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저 뛰어도 될까요? - 부상 없이 완주하는 42.195km
남혁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침 햇살이 창가를 스치듯 지나갈 때, 문득 마라톤이라는 단어가 마음속에 떠오른다. 42.195킬로미터. 숫자로 보면 간단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어떤 이는 이를 극한의 도전이라 부르고, 어떤 이는 자신과의 싸움이라 말한다. 나에게 마라톤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지만, 그 미지 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마음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발걸음이 리듬을 타며 앞으로 나아갈 때의 그 순수한 기쁨을 안다. 처음엔 몇 분도 달리지 못해 숨이 차던 몸이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느끼며, 나는 인간의 적응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지 깨닫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부상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무작정 열정만으로 달리다가 몸을 망가뜨리고 싶지는 않다.

이번에 읽은 <마라톤, 저 뛰어도 될까요?> 정형외과 전문의가 전하는 마라톤 완주의 비결을 읽으며, 나는 새로운 관점을 얻었다. 마라톤은 정신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3분의 2 지점까지는 철저히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고, 마지막 3분의 1에서야 비로소 정신력이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는 삶과도 닮아있다. 우리가 꿈을 향해 나아갈 때, 처음에는 치밀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 충분한 기반을 쌓지 않고 무작정 도전한다면 좌절하기 쉽다. 하지만 탄탄한 준비를 바탕으로 한 도전이라면, 마지막 순간의 의지력이 우리를 목표점까지 이끌어 줄 것이다. 나의 마라톤 여정도 이런 철학으로 시작하고 싶다. 먼저 나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부터. RunBTI 테스트를 통해 나만의 러닝 성향을 이해하고, 현재의 체력 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해보자. 무리한 목표보다는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달리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시작이 아니라 지속이다. 처음 몇 번은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으로 신발끈을 묶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핑계들이 하나둘 고개를 든다.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고, 내일은 일이 바쁘고, 모레는 몸이 피곤하다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습관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무의식적으로 몸이 움직인다. 주 2-3회,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꾸준히 달리다 보면, 달리기는 더 이상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된다. 나는 이런 습관의 마법을 체험하고 싶다. 아침 공기가 차가울 때도, 저녁 해가 질 때도, 내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달리기 코스로 향하는 그런 삶을 상상해본다. 그때의 나는 더 이상 달리기 때문에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기를 통해 더 큰 꿈을 품고 있을 것이다.

마라톤 훈련에는 몸의 준비만큼이나 마음의 준비도 중요하다. 올바른 러닝화 선택부터 정확한 달리기 자세, 효과적인 스트레칭까지,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퍼즐 조각들이다. 4주, 8주의 체계적인 연습 프로그램을 통해 10km부터 하프, 그리고 풀코스까지 단계별로 도전해 나가고 싶다. 특히 관절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흥미로월다. 달리기가 관절에 해롭다는 편견과 달리, 꾸준한 러너들의 관절염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낮다는 연구 결과는 큰 희망을 준다. 올바른 방법으로 달린다면, 마라톤은 건강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진시키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마라톤에는 정답이 없다. 누군가는 3시간 대에 완주하고, 누군가는 6시간을 넘겨 들어온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완주 그 자체다. 42.195킬로미터를 자신의 두 발로 완주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대한 성취다. 나는 나만의 속도를 찾고 싶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어제의 나와만 경쟁하며 천천히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테이퍼링과 카보로딩 같은 전략적 준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며 현명하게 달리는 것이 우선이다. 페이스 전략을 세울 때도 욕심부리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너무 빠르게 나가다가 후반에 무너지는 것보다는,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며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더 맞을 것 같다.

​마라톤의 후반부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는 마치 인생의 축소판 같다. 탄수화물이 고갈되고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몸은 무거워지고 정신은 흐려진다. 감정의 기복이 극에 달하고,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끊임없이 찾아온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 진정한 시험대다. 극한의 고통을 뚫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갈 때, 우리는 내재된 의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동안 몰랐던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고,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나는 이런 순간을 경험해보고 싶다. 단순히 운동으로서의 마라톤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바꾸는 계기로서의 마라톤을 말이다. 완주 후에 느끼게 될 자신감과 자존감은 일상의 모든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라톤 완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42.195킬로미터를 완주한 후에 느끼게 될 성취감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어떤 어려움도 꾸준히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될 것이다. 달리기는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말이 깊이 와닿는다. 매일 아침 달리기 위해 일어나는 순간부터, 훈련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 그리고 점진적으로 향상되는 체력을 느끼는 모든 순간들이 나를 조금씩 바꿔놓을 것이다. 더 규칙적인 생활, 더 건강한 식습관, 더 긍정적인 마음가짐. 마라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게 될 이런 변화들은 완주 이후에도 계속해서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마라톤을 위한 모든 것을 잘 설명해 준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응꼬형과 함께 하는 변비 탈출 10계명 - 변비 끝! 어디서도 듣지 못했던 당신만을 위한 솔루션
윤상민.권요한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변비는 더 이상 개인의 은밀한 고민이 아니다. 스트레스가 일상화되고 생활 패턴이 불규칙해지면서, 배변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비를 단순히 '치료해야 할 병'으로 인식하며, 임시방편적인 해결책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번에 읽을 기회가 있었던 <응꼬형과 함께 하는 변비 탈출 10계명>은 윤상민 중앙항외과 대표원장이 제시하는 '변비 탈출 10계명'으로 이러한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10년 넘게 항문질환 바이오피드백 치료에 전념해온 그의 임상 경험은 변비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 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변비를 단순히 '없애야 할 문제'가 아닌 '관리해야 할 상태'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10계명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자신의 변비 유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배변 일지를 작성하여 배변 주기, 변의 형태, 배변 시 불편감의 정도 등을 기록하면 패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습관 개선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다. 규칙적인 식사 시간, 적절한 식사량,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가 전제되어야 한다. 특히 식이섬유는 하루 25-35그램을 목표로 하되, 갑작스럽게 늘리지 말고 점진적으로 증가시켜야 한다. 물은 하루 8잔 이상을 목표로 하되, 식사 중보다는 식간에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운동은 장 운동을 촉진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격렬한 운동보다는 규칙적인 걷기, 가벼운 조깅, 요가 등이 효과적이다. 특히 복부 마사지나 특정 자세의 운동은 직접적으로 장 운동을 자극할 수 있다.

변비 관리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심리적 요인이다.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감정과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리고, 이는 직접적으로 장 운동성 저하로 이어진다. 배변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나 강박적 사고 역시 변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화장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거나, 배변이 없으면 하루 종일 신경 쓰이는 것과 같은 행동들은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악순환을 만든다. 따라서 배변에 대한 건강한 인식과 태도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명상, 깊은 호흡, 규칙적인 수면 등 스트레스 관리 기법들을 일상에 도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활동들은 직접적으로 장 기능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다.

변비 관리에는 획일적인 해답이 있을 수 없다. 각 개인의 생활 패턴, 식습관, 신체적 특성, 동반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에게는 식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약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연령대별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젊은 연령층에서는 주로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고령층에서는 약물 부작용이나 기저 질환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따라서 연령, 성별, 건강 상태를 모두 고려한 개별화된 관리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또한 계절적 변화나 생활 환경의 변화에 따른 조절도 필요하다. 여행, 업무 스트레스 증가, 식단 변화 등 일시적인 요인들이 변비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이에 대비한 대처 방안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현명하다. 적절한 장 건강 관리는 전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장내 미생물 균형 개선, 면역력 증진, 영양소 흡수 개선 등 다양한 부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변비 관리를 위해 기르게 되는 건강한 생활 습관들은 다른 만성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적절한 수분 섭취, 스트레스 관리 등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비만 등의 예방에도 기여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변비 탈출 10계명은 변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변비를 '나을 수 있는 병'에서 '관리해야 할 상태'로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는 환자들에게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제공한다. 이러한 접근법의 핵심은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적절한 관리 방법을 익혀, 평생에 걸쳐 건강한 배변 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의사의 역할은 단순히 처방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변비로 고생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10계명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완벽한 치료를 기대하기보다는 현실적인 관리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종합적으로 돌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기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변비 탈출'이며, 더 나은 삶의 질로 가는 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가 지쳤을 뿐이에요
뎁 스몰렌스키 지음, 이상훈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무기력할까. 왜 예전처럼 열정이 솟아오르지 않을까.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이미 지쳐있는 이 몸과 마음을 바라보며, 나는 자꾸만 '나약한 사람'이라는 딱지를 스스로에게 붙였다. 마치 의지력이 부족한 사람, 노력이 모자란 사람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내가 느끼는 이 무력감은 나의 성격적 결함이 아니었다는 것을. 수십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업그레이드되지 않은 뇌가,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무수한 자극들 속에서 필사적으로 버티다가 지쳐버린 것뿐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원망하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스스로를 탓하며 보낸 시간들이 얼마나 헛된 것이었는지. 마치 오래된 컴퓨터에 최신 프로그램을 여러 개 동시에 돌리며 "왜 이렇게 느려?"라고 화내는 것과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이다.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보는 것도 스마트폰 화면이고. SNS를 스크롤하며 새로운 자극을 찾고, 유튜브 영상을 연달아 보며 시간을 보내고, 끊임없이 알림이 울리는 메신저에 반응한다. 이 모든 것들이 도파민을 추구하는 뇌의 자연스러운 욕망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동시에 안도감과 경각심을 느꼈다. 안도감은 내가 의지력이 약해서 휴대폰을 못 놓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에서 왔고, 경각심은 이런 패턴이 결국 나의 뇌를 더욱 지치게 만드는 악순환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새로운 자극에 중독되어 있으면서도, 정작 깊이 있는 집중이나 진정한 만족감은 느끼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 이것이 바로 현대인인 나의 초상이었다.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특성을 이해하고 나니, 왜 내가 항상 뭔가 부족함을 느끼며 더 많은 자극을 찾아 헤매는지 명확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의도적으로 도파민을 절약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편도체가 뇌를 납치했을 때의 상태를 '브레인 오프'라고 하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감정적으로 격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극도로 피곤할 때 나타나는 그 상태 말이다. 그럴 때면 평소 같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산더미처럼 느껴지고, 사람들과의 소통도 어려워진다. 마치 내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곤 했는데, 그것이 바로 편도체가 활성화되면서 전전두엽 피질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아, 지금 내 뇌가 오프 상태구나"라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 그 순간 이미 회복의 첫 단계에 들어서는 셈이다. 마치 열이 날 때 체온계로 온도를 재는 것처럼, 내 뇌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브레인 온'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방법들로 가능하다는 것도 희망적이었다. 깊게 숨을 쉬거나, 잠깐 자연을 바라보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감사한 것들을 떠올리거나. 특별한 장비나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몇 분만 투자하면 되는 일이었다.

"완벽주의는 뇌를 혹사시키는 지름길"이라는 말이 가슴을 찔렀다. 나는 늘 완벽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더 나은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이런 태도가 오히려 내 뇌를 지치게 만드는 주범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마음 한편이 편해졌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것,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런 허락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꼈다. 우리는 성과와 효율성에만 매몰되어 살아가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인 내 마음과 뇌의 건강은 돌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의도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멍 때리기, 즉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게으름이라고 여겨왔던 나에게는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하지만 뇌과학적으로 보면 이런 시간이야말로 뇌가 자연스럽게 회복하고 재충전하는 소중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카페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 산책하며 아무 생각 없이 걷는 시간, 따뜻한 차를 마시며 가만히 앉아있는 시간. 이 모든 것들이 뇌에게는 선물 같은 휴식이라는 걸 알고 나니, 이런 시간들을 더 이상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이런 시간들이 있어야 다시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감정적인 안정감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게 되었다. 햇볕을 쬐고, 가벼운 운동을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것.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얼마나 강력한 뇌 회복 도구인지 깨달았다. 거창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이런 작은 습관들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하고 효과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매일 아침 10분간 산책하기, 점심시간에 잠깐 밖에 나가 하늘 바라보기, 잠들기 전 스마트폰 대신 책 읽기, 감사 일기 쓰기. 이런 소소한 실천들이 누적되어 내 뇌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나 자신을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치고 힘들어하는 나를 나약한 사람이라고 몰아세우는 대신, "참 많이 애썼구나, 이제 좀 쉬어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은 뇌를 가지고 불완전한 세상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때로는 브레인 오프 상태가 되기도 하고,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일이고,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진정한 회복이 시작되는 것 같다. 이제 나는 내 뇌의 상태를 더 세심히 관찰하고, 필요할 때 적절한 휴식을 주고, 작은 기쁨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더 친절해지려고 한다. 뇌가 지쳤을 뿐이라는 이 간단한 진실이,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코어를 바꾸는 골프 심리학 - 세계 최고 스포츠 심리학자의 골프 멘탈 관리법
밥 로텔라 지음, 스포츠심리학연구소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골프를 시작한 이후로 수없이 많은 밤을 연습장에서 보냈다. 형광등 불빛 아래서 완벽한 스윙을 위해 몸부림쳤고, 때로는 마법 같은 순간들을 경험했다. 드라이버가 공을 정확히 포착하며 멀리 날아가는 그 순간의 쾌감, 아이언 샷이 핀을 향해 일직선으로 그려내는 포물선의 아름다움.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서 나는 점점 더 자신감에 차게 되었다. 하지만 실제 필드는 달랐다. 같은 클럽, 같은 자세, 심지어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했는데도 결과는 참혹했다. 연습장에서의 그 확신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바람이 문제일까, 잔디가 문제일까, 아니면 내 기술이 아직 부족한 걸까? 나는 한동안 더 많은 연습으로, 더 정교한 기술 습득으로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다고 믿었다. 밥 로텔라의 통찰은 내가 가진 모든 추측을 뒤엎었다. 문제는 스윙이 아니었다. 문제는 스윙하는 순간 내가 선택한 생각이었다. 연습장에서는 결과에 대한 부담이 없었기에 자유로웠지만, 필드에서는 스코어, 동반자의 시선, 그리고 완벽에 대한 강박이 내 마음을 점령했던 것이다.

로텔라가 강조하는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인정하는 것이다. 슬라이스가 나는 골퍼에게 무리하게 드로우를 요구하는 것보다, 그 슬라이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그의 조언은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완벽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완벽에 대한 강박이 오히려 현재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스윙을 만들려다가 자신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잃어버리고, 결국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불완전함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현재의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조건 하에서 최선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신뢰의 출발점이 아닐까.


필드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언제일까? 나는 그것이 미래를 계산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 홀만 잘 넘기면", "남은 세 홀에서", "다음 샷에서"라는 생각이 시작되는 순간, 우리의 의식은 현재를 벗어난다. 미래에 대한 기대나 과거의 실수에 대한 후회는 모두 현재 순간의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골프공은 지금 여기에 있고, 내가 해야 할 일도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다. 과거의 실수는 이미 끝났고, 미래의 결과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현재의 이 한 샷만이 내 통제 하에 있을 뿐이다. 닉 프라이스의 경험담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시선은 공을 향하되 마음은 목표에 머무는" 상태에 대한 묘사였다. 이것은 단순히 골프 기술을 넘어서는 깊은 철학적 통찰이다. 현재에 머물면서도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 즉 집중과 의도의 조화를 말하는 것이다.

골프는 실수의 연속이다. 프로골퍼조차 완벽한 라운드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했을 때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이다. 나는 종종 한 번의 나쁜 샷이 전체 라운드를 망치는 경험을 했다. OB가 나거나 벙커에 빠지는 순간, 마음속에는 분노와 좌절이 일어났고, 그 감정이 다음 샷, 그 다음 샷으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을 만들어냈다. 로텔라의 조언처럼 각 샷을 독립된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적 기술이다. 실수를 했다면 그 순간 인정하고, 다음 샷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는 것. 이는 골프를 넘어 인생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귀중한 지혜다.

로텔라가 언급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명확한 꿈과 목표의 중요성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꿈은 막연한 환상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한 비전이다. 많은 골퍼들이 "프로가 되고 싶다"거나 "싱글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는 큰 꿈을 갖는다.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매일매일의 작은 목표와 실천이 중요하다. 오늘의 연습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 다음 라운드에서 어떤 부분을 개선할 것인지 같은 구체적인 목표들이 큰 꿈을 현실로 만들어간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이 생각하게 된 개념은 '자기 신뢰'였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신뢰를 '나는 할 수 있다'는 맹목적인 믿음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진정한 자기 신뢰는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면서도,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골프에서 자기 신뢰는 모든 샷을 완벽하게 칠 수 있다는 착각이 아니다. 좋은 샷도 나쁜 샷도 모두 자신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면서도,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실수를 했을 때 자신을 책망하지 않고, 성공했을 때 교만하지 않는 균형잡힌 마음가짐이다.


결국 골프는 마음의 스포츠다. 클럽을 휘두르는 것은 손과 몸이지만, 그 스윙의 방향과 리듬을 결정하는 것은 마음이다. 그리고 마음도 연습을 통해 단련할 수 있다는 것이 로텔라가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오늘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할지 선택하는 것,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생각을 할지 결정하는 것, 실패를 경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정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마음의 스윙이다. 골프공을 치기 전에 잠시 멈춰서 심호흡을 하고, 목표를 명확히 하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마음을 정리하고 올바른 생각을 선택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그렇게 하루하루 마음의 스윙을 연습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삶 전체의 리듬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템포로 살아갈 수 있는 내적 힘이 생겨날 것이다. 골프가 내게 가르쳐준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완벽한 스윙을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기르는 방법. 그리고 그 마음으로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해나가는 삶의 자세.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골프 정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고요하고 단단하게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매 순간 스트레스와 불안감 속을 살아갑니다. 도시는 끝없이 소음을 뿜어내고, 우리 마음은 그 속에서 갈피를 잡기 어렵게 흔들리지요. 그러던 중 다시금 만난 <채근담>은 마치 고요한 호수에 번지는 잔물결처 럼 마음속 깊은 곳에 평온을 가져다 줍니다. 동양의 오랜 지혜가 현대인의 복잡한 삶에 던지는 질문과 그 해답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순간입니다. 특히 '무너지지 않는 마음공부'라는 표제가 마음에 깊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든 우리는 크고 작은 풍파를 겪게 됩니다. 스쳐 지나온 마흔이라는 숫자, 그 이후의 삶 속에서 때로는 놓치고 지나쳤던 '나 ' 라는 존재를 <채근담>의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장들 속에서 다시금 발견하고 정립해 나가는 과정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면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귀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채근담>이 던지는 통찰력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부분은 단연 인간관계에 대한 지혜일 것입니다. "가장 아픈 상처는 가장 가까운 데서 온다"는 구절은 씁쓸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감정의 냉정함, 그리고 외부인보다 오히려 혈육 간에 더 깊게 파고드는 질투와 경쟁심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만연한 모습이지요. 이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잠시 한 발 물러서서 냉철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가르침은, 인간관계의 번뇌에 지쳐가는 우리에게 큰 위안과 지침이 됩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힘,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나를 낮추지도, 높이지도 말고 중심에 머물라"는 가르침은 겸손과 자기 존중 사이의 절묘한 균형점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때로 외부의 시선이나 인정에 갇혀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망각하기도 하고, 반대로 작은 성공에 도취되어 교만해지기도 합니다. <채근담>은 자신을 과소평가하지도, 과대평가하지도 않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태도가 참된 지혜의 시작임을 일깨워줍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판단하려 드는 우리에게, 이 가르침은 '나답게' 살아가는 용기와 지혜를 선사합니다.

총 356편에 달하는 <채근담>의 지혜를 매일 커피 한 잔의 온기처럼 음미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따뜻한 여유를 느끼게 합니다. 급하게 모든 것을 얻으려 하기보다, 지혜의 조각들을 천천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채근담>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모습이겠지요. 간결한 문장 속에 담긴 핵심을 꿰뚫는 통찰력은 마치 선문답처럼 깊은 울림을 주며,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할 것입니다. 불교, 유교, 도교의 다양한 사상을 아우르며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대한 균형 잡힌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 또한 <채근담>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악기들이 모여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듯, 동양 철학의 정수들이 조화롭게 녹아들어 더욱 풍성한 인생관을 제시합니다.

특히 '전집'이 세상을 살아가는 '입세의 철학'을, '후집'이 자신을 관조하는 '출세의 철학'을 담고 있다는 설명은 참으로 흥미롭습 니다. 인생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아우르는 지혜를 모두 담고 있다는 사실은 <채근담>이 시대를 초월한 삶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든, 각자의 단계에 필요한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은 큰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삶의 모든 순간들을 변화시킬 실용적인 지혜들을 담고 있는 <채근담>을 읽으면서, 물질적 풍요보다는 내 면의 평화를 추구하고, 즉각적인 만족보다는 인내와 자기 수양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356편의 작은 지혜들이 마음속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그 뿌리에서 자라날 지혜의 열매들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가꾸어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