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주식투자를 '기업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 기업의 미래가치를 믿고, 성장을 응원하며, 함께 부를 나눈다는 낭만적인 상상.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보자.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업의 성장?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명료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시세차익이다. 이 냉정한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내재가치가 아니라 주가의 방향이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때가 아니면 손실을 본다. 반대로 부실한 기업이라도 타이밍만 맞으면 수익을 낸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언제' 사고 파느냐다.
18세기 일본. 쌀 선물시장에서 거래하던 젊은 상인 혼마 무네히사는 욕심을 부리다 쫄딱 망했다. 절망에 빠진 그는 절에 들어가 3년을 보냈다. 어느 날 주지스님이 물었다. "저 산에 흔들리는 깃발이 왜 흔들리는가?" 혼마는 당연히 바람 때문이라 답했다. 스님이 말했다. "바람이 불어서가 아니라, 네 마음이 흔들려서 깃발이 흔들리는 것이다." 이 선문답에서 혼마는 깨달았다. 가격이 흔들려서 내가 망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흔들려서 돈을 잃은 것이라고. 그는 절을 나와 매일 시가, 종가, 고가, 저가를 기록했다. 양초처럼 보이는 그 기록이 쌓이자 특정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패턴 뒤에는 상승이, 어떤 패턴 뒤에는 하락이 왔다. 이 규칙으로 혼마는 백전백승했고, 일본 최대의 갑부가 되었다. 그가 만든 차트가 바로 지금 우리가 쓰는 캔들차트다. 25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이 도구는, 흔들리는 마음을 잡고 시장의 언어를 읽게 해준다.
차트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바로 '모든 정보가 이미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는 수많은 정보가 넘쳐난다. 호재 뉴스, 악재 뉴스, 경제지표, 정책 변화, 글로벌 이슈까지.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일반 투자자가 판단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차트는 다르다. 차트에는 이미 모든 정보가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있을 때, 주가가 오르고 있다면? 그것이 답이다. 시장은 지금 호재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중요한 경제지표가 발표되었는데 차트에 변화가 없다면? 이미 반영되었거나 시장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는 엄청난 효율성을 가져다준다. 더 이상 정보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분석할 필요도 없다. 차트만 보면 된다. 시장의 집단지성이 이미 모든 정보를 소화하고, 가격이라는 형태로 답을 내놓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