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얹힌 거야 - 담도암이 가르쳐 준 불행의 소화법
황영준 지음 / 위시라이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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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 누군가의 남편, 아빠, 그렇게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살아가던 이에게 어느 날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선고가 떨어집니다. 암! 이 황당한 판결 앞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요?

 

황영준 저자는 담도암을 겪으며 느꼈던 자신의 생각과 상황들을 마음이 얹힌 거야 라는 제목의 에세이로 펼쳐냈습니다.

 

책의 초반부는 그야말로 당혹감과 분노, 자책과 가족에 대한 고마움이 뒤섞이 혼란한 장입니다.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신을 원망하기도 하고, 가족력을 돌아보며 대비하지 않았던 자신의 게으름을 탓하기도 하고, 끝까지 자신을 지켜주는 아내에 대한 감사함이 들기도 하며 폭풍우 같은 감정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전문 작가의 글처럼 잘 정돈되고 편집된 글이 아니라 그저 순간순간의 감정과 생각들을 솔직하게 토해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책보다도 암 환자의 초기 상태를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미사여구로 포장하지 않고 저자의 느끼는 바를 그대로 기술한다는 데 있습니다. 신에 대한 서운함과 나름의 밀당, 환자의 눈에 비친 주변 모습들이 고스란히 표현되어지기 때문에 암 환자를 대할 때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 지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동안 걱정한답시고 던졌던 위로와 조언의 말들이 환자 입장에선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에 대해 깊이 돌아볼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독자들이 각자의 이유로 이 책을 선택해 읽듯이 저자도 다양한 책들을 읽어나갑니다. 그리고 생각하고, 돌아보고, 사유합니다.

 

생각과 사유 뿐 아니라 저자는 걸으며 또 만나며 계속해서 자신의 한계를 확장시켜 나갑니다. 직장생활도 잘 했고, 가정에도 충실했고, 이전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았던 저자였지만 고통을 겪으며 그릇 자체가 확장되어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죽음을 묵상하고 적용해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본의 아니게 죽음의 위협을 체감한 자라야 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죽음과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내일의 이별을 위해 오늘을 아름답게 장식해야 함을 마음에 새깁니다.

 

많은 생각과 감정이 담긴 책이지만 그렇다고 정서적인 부분만을 그리고 있는 책은 아닙니다. 실제 암 환자가 어떤 과정을 겪으며 투병하고 치료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중간중간 충실하게 기록되어져 있습니다.

 

한 사람의 숨가쁜 투병시기를 함께 따라가고 읽어가며 가장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암이라는 병을 떠나 가족의 소중함과 놓치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주변에 갑작스런 병으로 충격을 받은 지인이 있거나, 본인에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쳐 혼란스러운 분들께 이 책, 마음이 얹힌 거야를 추천드립니다. 어떤 마음으로, 또 어떤 자세로 복잡한 상황들을 지나왔는지 미리 살펴보고, 조금 더 현명하고 담백한 마음으로 나를 채워가시길 바랍니다. 새해엔 모두 건강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승승장구하시길 기도합니다.






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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