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얹힌 거야 - 담도암이 가르쳐 준 불행의 소화법
황영준 지음 / 위시라이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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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 누군가의 남편, 아빠, 그렇게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살아가던 이에게 어느 날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선고가 떨어집니다. 암! 이 황당한 판결 앞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요?

 

황영준 저자는 담도암을 겪으며 느꼈던 자신의 생각과 상황들을 마음이 얹힌 거야 라는 제목의 에세이로 펼쳐냈습니다.

 

책의 초반부는 그야말로 당혹감과 분노, 자책과 가족에 대한 고마움이 뒤섞이 혼란한 장입니다.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신을 원망하기도 하고, 가족력을 돌아보며 대비하지 않았던 자신의 게으름을 탓하기도 하고, 끝까지 자신을 지켜주는 아내에 대한 감사함이 들기도 하며 폭풍우 같은 감정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전문 작가의 글처럼 잘 정돈되고 편집된 글이 아니라 그저 순간순간의 감정과 생각들을 솔직하게 토해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책보다도 암 환자의 초기 상태를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미사여구로 포장하지 않고 저자의 느끼는 바를 그대로 기술한다는 데 있습니다. 신에 대한 서운함과 나름의 밀당, 환자의 눈에 비친 주변 모습들이 고스란히 표현되어지기 때문에 암 환자를 대할 때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 지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동안 걱정한답시고 던졌던 위로와 조언의 말들이 환자 입장에선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에 대해 깊이 돌아볼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독자들이 각자의 이유로 이 책을 선택해 읽듯이 저자도 다양한 책들을 읽어나갑니다. 그리고 생각하고, 돌아보고, 사유합니다.

 

생각과 사유 뿐 아니라 저자는 걸으며 또 만나며 계속해서 자신의 한계를 확장시켜 나갑니다. 직장생활도 잘 했고, 가정에도 충실했고, 이전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았던 저자였지만 고통을 겪으며 그릇 자체가 확장되어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죽음을 묵상하고 적용해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본의 아니게 죽음의 위협을 체감한 자라야 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죽음과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내일의 이별을 위해 오늘을 아름답게 장식해야 함을 마음에 새깁니다.

 

많은 생각과 감정이 담긴 책이지만 그렇다고 정서적인 부분만을 그리고 있는 책은 아닙니다. 실제 암 환자가 어떤 과정을 겪으며 투병하고 치료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중간중간 충실하게 기록되어져 있습니다.

 

한 사람의 숨가쁜 투병시기를 함께 따라가고 읽어가며 가장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암이라는 병을 떠나 가족의 소중함과 놓치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주변에 갑작스런 병으로 충격을 받은 지인이 있거나, 본인에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쳐 혼란스러운 분들께 이 책, 마음이 얹힌 거야를 추천드립니다. 어떤 마음으로, 또 어떤 자세로 복잡한 상황들을 지나왔는지 미리 살펴보고, 조금 더 현명하고 담백한 마음으로 나를 채워가시길 바랍니다. 새해엔 모두 건강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승승장구하시길 기도합니다.






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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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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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가장 위대한 문호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 모음집이 출간되었습니다. 우리는 헤르만 헤세를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 와 같은 소설의 저자로만 알고 있지만, 헤르만 헤세는 살아 생전 많은 에세이와 짧은 글들을 남겼습니다. 이번에 개정출간된 삶을 견디는 기쁨은 헤르만 헤세의 토막글 48편을 모아 출간한 것입니다. 장편소설은 아니지만, 오히려 이 짧은 글을 통해 우리는 그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헤르만 헤세의 가장 깊은 내면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헤르만 헤세는 정신병과 심리적인 문제로 괴로워했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마음의 갈등은 살아생전 그토록 그를 괴롭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때 남긴 그의 글들은 동일한 아픔을 겪고 있는 수많은 독자들을 위로했습니다. 심지어 그 시대 뿐 아니라, 시대를 넘어 불멸의 위로로써 지금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치유해가고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기쁨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헤세와 같은 위대한 문호가 마음의 평안을 느끼고 희열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작품을 완성했을 때일까요? 사람들의 환호를 받고 영웅으로 칭송받을 때일까요? 헤세는 그림을 보는 일, 책을 읽는 일, 한 그루의 나무와 한 뼘의 하늘을 바라보는 일에서 행복을 찾습니다. 이것들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들이 아닙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행복은 조금만 눈길을 돌려보면 하루 종일 우리 곁에 있는 것들이고, 그 행복을 얻는 데 필요한 유일한 것은 주변과 나 자신에 대한 관찰 뿐 입니다. 에세이 속 대문호는 그렇게 삶 속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삶을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그런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도 헤세와 같이 변화될 수 있을까요? 헤세는 그 질문에 대해 당연히 그렇다고 단언합니다. 지옥으로부터 탈출하라, 그것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시작이 있으면 최상의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라고 독자들을 위로합니다.

 

헤세 본인 역시 그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마음의 지옥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헤세는 그 지옥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고, 불가능해보이는 일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무엇이 있으면요? 바로 시작입니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시작 그 자체가 있어야 합니다.

 

최근 많은 독자들이 웹소설에 푹 빠져 있습니다. 퀄리티 높은 웹소설도 많이 있지만, 최근의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웹소설들은 대개 사이다를 터뜨리며 주인공의 압도적인 능력으로 쾌감만을 전달해주는 이야기 구성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헤르만 헤세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고통은 곧 우리의 삶이며, 기쁨이라는 감정과 삶에서 경험하게 되는 가치들은 오직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서만 체험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위로를 받으려고 펼쳐든 책에서 영 듣기 불편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여타 책에서 들은 성공 스토리보다,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한줄기 빛을 찾아 헤맨 헤세의 글이 더 큰 위로와 공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본능에 충실한 삶과 내가 의식적으로 변화해 살고자 하는 삶 사이에는 커다란 괴리가 있습니다. 헤세가 전해주는 놀라운 삶의 비법을 전하며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헤세는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이 괴리를 좁힐 수는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 괴리 사이를 기꺼이 뛰어다니는 것입니다. 그것이라면 수백번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용기만 있다면요.

 

아주 약간의 용기만 낼 수 있다면 우리는 성장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작은 한 걸음의 시작만 있다면 우리는 인생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통 없는 성장은 없고, 고난 없는 행복은 없다고 단언하는 불편한 책, 헤르만 헤세의 삶을 견디는 기쁨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인생의 참된 방향을 되새겨보시길 바랍니다.

 

빠르고 높은 길만 바라고 좇아오시지 않았습니까? 그 누구보다 밑바닥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한 헤르만 헤세의 괴로운 발버둥을 함께 경험하시고, 동굴을 뚫고 빛을 향해 나아갈 마음의 근력을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헤매고 방황하는 모든 청춘들에게, 헤세의 삶을 견디는 기쁨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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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 - 곤고한 날에는 이 책을 본다
김병종 지음 / 너와숲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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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한 권의 책으로 큰 위로를 받기도 하고, 한 권의 책으로 인해 나아가는 방향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한 권의 책이 가진 힘은 강력합니다. 누군가의 몸과 마음을 어루 만져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병종 교수님이 쓰신 책, 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은 교수님이 읽으셨던 책 중에 특별한 감정을 안겨다 주었던 책들을 모아 그에 대한 교수님의 설명을 전해주시는 책입니다. 서평 모음집 같기도 하고, 인생 가이드북 같기도 한 이 책은, 쏟아지는 책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꼭 읽어보아야 할 단비같은 양서들을 담백하게 정리해 전해줍니다.

 

전 한 때 브래넌 매닝의 책에 푹 빠져 지낸 적이 있습니다. 은혜에 대해 이보다 절절하게 전해주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고, 브래넌 매닝의 모든 책을 구입해 읽었습니다. 그 후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이 책에서 브래넌 매닝의 회고록인 모든 것이 은혜다 라는 책을 소개해주는 페이지를 읽으며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났습니다.

 

은혜를 경험하면 이제 벌떡벌떡 일어서야 하는데, 계속해서 넘어지는 은혜 입은 자. 그런데 계속해서 넘어지면서도 부끄러움이 없는 지 오히려 더 은혜를 고백하고 다니는 자. 어쩌면 우리가 그동안 오해하고 있었던 간증의 가짜 모습을 걷어내고, 진짜 은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실패자들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이렇게 해서 이겼다 그러니 당신들도 이렇게 하라는 것은 결국 예수님이 아닌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며 나를 따르게 하는 것이고 예수님은 그저 주인공의 성공을 돕는 조연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내가 계속 실패했다, 내가 계속 중독을 앓고 있다, 그래서 예수님이 필요한 사람인데 예수님이 이런 나도 버리지 않으셨다는 고백에서 우리는 비로소 예수님이 주인공이 되시는 간증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실패한 이들이 잘난 간증 앞에 오히려 위축되지 않고, 나같은 이도 부르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넘어짐이 은혜고, 우리의 삶에 은혜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이미 읽은 책에 대한 교수님의 주석을 읽는 것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잊고 있던 감정과 생각들이 되살아나기도 했고, 미처 생각지 못한 또다른 관점과 발상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새로운 위로와 도전에 대한 호기심도 생겼습니다. 먼저 교수님의 서평과 같은 글을 읽은 후 책을 읽어나가면 나 스스로 읽었을 때는 헛다리 짚을 수도 있었던 독서가, 분명하게 핵심을 찔러 쪼개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세계 수많은 시대를 지나며 각자의 영역에서 하나님이 만지시고 이루신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많은 영성가와 작가들이 자신이 만난 하나님을 기록하고 나누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이 책, 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어루만지시고 변화시키시며 자신을 드러내신 순간 순간의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풍성하고 다채로운 하나님이 궁금하시지 않습니까?

 

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을 통해 모든 상황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해보세요. 이때는 이런 방식으로, 이런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이런 지성을 가진 사람에게는 이런 설명으로 자신을 알리신 하나님을 만나며, 우리의 모든 삶에 펼쳐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하게 될 것입니다. 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을 통해 더 풍성한 독서를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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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진짜학습지 회화편 - 하루 10분! 영어가 저절로 외워지는 새로운 공부 습관
이시원.시원스쿨 영어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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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영어로 좀 능숙하게 대화를 하고 싶다, 여행가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회화에 익숙해지고 싶다 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이제 곧 새해가 시작되는데 여지 없이 영어 회화 정복을 새해 계획에 밀어넣고, 올해는 반드시 영어 회화를 끝장내겠다고 이를 갈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번에 시원스쿨 영어연구소에서 이런 분들의 필요를 완벽히 채워줄 놀라운 기획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이 책의 정체성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영어 진짜학습지 회화편이 바로 그것입니다.

 

책의 제목에 학습지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어 당황한 분들이 계실 겁니다. 이 책은 책이면서 동시에 학습지입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책을 처음 구입하고 펼쳐보면 그 거대한 크기에 사뭇 놀라게 됩니다. 그런데 책을 꺼내어 내용물을 살펴보면 각각의 주제별로 페이지가 나뉘어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어린 시절 데일리로 해결해야 했던 방문 학습지 교재처럼, 한 장 내지는 두 장 정도로 책이 모두 분권되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서점에서 제일 큰 책이면서 동시에 내 가방 안에서 가장 작은 책입니다. 책 자체의 판형과 볼륨감은 어마어마하지만, 각각의 페이지들이 한 장씩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그날 공부할 분량만 한 두 장 꺼내어 들고 다닐 수 있도록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평소 가방이 무거워 고민이었던 남자분들부터, 백팩이나 큰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 여성분들까지 모두 환영할만한 참 좋은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책의 제목도 참 심플합니다. 영어 진짜학습지 회화편. 제목에 어떤 미사여부도 붙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영어에 대한 진짜학습지이며, 회화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총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회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들, 즉 기초 문법과 기초 발음, 이어지는 본격적인 회화의 내용으로 구성되어집니다. 기초 문법은 20일 간, 기초 발음도 20일 간, 회화는 40일 간 진행되기 때문에 총 80일 동안 매일 10분의 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라도 회화의 모든 것을 정리해갈 수 있습니다. 문법 및 발음 파트와 회화 파트를 크로스하며 진행한다면 40일만에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동안 회화 공부를 어떻게 하셨습니까? 하우 알 유? 아임 파인 땡큐 등 상황에 맞는 스크립트를 달달 외우셨습니까? 이 책은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회화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도 꼼꼼하게 설명해줍니다.

 

egg와 eat를 읽지 못하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단어에서 e의 발음이 다르게 발현된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얼마 전 블랙 커피를 주문하는 데 미국인 서버가 한국인의 블랙 커피 발음을 알아듣지 못해 곤란해하는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실전 회화를 할 때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책에선 short vowel과 long vowel이 어떻게 다른지, 각각의 입모양을 사진 자료를 통해 눈으로 보여주고, 음성 파일을 통해 귀로 확인시켜줍니다. 또한 그 발음을 낼 때 어디에 강세를 주어야 하며 입모양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힘은 주어야 하는지 빼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까지 디테일하게 소개해줍니다.

 

내가 내지 못하는 발음은 들리지 않는 법입니다. 내가 직접 소리내어 말할 수 있다면, 실제 리스닝에서도 발음의 차이를 구별해낼 수 있습니다.

 

발음과 소리 훈련을 시켜주며, 계속해서 점검하게 만드는 회화 책은 처음 보았습니다. 단순히 상황 설정을 해놓고 스크립트만 던져주는 책이 아니라, 정말 원어민들이 언어를 배우듯 가장 작은 부분부터 함께 시작해나가는 참 고마운 책입니다.

 

기초 발음과 기초 문법의 과정이 모두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회화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이 책에 수록된 대화 내용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읽으면서 특별히 독해가 필요한 문장도 없었으며, 따로 체크해두어야겠다고 느낄만한 어려운 어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초 발음을 공부한 후 직접 말해보는 문장들은 아무리 심플한 것이라도 그 느낌이 달랐습니다. 말맛이 조금씩 느껴졌고, 간단한 문장이라도 실제 네이티브처럼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원어민들은 어려운 어휘나 문장을 사용하지 않고 대화하는데, 그동안 우리가 공부했던 회화 책들은 지나치게 난이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더 어려운 문장을 제공해야 독자들이 공부한다는 느낌을 받게될 테니까요.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답게 말하게 하는 데 모든 커리큘럼이 맞춰져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책의 크기에 놀라신 분들이라도 부담없이 이 책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페이지마다 분권되어져 있기 때문에 들고 다니는 데도 무리가 없고, 데일리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책이 제시하는 만큼 학습 커리큘럼을 짜기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쓸데없는 것들을 생략하고 정말 필요했던 발음과 회화 문법에 대한 부분들을 조목조목 짚어주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새해에는 기필코 회화를 정복하겠다고 다짐한 분들께 이 책, 영어 진짜학습지 회화편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단언컨대 이 책 한 권을 정복하고 나면 그 어떤 해보다도 보람있고 뿌듯하게 새해를 장식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능숙한 회화로 나아가는 데 이 책이 가장 효과적인 길을 제시해줄 것입니다. 영어 진짜학습지 회화편을 통해 올해는 기필코 이 지루한 싸움을 끝냅시다. 영어 진짜학습지 회화편을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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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헤매는 마음
임승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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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간 방송작가로 일한 임승주 작가님께서 기꺼이 헤매는 마음 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작가님께서 평소에 품으셨던 사유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한 사람의 글을 읽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입니다. 내가 아닌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글이 참 잘 써진 글이라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다른 시선을 경험한다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저자가 처음 방송 작가를 하기로 마음 먹고 아카데미를 다녔을 때의 일입니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을 것이고, 설명하기 힘든 사명감 같은 게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 다큐멘터리 대본 수업을 듣던 중 강사의 손에 이끌려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 스크린 쿼터 시위를 했던 에피소드가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답니다. 자신이 기대했던 수업의 내용도 있었을 것이고, 이 수업을 통해 어떤 부분에 대해서 인정받고자 했던 욕구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수업과 무관하게 끌려나와 길바닥에서 시간을 보냈고, 이 것을 수업과 연관시켜 교육의 재료로 사용했으면 좋았겠다 싶었지만 뒷풀이 막걸리 몇 잔으로 그 시간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실망감에 2차를 가지 않고 빠져 나온 수강생 시절의 저자.

 

그런데 지나고보니 아카데미 시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그 광화문 현장이었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교육적으로 저자에게 도움이 되어서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다큐멘터리는 현장에서 시작되며 반드시 배울만한 것으로 부터만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글 안에 갇힌 학생의 저자가, 글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작가의 첫걸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도 이 책을 읽어나갈 귀중한 인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발견하면 성공, 그런 걸 발견하지 못하면 실패로 낙인찍는 독서가 아니라, 그저 이런 인생도 있구나,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이런 사람도 있네 라는 시선으로 책을 읽어나간다면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자양분이 되어줄, 혹은 나중에 누군가에게 말할 이야깃거리라도 되어줄 것이라는 겁니다.

 

저렇게 살아야지 처럼 타산지석이 되거나,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반면교사가 되거나, 그도 아니면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직시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나와 다른 캐릭터는 유의미하다고 고백한 저자의 태도가 흥미로웠습니다. 더없이 세상에 초연한 사람 같으면서도 동시에 누구보다 세상에 밀착해있는 모습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책에는 저자의 투병에 대한 이야기도 스쳐지나갑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뒤흔들만한 큰 일이고, 그것에 관해 글을 써도 책이 몇 권은 나올만한 상황이지만, 이 책에선 마치 남 이야기하듯 훑고 지나갑니다. 실제로 저자가 느낀 감정은 알 수 없지만, 그저 수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일 뿐인 것처럼, 어떤 사람을 만났고, 어디에 갔고, 무엇을 하려다 말았다와 같은 하나의 지나가는 사건처럼 그저 관찰되어집니다.

 

내 감정과 내 주변을 응시하는 일, 바라보는 힘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제 삶도 저자처럼 지켜본다면 어떤 글들이 탄생할까요? 별로 기록할만한 것이 없는 오늘 하루를 굳이 직시하고 기록을 남긴다면 내 안에서 어떤 것들이 튀어 오르고, 어떤 것들이 제거당할지 궁금해졌습니다.

 

나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그저 진솔하게 귀 기울이고 싶은 분들께 이 책, 기꺼이 헤매는 마음을 추천드립니다. 고민하고 위로하고 나아가는 누군가의 삶을 통해 오늘 나의 하루를 새롭게 바라볼 힘을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기꺼이 헤매는 마음을 꼭 읽어보세요.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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