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라이팅북 - 가장 현실적인 해피엔딩을 위한 100가지 문장 필사, 오만과 편견 * 이성과 감성 * 엠마 * 설득
제인 오스틴 지음, 이재경 옮김 / 유선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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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라이팅북
제인 오스틴 / 유선사

*가장 현실적인 해피엔딩을 위한 100가지 문장 필사

"사실 당신은 저의 좋은 점을 하나도 알지 못해요.
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누가 그런 것을 생각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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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닮은듯 꽃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올 것 같은
너무 예쁜 표지!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라이팅북

1775년 영국에서 태어난 오스틴은
2025년, 탄생 250주년을 맞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작가이다

여성으로서 출판은 물론 글쓰기도 쉽지 않았던 가부장적인 사회

제인 오스틴은 현실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이성적이고 예리한 작품들을 써나갔다

이 책에는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엠마, 설득

이렇게 네 작품의 문장들이 들어있다

초기 판본들에 수록된 그림들도 함께 있어
필사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한글로 되어있는 문장과 함께 영어 원문도 실려 있어
한글과 영어로 함께 필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p52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하겠어요? 다른 이들에게 무관심해지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본질 아닐까요?"
- 오만과 편견

*p188
"제가 그대를 덜 사랑한다면, 그 사랑을 더 많이 표현할 수 있을 텐데요."
- 엠마

제인 오스틴의 정말 유명한 책인
오만과 편견도 제목은 많이 들어 익숙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보지는 못했다

필사를 통해 문장들을 먼저 만나며
그녀의 책이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랑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소설가 정이현 님의 추천사에도 나오듯

제인 오스틴의 문장들은 현실적인 통찰로 가득해
너무도 확실하게 사유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부담없이 제인 오스틴의 문장들을,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책

그렇지만 필사를 하며 한글자 한글자 써나가는동안
문장의 의미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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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골을 찾아서 샘터어린이문고 83
김송순 지음, 클로이 그림 / 샘터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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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골을 찾아서
글 김송순 / 그림 클로이 / 샘터

할아버지의 보물을 찾아 떠난 곳, 바람골
이곳에서 마주한 이상한 사람들과
마을을 가득 울리는 총소리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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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잠만 주무시는 할아버지
그러다 잠이 깨면 바람골로 보물을 찾으러 가신다고 한다

현준이는 할아버지를 위해
할아버지가 바람골에 숨겨놓았다는 보물을 찾기로 한다

아빠와 둘이 버스를 타고 찾아간 덕암

거기서 경운기를 얻어타고 댐이 생기면서 만들어진 호수를 지나
어렵게 어렵게 바람골 근처에 도착한다

할아버지가 그린 지도를 보며 조심스럽게 바람골을 찾는데
아빠가 잠깐 전화를 하는 사이
현준은 혼자서 계곡 위를 올라가 바람골에 도착한다

판타지 가득한 모험 이야기인가 싶었던 이 책은
읽다보니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담고 있었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 서로를 향해 총을 들어야 했던
그 어떤 비극적인 말로도 다 표현되지 않는 6.25전쟁

현준이는 바람골에서 전쟁의 무서움을, 가슴 아픔을
온몸으로 생생하게 겪게된다

자신의 할아버지처럼 나무로 그릇을 만드는 형을 만나고
그 형을 아끼고 사랑하는 더벅머리를 만난다

현준과 더벅머리는 지도 속 보물이 숨겨진 장소를 겨우겨우 찾고
그곳에는 나무로 만든 팔찌와 빚바랜 사진이 있었다

상태가 안좋아져서 병원으로 가신 할아버지

현준은 바람골에서 찾은 사진을 보여 드리고
할아버지는 빙긋이 웃으며 좋아하신다

열일곱살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억지로 쥐어준 총을 적군인지 아군인지도 모른채 쏴야만 했던 아이

현준의 할아버지처럼 그런 비극을 겪어야만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상처를 어찌 다 위로할 수 있을까?

북으로, 남으로 나뉘어져
언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소식도 모르는 가족들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그 마음을
무엇으로 위로할 수 있을까?

그저 하루 빨리 지금의 이런 가슴 아픈 상황들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기만을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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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체가 보고 싶은 날에는
구보 미스미 지음, 이소담 옮김 / 시공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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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체가 보고 싶은 날에는
구보 미스미 / 시공사

"이 아파트는 말하자면, 자살 명소다."

*나오키상 수상 작가, 구보 미스미 신작!

시체가 보고 싶은 아이와 아이를 지키려는 노인,
죽음의 곁을 밝히는 찬란한 우정

"나는 단지 경비원이야.
이제부터 너도 그 일원이 되는 거야."

누가 뭐라고 하든,
살아온 곳도 살아갈 곳만큼
지키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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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보고싶어하는 고등학생 미카게

언니와 단둘이 아주 오래된 단지에 살고 있는데
삶을 포기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살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아빠는 어릴 때 돌아가시고 엄마는 집을 나가버린 후
본인도 돌봄을 받아야 할 언니가 미카게를 보살핀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 알바를 하며 야간학교를 다니는데
천식으로 몸이 약하고 의욕없이 무기력한 모습이다

그런 미카게에게 단지 경비원을 함께 하자며
운동을 하라고 시키기도 하고 채소를 나눠주기도 하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빵과 음료수를 나눠주는 젠지로 할아버지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도 심각한 문제로 자리잡은
학교폭력이라던지 고독사, 자살 문제등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고 생각해보게된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살핀다면
분명 달라질 수도 있는 일일텐데

우리는 너무 주변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나만 생각하고 있는게 아닐까?

*p213
"응, 그렇긴 한데 어른이 되어서도 곤란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을 도와주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

소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미래에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생각도 없었던 미카게는

야간학교 친구들인 무짱과 구라하시와 함께
젠지로 할아버지를 도와 단지 경비원을 하는동안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꿈을 가지게 된다

비록 오래된 단지는 철거되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이사가고
젠지로 할아버지도 나미에 할머니도 세상을 떠나지만

미카게는 젠지로 할아버지와 보낸 시간들을 통해
조금씩 단단해지며 성장했다

너무나 힘든 상황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미카게에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세상속에 있을
수많은 미카게들에게

힘내라고 괜찮다고 따스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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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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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장편소설 / 열린책들

*2023년 공쿠르상 수상작

수도원 지하에 누구도 볼 수 없게 가둬진 피에타
그 조각상에 숨겨진 신비롭고도 가슴 아픈 비밀

우리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유폐하는 겁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왜소증으로 태어난 미모는
아버지의 사망으로 석수장이 알베르토에게 맡겨지게 된다.
어느 날 미모는 알베르토를 따라 이탈리아의 명문가인
오르시니 가문에 일을 하러 갔다가 아름답고 지적인 소녀
비올라를 만나고 심장의 동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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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
이탈리아어로 슬픔, 비탄을 뜻하는 말로
기독교 예술의 주제 중 하나이다

주로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떠안고
비통에 잠긴 모습을 묘사한 것을 말하며 주로 조각작품으로 표현된다

그런 피에타가 누구도 볼 수 없는
수도원 지하에 가둬지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이 책은 삶의 끝자락을 맞이한 천재 조각가 미모와
그의 과거의 삶을 오가며 우리에게
가슴 시리도록 아프고 뜨거운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준다

아직 정제되지 않은 돌, 대리석의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천재적인 능력을 지녔지만 키가 작고 가난한 조각가 미모

명문가의 딸로 남부러울것 없는 환경이지만
그 시대의 여자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자유, 지식, 꿈을 가진 당찬 소녀 비올라

그 둘의 운명같은 만남과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위태위태하지만
영혼의 형제라는 말처럼 죽을때까지 이어진 둘의 관계

깊고도 깊은 우정인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사랑인지
감히 딱 이거야! 라고 딱잡아서 말할 수 없는 미모와 비올라

어린 시절 피에타를 보고
어머니는 슬픈 것 같지 않아 엉터리라며
예수의 팔이 너무 길고 외투 자락이 길어서
진짜가 아니라는 평을 이야기하는 미모

다시는 조각을 할 수 없을것 같았던 수십년후의 미모는
엄청난 지진으로 자신의 소중한 시간들을 간직한
고향 마을과 그의 영혼의 형제 비올라를 잃고 피에타를 완성한다

그리고 그 피에타는 수많은 논란을 일으킨뒤
여기서 저기로 옮겨다니다 결국은 수도원 지하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에 자리잡게 된다

*p213
"늘 너와 나, 미모와 비올라가 있을 거야. 조각하는 미모와 하늘을 나는 비올라가."

*p618
나는 나의 삶을, 겁쟁이와 배신자와 예술가의 삶을 사랑했고, 비올라가 내게 가르쳐 줬듯이 우리는 사랑하는 어떤 것을 돌아보지 않고서는 그것과 이별하지 않는 법이다.

왜소증이라는 신체적인 불편함을 가지고 태어난
천재조각가의 파란만장한 삶을 읽어나가며

전쟁으로, 사상으로 인해 너무나도 불안정했던
그 시절 이탈리아의 시대적인 모습과

시대를 잘못 태어났다는 말로도 다 설명하지 못할
너무나도 지적이고 자유로우며 당당했던 비올라

이런 모든 요소들이 모여 이 책을 더욱 더 시리도록 아프게
아련하게 사무치게 만드는게 아닐까 싶다

나는 우뚝 선 여자다 라는 시를 읽을 땐 나도 모르게 뭉클해지고
더이상 이 정권을 위해 일하지 않겠다는 연설에선 통쾌했다

문장들 하나하나가 참 아름다우면서도
깊이있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녀를 지키다

오래도록 기억속에 남을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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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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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장편소설 / 열린책들

기억과 삶, 상실과 애도, 우연과 순간을 엮어 나가며
드넓은 글쓰기의 열린 가능성으로 향하는
이 시대의 가장 빼어난 소설가
폴 오스터의 마지막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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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의 사전 서평단,
고유번호를 적은 가제본

15번이 적혀있는 책이 너무 특별하게 느껴졌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노교수 사이 바움가트너를 통해
사랑과 상실, 기억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소설 바움가트너

2024년 4월 작가인 폴 오스터가 타계했기에
이 책은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로 남게되었다

소설 속 주인공이자 책 제목인 바움가트너,

정원사 라는 뜻의 독일어인데
바움은 독일어로 나무라는 뜻이라고 한다

나무가 탄탄한 뿌리로부터 수많은 가지로 뻗어나가듯
책 속에서는 바움가트너의 기억을 되돌아보며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쭉 이어진다

아내와 만나 뜨겁게 사랑했던 시간들,
갑자기 찾아온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
아내가 써놓은 시와 글들을 돌아보기도 하고
자신의 부모님과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그 중간중간 현재 자신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p67
바움가트너는 지금도 느끼고 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고, 지금도 살고 싶어 하지만 그의 가장 깊은 부분은 죽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10년전 파도를 타다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이후 힘든 시간을 보내는 바움가트너

아내가 남겨놓은 글들을 통해서
지난 기억들을 돌아보게 되는데

문장들이 참 철학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p199
사실이라고 여겨지는 게 진실인지 진실이 아닌지 확실치 않을 때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그러나 아내의 발표되지 않은 글들을 살펴보고 싶다는
아내를 닮은 나이 어린 학생에게 편지를 받은 그는

그 학생을 맞이하기위해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며
활기차게 매일을 보내기 시작한다

마지막 부분도 충격적이게 느껴질만큼 인상적이었는데
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사고가 나고 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마의 상처에서 피를 흘리며
도움을 찾아 길을 떠나는 장면으로
바움가트너 모험담의 마지막 장이 시작되고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난다

옮긴이의 글에서 여러 소설로 이루어진
한 편의 소설 같은 느낌이라고 했는데

책을 읽다보면 노년기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글을 통해 과거의 기억들을 회상하고 들려주기에
한 사람의 인생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들은 영원히 사라진 반면
우연히 마주친 덧없는 순간들은 기억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지

작가님의 문장들을 통해 조용히 내 삶을 되돌아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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