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아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운 말은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집안의 가장으로서 열한 식구를 다스렸다. 한 명의 부인.
세 명의 아들, 세 명의 며느리, 네 명의 손주가 그의 휘하에서 지냈다.
- P7

마감이 있는 삶과 마감이 없는 삶으로 인간계를 나눈다면 서른 살의 이슬아는 전자의 삶을 성실히 수행한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 P17

이렇게 된 이상 지금이라도 종교인의 정체성을 추가하여 기대수명을 메꾸는 수밖에 없지 않나. 그는 문득 비구니 스님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 P18

"걸으면서 심호흡도 하고……… 그렇게 차분히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책상 앞에 돌아오면 딱・・・・・ 이런 생각이 들 거야."
슬아가 묻는다.
"어떤 생각?"
웅이가 대답한다.
"씨바, 그냥 아까 쓸걸."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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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활짝 필 때면 못가에 핀 벚꽃과 수면에 비친 벚꽃이 이중으로 보여 아름다웠다. ‘거울 벚꽃‘이라고 불렸다.
- P14

미래는 불확실했으나 잠을 자면 아침이 오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 P35

시간의 흐름은 사람의 마음에 깃든 불안이며 작은 희망을 살펴주지 않는다. 
- P36

이제는 아니다. 길이 다르다. 똑같이 세간의 시선을 꺼려야 하는 처지가 되어 거리는 좁아졌을지 몰라도, 걷는 길이 달라지고말았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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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게 아닙니다. 벚꽃을 보고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변명처럼 말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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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이 웃으며 말하였다.
"승상께서는 아직 춘몽(春夢)에서 깨지 않으셨습니다."
- P303

이제 와 생각하니 인간 세상에 양소유로 태어나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고, 출세하여 승상이 되어 공을 이룬 뒤 두 공주와 여섯 남자와 평생을 즐겁게 지내던 모든 일이 하룻밤 꿈이었다.
- P304

"네가 흥이 나서 갔다가 흥이 다해서 돌아왔는데 내가 무슨 간섭을하겠느냐? 또 네가 인간 세상과 꿈을 다르게 생각하니 아직 완전히 꿈을 깬 것이 아니구나. 옛날에 장자(莊子)가 꿈에서 깬 뒤, 자신이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자신이 된 것인지를 구별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성진과 양소유 중에서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꿈이 아니더냐?"
- P305

인간 세상의 모든 현상은
꿈 같고 환각 같고 물방울 같고 그림자 같으며
이슬 같고 번개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볼지니라
- P306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모두 허상이라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는 감각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허상 속에서 온갖 감정에 괴로워하며 살아가는 내가 진짜 내가 아니라면?
이것은 영화 <매트릭스>가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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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성진이 되어 양소유로 환생한다면 어떤 근사한 삶을 살아보고싶은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볼 기회도 없이 『구운몽』은 ‘몽유 구조‘라는 전통적인 액자 형식으로 되어 있다고 가르치고 배웠다.
이제는 국어 시간에 제대로 고전을 읽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대로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낯설고 어려운 옛말을 현대어로 풀이하고 밑줄을 그으며 분석하는 데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먼저 이야기 자체에 푹 빠져 보는것이다. 
- P6

한편으로는 오늘날의 삶이 아닌 과거의 삶에서 피어난 이야기이기에 현대인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여 주는 특수성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고전은 어렵고 낯설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신선하고 지혜로 가득 찬 것이라 할 수 있다.
- P7

이 어찌 인생이 덧없다 하지 않을 수 있겠소?

- P15

"만났다 헤어지고 헤어졌다 만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니, 아무리 울어 봐도 쓸데없는 일일세."
- P54

도교에서 팔선녀는 인간을 즐겁게 해 주고 자손을 점지해 주며 부귀영화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는 존재라고 합니다. 양소유와 여덟 명의부인의 만남은 미숙한 존재가 좀 더 완성된 인격으로 거듭나는 것을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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