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제 린저 Luise Rinser1911년 독일 바이에른 주 피츨링에서 태어났다.
1929년 뮌헨 대학교에 입학 심리학과 교육학을 공부했다.
1935년부터 1939년까지 교편을 잡았다.
1940년 첫 장편소설 유리의 파문이 출간되었다.
1944년 반나치즘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종전 때까지 감옥생활을 했다. 이때의 체험을 소설 「감옥 일기」와 자서전 ‘늑대 포옹』에서 기술하고 있다.
1945-1953년 《노이에 차이퉁>지의 문예비평가로 활동하였다.
1953-1958년 작곡가 카알 오르프와 세 번째 결혼 생활을 했다.
1984년 녹색당의 연방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1987년 동독 예술아카데미에서 주는 하인리히 만상 수상, 1988년 제1회엘리자베트 랑게서 문학상 수상, 1991년 이그나치오 실로네 상 수상 등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2002년 3월 아흔한 살의 나이로 타계하였다.
루이제 린저는 사회적, 정치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으며 휴머니티, 정의, 자유를 옹호했다. 40권에 이르는 저서는 대부분 소설이지만 이 중에 북한 여행기와 작곡가 윤이상과의 대담집이 포함된 점이이채롭다.
옮긴이 박찬일연세대학교 독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독일브레멘 대학교 등에서 수학하고,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이 년 동안독일 카셀 대학교에서 Post-Doc 과정을 이수하였다. 현재 연세대학교 독문과에 출강 중이다. 논문으로 자연주의 논쟁 연구」, 「브레히트의 갈릴레이의 생애에 나타난 몇 가지 논점에 대하여 모더니즘의 시작으로서의 자연주의 등 다수가 있으며, 시집으로 화장실에서 욕하는 자들, 나비를 보는고통, "나는 푸른 트랙을 탔다가 있다.
- P1

여자 형제들은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든지 혹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든지 둘 중 하나다. 
- P7

말해 봐. 나는 큰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이 있니? 내가 도와줄 수 있겠니?
니나는 미소를 지었다. 이 미소엔 비록 냉소와 우월감 같은것이 섞여 있긴 했어도 가슴에 와닿는 어떤 것이 있었다. 우울함이 가득 깃들인 미소였다.
- P9

나는 니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하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니나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었다. 그녀의 인생에 대해 난 무엇을 알고 있나? 아무것도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고 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면, 그녀가 스물여섯에 아이를 가졌고, 그후 아이의 아버지와 결혼했으며, 그리고 1년 후에 이혼했다는 정도였다. 왜이혼했는지는 몰랐다. 그리고, 히틀러 정권 때 체포당한 적이있다는 것, 불안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 그렇지만 이것이그녀가 훌륭한 책들을 쓰는 것을 방해하지 못했다는 것들을 알고 있었다. 
- P11

수선화야. 내가 이 꽃을 좋아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
몰랐어. 나 역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마치 비밀이라도 된다는 양.
그래 니나는 천천히 말했다. 수선화와 핑크빛 스위트 그리고 빨간 장미를 좋아하지. 그리고・・・・・……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덧붙였다. 많은 것을 좋아해, 아니 모든 것을.
일어서서 꽃을 빈 통조림 깡통에 꽂으면서 니나는 말했다.
몹시 저주스러운 이 삶도 좋아해.
- P14

사귀어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그녀는, 내 생각인데, 거짓말하지 않고도 세상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본인 자신은 의식하지못하면서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오. 재미있지요. 그러나 어려운 거죠. 아무데서나 충돌하고, 구설수에 오르고, 항상 극단으로 치닫는 당돌한 존재요.
- P25

그러나 인생을 다시 얻은 그 순간 그녀는 또 한번 인생의 의미를 믿고 있었다. 아직 푸르죽죽하고 초췌한 모습으로 그녀는 말했다. 내가 의식을 잃기 시작한 때만큼생을 미치도록 강력하게 정말 지겨우면서도 멋지다고 느껴본적이 전에는 없었어요. 이 이상 그녀다운 말이 있을까.
- P24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불행한 것 같으면서도알 수 없는 남자들의 적대감과 끈질기고 피곤한 자기 고집 같은것들을 두루 체험했다.
- P33

그때 물론 나는 이것이 행복일까, 하고 자문했다.그러나 나는불행하지 않았고, 삶에 대해 지나친 요구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고나 자신과 타협할 수 있었다.
- P37

그런데 산다는 것은 그 무렵의 나에게는 아는 것, 무섭게 많이 아는 것, 생각하는 것, 모든 것을파고드는 것을 의미했어. 그 밖에는 없었어.
- P51

아, 나는 대답했다. 가끔은 좀 덜 이성적이 되고, 아주 커다란 어리석은 행위를 범하고, 미친 듯한 혼란 속에 빠져들어 갈수 있다면, 얼마쯤의 희생은 감수해도 된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
아니야, 아니야. 니나는 크게 놀라서 말했다. 그런 걸 바라지 마. 그런 것이 닥치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더라도 어떻게그 와중에서 좋게 이겨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해. 그런 걸 원한다는 것은 죄악이나 다름없어.
그녀는 또 힘주어 덧붙였다. 거기에는 너무나 많은 위험이걸려 있거든.
- P66

언니는 알아? 니나는 계속 말했다. 윤리가 아무 소용이 없고, 양심조차도 아무 소용없는 상황이 있다는 것을. 갑자기 법도 안중에 없어져. 어디론가 내던져진 거야. 누구에게 내던져진거지? 모르겠어.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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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올리버는 이 기쁜 결말의 끝에 이런 말을 덧붙인다. (이건 새미의 이야기다. 하지만) "어쩌면 당신을 구속하고 있는 줄을 끊는다면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경이로운일들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 P9

배상면주가 느린마을 사계절 막걸리 리뷰를 검색하다가 한 블로거가 적어놓은 문장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웃었다. 개소리 써놓고 끝에 ‘여름이었다‘만 붙이면 그럴싸해짐. 
- P11

회개하는 얼굴로 죄를 짓고 죄를 짓는 얼굴로 회개하고.
- P15

누군가는 인생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생의 경구로 삼고.
- P18

씨는 씨 되어가고
바람은바람이지
이딴 소릴 지껄이는 애들은
사랑도 꼭 그렇게 하고
시도 꼭 그렇게 쓰고
살아도 꼭 그렇게 살고
갈 때도 꼭 그렇게 가더라
- P20

내가 오래전 반지하에 살 때 이웃에게 호되게 당해서 이웃보기를 돌같이 하는 것도 모르면서, 대답 없이 어물거리니까 "몇살이야?" 하더라고. 더 보탤까, 확 뺄까 하다가 좀 뺐지. 진실하기 싫어서. "마흔이요" 그랬더니 "아이고, 이야,
생각보다 나이가 많네, 나는 이십대인 줄 알았네!" 앞으로듣게 될 말이란 말이야. 근데 왜 아직 결혼을 안 했다. 여자친구는 있고 그러면 이렇게 엿 먹여야지 생각했어.
"사별했는데요."
- P21

덧붙이자면 일렁이는 여름 동사의 일종. 겨울의 동사는 속삭이다. 봄의 동사는 어른거리다. 가을의 동사는 흘러가다.
  - P26

나의 여름 이야기에는 언제나 습기와 열기를머금은 밤의 공기, 시원한 바람이 한번씩 불어오고, 밤의고유한 흐름에 맞춰 자전거 페달을 밟고 닿지 못할 곳(마음)을 향해 닿을 듯이 나아가다가 멈춰 서 있다가 다시 돌아온다. 그전에 일어난 일은 아무도 모르고 내가 밤의 복개천에서 어둠을 방어막 삼아 울고 온다는 사실. 아무도 알지 못하므로 그 울음 뒤에 피어오르는 웃음은 더 신비롭고.
그렇다고 믿게 되며 갔던 길을 따라 돌아오며(인생은 이렇게 축약되기도 하지), 나는 한 사람을 생각한다. 그 사람의 일렁이는 마음, 일렁이는 마음을 생각하면 언제나 빛이있되, 빛을 생각하면 어둠이 있고.

- P27

고요히 한 생각 머물면
앞강물도 지워지고
앞산 숲도 지워진다.
너는 말없이 말하고
나는 들리지 않게 듣는다.
강상기 [묵언]
- P66

 언젠가 취기가 오른 아버지가 내 인생을그대로 적으면 그게 소설이라고 말했을 때 나는 무심히 그렇지 않은 인생이 어딨겠냐고 대답했더랬다. 딴은 솔직하게. 그러나 그 말에는 약간의 적의가 담겨 있었다. 회한으로 점철된 가부장의 삶에 반감이 없는 아들이 있으랴. 그때의 나는 아버지의 인생과 내 인생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될까봐 방어적이었는지도 모른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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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할 뿐, 그 고요 속에서삶은 장려하고, 정답고, 엄숙했다.

조용한 숲 속에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1868-1938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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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좁은 생각에, 시는 불행의 장르, 어두운 기억의 장르다. 시인들은 늘 불행의 세목(目)들을 모으고, 그에 대해 노래한다. 시가 불행에 대한 노래라고? 그렇다. 삶이 불행을머금고 있으니 시도 불행을 머금는다. 많은 시들이 불행의우발성, 불행의 처연함, 불행의 불가피함, 불행의 흔적들.
불행이 만든 천공들, 불행의 상습성, 불행의 악마성불행의 숭고함………들을 노래한다. 시인이란 불행을 상습화하면서 불행을 연기하는 자다. 따라서 모든 시는 불행에 들린 자들 - 패자들, 몰락한 자들, 죽은 자들, 떠도는 자들 - 의 영혼을 뚫고 나온 목소리다. 시로 빚어진 불행은 의미로 충만하면서 찬란하고, 여기저기 함부로 널린 행복은누추해 보인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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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들의 마지막 메시지는 뒤로 두 번 공중제비를 돌아 고리를 통과하면서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휘파람으로 부는 놀라울 만큼 정교한 묘기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오인되었다. 하지만 정작 그 메시지는 이런 것이었다. ‘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
- P174

"정말 좋아하지 않으실걸요." 깊은 생각이 말했다.
"말해줘!"
"그러죠." 깊은 생각이 말했다. "위대한 질문에 대한 해답은.....
"해답은……………!"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은.…………." 깊은 생각이 말했다.
"해답은..…….…!"
"그 해답은....……." 깊은 생각이 말을 멈췄다.
"해답은………….!!!"
42입니다." 무지무지하게 엄숙하고 침착하게 깊은 생각이 말했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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