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좀위태로워 보이기도 했지만, 글쎄, 아찰라에 사는 사람 중에 위태롭지 않은 사람은 없으니까. 
- P151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이제 뭘 하면 좋지. 우선 벽에 기댈까. 아니면 이 자리에 주저앉을까. 그다음은? 울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차라리 욕을 할까? 누구를? 무엇을?
부모를? 아찰라를? 헤임을? 마토를? 아니면 비웃을까. 내우스운 꼴을, 내 멍청한 선택들을, 빌어먹을 완벽함을.

- P166

나중에 보니까 허공은 엄마와 나 사이에도, 출발선과 결승선 사이에도 있더라. 그리고 너와 나 사이에도.
그게 사라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말 몇 마디 한다고 뭔가 달라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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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이름 중에 단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 위한 방법
전우성 (지은이) 책읽는수요일 2021-10-27, 200쪽, 마케팅

#딩팅 #브랜딩×마케팅
#빈칸놀이터독서모임

🌳 저자는 우리 회사도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왜 필요하냐고 묻는단다. 나는 내 자신을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스타트업의 대표로 설정하고 이 책을 읽었다. 스타트업 대표가 아니라도 필요하니까. 정말 나는 브랜딩이 왜 필요한 걸까. 내가 좀 더 충분히 깊이, 그러면서도 바쁘지 않게 선택과 집중을 해서 내 원하는 대로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래야 내가 지금보다 더 집중해 읽고 배우고 대화하고 남기고 나눌 수 있으니. (최근 읽고있는 다른 책, 인생의 짧음에 나온 인문서에는 자유는 선택이며, 선택은 다른 가능성을 포기해야 한다고 한다. 결국 그리 사는 충분한 삶을 살면 인생이 짧지 않다는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이제 50쪽을 갓 넘게 읽어 추측만 할 뿐이다. 인문서와 마케팅서, 이 다른 둘이 연결되는 느낌이라니.)

🌳 사실 내게는 퍼포먼스가 더 중요하다. 어차피 내가 만든 책이 다 팔려도 남는 게 없는지라 매출은 그리 신경쓰지 않았는데, 얼마전에 생각이 바뀌었다. 독립출판 제작자들은 결국 매출이 바로 브랜딩이고 브랜딩이 매출이 되는 작은 시장. 그리고 매출은 한 제작자 뿐 아닌 다른 제작자와 책방, 독립출판에 엮여있는 모두가 같이 클 수 있는 제일 아래 위치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워낙 작은 분야라 그 안에서 널리 알리고 판매하는 게 경쟁도 경쟁 부스러기도 아닌, ˝상생과 협력˝이 될 듯. 그래서 같이 성장하기위해 열심히 팔아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게으른 나는 계속 홍보를 미루고 있다.)

🌳 책을 읽으면서 결심한 것들. 내가 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의외성과 섬세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중이다. 이 책을 완독할즈음 답을 써보겠다. 내가 만나는 접점은 페어와 sns인데... 일단 난 sns를 정말 나의 기록을 위해 하는 게 90%인지라...제주북페어에서는 어떻게 할지도 고민해보고, 기타 등등을 고민해 역시 완독때까지 미약한 답이라도 찾아봐야겠다. (그러나 제주북페어까지도 답을 찾지 못했다.) <디퍼런트> 챕터를 읽으며 남들과 다른 걸 찾아 함께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게 뭘까도 생각해봤다. ‘나눔, 글쓰기, 단행본 만들기‘코스를 계획하고 있는데 방법적으로 새로운 걸 더 고민해봐야겠다. 이 부분은 드바로크에서 진행 예정인데 세심함이 필요한 듯.

🌳 나누고 싶은 구절들

🌱 그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와 모습을 만들어가는 일이자, 그 브랜드를접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상징하는 무언가를 전하는 행위이다. 이것은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일이기에 브랜딩에는(브랜드가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완성이란 것이 있을 수 없다.
19p

🌱 사실 연애를 할 때나 사람을 사귈 때를 생각해보면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 나를 좋아하게만드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33p

🌱그런데 사용하는 앱이 늘어갈수록 각 앱에서 보내는 푸시 메시지도 쌓여가자, 유저들은 점차 그것에 피로감을느끼고 푸시 알람을 꺼두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푸시 메시지때문에 앱을 삭제해버린다는 사례도 많았다. 그래서 늘 그랬듯 푸시 메시지에 있어서도 29CM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방법을 고민해보기로 했다.
성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91p
(너무 남발되는 홍보나 알람이 피곤해지고 삶에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다른 사례지만 어떤 단체방은 대화가 미친 듯이 오가서 알람을 끄고 시간될 때 보다보니, 정작 중요한 알람도 휩쓸려 확인을 못해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있다)

🌱이렇듯 브랜딩 결과물을 공유하는 과정도 또 하나의 브랜딩으로 확장될 수 있다.
145p 당신의 질문이 나의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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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개인의 내밀한 결정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흐름과 무관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기도 하다.
- P92

죽음은 개인의 권리와 함께 사회의 윤리와도 맞닿아 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모든 삶은 함께 존중받고 보살펴져야 한다. 각자의 죽음이 삶과의 아름다운 이별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개인을 넘어선 사회적 노력이절실함을 깨우쳐야 한다.
- P104

이러한 논쟁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과연 죽음이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질문해보게 된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자의 뒷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는 시 구절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죽음은 준비되고 예감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 P141

세상에 진정으로 죽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법이다. 죽음의 이유는 모두 각자의 삶 속에서 찾아야한다. - P176

생을 하나의 여정 또는 작품이라고 본다면 죽음은 마지막종착지 또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즉 나만이 완성할 수있는 내레이션인 것이다.  - P222

중요한 것은 알수 없는 영생을 기다리며 환상에 빠져 지내기보다는 우리의 지금 이 순간을 낭비 없이 꽉 채우는 온전한 현재의 삶을 사는 것이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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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것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생의 마지막 단계이자 자연스러운 섭리입니다. 죽음을 배움으로써 삶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주변을 돌이켜볼 수 있는 교양인으로서의 품격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P12

그렇지만 인생은 죽음이라는 끝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의미를 가진다. 죽음이 있기에 삶의 목적을 향해 힘겹더라도 걸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을 생각해보지 않고 피하려고만 한다면 우리는 우리 생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할 수 없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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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소원
SPRING‘s WISH
양버터/루미칠리 (지은이), 이음서가, 2025-04-01, 140쪽

🦋 누가 봄이 따뜻하다고 했는가. 봄은 겨울보다 쌀쌀하지 않아도 겨울보다 시리다. 다섯 편의 짧은 소설이 ‘봄‘으로 묶였다. 다섯 편은 장르가 미묘하게 다르면서도 닮았다. 그리고 모두 봄과는 저끝에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봄의 다른 모습을 보게한다. 봄이라고 하면 떠오로는 것. 희망, 포근함, 따듯함, 새싹... 그런데 책의 이름은 <봄의 소원>인데 표지가 심연을 바라보 듯 깊은 검정이다. 글을 읽기 전에 다섯 개의 단편 소설의 끝마다 간지처럼 있는 그림을 먼저 보았다. 색감이 가득한 그림이 가벼우면서도 묵직하다. 이 얇은 책에서 상반되는 마음을 계속해서 느끼며 읽어나갔다. 꼭 우리의 삶이 양가적인 것처럼.

🦋 첫 번째 단편 <흔한 살인>은 신혼부부의 알콩달콩에서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장르가 디스토피아로 바뀐다. 갑작스런 재난으로 사람들은 집 안에 머무른다. 미루가 상처가 생기면서 밖으로 나갈 때 들려오는 호준이의 목소리. 사실 이 때 인터스텔라 마냥, 나는 너를 보는 데 너는 나를 못 보는 그런 상황인가 했는데... 음... 한 편의 단편이 끝나면서 잊고 있었던 ‘쾅‘이 생각났다. 그리고 얼음비 같이 하늘에서 쏟아지던 것들의 정체도. 왜 제목이 <흔한 살인>이었을까? 코로나 이후 많이 바뀌었지만, 이전 시절 술을 잘 마시는 건 능력이고 못 마시는 건 사회성이 부족한 걸로 이해되던 시절이 있었다. 술에 그런 개념과 제목을 중첩되었다. 한 챕터가 끝나고 murder위에 취소선을 긋고 love가 있는 표지를 다시 한 번 찬찬히 보았다.

🦋 이어지는 나머지 네 편의 짧은 소설도 그렇다. 봄은 다시 희망하는 계절. 이 봄 누군가는 어처구니 없는 독백을 내뱉으며 ‘끝‘을 꿈 꾼다. 봄은 희망일까, 절망일까? 표지 gray spring이 이해가 되는 <봄의 소원>. 따뜻한 봄 날 사라진 소년들이 차라리 어딘가에서 용사가 되었다고 믿고 싶은 <다섯 용사>, 그리움 가득한 과거의 연인과 엇갈린 인연 <그리움x2>.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획이 참신했던 <내셔널 스탠다드 메리지>. 5월의 신부라는 말처럼 봄과 결혼은 ‘시작‘을 뜻하면서 하나로 묶이는데, <내셔널 스탠다드 메리지>는 그 모든게 아니라고 한다. 작가는 소설을 시작하기 전에 ‘재미‘를 강조했다. 다섯 편의 소설을 나는 가볍게 읽었다. 그러나 절망, 그리움, 안타까움이 뒤섞인 이 신숭생숭은 가볍지만 가볍지가 않았다.

🦋 이 단편소설을 읽게 된 건 작가님들의 전작, 에세이 <낭만을 팝니다>의 낭만, 허세가 어쩌면 많은 사람의 삶에서 놓친 것들이 아닐까 하며 읽었던 설렘때문이었다. 작년 겨울 몸도 마음도 지쳐있을 때, 누군가는 철 없어 보인다고 할 수도 있는 낭만과 허세가 설레게 다가왔었다. 그래서 이번 단편 소설집이 궁금했었다. 아니 그런데!! 익살스러우면서도 따뜻하지만, 전반에 깔린 이 ‘다크‘함은 생각치도 못했다. 물론 짧은 소설은 우연도 있고 탄탄한 논리는 부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왜 거기서 미루가, 라는 논리를 들이대지 말자. 왜 거기에서, 왜 하필 같은 일. 비일상이 일상에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나는 나만의 서사가 만들어지고 감정을 확인하게 된다. 어차피 삶이란 것 자체가 일상에서 많은 비일상을 만들고, 다양한 서사에서 상반되는 것들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닌가. 마치 ‘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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