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에 가면 거대함 화폭의 그림과 꿈꾸던 수많은 명화들에 둘러싸여 어쩔줄 모르게 된다. 나처럼 이집트 미라의 저주에 걸린 듯 이집트관에서 나갈 수 없어 관리인에게 ˝exit?˝ 묻고 가도 다시 미라 관 앞으로 계속 돌아왔던 황당한 기억이 생각난다.이렇게 멋진 미술품 속 주인공이 밤에 속삭이거나 나와서 돌아다닌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다. 노년의 재무부 장관이 낯선 여인과 밤에 루브르를 탐험하는 이야기가 황홀하게 느껴지는 건, 아름다움을 동경하고 상상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결말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바토의 <시테라 섬으로의 순례> 그림이 커지더니 그림 속으로 여행을 떠나며 그 이후는 독자의 상상에 맡기듯 그림 책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