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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비비어의 결혼
존 비비어 지음, 유정희 옮김 / 두란노 / 2015년 4월
평점 :
유명한 저자들은 많지만, 그 저자의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화 된 저자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면에서 존비비어는 참 특별합니다. 출판사와 관계 없이 존비비어가 내는 모든 책은 동일한 제목을 가집니다.
<존 비비어의 XXX>
존비비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화 된 것입니다. 이것은 존비비어가 얼마나 훌륭한 저자인지를 나타내주는 하나의 단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존비비어의 책을 참 많이 읽었는 데,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존 비비어의 순종>과 <존 비비어의 관계>였습니다. 이 두 책은 존비비어가 얼마나 탁월한 저자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훌륭한 책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두 책에 필적하는 훌륭한 책이 또 출간되었습니다. 바로 <존 비비어의 결혼>입니다.
최근 결혼에 관한 참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팀 켈러의 결혼을 말하다>, <부부학교>, <우리 결혼했어요> 등 이미 검증된 귀한 책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또 결혼에 대한 책이 필요한가?' 라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다'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겪는 보통의 신앙생활은 개인적인 연단과 성숙을 통해 열매를 맺지만, 결혼생활은 그와는 사뭇 다릅니다.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철저히 관계적인 문제이며, 쌍방간에 합의되고 훈련되어질 부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나에 대해서도 깊이 알아야 하지만, 상대방에 대해서, 특히 이성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를 요구합니다.
이 책은 존비비어 단독 저작물이 아닌, 존 비비어 & 리사 비비어 공저라고 되어 있습니다. 비비어 부부가 함께 쓴 책입니다. 케리 슉 & 크리스 슉 등 부부사역자가 함께 책을 쓰는 경우는 그동안 종종 있었지만, 이 책은 그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 책이 결혼에 대한 책이며, 이성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 쪽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책이 아닌, 부부가 서로의 입장을 말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며, 부부가 함께 결혼에 관한 책을 써 나갔다는 사실만으로도 결혼에 대해 가장 객관적이고 신뢰성있게 쓰여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결혼은 너희가 아닌 하나님의 작품이다. 그 세부사항 하나하나에까지 그분의 영이 깃들어 있다"라는 말라기서 말씀을 메시지 역본으로 실어 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이것입니다. 결혼은 우리의 작품이 아니라, 하나님의 작품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부부끼리 합의해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살아가는 것을 훌륭한 결혼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결혼은 부부가 이루어가는 둘만의 작품이 아닌, 태초부터 하나님이 계획하신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인간이 가진 많은 제도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아래 인간이 만든 것들이지만, 결혼과 예배 이 두가지는 조금 특별합니다. 바로 하나님이 직접 만드신 제도라는 것입니다. 결혼식장에서 신부 아버지가 신부를 데리고 들어가 신랑에게 넘겨주는 것은 창세기에 하나님이 하와를 아담에게 데려다 주는 것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결혼이란 하나님이 직접 기획하고 만드신 하나님의 작품인 것입니다.
우리의 결혼에도 그분의 계획이 숨어 있습니다. 그분의 계획을 알지 못하고 우리의 계획만을 추구한다면 그 결혼은 결혼의 본질을 놓친 것입니다. 비비어 부부는 이 책에서 우리 결혼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이해하고, 그 계획을 성취하는 방향성을 놓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온전하신 하나님의 비전을 향하여 함께 걸어가되 그 걸음걸음마다 자기 희생이 있어야 하고, 나의 회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혼은 1+1의 윈윈전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자신을 희생하듯, 나 역시 나를 희생해야 합니다. 희생없는 결혼은 판타지입니다.
특별히 비비어 부부는 회개를 강조합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죄가, 부부 사이 역시 가로막는 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가 문제를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죄인임을 인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회개를 통해 결혼생활을 이어가야 합니다. 에베소서 말씀대로 남편은 아내를 사심없이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을 항상 지지해주어야 합니다. 우리의 생각과 판단이 어떠하든 말입니다.
또한 이 책은 부부생활을 훈련에 비유합니다. 결심과 결단으로 성공에 이르는 부부생활이 절대 아니라, 함께 훈련함으로 완성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부부가 함께 거룩한 연합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내어 훈련에 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부부를 통해 시작된 가정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복을 흘려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렇듯 이 책은 결혼에 대한 책이지만, 동시에 이성에 대한 책이며, 동시에 훈련에 대한 책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남편은 이렇고 아내는 이렇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죄인이란 무엇이며, 가정의 주인은 누구인지에 대해 논합니다.
결혼은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우리가 순종하는 결혼생활을 하는 만큼, 하나님의 나라는 확장될 것입니다.
이 책 <존 비비어의 결혼>을 통해서, 내가 받은 그 사랑을 흘려보내는 귀한 결혼생활을 하게 되기를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