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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 Winery 와인 & 와이너리
송점종 글, 장영준 사진 / 생각의나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와인. 어느 순간부터 소주와 막걸리로 대변되던 한국인의 술 문화가 와인으로 대체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은 일이다. 물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힘겨운 일을 하고 마시는 한잔 쓴 소주와 달달한 막걸리의 걸죽함이 깃든 강한 맛을 좋아하고 더운 여름 마시는 한잔의 시원한 맥주의 유혹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 와인의 부드러움과 목이 긴 와인잔을 부딪치며 담소하는 그 여유로움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우리 사회의 한 트랜드로 자리잡아 가게 된 거 같다.
특별히 와인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우아함을 좀 떨어보자는 자리에서 몇 잔 마시는 걸로만 와인을 접한 내게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를 통해 영화 프렌치키스의 넓은 포도밭을 보면서 와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반면에 생각만큼 와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 평소 아쉬웠다. 우리의 산천에서 맛난 포도가 나고 이 가을 집집마다 과실주로 포도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서 와인보다는 가정에서 담그는 달달한 포도주에 너무 익숙했던 탓일까 의외로 많은 나라에서 생산하고 있는 와인을 프랑스나 칠레산 와인 정도로만 기억있다는 사실, 와인 맛은 맛으로 보다는 BITTER과 SWEET란 단어로 밖에 모른다는 것도 와인에 대한 얄팍한 지식이었다.
책 한 권 가득히 너른 포도밭이 그득하다. 독일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에스퍄냐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헝가리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중국 이 많은 나라들에서 질 좋고 맛 좋은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다.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한 포도 생산지들은 세계적인 와인강국인 프랑스처럼 기후와 토양 등 주어진 천혜의 자연조건을 이용하기도 하고 미국의 나파벨리처럼 고온의 사막성 기후를 타고나서 썩 좋은 포도재배지는 아니지만 인공적인 방법을 연구하기도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장관을 이루고 있다는 포르투칼 도루강 상류지역의 포도원들은 포트와인 생산지로 유명하고, 침략자가 원주민의 문화를 파괴했지만 태고의 모습 그대로 자연을 유지해온 덕에 새로운 문화적 산물로 선물한 와인이 우리나라와의 자유무역 협정으로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음은 왜 내가 칠레와인을 프랑스 와인 다음으로 기억하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준다. 포도생산에 낯선 기후와 토양이라는 자연적 제약을 극복하고 대학의 와인학과과 연계해 양조학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개발과 기술개발을 시도하여 세계적 와인을 만들어 낸 오스트리와 지중해성 기후로서 무덥고 건조하지만 바다와 인접해 원한 편인 케이프타운에 근처에 집중되어 있는 와인생산지역에서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생산해 내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둘러 볼 수 있다.
와인 & 와이너리 를 읽게 됨은 행운이었다.
펼쳐진 포토밭에 기분 좋은 여행을 하다 마지막 펼친 와인산업과 와인문화에 대한 페이지는 전반적이 와인에 대한 개요를 일러준다.
가격으로만 누가 좋다니까 선택하던 와인에 대한 문화를 이해하게 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와인이 만들어 지는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으며 와인과 관련된 것들 와인글라스나 와인병 따는 요령 ,디캔딩, 그리고 테이스팅하는 법까지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좋은 와인과 나쁜 와인을 구별하며 음식과 자리에 알맞는 와인 선택, 와인 라벨 읽기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의 와인 에티켓과 마시는 순서 그리고 건강과의 연관성까지 와인에 관심이 있다면 너무나 소중한 얘기거리들이 한껏 담겨 있다.
이제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히 자리잡은 와인이다. 남의 나라 술이라고 배척하기 보다는 우리의 문화속에 우리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의 문화속에 아름다운 와이너리를 만들어 관광산업으로도 이끌어 보고 손끝 매운 우리의 기술로 탄생한 세계적인 와인도 기대해 본다. 땅으로 하늘로 찾아본 세계의 와인과 와이너리 탐사가 오늘 저녁 식탁에 놓여진 붉은 빛의 와인 한잔을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