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은 뜨개질이나 펜싱처럼 우리가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주의력은 정신 상태이며, 방향성이다. 우리는 주의력을 학습하기보다는 주의력을 향해 나아간다. 이러한 방향 전환은 소크라테스처럼 맘춰 서서 자기 머리 밖으로 나올 때에만 가능하다. 시몬 베유는 이를 "탈창조decreation"라 칭했다.
- P238

 머독은그날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불안과 분노를 느끼며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하늘을 나는 황조롱이 한 마리가 보였다. 머독은 이렇게 말한다.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뀐다. 자만심에 상처 입은 음울한 자신은 사라졌다. 이제 황조롱이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다시 내 생각으로 돌아왔을 때, 다른 문제들은 전만큼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 P239

배유는 낮에는 나뭇가지가 보이고 밤에는 별이 보이는 자신의작은 방을 사랑했다. 런던도 사랑했고, 유머와 친절함이 넘치는영국 사람들도 사랑했다. 베유는 뉴욕으로 도피한 부모에게 보낸편지에 이렇게 썼다. "남달리 친절해요. 신경은 날카롭게 곤두서있지만 자존감과 타인을 향한 너그러움으로 자신을 잘 통제해요.
저는 상처가 있는 이 도시가 정말로 좋아요." 상처받은 도시의 상처받은 영혼이라. 
- P243

배유의 본업은 다양한 배경의 프랑스 망명자들이 모여 프랑스를 나치 치하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유프랑스운동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이었다. 베유는 지칠 줄 모르는 노동자이자 끝없이 꿈꾸는 몽상가라는 평판을 얻었다. 
- P243

베유는 자신의 병을 부모에게 절대 말하지 않았다. 그것이 이중적인 행동인지, 연민에서 나온 행동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베유는 부모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사랑하는 부모님, 그럼 또 만나요. 넘치는 애정을 듬뿍 담아"라는 쾌활한 말로 마무리했다. 8월 24일저녁, 동료가 방문한 직후 베유는 코마 상태에 빠졌다. 그로부터다섯 시간 후 시몬 베유는 사망했다. 향년 34세였다.
- P245

세 사람에게는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이 행복하지 않으리란 것을 안다. 하지만 얼마나 행복하지 않은 사연인지는 세 사람이 며나고 나서 그 묘지에 가보고 나서야 알게 된다. 그제야 나는 묘지가 너무나도 작다는 것, 묘비가 테디베어 모양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많은 물체가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테디베어 모양의 묘비만큼 한 사람의 가슴을 순식간에, 또 철저하게 찢어놓는물체는 절대로 없다.
- P248

시몬 베유처럼 지금 이 순간에만 마음을 쏟고 미래의 보상에는 무관심하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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