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체가 뇌를 납치했을 때의 상태를 '브레인 오프'라고 하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감정적으로 격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극도로 피곤할 때 나타나는 그 상태 말이다. 그럴 때면 평소 같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산더미처럼 느껴지고, 사람들과의 소통도 어려워진다. 마치 내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곤 했는데, 그것이 바로 편도체가 활성화되면서 전전두엽 피질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아, 지금 내 뇌가 오프 상태구나"라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 그 순간 이미 회복의 첫 단계에 들어서는 셈이다. 마치 열이 날 때 체온계로 온도를 재는 것처럼, 내 뇌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브레인 온'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방법들로 가능하다는 것도 희망적이었다. 깊게 숨을 쉬거나, 잠깐 자연을 바라보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감사한 것들을 떠올리거나. 특별한 장비나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몇 분만 투자하면 되는 일이었다.
"완벽주의는 뇌를 혹사시키는 지름길"이라는 말이 가슴을 찔렀다. 나는 늘 완벽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더 나은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이런 태도가 오히려 내 뇌를 지치게 만드는 주범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마음 한편이 편해졌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것,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런 허락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꼈다. 우리는 성과와 효율성에만 매몰되어 살아가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인 내 마음과 뇌의 건강은 돌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의도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멍 때리기, 즉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게으름이라고 여겨왔던 나에게는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하지만 뇌과학적으로 보면 이런 시간이야말로 뇌가 자연스럽게 회복하고 재충전하는 소중한 순간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