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영원한 사랑, 달콤한 불행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4/1445~1510

나른한 듯 활기 없는, 때로는 "지치고 침울해" 보이는 보티첼리의 여인들은 모두 사랑 속에서 태어났으니말이다.
62p

숭배는 나는 이렇게 보잘 것 없지만, 그(그녀)는 나보다 우월하리라는 검증 없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나보다 우월한 존재를 통해서 내게 주어진 현실의 비루함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숭배다.
68p

숭배에서 비롯된 사랑이 플라토닉한 사랑의 경계를 넘어 부부라는 현실적인 관계가 되는 순간, 남는 것은 프루스트의 『잃 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스완이 느낀 것 같은 실망과 환멸뿐이 다. 그러니 실패한 사랑, 가질 수 없었던 사랑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영원한 것으로 만든다는 역설이 발생한다. 
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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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록 지붕 집에서 맞은 아침

하지만 지금은 아침이었다. 그래, 마당에 꽃이 활짝 핀 벚나무가있었지. 
65p

한쪽은 사과나무 과수원이었고 다른 한쪽은 벚나무가 가득했는데, 여기도 꽃잎이 비처럼 쏟아졌다. 나무 아래 풀밭에는 민들레가 여기저기 피었다. 그리고 눈 아래 정원의 라일락 나무에는 보랏 빛 꽃이 만발했고 아찔할 정도로 향기로운 라일락 향이 아침 바람을타고 창문으로 흘러들었다. 
66p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앤은 그 모든 풍경을 허기진 듯 바라보며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가엾게도 지금까지 아름답지 못한 곳들만 지겹도록 보며 살았는데, 이곳은 앤이 꿈꾸던 모습 그대로라 할 만큼아름다웠다.
6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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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에 공감한다는 것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1390/95~1455

프라 안젤리코의 〈조롱당하는 그리스도>는 잔혹한 현실을 관념적으로 부정하는 그림이 아니라 거꾸로 타인의 고통을 제 것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공감능력이 뛰어난 섬세한 사람들을 양성하기 위한 작품이다. 암시적인 묘사만으로도 충분히고통에 공감할 수 있다면 굳이 그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폭력 포르노를 만들 필요가 없다.
55p

그러니까 이 그림은 예수의 수난이라는 이야기를 대하는 가장 타당한 자세는 묵상임을 보여주는 듯한 구조로 그려져 있는 것이다.
56p

기독교적인 맥락에서는 눈에 보이는 참혹함과 고통을 넘어선 신의 궁극적인 뜻에 대해 사유하는 자세라 할 수 있으며, 불교적인 맥락에서는 세계와나의 근본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순간의 자세일 것이다. 
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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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릴라 커스버트가 놀라다 51~64p

오랫동안 웃어보지 않아서 어색해 보이기는 했지만, 떨떠름한 미 소 같은 게 마릴라의 딱딱한 얼굴에 부드럽게 떠올랐다.
53p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저 애를 키워서 우리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우리가 저 애한테 도움을 줄 순 있지."
매슈가 불쑥 뜻밖의 말을 꺼냈다.
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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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사람을 잊은 전쟁을 한다.
파올로 우첼로Paolo Uccello, 1397?~1475
34~47p

지나친 성취욕이 일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새로운 기법이나 기술이 등장해서 긍정적인 호응을 얻게 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익히고 발전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러다 보면, 왜하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열심히 하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는 멈춰서 질문을 해야 한다. ‘왜‘라고, 아니면 그것은 그저 일을 위한일이 되어버려서, 무의미한 결과만을 얻게 될 뿐이다. 
35p

무언가에 빠져들고 열중할수록, 멈추어서 생각할 수 있는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는가?‘ 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꾸준히 찾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성과도 미미하고, 그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체험해야 할 내적인 성장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국은 일과 삶이 분리되어, 일은 먹고살기 위한 뻑뻑한 노동이 되어버리고 삶은 무의미해지기 쉽다.
모든 일에서 ‘인간‘ 이라는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면, 의식하지못한 사이에 우리는 정신적인 성장판이 일찍이 닫혀버려 무감각해지고 만다. 그러니 질문을 멈춰서는 안 된다. 왜, 무엇을 위해 나는 이 일을 하고 있는가?
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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