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단순화할수록 그에 비례하여 우주의 법칙도 간결해져 고독은 더 이상 고독이 아니고, 가난은 가난이 아니며, 약점 또한 약점이 아니게 될 것이다. 당신이 공중에 누각을 지었더라도 그 일이 결코 헛되지는않으리라. 누각이 있어야 할 곳은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다. 이제 누각을 받칠 토대를 쌓기만 하면 된다. - P464
아무리 삶이 초라해도 받아들이고, 또 살아라. 외면하지 말고 욕하지 말아라. 잘못된 것은 삶보다는 당신이다. 당신이 가장 부유할 때조차 당신 삶은 가장 빈곤해 보일 수 있다. 모든일에 흠만 잡는 사람은 천국에 가서도 흠만 잡는다. 당신 삶이 빈곤하더라도 그 삶을 사랑하라. 구빈원 신세를 지더라도얼마든지 유쾌하고 신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저녁 노을은 부자의 저택 창문이든구빈원 창문이든 똑같이 아름답게 물들인다. 봄이 오면 구빈원 앞이든 부자의 저택 앞이든 똑같이 눈이 녹는다. - P470
나그네가 길을 가다 눈앞에 늪이 나타나자 한 소년에게 바닥이 단단하냐고 물었다. 소년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늪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폭빠져서 나그네가 탄 말의 뱃대끈까지 물이 차올랐다. 나그네가 소년에게 따지듯 물었다. "방금 이 늪 바닥이 단단하다고말하지 않았느냐?" 그러자 소년이 이렇게 대꾸했다. "네, 맞아요. 바닥은 단단해요. 하지만 바닥에 닿으려면 멀었어요. 아직 절반도 가라앉지 않았다고요." 사회의 늪과 유사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것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 P474
나는 존이나 조너선이 모든 이치를 명확히 이해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의 경과만으로 밝아올 수 없는 것이 새벽이다. 우리 눈을 멀게 하는 빛은 우리에게 어둠이나 마찬가지다. 우리가 깨어 있는 날이어야만 동트는 새벽이 찾아온다. 앞으로 더 많은 새벽을 맞이할 수 있다. 태양은 아침에 뜨는 별에 지나지 않는다. - P479
소로는 말한다. "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나 자신이 의도한 대로 삶의본질적인 사실만을 앞에 두고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스로인생의 가르침을 온전히 익힐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고, 죽음을 맞았을 때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삶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삶이 아닌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면서 허위와 망상과 탐욕에 젖은 채 허우적거리며 사는 동시대인들을 질타했다. - P492
소로는 삶에서 무엇이 본질이고 진실이며, 어떤 것에 의미와 가치를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월든이라는 자연에서 찾으려고 했다. 자연을 사랑한 만큼 자연 속에서 자연인으로 살기를 택한 그는 자연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이 책 『월든』에 꼼꼼히 기록했다. - P492
우리 시대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물질, 자본, 문명, 편리, 개발 같은 용어에 물들어 있다. 하지만 어떤가? 소로 시대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운가? 앞에서 열거한 용어가 우리 사고를 지배함으로써 자연은 마구잡이로 파괴되고 우리의 영혼은 온통 탐욕으로얼룩져 있는 것 아닌가? 지구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인류가 팬데믹으로 고통을 겪는 것이 물질과 문명에 대한 무턱댄 신뢰와 의탁의 결과 아닌가?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없다면 ‘월든』을 읽어 보기 바란다. - P495
사람들은 대부분 조용한 가운데 절망적인 삶을 산다. 체념은 곧 절망으로 굳어지기 십상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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