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핵심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세상은 약육강식의 정글이고, 빼앗지 않으면 빼앗긴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그가 수십 년간 부동산 시장에서 체득한 생존의 법칙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의 약점을 찾아내고, 압박하고, 결국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내는 것. 이 과정에서 도덕이나 신의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나는 된다"는 그의 수비 전략이자 자기 최면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그 선언을 현실로 밀어붙인다. "내가 맞다"는 공격 전략이다. 틀렸다는 증거가 명백해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인정하는 순간 패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두 문장이 그의 모든 행동을 설명한다. 방위비 협상에서든, 관세 전쟁에서든, 백신 논쟁에서든, 그는 이 공식을 철저히 따른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방식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한국에 100억 달러의 방위비를 요구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협상의 출발점으로 만들었다. 상대방이 당황하고 방어적이 되는 순간, 그는 이미 주도권을 쥔 것이다. 거짓말도 마찬가지다. 그의 허위 주장들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상대방을 교란시키고 자신의 서사를 관철하기 위한 전략적 도구다.
트럼프의 진짜 천재성은 대중의 감정을 읽고 조작하는 능력에 있다. 그는 미국인들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 상실감, 분노를 정확히 포착했다.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고, 중산층이 몰락하고, 자신들이 알던 미국이 변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 트럼프는 이들에게 명확한 적을 제시했다. 이민자, 진보 진영, 기득권 엘리트. 그리고 자신을 유일한 구원자로 포지셔닝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는 단순해 보이지만 정교한 감정 전략이다. 여기에는 과거에 대한 향수, 현재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모두 담겨 있다. 그리고 트럼프만이 그 위대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암시. 정책의 구체성이나 실현 가능성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감정으로 투표하고, 트럼프는 바로 그 감정을 팔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노이즈를 자산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정치인이라면 스캔들이나 논란을 피하려 하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그것을 활용한다. 논란은 곧 관심이고, 관심은 곧 영향력이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낸다. 타이레놀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 없는 주장도, 매킨리 시대의 관세 정책을 찬양하는 역사 왜곡도, 모두 이 전략의 일부다. 사람들이 그를 비난하든 옹호하든, 그는 이미 대화의 중심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