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라는 모두에게 버림받은 기분이었다. 린드 부인에게 조언을구할 수도 없었다. 마릴라는 아주 심각한 얼굴을 하고 동쪽 다락방에 올라갔다가 더 심각한 얼굴로 방을 나왔다. 앤은 고백하기를 고집스레 거부했다. 브로치를 가지고 나가지 않았다는 주장만 거듭했다. 울고 있었던 게 분명한 아이의 얼굴을 보자 연민이 심장을 옥죄었지만 그런 마음을 단호히 억눌렀다. 밤이 되자 마릴라는 자기 말마따나 ‘녹초가 되었다. - P183

하지만 제발 제게 뭘 먹으라히 삶은 돼지고기랑 데친 채소를 먹으라고는 하지 마세요. 삶이 돼지고기랑 채소는 고통에 빠졌을 때 먹기에 너무 낭만적이지 않잖아요.
- P187

저 애는 어떤 면에서는 이해가 안 되기도 해요. 그래도 지금까지 본 바로는 썩 괜찮은 아이 같아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저 애가 있는 한 따분할 틈이 없을 거라는 거예요. - P1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춤추고, 먹고, 사랑하는세계 극장의 주인공들
대 피터르 브뤼헐
Pieter Bruegel the Elder, 1525?~1569

멀리서 보면 세계극장은 그저 어리석은 군중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는 곳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들은 모두 삶을사랑하는 지혜로운 우리 이웃이다 - P1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를 연발하던 앤이 마릴라의 품에 뛰어들더니 뛸 듯이 기뻐하며 윤기 없는 마릴라의 뺨에 마구 입을 맞추었다. 어린아이가 먼저다가와 마릴라의 얼굴에 입을 맞춘 것은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놀랍도록 따뜻한 기분이 마릴라의 가슴에 순식간에 퍼졌다. 마릴라는 앤의 충동적 입맞춤이 말할 수 없이 즐거웠지만, 아무 내색도 하지 않고 무뚝뚝하게 말했다.
- P171

"앤, 넌 무슨 일이든 그렇게 온 마음을 다 쏟는구나. 앞으로 살면서 실망할 일이 많을까 봐 걱정이다."
마릴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마릴라 아주머니, 뭔가를 기대하는 건 그 자체로 즐겁잖아요.
어쩌면 바라던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대할 때의즐거움은 아무도 못 막을걸요.  - P174

자수정이 착한 제비꽃들의 영혼은 아닐까요?
- P1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뒤러의 왼쪽에는연도와 뒤러의 사인이, 오른쪽에는 "뉘른베르크 출신의 나 뒤레는 스물여덟 살의 내가 가진 색깔 그대로를 그렸다" 라는 문구가써 있다. 당시에는 사인을 하는 것도, 이런 자기 선언적 문구로써 넣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누구인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 - P156

‘나는 누구인가‘는 근대적 자아의 핵심 질문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와 사회적인 평가 사이의 큰낙차는 회의와 성찰을 낳을 수밖에 없다.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과 미술관의 모든 작품들은 이 단순한 질문에 대한 길고 긴 응답이다. 그러나 우리는 답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만큼 이에 대하 답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 P1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은 복잡하지만 몸은 잘 지내요. 감사합니다."
앤이 진지한 얼굴로 말하고는 마릴라에게 다 들리는 귓속말로 물었다.
"아주머니, 저 엉뚱한 말 하지 않았죠?"
- P160

 솔직히 나도 인정해요. 오라버니가 하자는 대로 저 애를 키우기로 한 건 잘한 것 같아요. 저 애가 점점 좋아지기도 하고,
요. 그렇다고 그걸 자꾸 들먹이며 으스댈 생각은 말아요, 매슈 오라버니. - P1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