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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후쿠오카 (2025~26 최신 개정판) - 쉬운 여행 : 스마트 QR 가이드북
유재우.손미경 지음 / 에디터 / 2025년 4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3년 세계 각국은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이후, 다시 열린 세계 여행으로 인하여 여행 인구의 급증으로 엄청난 홍역을 겪었다고 한다. 특히 엔화의 폭락으로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 지역은 전세계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모여들어 팬데믹 전의 여행객 숫자를 넘어섰고, 주요 관광지의 호텔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는 해외 토픽을 접하곤 하였다. 팬데믹으로 꽉 막혀있었던 사람들의 관광 수요가 심리가 한꺼번에 폭발 한 것이 하나의 원인일 터이다. 우리나라와 문화적으로 가깝고 음식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 특히 일본 여행에 대해 관심이 많이 생긴다. 좋은 기회에 일본 후쿠오카 소도시 여행 정보를 깔끔하게 소개해 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유재우, 손미경님의 <클로즈업 후쿠오카(2025~2026)>였다. 일본은 짧게는 3박4일 길게는 5박6일로 도쿄를 비롯해서 나고야, 오사카, 오키나와 등을 휴가 차 다녀온 경험은 있다. 일본의 대도시 지역의 관광은 어느정도 해보니, 나만의 여행스타일을 찾아서 이제는 소도시 여행이나 여행 지역에서의 한달 살기 등을 해보고 싶은 열망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은 참 흥미가 끌렸다.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햇살은 더욱 투명해지고, 바람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속삭인다. “어디든 좋아, 지금 떠나자"고. 하지만 떠난다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일상을 내려놓기 위해서는 조금의 용기와, 조금의 계획과, 그리고 아주 좋은 ‘동반자’가 필요하다. 올해, 그 동반자는 한 권의 여행서가 있다. 『클로즈업 후쿠오카』. 처음 책장을 넘겼을 때부터 나는 알았다. 이 책은 ‘장소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책 안에는 두 개의 세계가 공존했다. 손끝으로 느끼는 종이의 질감과, 스마트폰 화면 너머 펼쳐지는 생생한 현재. 아날로그의 따스함과 디지털의 편리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세계. 『클로즈업 후쿠오카』는 그런 방식으로 나를 초대했다. 후쿠오카. 언제나 가까웠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도시. 이번 여름, 나는 그곳을 깊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번화한 거리를 스치는 바람도, 골목길을 따라 숨 쉬는 작은 소도시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내 안에 담아보기로. 그리고, 이 여행의 첫 페이지는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다.
『클로즈업 후쿠오카』는 기존의 어떤 여행 가이드북과도 달랐다. 그 차이는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분명했다. 우선, 이 책은 장소 나열이 아니었다. 30년 넘게 후쿠오카 곳곳을 누빈 두 명의 여행 고수가 수천 곳 중에서 오직 진짜 좋은 곳만을 엄선했다. 구체적으로, 핫플레이스 192곳, 맛집 149곳, 온천 44곳, 쇼핑 명소 86곳. 400년 전통의 노포 맛집부터, 지금 막 문을 연 따끈한 트렌디 스폿까지. 시간을 초월하는 매력과 순간의 생동감을 동시에 품은 리스트였다. 특히 맛집은 남달랐다. "별이 쏟아지는 맛집"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다. 저자들이 30년 넘게 단골로 다닌, 검증된 베스트 맛집 149곳이 정리돼 있다. 이 리스트에는 단순히 이름만 적혀 있는 것이 아니다. 철저히 여행자의 눈높이에 맞춘 "찾아가기 쉬운 곳", “이용이 편한 곳" 만 골라 담았다. 또한, 각 맛집마다 초강추 메뉴가 적혀 있어 메뉴판 앞에서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본고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 음식, 세월을 품은 노포 요리, 일본 커피 명가, 디저트 카페까지. "무엇을 먹을까"라는 고민을 말끔히 지워주는 것이다. 게다가 『클로즈업 후쿠오카』는 "선택"을 극단적으로 간결하게 만들어준다.
짧은 여행 동안 수백 개 중에 골라야 하는 스트레스 대신, "무조건 성공하는 베스트"만, 아이템별로 5개 미만으로 딱 추려서 소개하고 있다. 꼭 가야 할 곳, 꼭 먹어야 할 것, 꼭 사야 할 것. 정말 필요한 것만 남긴 리스트 덕분에 나는 매 순간 자신 있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별점 시스템이다. 일본에서 맛집을 검색할 때 가장 많이 보는 두 사이트, 외국인 중심의 구글맵 별점, 현지인 중심의 타베로그 별점, 이 둘을 모두 함께 수록하고 있다. 덕분에, 외국인 인기 맛집과 일본인 추천 맛집을 동시에 비교할 수 있다. "실패 없는 식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길 찾기 또한 탁월하다. 책 하단에 붙어 있는 QR 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구글맵 내비게이션이 실행된다. 일본어를 몰라도 자동으로 지명과 주소가 입력돼, 택시나 우버 앱 이용도 자유롭다. 그리고 이 모든 정보는 ‘죽은 데이터’가 아니다. 변경사항이 생기면 QR로 바로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맛집 휴업, 입장료 변경, 이벤트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책 한 권과 맵북 한 권만 챙기면 된다는 것이다. 호텔을 나설 때, 두툼한 가이드북을 무겁게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가벼운 휴대용 맵북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 필요한 정보를 꺼내 쓸 수 있다. 맵북에는 지역별 명소와 맛집, 쇼핑 스팟의 순위와 위치가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QR 코드를 찍으면 관련 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는 시스템 덕분에 초행길도 어렵지 않다.
책을 가지고 후쿠오카를 둘러보기 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현지인처럼 체험하고 싶다. 책은 후쿠오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를 방문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시의 리듬을 느끼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여행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특정 코스를 따라가기보다는, 책을 통해 영감을 얻고 자신의 여행 스타일에 맞게 경험을 조합하는 것이다. 책 속에 담긴 추천 장소들은 하나의 루트가 아니라, 여행자가 자신만의 리듬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배치되었다. 따라서 계획 없이 떠나는 자유로운 여행자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후쿠오카는 많은 여행자들에게 익숙한 도시지만, 이 책은 그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다. 여행이란 한 장소에서의 경험을 통해 삶의 일부를 채워가는 과정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혹은 여행을 마친 후에도 이 책을 다시 펼쳐보면, 후쿠오카에서의 순간들이 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