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부솔호와 아스트롤라베호가 재난을 당한 그 유명한 섬에 갈 수 있겠군요?"
"그게 당신 소원이라면."
"바니코로에는 언제쯤 도착합니까?"
"벌써 도착했습니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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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창의성 뿐 아니라, 이런표현을 쓸 수 있다니. 원래 고양이 혀 라는 명칭이 있는건가?










내가 우리 모험에 대해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날이었다. 그래서나는 상세하고 정확하게 우리의 모험을 기록할 수 있었다. 기묘한 일이지만, 나는 해초로 만든 종이에 일기를 썼다.
11월 11일 새벽, 신선한 공기가 노틸러스호 안을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배가 산소를 보충하려고 다시 수면 위로 올라간 것을 알았다.
- P142

높은 하늘에 흩어져 있던 구름이 온갖 현란한 색깔로 물들었다. 수많은 고양이 혀‘ (가장자리가 톱니처럼깔쭉깔쭉하고 가볍고 작은 구름)가 온종일 바람이 불 것을 예고하고 있었다.
- P143

미지 세계를 발견하는 기쁨, 또는 미지 세계의 자원을 탈취하려는 욕망에 떠밀려.
해저 탐험가들은 미지의 세계를 정복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P149

이 수중 산책이 준 감동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경이로움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화가의 붓도 심해의 독특한 효과를 제대로 묘사할 수 없는데, 펜이 어떻게 그것을 묘사할 수 있겠는가?
- P158

햇빛의 침투력은 놀라울 정도였다. 수면보다 10미터나 밑에 있는 바닥을환히 비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햇빛은 물을 쉽게 통과했지만, 햇빛의 색깔은 분산되었다. 100미터쯤 떨어져 있는 물체는 또렷이 볼 수 있었다. 그 너머에 있는 물은 아름다운 군청색을 띠고 있었고, 거리가 멀어질수록 물빛은점점 파래져서 몽롱한 어둠 속으로 서서히 사라져갔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물은 육지의 대기보다 더 밀도가 높지만 거의 대기만큼 투명한 일종의 공기였다. 머리 위에 잔잔한 수면이 보였다.
- P158

"이 바다를 보세요. 박사, 바다야말로 진정한 생명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부드러워지는 순간도 있지 않습니까? 어제는 바다도 우리처럼 잠들었지만, 평화로운 밤을 보내고 이제 다시 깨어나고 있군요!"
안녕하나는 말도 잘 잤느냐는 말도 없었다! 남이 들었다면, 이미 시작된대화를 계속하고 있는 줄 알았을 것이다.
- P173

이 항해에서는 바다가 가장 놀라운 광경을 끊임없이 그리고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그런 광경들은 한없이 다양하게 바뀌었다. 바다는 우리를 즐겁게 해주려고 무대와 배경을 계속 바꾸었고, 거기에 초대된 우리는 물속에서 조물주의 작품을 감상했을 뿐만 아니라 바다의 가장 무서운 신비도 보았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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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해. 네드." 콩세유가 조용히 타일렀다. "너무 성급하게 흥분하지 마.
아직 프라이팬 속에 들어간 건 아니니까."
"프라이팬은 아니지만, 우리는 지금 오븐 속에 있어. (이하생략) "
- P70

"드디어 앞을 볼 수 있게 됐군." 네드 랜드가 사냥칼을 꼬나들고 방어 자세를 취한 채 소리쳤다.
"그래." 나는 일단 대답한 뒤, 감히 정반대의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상황은 조금도 밝아지지 않았어."
"주인님이 인내심을 가지신다면." 콩세유가 침착하게 말했다.
- P71

나이는 서른다섯 살로 보이기도 하고쉰 살로 보이기도 했다. 어느 쪽에 더가까운지는 알 수 없었다. 
- P73

"말도 안 돼!"
"왜요? 적당한 기회가 올지도 모릅니다. 그 기회를 잡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이 배에 타고 있는 사람이 스무 명뿐이라면, 프랑스인 두 명과 캐나다인한 명에게 맞서지는 못할 겁니다. 안그래요?"
그런 의견에는 반대하기보다 찬성하는 편이 현명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좀 두고 보세. 하지만 그때까지는 화가 나더라도꾹 참아주면 좋겠네. 우리가 성공하려면 책략을 쓸 수밖에 없는데, 화를 내면 유리한 기회를 만들 수 없을 거야. 그러니까 일이 어떻게 돌아가든, 너무짜증만 내지 말고 순순히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하게."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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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탄과 우울은 지독히도 끈질겼지만, 아버지는 절망하지 않았다. 간혹 가다가 내가 살인 누명을 썼던 굴욕을 떨쳐내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자존심이란 얼마나 허망한지 모른다면서 날 일깨워주려 할 때도 있었다.
- P251

빅토르, 이렇게 고백하지만 나는 너를 사랑해. 그리고 덧없는 장래의 꿈속에서 너는 언제나 변함없는 친구이자 동반자였어. 하지만 나 자신뿐 아니라 네 행복을 바라니까 네가 자유의사로 선택한 바가니라면 우리 둘의 결혼은 한없이 비참해질 거라고 확실히 말할 수있어. 참혹하기 그지없는 불행에 이토록 시달린 나머지, 네가 명예라는 말에 숨이 막혀 너를 원래대로 회복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사랑과 행복의 희망마저 놓아버릴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난 지금도슬피 울어.
- P254

그리고 이 편지 덕분에, 또 내가 한어떤 일 덕분에 네 입가에 미소 하나가 떠오른다면, 다른 행복은 필요치 않아.
- P255

호변에 닿자 근심과 두려움이 새삼 되살아났다. 머지않아 나를 사로잡고 영원히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을 근심과 두려움이.
- P262

내 심장은 사랑과 연민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졌다.
불행이 심장을 쥐어짜 죄악과 증오를 품게 만들었을 때, 당신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고문 같은 아픔 없이는 그 지독한 변화를 견뎌낼 수 없었다.
- P299

죽음은 이제 내게 남은 유일한 위로다. 범죄에 더럽혀지고 쓰디쓴 회한에 갈기갈기 찢긴 내가 죽음이 아니라면 어디서 휴식을 찾겠는가?
- P303

불경한 기술을 빌려 창조주를 사칭함으로써 멸절의 위기를 자초하는인류에 대한 경고를 일찌감치 원형적 서사로 풀어낸 메리 셸리는 분명
‘과학소설의 어머니‘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 P306

세상 누구와도 다르다‘는 이유로 절대 고독의 상태에 빠진 괴물의 고뇌는 그가저지르는 살육 행위를 정당화해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납득시키기에모자람이 없다. 괴물에게는 무수한 얼굴들이 있고, 어떤 얼굴은 참으로 슬프다. 
- P310

자신이 창조한 텍스트에 대한 작가의 이 애증 섞인 감정 역시 괴물의 또 다른 얼굴이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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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쥘 베른 Jules Verne
1828년 프랑스 서부의 항구도시 낭트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부터 바다와 그 너머에 있는 미지의 땅을 동경했다. 열한 살 때 사촌누이를 사랑하여, 산호 목걸이를 선물하려고 인도행 무역선에 몰래 탔다가 아버지에게 들켜서 돌아온다. 이때 아버지한테약속한 한마디 "앞으로는 꿈속에서만 여행하겠다"는 참으로 암시적이다. 
- P1

 이 수수께끼는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 뭔가 확실한 의견을 정리하지 못한 채 극단에서 극단으로 오락가락했을뿐이다. ‘뭔가‘가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성 토마처럼 의심 많은사람들은 ‘스코샤 호의 옆구리에 난 상처를 만져보라.
- P18

이렇게 되면 남은 가능성은 두 가지였고, 그래서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견해를 각각 지지하는 두 파로 갈라졌다. 한쪽은 엄청난 힘을 가진 괴물이라는 설을 지지했고, 또 한쪽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잠수함이라고 주장했다.
이 두 번째 가설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고 인정받을 수도 있었지만, 구세계와 신세계에서 행해진 조사를 통해 배제되었다. 그런 기계장치를 개인이제작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개인이 그런 잠수함을 언제 어디서만들 수 있겠는가? 그리고 어떻게 그 사실을 비밀로 유지할 수 있겠는가?
- P19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은 이로써 설명될 것이다. 물론 사람들이 무엇을보고 느끼고 경험했든, 실제로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은항상 남아있다!
- P22

그때 반동이 일어났다. 우선 실망감이 찾아와 사람들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불신의 심사가 비집고 들어갈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수치심과 분노가 3대 7로 뒤섞인 새로운 분위기가 생겨났다. 모두 바보가 된 기분을 느꼈고, 신기루에 감쪽같이 속았다는 생각에 더욱 화가 치밀었다. 1년 동안 쌓인산더미 같은 주장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그저 먹고 자는 데 시간을 쏟아부어 그동안 바보처럼 낭비한 시간을 벌충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인간의 마음은 실로 변덕스러운 것이어서, 우리는 이쪽 극단에서 저쪽 극단으로 순식간에 옮아갔다. 이번 항해를 가장 열심히 지지했던 사람이 가장과격한 비판자가 되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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