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영원한 사랑, 달콤한 불행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4/1445~1510
나른한 듯 활기 없는, 때로는 "지치고 침울해" 보이는 보티첼리의 여인들은 모두 사랑 속에서 태어났으니말이다.
62p
숭배는 나는 이렇게 보잘 것 없지만, 그(그녀)는 나보다 우월하리라는 검증 없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나보다 우월한 존재를 통해서 내게 주어진 현실의 비루함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숭배다.
68p
숭배에서 비롯된 사랑이 플라토닉한 사랑의 경계를 넘어 부부라는 현실적인 관계가 되는 순간, 남는 것은 프루스트의 『잃 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스완이 느낀 것 같은 실망과 환멸뿐이 다. 그러니 실패한 사랑, 가질 수 없었던 사랑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영원한 것으로 만든다는 역설이 발생한다.
7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