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서 억만장자로 - 시크릿을 현실로 만든 한 남자의 이야기
안드레스 피라.조 비테일 지음, 이경식 옮김 / 노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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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 스토리 중 하나는 안드레스 피라(Andres Pira)의 이야기일 것이다. 노숙자에서 억만장자로 변신한 그의 여정은 인간의 잠재력과 의지력의 한계를 재정의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저술한 <노숙자에서 억만장자로 : Homeless to Billionaire> 는 개인적 경험과 검증된 원칙들을 결합하여, 부와 기회를 창조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피라의 철학은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하라.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되어라.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가라.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지금 가져라"라는 강렬한 메시지로 요약된다. 실제로 자신의 삶을 통해 증명해낸 실용적 지혜의 결정체이다. 브라이언 트레이시(Brian Tracy), 잭 캔필드(Jack Canfield), 밥 프록터(Bob Proctor) 등 성공학의 거장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그는, 이들의 가르침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혁신하고 발전시켜 18가지 핵심 원칙을 완성했다. 그 핵심 원칙들이 흥미롭다.

피라가 제시하는 원칙으로 인생에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그것에 대해 확고한 결심을 갖는 것을 제안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명확한 비전과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이다. 하지만 피라는 여기서 중요한 통찰을 더한다: 목표에 집중하되 새로운 기회가 나타날 때 유연하게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열린 마음가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고정된 계획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핵심 목표를 잃지 않는 균형감각을 요구한다. 마치 레이저가 한 점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켜 강력한 힘을 발휘하듯, 우리의 의식과 행동 역시 명확한 목표를 향해 집중되어야 한다. 피라는 자신의 인생에서 터득한 자신만의 원칙을 각 챕터별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마치 하나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쉽게 읽었다.

안드레스 피라의 18가지 원칙은 성공 법칙만을 이야기 하는 것을 넘어서 인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실용적 지혜의 체계이다. 이 원칙들은 노숙자에서 억만장자로의 극적인 변신을 이룬 그의 실제 경험과 세계적인 성공학 전문가들의 검증된 이론을 결합한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원칙들이 부의 축적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전인적인 성장과 지속가능한 성공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명확한 비전과 목표 설정, "하라, 되어라, 가라, 가져라"의 행동 강령 등으로 이어지는 이 여정은, 내적 변화와 외적 성취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피라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현재의 상황이 아무리 절망적이라 하더라도, 올바른 원칙들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지속적으로 행동한다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라의 원칙들은 21세기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더욱 절실한 의미를 갖는다. 급속한 변화와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집중과 위험 감수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되었다. 소셜미디어와 정보 과부하의 시대에 사색의 시간은 더욱 소중해졌으며, 가짜뉴스와 부정적 정보가 넘쳐나는 환경에서 감사와 긍정성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한 상황에서, 피라의 원칙들은 희망과 구체적인 해결책을 동시에 제시한다. 그의 "문제를 기대하며 일어나기" 원칙은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유용한 지혜이다. 원격근무와 디지털 노마드 문화가 확산되면서 "직원에 대한 투자"와 "긍정성 중시" 원칙들은 새로운 형태의 조직 관리와 리더십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 상황에서도 진정한 연결과 상호 지원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보여준다.

그러나 피라의 원칙들을 맹목적으로 수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모든 사회적, 구조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에는 한계가 있다. 사회적 불평등, 교육 기회의 차이, 자본에 대한 접근성의 격차 등은 개인의 의지력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다. 또한 서구적 개인주의와 성과주의에 기반한 이러한 접근법이 모든 문화권과 개인에게 적합한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집단주의적 가치를 중시하는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일부 원칙들을 문화적 맥락에 맞게 조정하여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라의 핵심 메시지 - 현재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타인에게 기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 - 는 보편적 가치를 갖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원칙들을 실제 삶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 번에 모든 원칙을 실행하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현재 상황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몇 가지 원칙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중요한 것은 일시적인 동기부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습관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피라 자신도 강조했듯이, 작은 진보라도 꾸준히 축하하고 기록하며, 실패와 좌절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안드레스 피라의 18가지 원칙은 개인의 성공을 넘어서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원칙들을 실천한다면, 경쟁과 배타성보다는 협력과 상생을 추구하는 건강한 사회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베풂의 법칙"과 "직원에 대한 투자" 같은 원칙들이 널리 실천된다면, 기업 문화의 긍정적 변화와 사회적 책임 의식의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 "긍정성을 결과보다 중시하기" 원칙은 성과주의 사회의 병폐를 치유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역할이 재정의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피라가 강조하는 창의성, 감정 조절, 인간적 연결 등의 가치들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들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원칙들은 많은 의미를 전해준다.

안드레스 피라의 노숙자에서 억만장자로의 여정은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이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정표이다. 모든 원칙의 시작은 바로 지금이다. 피라가 원칙에서 강조했듯이, "하라, 되어라, 가라, 가져라"는 미래형이 아닌 현재형의 명령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내일이 아닌 오늘, 그리고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해야 한다. 노숙자에서 억만장자로의 변신은 기적이 아니다. 그것은 올바른 원칙들을 일관되게 실천한 결과이다. 그리고 그 원칙들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다. 남은 것은 단지 시작하는 용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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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무기력의 비밀 - 우리 아이들의 의욕과 활기는 왜 사라졌을까
김현수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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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이들의 무기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해결 역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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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무기력의 비밀 - 우리 아이들의 의욕과 활기는 왜 사라졌을까
김현수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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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생기로 가득해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의욕을 잃고 공허하게 지내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다 포기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마치 살아있는 시체처럼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이러한 현상을 목격하는 어른들은 당혹감을 느끼며 아이들을 게으르거나 나약하다고 평가하기 쉽다. 하지만 아이들의 무기력은 게으름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시스템의 결과물이며, 아이들이 보내는 절망적인 신호이다. 이번에 김현수님의 우리 아이들의 무기력에 대한 원인과 그 해결책을 담을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요즘 아이들 무기력의 비밀>이었다. 무기력의 진실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저자의 진단을 생각하면서 읽어 본다.


현대 아이들의 무기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것이 개인의 성격적 결함이나 태생적 문제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무기력은 아이들이 겪어온 일련의 경험들이 누적된 결과이며, 더 이상 분노할 힘조차 남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마지막 방어기제이다. 많은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활동을 강요받으며 성장한다. 수영, 축구, 피아노, 영어, 수학 등 모든 분야에서 뛰어나기를 기대받던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갑작스럽게 오직 영어와 수학만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던 축구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여겨지고, 오로지 성적만이 가치 있는 것으로 취급받는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배신'으로 느껴진다. 우리 사회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승자독식과 무한 경쟁을 기반으로 한다. 성적에 따라 교실 배치가 달라지고, 급식 순서까지 결정되는 극단적인 차별 구조는 소수의 승자를 제외한 대다수 아이들을 패자의 자리에 고착화시킨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무기력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의 '학습된 무기력' 이론은 현대 아이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아이들은 반복적인 실패 경험을 통해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학습하게 된다. 처음에는 열심히 시도하고 노력했지만, 계속되는 좌절과 실패 앞에서 결국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무기력한 상태로 지내는 아이들 역시 과거에는 분명히 노력했던 시기가 있었다. 수학을 포기한 아이도, 영어를 포기한 아이도, 심지어 학교 자체를 포기한 아이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포기는 갑작스럽게 일어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친 각고의 노력과 그에 따른 실망의 축적 결과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이들의 현재 모습만을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그들이 지나온 과정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기력한 아이들이 내뱉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다 싫다", "그냥 내버려둬"라는 말들은 단순한 투정이 아니다. 이는 절망에 빠진 영혼이 보내는 구조 신호이며, 희망을 잃어버린 마음의 비명이다. 겉으로는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면 깊은 곳에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은 종종 이러한 신호를 잘못 해석한다. 게으름으로, 불복종으로, 혹은 회피하려는 비겁함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아이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적 반응이다. 마치 심장이 정지된 환자처럼, 이들에게는 즉각적이고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 아동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아이들은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소비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부모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 학원의 고객, 게임과 스마트폰의 중독자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아이들의 진짜 필요와 고통을 제대로 볼 수 없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어른들의 둔감함이다. 아이가 무기력해지는 과정을 미리 감지하지 못하고, 이미 무기력해진 후에야 뒤늦게 문제를 인식한다. 그리고 그 순간에도 아이를 혼내고 비난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는 마치 이미 심장이 멎은 환자에게 더 열심히 뛰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다. 민감한 부모나 교사라면 아이가 열정과 동기를 잃어가는 과정에서 조기에 개입하여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가 완전히 무기력해진 후에야 문제를 인식하고, 그 때는 이미 관계가 악화되어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무기력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 이들을 게으르고 나태한 문제아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로 인식해야 한다. 그들의 무기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마지막 방어기제임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무기력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오랜 시간에 걸친 좌절과 실망의 결과이므로, 회복 역시 시간이 걸리는 과정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기력한 아이들에게 접근할 때는 기존과는 정반대의 방식, 즉 역설적 접근이 필요하다. 혼나고 무시받을 것을 예상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의외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방어벽에 균열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반복적인 잔소리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다. 몇 년 동안 같은 내용으로 반복되어온 꾸중은 아이들에게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키고 아이들에게 핑계거리만 제공한다.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않는 것, 개인위생을 소홀히 하는 것,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것 등에 대한 잔소리를 과감히 끊어야 한다. 잔소리를 멈춘 후에는 진심어린 걱정을 표현해야 한다. "여러 가지로 힘들지? 네가 힘들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걱정이 많이 돼"와 같은 메시지를 통해 아이에 대한 사랑과 염려를 전달해야 한다. 이는 아이들이 자신을 미움과 실망의 대상이 아닌 걱정과 사랑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무기력한 아이들은 자신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정한 환대이다. 이는 단순히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존재 자체를 축복하고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집에 돌아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환영할 일이다. 학교에서는 아이가 등교한 것 자체가 고마운 일임을 인식해야 한다. 많은 아이들이 집에서 학교까지, 학교에서 집까지 가는 동안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부모의 다툼을 목격하고, 친구들과의 갈등을 겪으며, 이해할 수 없는 수업을 참아내면서 하루를 보낸다. 따라서 "잘 왔다", "수고했다", "오늘도 잘 지내보자"와 같은 간단한 인사와 격려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환대는 아이들이 다시 살아갈 이유를 제공하고,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 강력한 도구이다.


환대 다음에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다양한 활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강제적 참여가 아닌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의 선택권을 인정하며, 실수나 실패에 대해서도 관대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존중은 참여의 전제조건이다. 아이들을 독립적인 인격체로 인정하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른의 기준에서 볼 때 미흡해 보일지라도, 아이들 나름의 노력과 시도를 인정하고 격려해야 한다. 무기력한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격려이다. 하지만 진정한 격려는 단순히 "잘했다", "수고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낙담하지 않도록 도우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주고, 주변 사람들이 진심으로 그들의 성공을 원하고 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60점을 받은 아이에게 "40점을 틀렸다"고 말하는 대신 "60점을 맞혔다"고 말하는 것, 실패한 시도에 대해 "도전한 것 자체가 훌륭하다"고 인정해주는 것이 진정한 격려이다. 이러한 격려를 통해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격려할 때 중요한 것은 현재 아이에게 필요한 노력의 양을 강조하는 대신, 노력 자체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다. "지금 네 수준에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해"라고 말하는 것은 압박이지 격려가 아니다. 대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라고 말해야 한다.


무기력한 아이들의 회복 과정에서는 목표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때의 목표는 반드시 달성 가능한 작은 것이어야 한다. 불가능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아이들을 다시 좌절로 몰아넣을 뿐이다. 목표는 개별적이어야 한다. 모든 아이들이 같은 속도로 같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는 없다. 각자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개별화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 충분히 인정하고 축하해주어야 한다. 작은 성취를 자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성취감은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다시 도전하고 싶은 동기를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가정과 학교는 다양한 성취가 가능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무기력한 아이들의 회복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어른과의 관계 회복이다. 많은 아이들이 무기력해진 이유 중 하나는 어른들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모든 회복의 출발점이다.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일관성이 중요하다.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하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또한 아이의 속도에 맞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거나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형식적이거나 기계적인 접근이 아니라, 진심으로 아이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져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의 진심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으며, 진정성이 없는 접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개별 아이들에 대한 접근과 함께 시스템 차원의 변화도 필요하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지닌 구조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무기력한 아이들의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성적 중심의 평가 체계를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 가지 기준으로만 아이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장점과 특성을 발견하고 키워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경쟁보다는 협력을, 차별보다는 공정을 추구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가정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성적만을 중시하는 가치관에서 벗어나 아이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양육 철학을 바꿔야 한다. 아이의 행복과 건강한 성장이 성적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현대 아이들의 무기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해결 역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무기력해 보이는 아이들도 내면 깊은 곳에는 살고 싶은 욕구와 성장하고 싶은 열망을 간직하고 있다. 우리가 올바른 방법으로 접근한다면, 이들은 분명히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먼저 변화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우리의 관점과 태도를 먼저 바꿔야 한다. 비난과 압박 대신 이해와 격려를, 경쟁과 차별 대신 협력과 존중을 선택해야 한다. 무기력한 아이들을 돕는다는 것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다. 그들이 다시 꿈을 꾸고,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개별 아이의 인생을 구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한 번에 한 명씩, 진심을 다해 아이들을 구출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마음껏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이 져야 할 책임이자, 다음 세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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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 - 한 번뿐인 아름다운 삶에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임을 진정으로 믿는 법
제이미 컨 리마 지음, 허선영 옮김 / 알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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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성취와 성공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르고,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제이미 컨 리마(Jamie Kern Lima)가 그의 저서 <나의 가치 : Worthy>에서 제시하는 핵심 메시지는 이러한 외적 성취가 진정한 행복과 충족감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신 그는 우리의 내재된 가치, 즉 'Worthy'함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와 성장의 열쇠라고 주장한다. 리마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자아 가치(self-worth)와 자신감(self-confidence)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며, 진정한 충족감은 외부의 인정이나 성취가 아닌 내면의 가치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리마가 제시하는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는 자아 가치(self-worth)와 자신감(self-confidence) 간의 명확한 구분이다. 자신감은 외부의 성취와 성공에 따라 변동하는 일시적 감정이다. 시험을 잘 보면 자신감이 올라가고, 실패하면 떨어진다. 반면 자아 가치는 우리의 본질적이고 변하지 않는 내재된 가치에 대한 깊은 믿음이다. 이러한 차이는 실제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자신감에만 의존하는 사람은 외부 상황의 변화에 따라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하게 된다. 성공할 때는 하늘을 날 것 같지만, 실패나 좌절을 경험하면 깊은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견고한 자아 가치를 가진 사람은 외부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된 내적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리마는 진정한 충족감을 수학적 공식으로 표현한다: 충족감 = (자신감 × 성장 × 기여) × 자아 가치. 이 공식에서 주목할 점은 자아 가치가 곱셈의 형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만약 자아 가치가 0이라면, 아무리 많은 자신감과 성장, 기여가 있어도 전체 결과는 0이 된다. 이는 외부적 성공이 아무리 화려해도 내재된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자신감, 성장, 기여의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자아 가치가 부족하기 때문에 진정한 충족감을 경험하지 못한다. 이는 현대 사회의 많은 성공한 인물들이 우울증이나 번아웃을 경험하는 현상을 설명해준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자아를 숨기고 살아간다.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고, 타인의 승인을 얻기 위해 가면을 쓰고 연기한다. 리마는 이러한 현상이 개인의 행복과 성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진정성을 포기하면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고,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게 된다. 그는 "당신은 전 우주에서 유일하게 당신의 지문, 발가락 지문, 홍채를 가진 존재"라고 표현하며, 이러한 고유성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고유성을 결함으로 여기고 숨기려 한다. 남들과 다른 것을 두려워하고, 평범함 속에서 안전함을 찾으려 한다. 자신을 숨기는 행위는 여러 가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첫째, 진정한 감정과의 단절이다. 지속적으로 가면을 쓰고 살면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느끼는지 알기 어려워진다. 둘째, 피상적 관계의 형성이다. 진짜 자신을 보여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도 진짜 모습으로 다가오기 어렵다. 셋째, 개인적, 직업적 성장의 한계이다. 자신의 강점과 재능을 숨기면 그것들을 발전시킬 기회를 잃게 된다. 리마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러한 숨김의 문화가 특히 여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회는 여성들에게 '너무 강하지 말 것', '너무 야심차지 말 것', '너무 다르지 말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 순응하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표현할 기회를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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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컨 리마의 <나의 가치 : Worthy>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그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는 성취나 외부의 인정과 관계없이 본질적으로 가치 있는 존재이며, 이러한 인식이야말로 진정한 행복과 충족감의 열쇠라는 것이다. 리마의 접근법이 특별한 이유는 개인적, 사회적, 영적 차원을 통합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자아 가치의 구축과 진정성의 실현을, 사회적 차원에서는 건강한 관계의 중요성과 사회적 레이블의 극복을, 영적 차원에서는 존재의 신성함과 무조건적 사랑을 다룬다. 이러한 다차원적 접근은 인간의 복잡성을 인정하면서도 실천 가능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한다. 현대 사회는 성과주의, 외모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가 지배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리마의 메시지는 반문화적이면서도 치유적이다. 그는 이러한 외적 기준들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과 통찰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소셜 미디어 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의 메시지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고, 외적 이미지를 관리해야 하는 압박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잃어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내적 가치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나의 가치 :Worthy>의 궁극적 비전은 개인의 변화를 넘어서 사회 전체의 변화를 추구한다. 각 개인이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고 진정한 자아로 살아갈 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쟁과 비교가 아닌 협력과 상호존중에 기반한 공동체를 그려본다. 특히 리마는 여성들이 사회적 편견과 제약을 극복하고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 그의 개인적 여정은 많은 여성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며,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게 한다. 책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도록 안내하는 인생의 나침반이다. 리마의 여정은 아직 진행 중이며, 그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모든 사람들의 여정 또한 계속될 것이다. 그 여정의 핵심은 단 하나의 깨달음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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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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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보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김홍님의 <말뚝들>.. 제목부터 흥미롭다. 말뚝들의 의미는 무엇을까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 본다.. 바다에서 시작된 그들은 처음엔 그저 기이한 현상이었다. 시랍화된 몸으로 썰물에 드러나는 말뚝들을 보며 사람들은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뉴스를 지켜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점점 우리 곁으로 다가올 때, 바다에서 해변으로, 해변에서 도심으로, 도심에서 우리 앞으로 나타날 때, 우리는 깨달았다. 이것이 의미없는 현상이 아님을 알게된다.

김홍의 <말뚝들>에서 말뚝은 죽음의 형상이지만, 동시에 기억의 형상이다. 그들은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것들, 외면하고 살아가는 것들의 구현체다. 소설 속 장이 트렁크에 납치당하는 사건부터 시작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과정은, 결국 우리 모두가 안고 살아가는 '빚'에 대한 이야기다. 빚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알았다. 그것은 경제적 부채나 도덕적 죄책감이 아니라, 살아있는 자가 죽은 자에게, 현재의 우리가 과거의 우리에게, 그리고 개인이 공동체에게 지는 존재론적 빚 말이다.

소설 속 정부는 말뚝들을 수거하고 숨기며,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 계엄령까지 선포하며 이 현상을 통제하려 하지만, 말뚝들은 오히려 더 가까이, 더 개인적인 공간으로 다가온다. 이 장면들을 읽으며 나는 우리 사회가 애도를 다루는 방식을 떠올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얼마나 많은 침묵을 강요받았나. 슬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말들, 이제 그만 잊고 앞을 보라는 강요들. 하지만 잊혀지지 않는 것들은 다른 형태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말뚝처럼,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김홍은 이 소설에서 국가 권력이 개인의 슬픔마저 통제하려 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준다. 말뚝들이 자아내는 눈물은 그 통제에 대한 몸의 저항이자, 감춰진 슬픔들의 분출이다. 우리는 모두 울어야 할 때가 있고, 그 권리마저 박탈당했을 때 더 큰 재난이 시작된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장이 자신에게 찾아온 말뚝의 정체를 알게 되는 순간, 그가 평생 져야 할 빚이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이 이 소설에서 가장 뭉클한 대목이다. 그것은 어떤 죄책감이나 잘못이 아니라 '기억'이었다. 기억해야 할 의무, 잊어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한 책임감인 것이다. 우리는 모두 무수한 빚을 지고 산다. 부모에게, 친구들에게, 스쳐 간 인연들에게. 때로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그 빚들이 우리를 짓누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이 소설의 핵심이다. "아무에게도 빚지지 않은 사람의 마음은 가난하다"는 마지막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이유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것, 그 빚을 기억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우리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역설이다.

소설 초반 장이 트렁크에 납치당하는 사건은 서스펜스만의 장치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가 평생 안고 갈 트라우마이자, 동시에 그를 변화시키는 계기였다. 납치라는 극한의 경험을 통해 그는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동시에 그 무력함 속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배운다. 마지막 장면에서 장이 스스로 트렁크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은 상징적이다. 그것은 트라우마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껴안는 선택이다. 자신의 상처와 두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용기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트라우마를 경험한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개인적인 것부터 집단적인 것까지.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김홍은 이 소설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방법이 망각이 아니라 기억임을, 회피가 아니라 직면임을 보여준다.

소설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는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말뚝들과 함께 우는 장면이다. 각자의 슬픔이 하나로 모이는 순간, 개인의 고통이 집단의 치유로 승화되는 순간. 이때 마스크를 벗은 수거자들이 서로의 얼굴을 처음 보며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슬픔은 나누면 줄어든다고 하지만, 때로는 나누면 더 커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커진 슬픔은 우리를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연결시킨다.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끼리, 같은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끼리 서로를 위로하고 부축하게 만든다. 코로나 시국을 지나며, 집단적 트라우마를 경험하며 우리는 배웠다. 혼자서는 견딜 수 없는 것들도 함께라면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는 계속 물었다. 내 삶에 나타날 말뚝은 누구일까? 내가 기억해야 할 사람은 누구이고, 내가 져야 할 빚은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말뚝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기억되고 싶어 하고,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존재가 의미 있었음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존재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서로를 기억하는 것, 서로에게 진 빚을 잊지 않는 것이다.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누구를 기억하고 있는가? 당신은 누구에게 빚을 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빚을 어떻게 갚으려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기억하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완벽하게 갚을 수 없는 빚들을 안고 살아가는 것, 그 무게를 느끼며 조금 더 인간다워지는 것. 그것이 말뚝들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소설을 덮으며 나는 약속했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을, 스쳐 간 인연들을, 그리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내 삶에 영향을 준 무수한 존재들을 기억하겠다고. 그들에게 진 빚을 잊지 않겠다고. 말뚝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보이지 않는 형태로, 느낄 수 있는 형태로. 그들은 우리에게 말한다. 잊지 말라고, 기억하라고, 서로를 사랑하라고 이야기 한다. <말뚝들>은 죽음에 관한 소설이지만, 결국 삶에 관한 소설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누구와 함께 갈 것인가에 대한 소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져야 할 아름다운 빚에 대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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