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을 읽다 - 감각적 이미지로 펼치는 그림 같은 시 읽다 시리즈
전국국어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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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정지용

삼동내- 얼었다 나온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대누.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대누.

해바른 봄날 한종일 두고
모래톱에서 나 홀로 놀자.


<인동차> 정지용

노주인의 장벽* 에 *사람의 장
무시로 인동 삼긴 물이 내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
도로 피어 붉고,

구석에 그늘지어
무가 순 돋아 파릇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사리다가
바깥 풍설 소리에 잠착하다.

산중에 책력*도 없이 * 달력
삼동*이 하이얗다. * 겨울 석달

* <종달새>의 화자는 어린 소년👦, <인동차>는 노인이다.

겨울 지난 봄에 종달새가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놀려대듯 지저귄다 고 느끼는 소년에 비해,

노인은 참을 인에 겨울 동, 인동차 맛을 아는 나이에, 겨울을 이겨 내고 있다. 불, 순무, 차의 김이 보이는 듯하다. 지난 삶을 돌아보며 봄을 기다리는 여유가 느껴진다.

1902년에 태어나, 193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 정지용,
그는 1950년 납북된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
납북 되어 평양의 감옥에 갇혀 있다라든가, 인민군과 가다가 미군 폭격으로 죽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1988년 해금 조치로 다시 문학사에서 그의 시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정지용, 박목월, 나태주>
정지용은 <문장> 시 부문 추천위원으로 1939년 박목월을 등단하고,
박목월은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나태주를 등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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