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을 꾸리는 중입니다>
2021년 스물 여덟 번 째 책. (2021년 8월 읽음)
이명규
에이커북스토어, 2020
-----
여름휴가를 대신하여 미영, 영주, 애리와 군산과 강화를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군산의 동네책방 ‘조용한 흥분색‘은 군산에 가면 꼭 들리기로 한곳이었고, 작정하고 책을 사야겠다고 결심한 곳이었다.
동네책방이라면 일반서적을 파는곳, 일반서적 중에서도 특정분야를 파는곳, 독립출판물과 섞어 파는 곳 등이 있는데... 조용한 흥분색은 완전하게 독립출판물만 독자에게 전달하는 곳이었다. 독립출판물에 대해서는 그냥 작가가 1인 출판사를 겸하고, 그러다보니 마이너 중 마이너이고, 비용적으로는 소량이다 보니 일반 출판물 보다 가격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독립출판물만 제공하는 곳을 처음 방문하게 된 상황이었다.
정말 많은 책을 사고 싶었는데 독립출만물의 성향이 여행이나 지극히 개인적인 에세이 쪽에 취우쳐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미안하게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책을 만들고 책방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쓴 책들이 놓여져 있는 칸을 다행히도(?) 발견하고, 그 중 이 책을 골라, 군산서 올라오는 차 안에서 완독을 했다.
동네책방을 운영한다는 건, 그냥 책을 사랑해서 할 수 있는 덕업일치의 일이거나, 그저 낭만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작가는 담담히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랬다. 쉽지 않다는 걸 아는것과, 실제 개인의 이야기를 듣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지하에서 운영하다가 비가 새고, 간판도 보이지 않고, 적자를 매 달 걱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책방을 운영하며 사람을 만나고, 저자를 직접 만나기도 하고, 여러가지 행사를 꾸려본다. 어쩔 수 없이 책방을 접어야하는 안따까운 사연도 많을것이다. 다행히도 작가분의 책방은 현재도 운영이 되고있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손님이 있다면 그저 붙잡고 수다를 긴 시간 떤다는 책방지기님을 직접 만나고 싶어졌다.
몇 년 전부터 꼭 책방아줌마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다. 망하기 쉽다는 것을 알기에, 충분한 직장생활을 하여 어느 정도 운영의 적자를 걱정하지 않을 준비가 되면 하겠단 생각을 했었다. 덕업일치를 이루고 싶었고, 좋은 사람들과 모여 살롱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후배 켈리는 그건 책방이 아니라 제니 놀이터라 평해주고, 나도 웃으며 그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는 목표라기 보다는 막연한 꿈이기도 했다. 책방 아줌마와, ms/om을 전공하여 기존 무역에 플러스하여 조직 내 포지션의 확장을 목표 (너무 바빠 시도하지 못했던 이 목표는, 지금은 너무 건강이 나빠져 내려놓게 되었다..), 두 가지의 차이는 너무 크니까. 그럼에도 책방 아줌마는 낭만적이고 이루고 싶고, 버릴 수 없는 꿈이다. 그래서 이 책이 좋았다.
작가님의 책방을 방문해아 겠다.
마음에 남은 구절, 내 맘대로 pick.
어쩌다 책방을 하게 되었다
- 8P
물론 아주 큰 착각이었다. 책방지기만큼 활발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해야 하는 일도 없다는 것을, 그 당시 초보 책방지기는 알 수 없었다.
-11P
불특정 다수의 공간,
이기를 바랐지만 소수의 공간이 되어버린 서점.
그래도 오늘은 누가 올지 기대되는 것은 무엇일까.
- 24P
사람이 무기력한 경우가 본인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라던데, 자연재해의 쓴 맛을 봐야 했다.
- 34P
누구나 문득 그런 생각을 한 적 있을 것이다.
하는 일이 힘들고 지쳐 자발적으론 못 하니 타의에 의해 쉬고 싶다는 생각.
-76P
어쩌면 에이커북스토어 시즌 2의 목표는 판매보다 생존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득도하는 것이 더 빠를지도.
-117P
책을 좋아하는 것과 책방 운영은 별개의 일이다.
-15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