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보충제가 해로운 것이 아니고, 과량의 단백질이 몸에 해롭습니다. 290-292쪽 참조 참고로, 일부 간질환, 신장질환에서는 단백질의 섭취를제한해야 하는데, WPI 등 빠른 흡수의 단백질은 부담이 더 클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보충제라서 더 해로울 이유는 없습니다.
- P420

글루타민은 단백질을 이루어 몸의 핵심 성분이 되는 것보다는 아미노산 상태로 체내 대사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보통은 소화계와 면역계를 돕고, 질소의 이동을 도와 손상 입은 부분의 복구를 보조합니다.
에이즈나 골수이식처럼 면역계가 취약하거나 암 등의 소모성 질환이거나, 일부 소화기 환자들처럼 체중이 줄어드는 질환에 긍정적인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P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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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지방은 보기는 안 좋을지 몰라도 몸을 보호해주는역할도 하고, 혈관 건강에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교통정체를 피해 멀리 교외에 만든 물류창고 격입니다. 다만 피하지방을쌓으려면 혈관을 통해 지방을 멀리까지 보내야 합니다.
- P368

간은 폭식, 음주 등으로 몸에 갑작스럽게 많은 열량이 들어오면 여분의 열량을 서둘러 지방으로 만듭니다. 그 모든 지방을 혈관을 통해피하까지 보내야 한다면 혈관 건강 차원에서는 날벼락 맞을 일이죠그래서 우리 몸은 피하지방을 일정량 이상 만들지 못합니다. 대신 ‘까짓거 바로 써버리지‘라며 급한 대로 간 가까운 곳에 대충 쌓아둡니다.
간 내부, 주변, 창자 사이처럼 언제든 불러낼 수 있는 곳에 대충 처리하는 겁니다. 그래서 생활이 불규칙하거나 폭식이 심하면 일반적으로 내장지방부터 쌓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길목 좋은 곳을 차지한 덕분에 내장지방은 피하지방보다는 비교적 빨리 연소됩니다.
- P368

남성의 복부비만남성의 복부 부분비만이 여성보다 많은 건 남성호르몬이 피하보다 복부지방 형성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여성은 에스트로겐의 작용으로 엉덩이나 허벅지의 피하에 지방이 축적되어 삼각형 모양으로뀝니다. 여성의 허벅지와 엉덩이 지방이 외모적으로는 나쁜지 몰라도최소한 건강 측면에선 낫습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생물학적인 신체 조건이고, 현실에선 남성들에게복부비만이 많을수밖에 없는 사회·문화적인 요소들이 있습니다.
• 여성보다 높은 남성의 음주, 흡연 빈도
"직장에서의 야근, 야식, 불규칙한 수면, 과도한 지방 섭취나 잘못된 식습관마른 사람들이 살을 찌우겠다며 야식, 폭식을 하다가 실패하고 불룩한배만 훈장으로 남은 경우젊어서 몸이 말랐을 때의 잘못된 식습관을 나이가 들어서도 바꾸지 못해 배만 나온 경우걸을 일이라고는 집과 사무실에서 주차장까지밖에 없는 경우
- P370

앞에서 언급했듯 복부 부분비만의 근본적인 원인은 운동부족보다 잘못된 생활습관 그 자체이니, 무엇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애주가나 애연가라면 술, 담배부터 줄이기.
·폭식하지 말고 하루에 여러 번 나눠서 먹기
• 단것, 고지방음식을 피하고 양질의 다당류 탄수화물과 단백질 위주로먹기 (한마디로 군것질하지 말고 밥 잘 먹기!
- P371

‘기회의 창‘ 이론은 헬스 서적에 단골로 등장하는 내용입니다. ‘기회의window of opportuning‘이라는 말 자체는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타이밍을 뜻하는 영어의 관용적인 표현입니다. 운동에서 말하는 기회의 창도운동시간을 전후해서 몸이 영양소를 매우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특정한 시간대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 P374

항영양소는annurition 영양소의 소화 흡수를 저해하는 성분을 말합니다. 독이 적극적인 공격성을 지니고 있다면 항영양소는 그보다는 완곡합니다. 
- P386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채식인에게 가장 까다로운 영양소는 단백질입니다. 페스코 해산물은 허용나 락토오보유제품과 같은 허용라면 문제가 없지만,
비건에게는 특히 어렵습니다. 비건도 보리처럼 단백질이 높은 곡물을섭취하고, 적절한 양의 콩과 견과류 정도면 건강과 적당한 근육량을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 P386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술은 여전히 한국의 사교 문화에서 주인공입니다. 건강을 생각하고 몸을 만들려는 사람에게 술과 안주는 분명 적입니다. 소량의 음주가 몸에 좋다느니 하는 현실성 없는 소리는 잊는게 낫습니다. 한국 남성 다섯 명 중 한 명이 알코올 의존증인 상황에술 자체보다는 ‘함께 망가지기‘를 의미로 삼는 음주문화에서 애당초
‘소량‘이라는 전제조건을 지키는 것은 어려우니까요. 
- P393

350ml 6도의 캔맥주를 마셨다면 알코올이 21ml 이니 2~3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맞습니다. 하지만 이건 알코올 분해만을 본 것이고,
폭음을 하면 간이 손상을 입고 후유증을 겪기 때문에 실제 간 기능이회복되기까지는 최소 2~3일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나마 열량 부담이 적은 술은 뭘까요? 원론적으로만 따지면 일단술은 적게 먹는 게 최선입니다. 알코올은 근육 합성을 저해하고 체지방 연소까지 저해하는 최악의 성분이니까요 열량만 따지면 일단 알코을 자체가 1g당 7kcal 의 고열량이기 때문에 도수가 높을수록 단위 분량 당 열량도 높습니다. 

20도 소주는 1병에 500kcal 즉 밥 15 공기와 비슷하고 500cc 맥주는밥 2/3공기에 해당하는 200kcal를 냅니다. 
- P394

안주를 고를 때 유념할 것은 지방과 염분입니다. 지방은 열량도 열량이지만 느끼한 맛을 줘서 술을 더 마시게 만듭니다. 지방이 위장을 코팅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잘못된 겁니다. 염분 역시 갈증을 유발해 음주량을 늘립니다. 이모저모 고려하면 가장 무난한 안주는 과일입니다.
과일의 당분이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식사와 함께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단백질이 많은 안주가 간을 보호하고 음주로 인한 근손실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습니다. 해산물, 특히 굴이나 조개, 오징어, 낙지 같은 연체동물과 광어 같은 흰 살 생선이소화가 잘 되고 지방이 낮아 좋습니다. 

- P395

육류 안주는 일반적인 술에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알려진 것과 반대로 삼겹살은 술과 최악의 궁합입니다.지방열량이 높아 술맛을 가려버리기 때문입니다. 물론 와인과 같은 일부 과실주에서는 탄닌과 육류가 조화를 이루기도 합니다.
최악의 안주류는 튀김류특히 감자튀김입니다. 고지방에 염분도 많고 단백질은 거의 없어 나쁜 안주의 삼박자를 다 갖췄습니다.
- P396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몇 달 만에 하루 이틀 잘 먹어 늘어난 체중은너무 크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하루에 늘어날 수 있는 근육량에 한계가 있듯 하루에 늘어날 수 있는 체지방량도 한계가 있습니다. 
- P398

과충전된 글리코겐은 쉽게 빠지지만 그 상태에서는 체내의 자연적인 지방 연소가더뎌집니다. 그 상태가 계속 유지된다면 며칠에 걸쳐 진짜 체지방이늘 수 있습니다. 당장 체중은 명절 때 늘지만 체지방은 명절 후 먹는식사들이 지방으로 변하며 조금씩 불어납니다. 그러니 남아도는 글리코겐은 운동으로 빨리 소모해버리는 게 좋습니다.
- P400

최근에는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 유기농 단체를 중심으로 고기의마블링을 거부하는 운동도 일고 있습니다. 몸을 만들고 건강을 위한다면 마블링이 없는 쇠고기를 드시는 게 돈도 아끼고 건강도 지키는 길입니다. 물론 환경도 살립니다.
우리나라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문화도 이런 고지방육 유행에 한몫을 한 게 사실입니다. 조리 방법에 대한 관점도 조금 바꾸어 홍두깨살이나 사태처럼 지방이 적은 부위로 점을 해 먹는 것도 고기를 부드럽게 먹는 방법입니다.
- P402

마른오징어 : 단백질 함량만 보면 마른오징어가 가장 높습니다. 80g의 마른오징어 한 마리는 닭 가슴살 2덩이를 능가하는 50g 이상의 단백질이 들어 있습니다. 그것도 지방이 거의 없는 순수한 단백질입니다.
- P404

·떡볶이, 순대 : 떡볶이는 거의 순수한 탄수화물 덩어리입니다. 게다가당분과 나트륨 함량도 매우 많아 그리 좋은 메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순대는 대부분 탄수화물이지만 무기질이 많이 들어 있고 함께 먹는 간이나 허파, 염통 등의 내장에는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이 매우 풍부합니다. 순대와 내장은 영양적으로 궁합이 잘 맞는 조합입니다.
- P405

국내에서는 판매상들이 단백질 보충제를 ‘순수 근육 보충제‘라는이름으로 판매하다보니 먹기만 하면 근육이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는사람들이 많습니다. 보충제는 우유나 달걀 등의 일상적인 식품에서단백질을 뽑아내 농축한 것에 불과합니다. 결국은 열량과 직결되기때문에 필요량보다 더 먹은 단백질은 간과 신장에 무리를 주거나 군살만 됩니다.
-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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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은 특정화학식의 단일 성분을 말하는 게 아니라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이 합쳐진 고분자 화합물을 총칭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동물의 몸을 이루는 주성분은 물 > 거짓말 살짝보태 안드로메다만큼의 거리 > 단백질 > 지방, 탄수화물, 무기질, 기타 잡다한 것들의 순서입니다. 결국우리 몸은 단백질을 주성분으로 한 큼직한 물주머니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 P279

다만 그 아미노산이부족하다면 분명 문제가 되는데, 필요량보다 더 먹는다고 해서 일부광고문구와 같이 그 효과가 강해질까요? 단백질은 기본적으로 몸의부품입니다. 자동차의 핸들은 방향을 바꾸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지만핸들을 2개 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바퀴 4개짜리 자동차에 5개를 달아봤자 주변의 눈총밖에 얻을 게 없습니다.
- P283

단백질에서는 이처럼 가장 부족한 필수아미노산을 제한아미노산이라고 합니다.
- P282

혈중 아미노산 농도가 높을수록 에너지원이나 체지방으로 변해 간과 신장에서 쓰레기로 버린다는 것입니다. 버려지는 질소, 즉 소변에서 채취한 질소 농도는 혈중 아미노산 농도의 상승과 거의 동일하게 움직인다는 것이죠.
한편 골격근의 합성은 혈중 아미노산이 최고조이거나 너무 낮을 때가 아닌 정상치로 안정된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혈중 아미노산이 너무 높을 때는 근육 합성보다 간에서의 아미노산 처리에 주력합니다.
그 때문에 운동 직후처럼 혈중 아미노산 농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졌을때는 적당량의 단백질을 빨리 섭취해 정상화시키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미 정상치를 유지하는 평상시에 시시때때로 흡수가 가장빠르다는 단백질 보충제를 들이붓는 것은 도리어 근육 합성을 방해할수 있습니다.
- P288

 체내 단백질의 4% 정도가 이렇게 매일 파괴되고 재생되는데, 근육,효소,호르몬,혈구 등 거의 모든 조직이 포함됩니다.
근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근섬유 자체는 수명이 굉장히 길지만 내부적으로는 끊임없이 분해와 복구를 반복합니다. 없어지는 양이 더 많으면 세포의 부피와 근육량이 줄고, 복구량이 더 많으면 늘어납니다. 
- P289

크게 보면 체내 순환되는 단백질의 약 80% 이상은 재활용분이고먹어서 새로 들어온 건 20% 이내에 불과합니다. 지금 내 가슴의 멋진대흉근을 이루는 단백질이 어제까지는 맘에 안드는 처진 엉덩이 살의일부였을 수도 있고, 그 전에는 뱃속에서 꾸르륵거리는 창자의 일부였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 P290

강한 운동으로 이런 무직 상태의 아미노산들이 정착할 자리를 만들어주어야 근육이 비로소 성장합니다. 그러니 운동이 부족한 대다수 현대인들은 단백질이 남아돌아 탈입니다. 건강한 사람의 단백질 섭취 상한선은 딱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최소한 과도한 섭취가 ‘몸을 버리거나, 돈을 버리거나 둘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 P291

같은 원리로 인체의 단백질 필요량은 운동량의 영향도 받지만 궁극적으로는 몸 크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딱히 체중을 늘리거나 줄이려는것이 아니라면 같은 체중의 두 사람은 운동량이 조금 달라도 단백질필요량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단백질 권장량을 체중이나 근육량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것이 그 때문입니다.
- P293

오메가-3 지방산은 뇌와 신경세포 구성에 관여하고, 혈중지방관리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식물성 오메가-3는 호두, 들깨, 아마씨,
카놀라유에 들어 있고, 동물성 오메가-3는 풀을 먹는 동물 등 푸른생선, 물범 같은 수상 포유류에 들어 있습니다. 보통의 육류에도 소량은 들어 있습니다. 한편 오메가-3가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해산물을 주식으로 삼아 오메가-3를 과잉 섭취했던 북극의 이누이트스키모들은 상처가 생기면 지혈이 되지 않아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일이잦았습니다. 현대에도 수술 전후 환자나 와파린 같은 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경우 오메가-3 보조제를 함부로 섭취해서는 안 됩니다.
- P308

콜레스테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HDL과 LDL이라는 헛갈리는 단어가 꼭 등장합니다. 흔히 HDL은 좋은 콜레스테롤, LDL을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들 하지만 이 역시 ‘나쁜‘ 이분법적 논리입니다. 우리 몸은일부러 나쁜 것을 만들지는 않으니까요.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혈관을 타고 이동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혈액에 녹을 수 있도록 표면을 단백질로 포장합니다. 이때목적지가 간이면 고밀도지단백 HDL High Density Lipoprotein 으로, 목적지가조직세포면 저밀도지단백(LDL Low Density Lipoprotein으로 만들어집니다. 똑같은 콜레스테롤인데 몸 안에서 포장지에 따라 HDL LDL로 운명이 갈리는 것이죠.
- P310

흔히 고지혈증이라고 하는 혈중 지질이상은 LDL이 높은 고콜레스테롤혈증과 중성지방치가 높은 고중성지방혈증이 있습니다. 중성지방과 LDL은 하나가 높으면 대개 나머지도 높습니다. 한국인의 경우, 과도한 탄수화물과 음주가 원인인 고중성지방혈증이 대부분입니다. 이때는 탄수화물과 알코올을 줄이는 게 급선무인데 엉뚱하게 음식에서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데 급급해 동물성 대신 밥, 감자, 고구마 등 탄수화물 식품에 치중하면 도리어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 P312

너무 많이 먹어 비만해져도 심혈관 질환으로 일찍 죽지만 난민촌의 뼈만 남아 굶어죽는 아이들이나과도한 다이어트로 돌연사할 때도 직접적인 사인의 상당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심장질환입니다.
- P314

그런데 지방의 진짜 주인공인 지방산을 태우려면 탄수화물의 연소 중간 산물인 옥살아세트산이 필요합니다. 탄수화물이 너무 부족해도 지방산 연소가 더뎌지는 것이죠. 장기간의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실패하기 쉬운 원인 중 하나입니다.
- P315

에너지를 저장한다는 차원에서는 둘의 역할이 같지만 내장지방이교통요지에 위치하고 있어 피하지방보다는 먼저 사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빨리 타고, 미용상 악영향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건 내장지방의 장점입니다. 그런데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혈관에 지방을 잘 토해 놓기 때문에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등 각종 질환의 주범이기도 하고, 인슐린의 효과를 떨어뜨려 당뇨를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건강을 위한 다이어트에서는 내장지방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둡니다.

- P316

한편 살이 빠질 때도 피하지방은 전신에 걸쳐 분해됩니다. 성별, 체질 등에 따른 개인별 편차 정도만 있을 뿐 특정 부분을 운동한다고 그부분 피하지방이 먼저 분해되지는 않습니다. 피하지방은 몸을 보호하는 갑옷인데 한 곳만 약점을 만들면 큰일이게요. 감량에 대한 상식이널리 알려진 지금까지도 여전히 복부, 팔 같은 특정 부분 지방만 빼는비법을 찾는 분들이 있지만 지방흡입술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 P317

지방은 단백질, 물과 함께 몸을 이루는 필수성분입니다. 지방은 내장지방, 피하지방처럼 소문난 지방조직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지방은세포막의 주성분이고 호르몬 성분도 지방, 지질입니다. 몸의 근육, 내장도 일부는 지방이라는 의미입니다.
내장지방, 피하지방 같은 순수 지방조직을 빼면 지방이 가장 많은곳은 신경계입니다. 뇌와 신경은 단일 기관 중에서는 가장 많은 지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뇌는 수분을 제외하면 절반 이상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는 말 그대로 기름 덩어리입니다. 
- P314

일부에서는 체지방이 낮으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람에게는 생존에 필수적인 지방 양의 하한선이 있습니다. 뇌와 신경, 세포막, 호르몬 등 기본적인 구성물질도 있지만 피하지방이나 내장지방같은 보통의 지방도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체지방이 너무적으면 기초대사량과 면역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곤하고, 심하게 추위를 타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멍들고 상처를 입습니다. 
- P318

하지만 몸이 작고 체중도 적게 나가는 상태에서 체지방 비율까지 낮추려다가는 필수지방량의 함정에 빠지고 맙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55kg인 여성이라면 체지방비 16%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체중이 45kg이라면 같은 16%라도 체지방량이 7kg밖에 되지 않아 몸에 탈이 생기기 딱 좋은 수치가 됩니다. 그러니 마른 사람에게는 무조건 낮은 체지방이 좋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인지하고, 아예 근육을 키워 건강 체중으로 만든 후에 체지방비를 다시 생각하거나, 최소한 자신의 체중에 맞는 적절한 체지방비로 목표를 현실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 P319

과도한 스트레스, 흥분하면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코르티솔은 잉여 에너지를 내장지방으로 저장하도록 자극하고 근육을 분해해 최대한 혈당을 높이도록 지시합니다. 이런 호르몬이 분비되었다는 건 우리 몸이일종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입니다.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 소문이 돌면 사람들이 미래를 대비해 집을 고치기보다는 은행에서 돈부터 찾고 쌀과 라면을 사재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 P324

체지방의 증가는 지방세포의 개수가 많아지거나 지방세포의 크기가커져서 일어납니다. 일반인의 지방세포는 약 300~500억 개인데, 대부분 16세 이전에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청소년기에 비만하면 지방세포의 개수가 2~3배 이상 증가합니다. 이렇듯 청소년기 이전의 지방세포개수 증가로 비만해진 것을 소아기형 비만이라고 합니다. 한번 만들어진지방세포는 평생 남기 때문에 살을 빼도 다시 비만이 되기 매우 쉽습니다.
- P328

주변에 보면 겉보기에는 뚱뚱한데 무척건강하게 장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남녀 막론하고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① 두리뭉실해 보이지만 배는 많이 안 나왔다.
② 이것저것 잘 먹고 평소에 많이 움직인다.
③ 상체에 비해 하체, 특히 허벅지가 굵다.
- P326

근육질 몸짱이 되었다는 사람들이 정작 얼굴은 순식간에 노안이 되어버리는 것도 지방이 빠져 몸이 자글자글해지면서 얼굴도 덩달아 자글자글(?)해진 결과죠. 애석하지만 현대의학도 몸의 지방은 빼고 얼굴의 지방만 보존하는 마법은 부리지 못합니다. 몸이든 얼굴이든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죠 온몸을 고루 덮은 탄력 있고 적당한 피하지방이야말로 젊은 사람만의 특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P327

특히 단백질은 소화와 대사 과정에서 많은 수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물과 섬유소가 부족하면 대변이 수분을 충분히 잡아두지 못해 변비에 걸리기 쉽습니다. 식사량이 늘면 그만큼 물과 섬유소도 충분히 먹어줘야합니다. 섬유소만 많이 먹고 물 섭취가 부족한 것도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P329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1.7~2리터의 물 중 음료 형태로 마시는 물은1.5리터 정도로 봅니다. 식사에 포함된 수분도 상당량이고, 한식은 서구식 식단에 비해 국물 섭취가 많아 2리터 모두를 물의 형태로 마실필요는 없습니다. 물을 특별히 많이 마셔야 하는 결석 환자들도 3리터정도가 한계입니다. 그 이상 넘어가면 도리어 신장에 부담을 준다고보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분들도 이 정도는 넘지 않는 게 좋습니다.
- P330

심한 운동이나 더위로 갈증을 느꼈을 때 다량의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가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거나, 두통이 오거나, 헛구역질로 온몸의 힘이 빠지는 증상을 겪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흔히 ‘물 중독‘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은 땀을 흘리면 무기질도 함께 배출해 전해질 농도를 유지합니다. 원래 균형이 맞았던 몸에 갑자기 다량의 물을 들이부으니 미처 적응할 새도 없이 전해질 농도가 확 떨어져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탈수와 물 중독은 양극단이면서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P331

그리고 물이 위장을 넘어가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운동에 들어갑니다.
운동 중에도 약간씩의 물을 마시되 15 분당 100~200ml를 넘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 P332

 그 중에서도 특히 운동과 관련이 큰 비타민, 미네랄과 그 핵심 기능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타민 B1, B2 : 에너지대사를 총괄
비타민 B5, B6, B12 : 체성분 형성
비타민C: 항산화제, 단백질 합성
칼슘 : 신경전달물질, 단백질 섭취로 부족해지기 쉬움
마그네슘 : 에너지대사
- P333

비타민을 섭취한답시고 당분 많은 과일을 편식하기보다 여러 식품군을 다양하게 섭취하는게 훨씬 이롭습니다.
- P334

종합비타민제의 성분 중 상당수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공복에 먹지말고 식사와 함께 먹는 것이 흡수에 좋습니다. 반면 칼슘이나 미네랄보충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면 단독으로 먹는 편이 무난합니다.
- P334

사실 최근의 비타민 결핍은 과거처럼 먹을 게 없어서가 아니라 대개는 생활습관 때문입니다. 특히 과도한 다이어트, 과로, 편식,
흡연 등으로 불균형해지기 쉬우니까요. 경구피임약을 섭취하는 여성들에게도 비타민 B군 결핍증이 종종 나타나곤 합니다. 흡연자들도 비타민 C와 같은 항산화계열 비타민이 많이 필요합니다. 당뇨나 암 같은소모성 질환에서도 질환과 증세에 따라 비타민,미네랄의 결핍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 P335

 일상 식품이나 평범한 종합비타민제 정도만으로는 과용이 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여러 보조제를 중복 섭취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특정 비타민을 과용할 수 있습니다. 
- P335

항산화 성분이나 항암 성분은 특별한 종만 갖춘 초능력이 아닙니다. 우리가 먹는음식이 생명체인 이상, 세상 모든 식품에는 각각의 특성과 함량만 다를 뿐 항산화제, 항염, 항암제가 다 들어 있습니다. 굳이 소문난 보양식을 찾아먹지 않아도 일상의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종류의 항산화제와 항암 성분을 이미 섭취하고 있다는 말이죠.
- P337

운동은 직접 열량을 태우기보다는 간접적인 효과가 더 큽니다. 신진대사를 높여주고, 근육을 길러 장기적으로는 감량 후에도 체중 관리를용이하게 하려는 목적입니다. 미용 차원에서도 감량 후 여기저기 처지고 탄력 잃기 쉬운 몸을 탄탄한 근육질 몸으로 유지해주니까요.
- P341

몸이 적은 열량으로 생존하도록 아예 적응해버린 상태입니다. 성호르몬, 갑상선 호르몬도 제대로 분비가 안 되고, 심박수와 체온도 낮아지는 등 최소한의 생명유지기능을 빼고 몸의 스위치가 모조리 꺼졌다고 볼 수 있죠. 심지어 일일1,000kcal 이하를 먹는데도 살이 안 빠지기도 합니다.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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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은 뜨개질이나 펜싱처럼 우리가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주의력은 정신 상태이며, 방향성이다. 우리는 주의력을 학습하기보다는 주의력을 향해 나아간다. 이러한 방향 전환은 소크라테스처럼 맘춰 서서 자기 머리 밖으로 나올 때에만 가능하다. 시몬 베유는 이를 "탈창조decreation"라 칭했다.
- P238

 머독은그날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불안과 분노를 느끼며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하늘을 나는 황조롱이 한 마리가 보였다. 머독은 이렇게 말한다.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뀐다. 자만심에 상처 입은 음울한 자신은 사라졌다. 이제 황조롱이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다시 내 생각으로 돌아왔을 때, 다른 문제들은 전만큼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 P239

배유는 낮에는 나뭇가지가 보이고 밤에는 별이 보이는 자신의작은 방을 사랑했다. 런던도 사랑했고, 유머와 친절함이 넘치는영국 사람들도 사랑했다. 베유는 뉴욕으로 도피한 부모에게 보낸편지에 이렇게 썼다. "남달리 친절해요. 신경은 날카롭게 곤두서있지만 자존감과 타인을 향한 너그러움으로 자신을 잘 통제해요.
저는 상처가 있는 이 도시가 정말로 좋아요." 상처받은 도시의 상처받은 영혼이라. 
- P243

배유의 본업은 다양한 배경의 프랑스 망명자들이 모여 프랑스를 나치 치하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유프랑스운동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이었다. 베유는 지칠 줄 모르는 노동자이자 끝없이 꿈꾸는 몽상가라는 평판을 얻었다. 
- P243

베유는 자신의 병을 부모에게 절대 말하지 않았다. 그것이 이중적인 행동인지, 연민에서 나온 행동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베유는 부모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사랑하는 부모님, 그럼 또 만나요. 넘치는 애정을 듬뿍 담아"라는 쾌활한 말로 마무리했다. 8월 24일저녁, 동료가 방문한 직후 베유는 코마 상태에 빠졌다. 그로부터다섯 시간 후 시몬 베유는 사망했다. 향년 34세였다.
- P245

세 사람에게는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이 행복하지 않으리란 것을 안다. 하지만 얼마나 행복하지 않은 사연인지는 세 사람이 며나고 나서 그 묘지에 가보고 나서야 알게 된다. 그제야 나는 묘지가 너무나도 작다는 것, 묘비가 테디베어 모양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많은 물체가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테디베어 모양의 묘비만큼 한 사람의 가슴을 순식간에, 또 철저하게 찢어놓는물체는 절대로 없다.
- P248

시몬 베유처럼 지금 이 순간에만 마음을 쏟고 미래의 보상에는 무관심하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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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용한 열차 칸(암트랙에는 조용한 열차 칸이 따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는 대화를 나누거나 전화를 하는 것이 금지되어있다-옮긴이)에 앉아 있다. 우리 조용한 사람들은 만족스럽게, 물론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쳐다본다. 우리는 선포되지 않은 전쟁의 전우다. 각자 자기만의 덩케르크에서 참호를 파고 적의 사격을 받는 중이다. 승산은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자신의 위치를 지킨다. 조용한 열차 칸은 최고로 문명화된문명사회이자, 바깥의 야만스러운 소란을 막아주는 방어벽이다.
- P109

게다가 이곳에 흐르는 적막함은 외부의 현상일 뿐이다. 우리 머릿속의 데시벨 수치는 상당히 높다. 고요한 절망의 삶이란 이런 것이다. 이런 삶은 오로지 겉모습만 고요하다.
- P110

어떤 사람은 소로로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소로가 되는 데 성공한다. 대부분은 억지로 소로를 떠안는다.
- P111

은둔하려는 성향이 있긴 하지만, 은둔을 한다면 호텔방에서 하고싶지 수도 시설과 빵빵 터지는 와이파이가 없는 좁은 오두막집에서 하고 싶진 않다. 나는 즉시 <월든>을 내 머릿속의 시베리아로 유배시켰고, 그곳에서 《월든》은 《모비딕》과 《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적분학과 만났다.
- P111

내 생각에 소로는 요가 수행자보다는 산야시sannyasi에 더 가깝다. 힌두교 전통에서 산야시는 가족으로서의 의무를 내던진 사람으로, 모든 재화를 포기하고 오로지 영적인 삶을 살기 위해 숲에틀어박힌다.
- P114

 장소는 우리가 그 장소를 특별하게 만드는 만큼만 특별해진다. 월든에 오지 마시오. 소로라면 자신의 21세기 팬들을 꾸짖었을 것이다. 자신만의 월든을 찾으시오. 직접 만든다면 더더욱 좋고.
- P115

 너새니얼 호손은 소로에게 ‘무쇠로 만든 부지깽이처럼 뻣뻣한 완고함"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사람들은 호손만큼 친절하지 않았다. 소설가 헨리 제임스와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아버지인 헨리 제임스 시니어는 "소로는 평생 내가 만난 그 누구보다도 유치하고 개념 없고 뻔뻔한 이기주의자"라고 했다.
- P116

소로가 받는 혹독한 비난은 주로 위선에 관한 것이다. 소로는숲속에서 홀로 자족하는 척하면서 몰래 엄마 집에 들러 파이를먹고 빨래를 맡겼다.
- P116

소로의 한 추종자가 내게 말했듯, <월든>은 숲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에 관한 책이 아니다. <월든>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 관한 책이다.
소로의 심술궂은 성격에 관해서라면, 소로는 유죄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로가 보여준 지혜가 가치를 잃는 것은 아니다.
- P116

소로의 철학은 내가 보는 것이 곧 나라는 아웃사이드 인outside-in 철학이었다.
소로는 초월주의자로 간주된다. 철학 사조 중 하나인 초월주의는 다음 다섯 어절로 요약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 하지만 소로는 보이는 것을 더욱 굳게 믿었다. 
- P116

지식은 언제나 잠정적이고 불완전하다. 오늘의확신은 내일의 헛소리다. "그게 무엇인지 누가 말할 수 있는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내가 그것을 어떻게 보는지뿐이다."
- P119

가끔 우리는 의미를 너무 빨리 창출한다. 어쩌면 머그컵처럼보이는 저 물체는 완전히 다른 것일 수 있다. 물건과 사람을 너무빨리 정의 내리면 그것들의 유일무이함을 보지 못할 위험이 있다. 소로는 그러한 경향을 경계했다. "보편 법칙을 너무 성급하게끌어내지 말 것." 소로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특수한 사례를 더 명확하게 들여다볼 것." 눈앞에 보이는 것을 바로 규정하지 않고 기다리면 더 많은 것을 보게 된다.
소로는 그 속도를 엉금엉금 기어가는 수준으로 낮추었다. 추측과 결론 사이의 틈, 보는 것과 본 것 사이의 틈을 최대한 길게 늘였다. 
- P120

아름다움을 개인적으로 판단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핏빛 노을, 수많은 별들이 수놓인 잉크처럼 새까만 밤하늘. 전부 개인적의견이다. 철학자 로저 스크러튼이 말했듯, "그런 아름다움을 위한 공간이 있는 세상에 당신을 위한 공간도 있다."
- P121

소크라테스처럼 소로 역시 "두려움 없는 자기 점검" 을 통해성찰하는 삶을 살았다. 
- P123

 "오늘은 사정이 나쁘고, 하루하루 갈수록 더 나빠질것이며, 종국엔 최악이 도래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전면적이고, 불가피하고,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나는 책을 덮고 한숨을 쉰다. 긴 하루가 될 것 같다. 수마트라 커피를 한 잔 더 주문하고 다시 책을 펼친다.
- P150

그것도 그리 나쁘진 않았을 테지만.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한다. "삶은 삶을 가장 덜 인식할 때 가장 행복하다.
- P151

인간 혐오와 심술궂은 성격에도 불구하고, 쇼펜하우어는 연민을 가치 있게 여겼다. 비록 같은 인간보다는 동물에게 연민을더 많이 표하긴 했지만.
- P152

듣기는 연민의 행위, 사랑의 행위다. 귀를 빌려주는 것은 곧 마음을 빌려주는 것이다. 잘 듣는 것은 잘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기술이며,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습득 가능하다.
- P153

쇼펜하우어의 강점은 우울함이 아니라 우울을 설명하기 위해 쌓아 올린 철학적 체계, 고통의 형이상학이었다. 
- P183

쇼펜하우어는 관념론자였다. 철학적 의미에서 관념론자는 이상ideal이 높은 사람을 의미하지 않는다. 관념론자는 우리가경험하는 모든 것이 세계 자체가 아니라 정신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믿는 사람을 뜻한다. 물리적 대상은 우리가 그것을 인식할 때에만 존재한다. 세계는 내가 만들어낸 생각이다.
- P154

매일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이처럼 정신에서 구성된, 즉 인지적 세계를 경험한다. 이 세계는 실재한다. 호수의 표면이 실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유리처럼 매끈한 수면이 호수의전부가 아니듯이, 인지적 세계 역시 실재의 일부만을 나타낸다. 호수의 깊이를 설명해내지는 못한다.
- P155

우리 인간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필요로 하지만 타인은 우리를 해칠 수 있다. 관계는 끊임없는 궤도수정을 요하며, 매우 노련한 조종사조차 가끔씩 가시에 찔린다.
- P162

쇼펜하우어가 매우 즐겁게 플루트를 연주했다는 사실은 그의팬이었다가 비판자로 변한 프리드리히 니체가 그의 염세주의에 의문을 품게 했다. 매일 그렇게 즐거워하며, 그렇게 사랑을 담아플루트를 연주한 사람이 어떻게 염세주의자일 수 있을까? 쇼펜하우어는 여기서 아무 모순도 느끼지 못했다. 이 세계는 실제로고통이자 엄청난 오류이지만, 그 고통이 일시적으로 유예될 때가있다. 짧은 즐거움의 순간들.
- P163

음악과는 이와 다른 관계, 덜 계산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 사심 없는 관점에서 음악을 경험해야 한다. 사실은 없지만 무관심한것은 아니다.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어떤 음악 작품에 무관심한 것은 그 음악에 냉담한 것이다. 사심이 없는 것은 음악에 어떤기대도 품지 않고 어떤 요구도 하지 않는 것, 하지만 미학적 기쁨의 가능성에 문을 열어놓는 것이다. 
- P169

나는 슬플 때마다 이 곡을 듣는다. 내 생각에 이건 자기 고통에 푹 빠진 자기밖에 모르는행동이 아닌, 무언가 더 숭고한 행위다. 그 음악은 내 슬픈 기분과잘 어울리고 내 감정을 인정해주지만 한편으로는 슬픔의 원인과 거리를 두게 도와주기도 한다. 나는 슬픔을 삼키지 않은 채, 또는 슬픔에 삼켜지지 않은 채 슬픔을 경험할 수 있다. 그 씁쓸함을 음미할 수 있다.
- P170

반면 에피쿠로스는 결핍과 부재의 측면에서 쾌락을 규정했다. 그리스인은 이러한 상태를 아타락시아ataraxia 라고 불렀다. 말 그대로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를 만족으로 이끄는 것은 어떤 것의 존재가 아니라 바로 불안의 부재다. 쾌락은 고통의 반대말이 아니라 고통의 부재를 뜻한다. 에피쿠로스는 향락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는 ‘평정주의자"였다.
- P197

에피쿠로스는 이 텅 빈 욕망이 가장 큰 고통을 낳는다.
고 했다. 이 욕망은 만족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두려움 없이짚으로 만든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이 황금 의자와 호화로운 식탁을 앞에 두고 걱정에 빠져 있는 것보다 낫다."
- P199

어떤 쾌락은 미래의 고통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그러므로 피해야 한다. 폐암의 고통은 흡연의 쾌락보다 더 크다.
마찬가지로 어떤 고통은 미래의 쾌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러므로 견뎌야 한다. 예를 들면 운동을 하는 고통이 그렇다.
- P206

우리는 특히 내가 ‘조금만 더 주의‘라고 부르는 것에 취약하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것(예를 들면 돈과 명예, 친구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저 조금만 더 많으면 된다.
하지만 조금 더 갖게 되면 우리는 눈금을 재조정하고 생각한다. 그저 조금만 더 있으면 돼. 우리는 얼마큼이어야 충분한지를 모른다.
- P212

충분히 좋음은 자기 앞에 나타난 모든 것에 깊이 감사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완벽함도 좋음의 적이지만, 좋음도 충분히 좋음의 적이다.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좋음의 신념을 따르면 놀라운 일이 생긴다.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충분히‘가 떨어져 나가고, 그저 좋음만이 남는다.
- P213

에피쿠로스는 우정이 인생의 커다란 쾌락 중 하나라고 보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축복받은 삶에 이바지하는 여러 가지 중에우정만큼 중요하고 유익한 것은 없다." 그리고 지금의 톰과 나처럼 친구는 식사의 필수 요소라고 덧붙였다. 친구 없이 먹고 마시는 것은 "사자와 늑대처럼 게걸스레 먹는 것"과 같다.
- P213

실망스럽지만, 곧 스스로에게 묻는다. "에피쿠로스라면 어떻게 했을까?" 물론 스타벅스에 갔겠지. 그래서 나도 그렇게 한다.
독특하지 않다. 애정을 담아 커피를 내리는 직원도 없다.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충분히 좋다.
다른 말로, 완벽하다.
- P214

관심을 기울이는 능력은 꽃꽂이 걷는 능력이나 피클병을 여는능력과 더불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능력 중 하나다. 모든 눈부신 과학적 발견과 모든 뛰어난 예술작품, 모든 친절한 태도의 근원에는 순수하고 사심 없는 관심의 순간이 있다.
- P222

베유의 급진적 공감 능력은 관심에 대한 베유의 급진적 견해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베유는 관심을 어떤 수단이나 기법으로 보지 않았다. 베유에게 관심은 용기나 정의와 다르지 않은똑같이 사심 없는 동기가 요구되는 미덕이었다. 생산성을 높이기위해, 더 훌륭한 노동자나 부모가 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지 말것. 그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이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이유에서 관심을 기울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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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은 수축한다. 관심은 확장한다. 집중은 사람을 피로하게한다. 관심은 피로를 회복시켜준다. 집중은 생각을 한곳에 모으는 것이다. 관심은 생각을 유보하는 것이다. 베유는 이렇게 쓰고있다. "무엇보다 우리의 생각은 텅 빈 채로 기다려야 하고 그 무엇도 추구해서는 안 된다. 그저 자신의 생각에 침투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이 문장이 그리 당혹스럽지 않다면, 베유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문제는 수동성의 결역에서 생겨난다"라고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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