조선 시대 선비는 고고한 학과 같아서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며,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어른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란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약용 선생은 막내아들의 죽음 앞에서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낫다느니, 어째서 나는 살고 너는 죽었는가 하는 감정을 토해냅니다. 심지어 서럽기 그지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얼굴이 잊히지 않아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고백합니다. 아들의 모습과 어린시절 추억을 회상하기도 합니다.

 

너무 현대의 아버지 같지 않습니까? 우리와 다를바 없는 조선 시대 선비의 모습에 조금은 당혹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 책은 시대를 넘어 조선과 현대를 연결합니다. 그 연결고리는 감정입니다. 그때의 사람이나 지금의 우리나 동일한 감정을 느낀다는 점을 보여주며 멀게만 느껴졌던 과거의 인물을 우리 옆으로 가까이 붙여 놓습니다.

 

단순히 글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시작될 때마다 당시의 상황과 인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것도 좋았고, 한문으로 된 원문까지 수록해 최대한 왜곡 없는 사실을 전달하려고 한 점도 놀라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딱 잘라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듭니다. 스마트폰도, TV도 없던 시대에 살던 조상님들도 사실 우리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인간이었고, 아버지였고, 동생이었습니다.

 

시대를 연결하는 놀라운 책,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 를 꼭 읽어보세요. 슬픔의 감정을 느껴보려 읽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시중의 역사서보다 더 깊은 역사적 연결고리를 알게 해준 고마운 책입니다.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 를 읽으며 조선 시대 선비의 슬픔의 언어와 진짜 얼굴을 마주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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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넘어뜨린 나에게 - 차마 죽지 못해 써 내려간 인생 반성문
고현정 지음 / 에픽스토리미디어퍼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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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헤어나오기 힘든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특히 밤에 그러합니다.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끌려들어가다 마침내 삶을 포기하고만 싶던 순간들. 이 어두운 밤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을 없애버렸을까요?

 

고현정 작가님의 신간, 나를 넘어뜨린 나에게 는 절망 속에 빠져 있던 한 사람의 밤에서 시작합니다. 혼자의 힘으로 도저히 빠져 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에서 저자는 허지웅 평론가가 쓴 책의 한 문구를 기억해 냅니다. "그 밤은 여지껏 많은 사람들을 삼켜왔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한 사람은 결코 집어삼킬 수 없다. 이건 나와 여러분 사이의 약속이다. 그러니까, 살아라."

 

문득 떠올려진 이 약속으로 저자는 깊은 밤을 헤쳐 나왔고 다음 날의 햇살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어둠을 밝히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질 수많은 어둠 속에서 한 권씩 책을 꺼내 들며 자신을 일으켜 세웁니다.

 

이 책 나를 넘어뜨린 나에게 에는 한 챕터마다 한 권씩 저자를 일어나게 한 책 속 문장을 소개합니다. 평범하게 진행되는 저자의 삶 속에서 한 권의 책, 하나의 문장은 스스로 망가뜨린 삶의 궤적을 바로 잡는 나침반 역할을 해줍니다.

 

우리가 길을 잃을 때마다 누군가 나타나 올바른 방향을 알려준다면 얼마나 위안이 될까요? 마음에 품은 책은 고비마다 우리에게 커다란 힘이 되어줍니다. 책이 주는 위로를 경험해 보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자신의 삶에 책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살펴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마음에 책을 품은 삶은 좋은 벗과 24시간 함께 하는 것과 같습니다. 혼자 걷는 길은 비틀거릴 지라도, 함께 걷는 길은 흔들림이 없을 것입니다.

 

저자는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을 인용하며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이며, 다리는 건너가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되새깁니다. 삶은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강을 만났을 때 빠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리를 만났을 때 뛰어내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 대한 해석이 잘못된 것입니다. 의미를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삶을 새롭게 재해석해야 합니다. 책을 통해 나보다 먼저 어둠을 헤쳐간 선배들은 어떻게 절망을 이겨냈는 가를 살펴보고, 나에게 이미 벌어진 사건에 대해 좀더 나를 위한 해석을 더해가야겠습니다.

 

절망의 밤에서 시작한 저자의 삶이 책의 후반부에 드라마틱하게 새로운 삶으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책 속 문장을 통해 오늘의 삶을 나를 위해 해석하고 받아들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런 행위가 나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요. 책의 제목처럼 이전까진 나를 넘어뜨리는 것이 나였는데, 이제 더이상 내가 나를 넘어뜨리지 못하도록 나에게 새로운 관점이 생겼고 나의 하루는 그렇게 내가 해석해 가게 됩니다.

 

스스로 만든 어둠에 갇힌 모든 분들께 이 책, 나를 넘어뜨린 나에게 를 추천해 드립니다. 마음에 한 권의 책을 품고 당당하게 내일 아침을 맞이하세요. 우리는 새로운 내일을 살 수 있습니다. 힘을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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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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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최근 한국의 청년 사이에 다자이 오사무가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우리와 다른 나라, 다른 시대를 살았던, 어찌보면 별 상관없는 이의 인생이 왜 다시금 우리를 사유하게 하는 걸까요? 다자이 오사무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기에 청년의 삶만을 살았습니다. 그가 치열하게 고민했던 청춘은, 그와 같이 삶의 절벽 앞에 서있는 우리 청춘들에게 설명할 수 없는 공감의 언어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막상 다자이 오사무를 읽어보자니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양부터 읽어야 할지, 뭔가 그럴싸한 인격실격부터 읽어야 할지, 또 읽는다고 해서 내가 그 내용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도 의심이 듭니다.

 

번역가이자 북 큐레이터인 박예진 선생님께서 이번에 다자이 오사무의 글을 엮어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이 책에는 사양, 인간실격, 여학생 등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을 비롯한 열두 작품에서 엄선된 문장을 뽑아 기록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 특정 문장에 하이라이트를 하며 읽는 분들은 이 책에 이미 선정된 문장을 골라 보시는 것이 편안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책을 읽으며 책의 구성에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왜 저자의 직업이 북 큐레이터로 소개되는 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좋은 문장만을 발췌해 전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예술 작품을 소개하듯 저자가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해 주고, 줄거리 흐름에 맞게 주요 문장을 보여주며 독자의 집중도를 끌어올립니다. 이때 원문이 함께 제공되는 것도 좋았습니다. 번역가의 손이 탄 문장도 의미가 있지만, 아무래도 정말 소장하고 싶은 문장은 다자이 오사무가 써내려 간 글 자체일 테니까요.

 

마치 박물관에서 작품 설명을 듣듯 책 소개를 듣고 의미있는 문장을 정리해가다보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리된 영상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모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란 저에게 너무도 힘든, 어떤 면에선 불가능해보이기까지 한 작업인데 이 책을 통해 그의 사상과 생각, 주제의식에 대해 너무 쉽고 명쾌하게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삶은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늘 외로워 했고, 또 괴로워 했습니다. 이 책의 부제가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인데 부제가 설명하듯 그는 늘 살아 있음을 슬퍼했고, 그럼에도 살아내기 위해 고독을 건너곤 했습니다.

 

제가 실제로 읽어본 다자이 오사무의 책은 인간실격 한 권 뿐이었습니다. 이 책이 너무 좋아 소장하며 읽었는데도 정작 다자이 오사무의 다른 작품을 읽을 엄두는 나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다자이 오사무의 다른 작품을 읽으며 내가 막연히 만들어 놨던 다자이 오사무와는 조금 다른 면의 그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 실격을 읽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다자이 오사무라고 가정하고 읽어도 큰 무리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여학생처럼 화자가 전혀 다른 그의 작품은 제가 생각했던 다자이 오사무의 세계관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물론 작품의 느김은 달라지지만, 이 책의 설명을 들으며 문장을 읽으니 결국 여학생 같은 작품에서도 다자이 오사무 특유의 감성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가족과 세상의 기대감과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의 갈등, 방황, 그리고 뒤따르는 고독, 왜 우리가 지금 다시 다자이 오사무를 찾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참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문장의 기억 시리즈를 더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도 읽어봐야겠어요. 궁금했지만 혼자서는 읽을 엄두가 나질 않았거든요.

 

좋은 북 큐레이터와 함께 위대한 문장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분들께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을 추천해 드립니다. 혼자 읽으면 포기하게 되지만 좋은 가이드와 함께라면 낯선 곳도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고독하고 외로운 다자이 오사무의 감정을 완전히 이해하고 느끼게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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