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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수의 다시 만난 고대문명(이집트)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 2
곽민수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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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책을 처음 읽고자 했을 때 한 생각은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저자가 침착맨에서도 나올 정도로 셀럽이 되었으니, 책을 냈구나 정도 심정이었지요. 학자로서 그분을 안 좋게 본다는 건 아니고, 그냥 때 되면 나오는 셀럽식 저서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아니더라구요. 재밌었습니다!


뭔가 요즘 취향이 매니악해져서 그런지 역사 책이라고 하면 좀 각 잡고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냥 편한 마음으로 훅훅 넘겨도 재밌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각 자료도 중간중간 튀어나오구요.


내용도 생각해보면 알차다고 생각합니다. 워낙에 이집트를 지나가는 역사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가 보니, 파라오가 완전히 신으로 취급되는 것은 세상을 떠난 이후의 일이라는 서술도 좀 흥미로웠습니다. 생각해보면 눈앞에 있는 인간일 때보다야 당연히 죽고 나서 그럴 만도 한데 말이죠.



유튜브에 나와서 많이 이야기하신, 이집트에 살면 이집트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다시 한 번 강조하셨고, 직접 발굴해보고 연구하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쓰신 글이다보니 뭔가 이집트에 대한 애정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원래도 그러신 분이지만요.

이 책은 역사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이집트 여행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 읽고 가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괜찮은 책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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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 세상의 중심이 된 바다의 역사
찰스 킹 지음, 고광열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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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곁다리로만 알았던 흑해라는 바다가 있습니다. 대부분 바다에 집중하는 경우는 한 번 짚는 정도이다보니 관심이 든 적이 없었는데 이런 책을 읽게 되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책을 처음에 읽을 때 들었던 생각은, 변방이라는 개념이 좀 편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기독교 세계의 동쪽 끝이라 여겨졌던 흑해라고 하더라도, 어떤 나라에게는 실제 변방일 수 있어도 말이죠. 왜냐하면 흑해에도 사람이 사니까요.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이 삽니다. 그리고 흑해라는 영역은 엄청나게 큽니다. 뭉뚱그려 흑해인이라고 하면 이상한 말이 될 만큼 크죠. 우리나라에서 지방 사는 사람이 자신을 지방인, 변방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그 지역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가지듯, 흑해 권역에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흑해라는 거대한 바다가 변방이며, 경계가 아니라 연결된 통로와 같은 존재라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련이나 러시아 제국, 오스만, 로마, 이런 나라에서 있었던 많은 일에 이 흑해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스키타이, 코사크, 타타르족에게도 이 흑해는 중요했으며 이 정도라면 실상 흑해는 엄청나게 중요한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해외에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그렇고 워낙 방대한 시공간을 그리고 있다보니 내용이 좀 파편화된 경향이 있는데요. 애초에 그런 책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세계사를 좋아하고 지정학이나 국제정치에 관심이 있는 분, 지역, 지역의 역사에 관심이 분에게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읽었던 21세기 지정학보다도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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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지정학 - 5000년 문명사를 통해 보는 세계질서의 대전환 그레이트 하모니 3
아미타브 아차리아 지음, 최준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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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말하는 부분은 명확합니다. 시작부터 어떻게 보면 오리엔탈리즘에 반대하는 시각을 반대하는 시각에 편향적인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좀 있기는 했지만 시각 자체는 좀 신선했습니다. 저자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인도계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애초에 미국, 서구 중심 사고가 특수하다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러고 나서 저도 생각을 해보니 어 그러네? 라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국제 질서는 원래부터 미국이나 서구에서 말하는 질서보다 다른 질서, 그러니까 자유롭고 평등하고 이런 질서보다 비교적 권위적이고 독재적인 질서가 주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끝난지 그렇게 오래됐다고 할 수도 없는 냉전 시기 공산권도 실상 따지고 보면 그런 질서로 이루어져 있었으니까요.


이 책은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미국 중심 질서? 그래 무너지고 있을 수 있지. 근데 원래 미국 중심 질서가 이상한 거 아니야? 왜 미국이 중심이어야 하지? 이 시대는 멀티플렉스 시대인데?

흔히 세계 중심으로 생각하는 미중 중심 사고도 반대합니다. 한국,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을 이야기하는 걸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좀 치명적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은, 21세기 지정학이라는 제목, 원제인 The Once and Future World order 둘 다 생각을 해봐도 내용과 걸맞은가? 하면 아니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현대 세계 질서가 바뀌어 가는 근거가 너무 옛날 역사이고, 그 예시가 적절하다고 할지라도 과연 실질적으로 21세기 지정학이나 미래 세계 질서에 얼마나 맞는 내용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책 자체는 주장이 명확하고 내용도 풍족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비록, 중심된 논리 전개에 반대되는 생각은 많았습니다만 충분히 읽어봄직한 책인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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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상황실 - 작지만 위대한 지하실에서 펼쳐지는 대통령 리더십의 성공과 실패 그레이트 하모니 5
조지 스테퍼노펄러스.리사 디키 지음, 황성연.천상명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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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상황실, 권력의 중심에서 발견한 인간의 모습

우리는 항상 백악관이라는 곳에 대해 뉴스로만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이 연단에 서서 중대 발표를 하는 장면, 웅장한 백색 건물의 외관, 그것이 우리가 아는 백악관의 전부입니다. 실질적으로 백악관이 어떤 곳인지, 특히나 세계를 움직이는 중요한 결정들이 오가는 상황실이 어떤 곳인지는 알고 싶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상황실에서 뭔가 아주 거창하게 위대한 일만 다룰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쟁과 평화를 결정짓는 순간들,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결단들만이 그곳을 채울 것이라 상상하죠. 물론 그것 또한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상황실은 단순히 국가적인, 거창한 이야기보다도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역시 존재함을 인지하게 해줍니다. 커피를 마시고, 농담을 나누고, 때로는 실수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곳에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완벽한 시스템이라는 환상

세계 최강 국가에서 아주 중요한 결정을 위해 존재하는 상황실이라는 곳이지만, 막상 국가가 9/11과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닥쳤을 때 어떻게 할지는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아마도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대목일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시스템을 강조하고, 모든 상황에 대비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매뉴얼과 프로토콜,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미국 백악관 상황실에서조차 그럴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아무리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려 해도, 예상치 못한 위기 앞에서는 결국 그 순간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판단력과 임기응변이 중요하다는 것. 시스템은 기본 틀을 제공할 뿐, 진짜 위기의 순간에는 인간의 능력이 시험받는다는 사실 말입니다.


권력자들의 의외의 얼굴

그리고 또 재밌는 일은 상황실과 관련된 이야기로 대통령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해준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부시나 레이건이라는 개인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건 아니라서 남들은 쉽게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부시 같은 경우 상황실 직원을 대하는 태도에서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부시 대통령은 책에서도 나와 있듯 강인한 결단으로 유명한데, 막상 상황실 직원에게는 친근하게 대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대중적인 배우라는 직업을 가졌던 레이건이 오히려 격식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그렇게 부드럽고 친근했던 사람이, 실제로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대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까요? 공적인 이미지와 사적인 모습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그리고 권력자라는 위치에서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평범한 진실을 보여줍니다.


다층적인 시선으로 본 권력의 중심

이렇듯 백악관 상황실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층위를 담고 있습니다. 국가적인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조직이라는 것이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상황실에서 일하던 이름 없는 사람들의 헌신과 고민, 그리고 상황실에서 일하는 대통령이라는 존재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마음먹으면 무지막지하게 두꺼운 책도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케네디 시대부터 현대까지, 쿠바 미사일 위기부터 이라크 전쟁까지, 다루고 있는 소재가 얼마나 많습니까. 하지만 이 책은 적절한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본질을 놓치지 않습니다.


이 책을 권하며

하지만 이 책은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대중적이기는 어렵겠지만, 미국 역사에 관심이 좀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합니다. 냉전 시대의 긴장감, 테러와의 전쟁이 가져온 변화 등 사건 하나하나가 워낙에 미국 역사와 밀접하게 엮여 있어서, 사실 대중적인 역사만을 원하는 독자라면 추천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어야 책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이 책을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이라는 곳이 생각보다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더 치열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한 시스템 뒤에는 불완전한 인간들이 있고, 거창한 결정 뒤에는 사소한 실수들이 있으며, 강력한 권력 뒤에는 평범한 감정들이 있다는 것. 이것이 어쩌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통찰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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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전략 - 외교 역사와 이론으로 살펴보는 국제정치 속 오판의 메커니즘 그레이트 하모니 4
비어트리스 호이저 지음, 이혜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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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에서 저하고 가까운 팀장님 한 분이 계십니다. 나보다 열 살이나 많음에도 꽤 가깝게 지냅니다. 원래 책과는 거리가 있는 분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독서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웃기게도 나이가 훨씬 많은 분에게 저는 책을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인물, 산업, 사회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아 그런 책 위주로 추천해주기는 하지만 람세스라든가, 나무 공화국이라든가 재밌게 읽었던 인문학도 많이 추천해주고는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류도 추천해드리기는 하는데 잘 받아들이는 편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좀 고민이긴 한데, 이 책은 단순히 역사 책이라고 하기에는 개념이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인데, 이런 부분은 실상 역사나 어떤 거대한 이야기와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조직의 어느 부문이든 자신들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전체 조직에 크게 기여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유리하다"

제가 최근에 많이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팀장님이 항상 하는 말이 "다들 왜 이렇게 바쁜 척을 할까? 어차피 다 보이는데." 이런 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당연하게도 내가 한가롭다고 말하기보다는 바쁘다고 말하는 편이 이미지 메이킹에 유리합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말이죠. 그리고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믿기도 합니다.

이 책도 결국 그런 내용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범위가 조직, 국가로 올라가서 그렇지.

이 책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제가 읽고 있던 책 중 하나가 <몽유병자들>인데, 둘은 참 궤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뭔가 거창한게 있다고 생각하는 결정 이면이나, 최근 <굿뉴스>와 같은 영화에서 이야기하듯 거대한 음모와 같은 일도 생각해보면 그냥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이 하는 생각이나 결정 이상으로 다를 일이 없습니다.

1차세계대전이 발생했으니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가정하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어쨌거나 고민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 이미 지난 일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이 아닙니다. 앞으로 어떤 큰 일이 닥쳤을 때, '잘못된 전략'을 통한 결정만은 하지 말아야 하니까요.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든, 얼마나 이룬 바가 많든지 간에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반드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개개인은 집단적인 논의에 파묻힐 수밖에 없고, 한 사람이 아무리 대단해도 결국 잘못된 전략을 세우면 잘못된 결과가 나옵니다.

우리는 애초 전략을 세울 때부터 잘못되지 않게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고 평화롭게 유지하려면 그런 노력은 더 많이 필요하고, 이 책을 읽는 일도 그 노력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쉬운 책은 아니지만 좋은 책이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 리더라고 할 만한 사람들에게 추천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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