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팅 시어터 - 어느 의사의 영화 해부
박지욱 지음 / 사람in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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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삶은 때때로 하나의 수술실 같다. 어둡고 조용한 긴장감 속에서 인간의 가장 깊은 고통과 연약함이 드러나며, 그 중심에서 우리는 한 사람의 생과 사, 그 너머의 의미를 응시하게 된다. 나에게 있어 영화란 그런 수술실과도 같은 곳이었다. 스크린의 빛 속에서 인간은 해부되고, 그의 고통과 환상, 병과 치유는 조명 위에 펼쳐진 진실처럼 드러난다. 그리고 그 장면들 앞에서 나는 관객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혹은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의 ‘의사’로서, 다시금 질문하게 된다. 우리는 왜 병들며, 왜 상처 입고, 또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가.

영화를 좋아했던 나는 언제부턴가 인간을 해부하는 영화에 더 깊이 이끌리기 시작했다. 액션도, 멜로도 아닌, 사람의 마음과 뇌와 영혼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들. ‘정상’이란 무엇이며, 병든 정신은 우리로부터 얼마나 멀리 있는가. 그런 물음들이 가장 선명하게 떠오른 건, 단연코 『뷰티풀 마인드』를 본 그날이었다. 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삶은, 단지 조현병이라는 질병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의 오해와 내면의 균열, 이성과 감정의 다툼 속에서도 ‘사랑’과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끝내 버티어낸 한 인간의 이야기였다. 나는 그 영화를 보고 한참 동안이나 말이 없었다. 아마 그 침묵은, 고요한 수술실에서 메스를 든 의사의 마음과도 닮아 있었으리라.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오퍼레이팅 시어터>. 의사가 쓴 책이었지만, 그것은 단지 의학적 지식을 풀어놓는 보고서가 아니었다. 그 책은 마치 스크린 위의 카메라처럼, 인간의 삶을 촬영하고 조명하며 해석하려는 시도였다. 책 속의 장면들은 하나의 수술이자 하나의 영화였고, 나는 읽는 동안 내내 진료실과 병실과 수술실과 영화관 사이를 오갔다. 의사가 바라보는 영화란 과연 어떤 풍경일까. 그는 인간의 신체를 넘어서 정신과 감정을 어떻게 바라볼까. 그리고 영화라는 거울을 통해, 그는 인간의 어떤 진실을 해부하려 했던 걸까. 의학은 늘 과학이라는 단단한 기둥 위에 세워진 학문이라 생각해왔다. 숫자와 데이터, 생화학적 기전과 치료의 성공률로 구성된 객관적 영역. 그러나 언제부턴가 나는 이 무채색의 세계 속에서도 따뜻한 숨결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한때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던 어린 시절의 동기와도 닮아 있었고, 매일 병상 앞에 서서 환자의 눈을 들여다보는 의사인 동생과의 대화 속에서 순간의 미묘한 감정과도 통했다. 저자는 영화를 통해 질병과 의학,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종종 질병을, 혹은 환자를, '증상'으로 환원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오퍼레이팅 시어터>는 전혀 다른 시선을 제공한다. 한 편의 영화 속 장면 하나하나를 의사의 시선으로 천천히 들여다보며, 그 안에 숨겨진 고통과 사랑, 역사와 윤리, 제도와 인간의 기억을 조명한다. 이를테면 <뷰티풀 마인드>에서 조현병을 앓는 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이야기는 병리학적 해설이 아닌, 냉전 시대라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질병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지를 다루는 철학적 성찰로 이어진다. 의사이자 인간으로서 우리는 이 영화 속에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정상성과 비정상성은 무엇으로 구분되는가? 병은 곧 고통인가, 아니면 또 다른 가능성인가?" 그 가운데 조현병 치료를 위한 의학적 치료제의 역사도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사랑의 기적>에서는 뇌염 환자들에게 투여된 신약이 잠시나마 그들을 "깨어나게" 했던 기적 같은 순간이 다뤄진다. 의학적으로는 일시적 도파민 작용의 결과였겠지만, 영화 속에서는 그 짧은 각성의 순간이 얼마나 깊은 감정과 희망을 안겨주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드라마에서 많이 다루어 지는 중환자실에서 의식이 돌아오는 환자를 볼 때마다 이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곤 했다. 의사는 때로는 존재의 경계에 선 자들을 깨우는 사람이다. 눈을 뜨는 짧은 순간이 주는 경이로움, 말 한 마디 없는 응시에 담긴 말 못할 감정의 무게. 영화는 그것을 시각적 시詩로, 우리는 임상적 기록으로 남긴다. 의약품의 역사도 그 영화 속에서 빛을 발한다. 엘-도파는 실제로도 1960년대 말부터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었으며, 그 개발 과정은 의약품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인간의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드라마였다. 책은 단지 영화에서 멈추지 않고, 그러한 의약품이 어떻게 태어났으며, 임상에서 어떤 희망과 절망을 안겼는지를 보여준다. 과학의 진보는 감정과 무관하지 않다. 환자의 눈물, 보호자의 간절함, 연구자의 집념이 하나로 얽혀 우리는 '치료'라는 희망을 한 뼘씩 확장해왔다.

이 책이 인상 깊은 이유는 영화라는 감성의 매체를 통해 의학의 세계를 재해석하고, 그것을 통해 진료실 밖의 더 넓은 삶을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셔터 아일랜드>의 경우, 정신과적 치료의 역사, 특히 전두엽절제수술과 같은 폭력적인 기술이 어떻게 정당화되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영화는 우리가 의료적 개입을 어떻게 정당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무엇이 치료이고, 무엇이 통제인가? 누군가의 고통을 없앤다는 명목 아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인간성을 침묵시켜왔는가?

영화는 때때로 실제보다 더 선명하게 인간을 그려낸다. <맨츄리안 캔디데이트>는 전쟁의 트라우마와 뇌과학적 조작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이 영화는 정치와 과학, 의학이 어떻게 얽힐 수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책은 이 영화가 음모론만이 아니라, 의학이 가진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경고임을 밝힌다. 나는 이 대목에서 오래전 읽었던 신경정신 전문의의 책이 떠올랐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앓는 환자에게 약물 치료만이 최선인 것처럼 설명했던 자신의 모습을, 이제는 너무 성급하고 단편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자책으로 바뀌었다고 고백하던 그가 생각났다. 그때의 그는 의사였지만, 충분히 인간이 되지 못했던 것을 고백하고 있었다. 의사도 한명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책은 영화라는 렌즈를 통해 의학의 무게를 감정의 언어로 번역한다. 그리고 이 번역은, 때로는 진료실에서 아무 말 없이 환자의 손을 잡고 있는 것만큼 강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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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의심하라, 그 끝에 답이 있다 - 데카르트편 세계철학전집 1
르네 데카르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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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데카르트를 다시 꺼내든 이유는 철학에 대한 지적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복잡한 삶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마다, 나는 과연 무엇을 믿을 수 있는가, 어떤 기준 위에서 내 생각을 세울 수 있는가를 묻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의 질문은 데카르트가 던진 오래된 질문과 마주했다. "우리는 무엇을 의심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의심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이번에 그의 철학에 대해 조금은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일단 의심하라, 그 끝에 답이 있다>였다. <병법서설>로 익히 알고 있었던 데카르트의 사상에 좀더 다가가고 싶다.

나는 종종 나 자신에게 묻곤 한다. 나는 누구이며, 왜 살아가고 있으며, 이 삶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그 질문들은 때때로 두려움으로, 때로는 깊은 고독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러한 고요하고 불안한 물음 속에서 만난 철학자가 있었다. 르네 데카르트,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 사상가는 나에게 ‘생각하는 나’를 다시금 바라보게 해주었다. 그의 말,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유명한 문장이지만, 그것은 단 하나의 의심할 수 없는 진리로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말이 되었다. 의심을 밀고 밀어 결국 도달한 이 한 줄은, 세상의 모든 불확실함 속에서 내가 붙들 수 있는 하나의 닻이 되었고, 그 닻을 통해 나는 내 존재를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데카르트는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하되, 스스로 의심하는 주체는 남겨두었다. 그것이 바로 생각하는 나 자신, 즉 존재의 확신이다. 나는 이 지점에서 진정한 자유를 처음 마주했다. 그 누구의 말도, 그 어떤 기준도 아닌, 내가 사유하고 의심함으로써 내 삶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근원적인 자유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하면서 철학을 시작했다. 믿어왔던 세계, 지각, 감정, 심지어 수학적 진리마저도 의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급진적인 회의의 끝에서 그가 붙잡은 단 하나의 진실은 바로, "의심하고 있는 나, 곧 생각하고 있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외부의 어떤 것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 안에서 발견한 확실성이었다. 나는 이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세상이 얼마나 흔들리든, 타인의 말이 얼마나 혼란을 일으키든, 내 안에서 생각하는 내가 있다는 이 단단한 출발점. 어쩌면 그것이 진짜 철학의 힘인지도 모른다. 지식을 쌓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혼란한 세계 속에서 중심을 잡기 위한 나침반. 데카르트는 이성과 합리성으로 그 나침반을 세웠고, 나는 오늘 그 방향을 다시 들여다본다.

의심은 불안을 낳지만, 동시에 성찰을 낳는다. 데카르트가 제안한 방법적 회의는 회의주의가 아니다. 그는 의심을 파괴가 아닌 재건의 도구로 사용했다. 어쩌면 우리 삶 속의 모든 불안과 혼란 역시도 그런 식으로 새로운 나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때로 내가 쓸모없다고 느끼고, 감정에 휘둘리며, 선택 앞에서 길을 잃는다. 하지만 데카르트는 말한다. 감정은 억눌러야 할 것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것이며, 진정한 평온은 감정 위에 세워진다고. 생각의 힘이 삶을 분명하게 만든다고.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라는 거울을 통해 이성을 비추고 다시 삶을 돌아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인간다운 사유일 것이다. 데카르트는 이성적인 사고에 필요한 네 가지 원칙을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단지 논리적인 절차가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내면의 태도이기도 하다.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다고 믿었지만, 사실 나는 나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던져야 할 존재였다. 왜 나는 늘 생각이 많을까. 나는 왜 이렇게 자주 흔들릴까. 데카르트는 이 질문들을 나 자신에게 정직하게 던지는 것에서부터 삶의 방향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나를 속이는 것은 때로 나 자신이었고, 타인의 시선이었다. 타인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데카르트는 타인의 인정이나 평가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더 깊은 시선을 두라고 말한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결국 나를 불안하게 만들고, 오해는 우리의 판단과 감정의 뒤엉킴에서 비롯된다. 미움받을 용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경계를 세우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그것은 이성의 힘으로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이며, 동시에 나를 진실하게 바라보는 용기이기도 하다.

삶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고, 우리는 늘 기준 앞에 서게 된다. 데카르트는 말한다. 세상을 정복하려 하기보다는, 먼저 나 자신을 정복하라고. 이 말은 나를 부끄럽게 하면서도 다시 일으켜 세운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새로운 질문도 할 수 없으며, 삶은 같은 곳을 계속 맴돌 뿐이다. 그는 도덕과 윤리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말한다. 실천적 지혜란 단지 앎이 아니라 살아내는 방식이며, 그것은 곧 선택의 기준이 된다. 그 기준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 타인의 기준에 휩쓸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종종 확신 없이 나아갈 수밖에 없는 순간들 앞에서 주저하지만, 데카르트는 그런 나에게 말한다. 확신이 없어도 나아가야 할 때가 있으며, 그때야말로 삶의 진짜 용기가 발휘되는 순간이라고. 그리고 나는 다시 고독을 떠올린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혼자가 되는 경험, 그것은 내가 나를 가장 깊이 만나는 시간이었다. 데카르트의 철학도 깊은 고독 속에서 피어났다. 혼자 견뎌야 했던 사유의 시간은, 그에게 진리를 향한 길을 열어주었고, 우리에게는 혼자 있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남겨주었다. 멈춤을 기회로 삼으라는 그의 말처럼, 나 또한 멈춘 시간 속에서 나의 감정, 나의 존재, 나의 삶을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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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X수학 - 야구로 배우는 재미있는 수학 공부
류선규.홍석만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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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에 재미있는 야구 관람이 가능하게 한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류선규, 홍석만님의 <야구X수학>이었다. 때로는 복잡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놀랍도록 논리적이고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 그 안에서 야구는 단순한 ‘경기’를 넘어 하나의 ‘지적 탐험’으로 확장하는 책인 것 같다. ^.^

야구장의 마운드 위에서 공이 포수의 미트에 도달하기까지, 그 찰나의 순간에도 수학은 정교하게 작동하고 있다. 나는 야구를 사랑한다. 동시에 수학을 흥미롭게 즐긴다. 이 둘은 언뜻 보기엔 거리가 먼 세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야구 경기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숨겨진 수학의 언어가 넘실거린다. 그리고 그 언어를 이해하는 순간, 야구는 더 깊이 있는 스포츠로 다가온다. 이 글은 야구의 다양한 장면 속에서 작동하는 수학의 원리를 들여다보며, 그로부터 얻는 의미를 조명하고자 한다.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 우리는 '타율'이라는 통계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안타 수를 타수로 나눈 값이라기보다는, 이 수치는 타자의 기량을 정량화한 지표다. 예를 들어, 0.300의 타율은 10번 타석에 서면 3번은 안타를 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수치의 해석은 단순한 평균을 넘는다. 확률과 기대값의 개념이 이 지표에 스며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자의 활약을 예측하거나 전략을 세울 때, 이 수치는 근거가 된다. 때론 이 수치를 중심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순간도 온다. 결국 타율은 수학적으로 추론된 미래의 가능성을 말해주는 도구인 셈이다.

투수의 세밀한 제구력 또한 수학의 영향을 받는다. 스트라이크 존의 크기, 타자의 선호 존, 그리고 투수가 던지는 공의 각도와 속도는 모두 물리학적 궤적과 수학적 모델링으로 분석 가능하다. 공이 직선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회전력과 중력, 공기저항을 받아 휘어지고 떨어진다. 커브볼의 궤적이나 슬라이더의 각도는 함수의 곡선처럼 예측할 수 있고, 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학적 시뮬레이션으로 재현된다. 투수는 그 결과물을 몸으로 구현하는 사람이다. 또한, 야구는 끊임없이 확률 게임을 반복하는 스포츠다. 1사 2루 상황에서 번트를 시도할지, 강공을 할지 결정하는 감독의 선택은 단순한 직감이 아니다. 그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상황에서의 기대득점(Expected Runs)을 분석한다. 여기에는 통계학의 개념이 녹아들어 있다. 기대득점이라는 개념은 각 상황에 따라 평균적으로 몇 점을 낼 수 있는지를 계산한 것이다. 그리고 이 수치를 바탕으로 전략은 세워진다. 수학이 전략의 중심에 자리하는 것이다.

수학은 야구의 룰을 형성하기도 한다. 야구의 이닝 수, 아웃 카운트, 베이스 숫자 모두 수학적 패턴을 가진다. 3 스트라이크 아웃, 3 아웃 체인지, 9 이닝 경기 등 3의 배수는 야구 규칙의 근간을 이룬다. 왜 하필 '3'일까? 여러 가설이 있지만, 인간이 집중할 수 있는 적절한 반복 수이자, 게임의 리듬을 만들기에 적합한 수라고 한다. 이처럼 수학적 수치는 야구의 구조를 형성하며, 그 흐름에 질서를 부여한다. 야구 기록 분석 분야, 흔히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라 불리는 이 영역은 수학의 꽃이 피는 공간이다. 타자의 OPS(On-base Plus Slugging), 투수의 WHIP(Walks plus Hits per Inning Pitched), WAR(Wins Above Replacement) 등은 단순한 누적 기록을 넘어 복합적인 수학 계산의 산물이다. 이 지표들은 단순히 잘하고 있는 선수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팀 전력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수 기용과 트레이드를 결정짓는 근거가 된다. 나아가 선수의 미래 성적을 예측하기 위한 회귀분석, 시뮬레이션, 머신러닝까지 동원되기도 한다.

야구의 스코어보드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숫자 배열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수많은 계산이 응축돼 있다. 투수가 던진 공의 수, 삼진의 비율, 주자의 도루 성공률, 수비수의 범위 등 각각의 수치는 경기를 예측하고 해석하는 열쇠가 된다. 특히 득점권 타율(RISP)은 단순한 타율보다도 경기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이 수치를 바탕으로 클러치 히터를 식별하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수학은 '누구를 믿을 것인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경기의 흐름은 통계적 분석을 통해 예측되기도 한다. 어느 이닝에서 점수가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가, 어떤 투수가 후반에 약세를 보이는가 등은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처럼 반복적 확률 모델을 통해 예측된다. 이는 단순한 팬의 예상을 넘어, 실제 구단 전략에도 반영된다. AI와 빅데이터의 발전은 이러한 분석의 정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결국 미래의 야구는 수학과 과학, 기술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전장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수학이 야구의 재미를 빼앗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학은 야구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하고, 예측의 즐거움을 준다. 오늘 어떤 선수가 활약할까, 이 투수는 언제 교체될까, 이 상황에서의 승산은 얼마나 될까. 이런 질문을 수학적 근거로 풀어내는 과정은 나에게 하나의 놀이이자 탐험이다. 야구는 감정의 스포츠이기도 하다. 박수치고, 환호하며, 때론 울기도 한다. 그러나 그 감정은 수학이라는 틀 안에서 더욱 뚜렷하게 빛난다. 누구보다 낮은 확률을 뚫고 터진 홈런, 도루 성공률이 낮은 선수가 성공시킨 기습 도루, 모든 확률을 거스른 역전승. 그 순간 우리는 수학이 예외를 허용하는 세계임을 느낀다. 그 예외가 있기에 야구는 더욱 아름답다. 야구는 필드 위에서의 경쟁일 뿐 아니라, 숫자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나는 이 숫자들이 주는 정직함, 그리고 예외를 뚫고 일어나는 드라마를 사랑한다. 수학은 야구의 숨겨진 이야기꾼이다. 그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는 눈을 가진다면, 우리는 더 풍성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찾아 나서는 여정 속에서 나는 야구를, 그리고 수학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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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인생 수업 - 살아갈 힘을 주는 불교의 가르침 메이트북스 클래식 22
석가모니 지음, 강현규 엮음, 김익성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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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질문과 마주한다. 때로는 아주 조용한 밤, 때로는 지치고 고단한 하루의 끝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나는 왜 살아가는가?”, “삶은 왜 이토록 힘겨운가?”, “행복은 대체 어디에 숨었는가?” 정답이 없는 이 질문들은 마음 깊은 곳에서 밀물처럼 밀려오다 썰물처럼 사라지고, 다시 어느 순간 우리를 덮친다. 누군가는 철학으로 이 질문에 답하려 하고, 누군가는 종교의 품 안에서 위로를 찾는다. 또 누군가는 침묵과 체념으로 그 물음에 응답한다. 그러나 약 2,500년 전, 한 사람은 이 삶의 근원적인 고통에 대해 침묵하지 않았다. 그는 귀족으로 태어났으나, 궁궐의 풍요로움 속에서도 진정한 평온을 얻지 못했고,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 앞에 고개를 떨궜다. 병든 자, 늙은 자, 죽은 자를 마주하고 그는 깨달았다. 인간은 살아가는 한 누구도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길을 나섰다. 오랜 고행 끝에 그는 나무 아래에서 마침내 ‘깨달음’에 이르렀다. 그가 바로 붓다, 즉 ‘깨달은 자’, 부처다.

부처의 가르침은 특정 종교의 교리로 이해되기보다,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철저한 성찰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지식을 쌓는 공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실존적인 수업이다. 오늘날 우리가 다시 그 가르침 앞에 선다면, 그것은 종교적 믿음을 넘어 인간의 삶 자체에 대한 깊은 질문과 마주하는 일이 될 것이다. 부처의 인생 수업은 단호한 명령이나 교조적인 진술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조용한 강물이 흘러가듯, 부드럽고 담담한 어조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그 말들은 오랜 세월을 건너 오늘 우리 앞에 도달하여, 삶의 소란과 혼란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게 한다. 이 글은 그러한 부처의 인생 수업을 따라, 괴로움의 뿌리와 해탈의 길, 그리고 참된 자유에 이르는 여정을 감성적으로 되짚어보는 시도다. 그것은 우리 내면의 괴로움과 슬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속삭이는 이야기다.

부처는 삶의 본질을 단호하게 선언했다. “삶은 괴로움이다.” 이 말은 비관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깊은 연민에서 비롯된 통찰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괴로움은 단지 육체의 고통이나 일시적인 슬픔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욕망이 충족되지 않을 때 느끼는 좌절, 아무리 채워도 허기지는 마음,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갈등, 시간이 모든 것을 앗아가며 남기는 공허함까지를 포함한다. 부처는 이 괴로움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깊이 성찰했다. 그리고 그 뿌리가 ‘무지(無知)’에 있다고 보았다. 무지란 정보 부족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본질에 대한 무지, 무상함과 무아(無我)를 이해하지 못하고, 영원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뜻한다. 이 무지로 인해 우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불을 피우고, 그 불길은 우리 삶을 끊임없이 태운다.

“더 가지고 싶다”는 갈증, “남보다 우월해지고 싶다”는 비교심, “지금 여기를 견디지 못하는 불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SNS의 타임라인을 넘기며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괜히 허무해진다. 마치 끝없이 물을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 사막 속에 놓인 느낌. 부처는 이 마음의 갈증이야말로, 괴로움의 본질이라 했다. 그러나 그는 단지 고통을 말하지 않았다.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길—팔정도(八正道)를 제시했다. 그 길은 어떤 신비주의나 기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실천적 삶이다.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노력, 바른 집중 등. 이는 우리 삶의 구체적인 태도에 관한 것이며, 철저한 ‘생활의 수행’이다. 부처는 말했다. “노새도, 코끼리도 길들일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을 길들이는 자가 가장 훌륭하다.” 자신을 다스린다는 것은, 충동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며, 분노와 시기의 순간에 스스로를 멈추게 하는 일이다. 그것은 지극히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위대한 훈련이다.

​또한 부처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괴로움이 어떻게 피어나는지를 보여주었다. 비교, 시기, 분노, 험담, 억울함, 상처. 우리는 타인을 통해 기쁨을 얻지만, 동시에 가장 깊은 상처도 타인을 통해 얻는다. 그럴 때 부처는 말한다. “남의 허물을 찾지 말라. 자신의 허물을 먼저 보라.” 이 말은 우리에게 칼날을 거두고 거울을 들라고 조용히 권유한다.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괴로움 앞에서도, 부처는 고요함을 가르친다. 애통함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삶의 덧없음을 되새기며 지금 여기를 더욱 단단히 살아가도록 한다. 그것은 사랑했던 이와의 이별 앞에서 허무에 빠지기보다, 그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함을 깨닫는 감사의 마음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부처의 가르침은 괴로움의 회피가 아니라, 그것을 끌어안고 이해하며, 그 너머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연민의 언어’다.

부처의 인생 수업은 거대한 철학 체계이기보다, 오히려 삶의 매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조언이다. 그 조언은 결코 무겁거나 엄숙하지 않다. 오히려 담백하고 따뜻하다. 그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라”고 말한다. 이 말은 고독을 찬미하는 문장이 아니라, 외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중심을 지닌 삶을 살아가라는 고요한 권유다. 그것은 자유롭고, 의연하며, 주체적인 존재로 살아가라는 다짐과도 같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괴로움과 마주하게 된다. 그 괴로움은 사랑하는 이의 부재일 수도 있고, 스스로에 대한 실망일 수도 있으며, 혹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상실일 수도 있다. 그때, 부처의 인생 수업은 조용히 우리 곁에 다가와 속삭인다. “집착을 내려놓으라. 욕망을 따라가지 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라. 너 자신을 잘 길들여라.” 이것은 결코 과거의 가르침이 아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오늘의 우리에게, 이보다 더 실질적인 조언은 없을 것이다.


삶은 괴로움이다. 그러나 그 괴로움을 껴안고, 이해하고, 이겨내는 법을 배운다면, 그 자체로 우리는 부처의 제자가 된다. 부처의 인생 수업은 언제나 말한다. “괴로움을 넘어서려는 당신의 길 위에, 고요한 빛이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그 빛은 어쩌면, 우리가 이미 내면에 지니고 있었던 가장 깊은 자비와 연민의 빛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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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다요 JLPT N1 한 권 스피드 합격 - 최신경향 종합서 합격까지 30일 완성! 기출단어, 기출문법 완벽 정리 + JLPT N1 D-30일 체크북 + 실전모의고사 수록 + 복습용 무료 MP3 5종 유하다요 JLPT 한 권 스피드 합격
유하다요컨텐츠개발팀 지음 / 유하다요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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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JLPT N2를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N1에 대한 실질적인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N2를 통해 나는 일상 대화와 기본적인 비즈니스 상황을 소화할 수 있게 되었지만, N1은 그보다 더 높은 사고력과 문맥 파악 능력을 요구한다. 실제로 신문 사설, 학술적 글, 추상적인 주제를 다루는 회화 등 보다 복잡한 정보 구조를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N1은 단순한 자격증이 아니라, 언어적 성숙함을 향한 하나의 여정이자 도전이라 할 수 있다.


그 준비 과정에서 나는 유하다요컨텐츠개발팀의 신간, <유하다요 JLPT N1 한 권 스피드 합격>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문제풀이 위주의 교재가 아니라, 마치 실전 언어 훈련소처럼 언어의 맥락과 구조를 정교하게 짚어주며, N1에 필요한 감각을 체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치 거울을 통해 나의 일본어 실력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느낌이다. 일본어 학습에 있어 ‘속도’보다는 ‘깊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며, 이 책을 통해 나는 보다 체계적이고 감각적인 학습을 시작할 수 있다. 글을 쓰면서 JLPT N1을 준비하며 변화해가는 내 내면의 풍경을 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

택배 상자를 뜯는 순간, 마음속 어딘가가 살짝 떨렸어요. 묵직한 그 무게와 두툼한 두께가 말없이 전하는 압박감 때문이었죠. "내가 과연 이걸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그런 불안이 스치듯 지나갔어요. 저는 지금까지도 두꺼운 책을 보면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서게 되거든요. 왠지 모르게, 그 안에 빽빽이 채워진 글자들이 나를 압도할 것만 같은 느낌. 특히나 JLPT N1이라는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그 무게감은 더더욱 크게 다가오겠죠. 하지만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그 불안은 놀랍게도 설렘으로 바뀌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마치 누군가 제 옆에 앉아서 조용히, 하지만 친절하게 "괜찮아,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해낼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그 따뜻한 느낌이, 바로 이 책이 가진 힘이죠.


『JLPT N1 한 권 스피드 합격』은 정보만를 모아둔 수험서가 아니에요. 이 책은 누군가가 오랜 시간 고민하고, 직접 시행착오를 거쳐 만든 '합격을 위한 로드맵'이에요. 저는 그 로드맵 위에 제 작은 발걸음을 올려놓는 순간,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어요. 혼자 공부한다고 해서, 혼자 고민하고 외로워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알려주어요.

사실, 일본어 능력시험 N1을 준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어휘도, 문법도, 독해와 청해도 모두 고난도이고, 요구되는 일본어 실력은 '학습자'라기보다는 '준전문가' 수준에 가까워요. 그래서 저처럼 독학으로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는 N1이라는 목표가 현실보다 이상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이 책을 펼치면서 저는 처음으로 "이걸 진짜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건 단지 책의 구성이 체계적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배려와 의도가 분명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이 책을 만든 사람은 분명 저처럼 불안한 수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불안을 극복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도움을 한 권에 담아주려 애쓴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죠.


처음 유하다요 『JLPT N1 한 권 스피드 합격』 교재를 마주했을 때, ‘과연 이 책 한 권으로 N1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없지 않다. JLPT N1은 일본어 능력 시험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이고, 그만큼 요구되는 어휘 수준, 문법 이해도, 독해 능력, 청해 능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단어장은 따로, 문법서는 따로, 독해 문제집과 청해용 교재도 따로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하지만 이 책은 그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아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눈길을 끌었다. 교재를 펼쳐보자마자 놀란 건, 나열식의 구성이 아닌 체계적인 분류와 학습자의 동선을 고려한 흐름이다. 마치 경험 많은 선생님이 “자, 오늘은 여기부터 시작해볼까요?” 하고 친절하게 이끌어주는 기분이 들어요. 특히 첫 장에 제시된 30일과 60일의 학습 플랜은 공부의 전반적인 흐름을 한눈에 보여줘 막막함을 없애준다. 저는 그중에서도 60일 플랜을 택했어요. 직장 생활과 병행해야 했기에 하루에 할 수 있는 분량이 제한적이고, 무엇보다 꾸준함을 유지하고 싶거든요.


매일의 학습 계획은 어휘와 문법, 짧은 독해 연습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하루치 분량이 과하지 않게 조절되어 있어 부담 없이 꾸준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작은 성취감'을 매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학습 분량을 마칠 때마다 체크할 수 있는 란과 복습 코너가 있어, 공부가 점점 습관이 되어가는 걸 스스로도 느낄 수 있다. 문법 파트는 특히 인상적이다. N1에서 자주 출제되는 고난도 문법 항목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헷갈리는 표현을 유사한 문법과 비교해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かのようだ」와 「〜かと思うほど」처럼 비슷하지만 용법이 다른 표현들이 나란히 제시되고, 각각의 미묘한 뉘앙스를 명쾌하게 짚어주어 머릿속에서 개념이 착착 정리되는 경험을 한다.


어휘 파트 역시 최신 기출 경향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2024년까지의 출제 경향을 기반으로 한 연도별 단어 정리는 단순 암기가 아니라, '이 단어, 진짜 시험에 나올 수도 있겠다'는 실전 감각을 자극해준다. 자주 출제되는 단어는 따로 강조되어 있고, 관련 단어군도 함께 정리되어 있어 어휘력이 넓고 깊게 확장된다. 단어를 그냥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문맥 속에서 이해하고 쓰임을 체화할 수 있도록 예문과 함께 제공된 점도 좋다.

독해 파트는 실제 시험과 유사한 난이도의 지문들로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유형의 문제가 골고루 실려 있어 실전 감각을 기르기에 적절하다. 특히 긴 지문을 읽고 핵심 내용을 요약하거나, 함축적 표현을 파악하는 문제들은 독해력을 넘어서 사고력까지 요구하는데, 이 교재는 그에 맞는 충분한 연습 기회를 제공해준다.


청해 파트는 복습용 MP3 파일이 제공되어 학습 효율을 높여준다. 음원은 상황별,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고, 일본 원어민의 발음을 기반으로 녹음되어 있어 실제 시험장에서 들리는 청해 음성과 매우 유사하다. 저는 출퇴근 시간에 이 음원을 반복 청취하며 자연스럽게 청해 감각을 익힐 수 예정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탄했던 부분은 ‘D-30 체크북’이라는 부록이다. 시험이 다가오면서 불안감이 밀려올 때, 이 체크북은 핵심 포인트만을 간결하게 정리한 요약본처럼 유용할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표이자 마지막 점검표”라고 생각하면 딱 맞는 설명일 거예요.

책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유하다요의 인강과 연계해서 공부할 수 있다는 점도 결정적인 강점이다. 책에서 잘 이해되지 않았던 문법 표현이나 독해 지문을 인강을 통해 다시 들으니, 눈으로만 공부할 때보다 훨씬 명확하고 생생하게 다가왔다. 특히 원어민 선생님의 설명은 일본어 문장 속 뉘앙스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그동안 혼란스러웠던 문법 포인트가 또렷하게 정리된다. 인강은 설명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학습 미션 수행을 통해 수강료를 환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어요. 이런 제도는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스스로 책임지고 끝까지 해보자’는 각오를 다지게 해줄거예요. 공부를 하다 보면 슬럼프가 오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교재 곳곳에 배치된 응원의 문구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며 느껴지는 성취감은 무너지지 않게 저를 붙잡아줄 것이다. 책은 저에게는 도전의 여정에서 가장 든든한 동반자고, 끝없이 반복되는 암기와 연습 속에서도 ‘의미’를 잃지 않도록 이끌어준 조용한 친구다. 문장을 이해하고, 문법을 정리하며, 단어를 외우는 시간들이 어느새 즐겁고 의미 있는 ‘여정’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찾아보니 유하다요의 내용 중에서 많은 내용 들이 적중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노력을 들인 만큼, 실전 문제를 적중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JLPT N1에 합격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내가 시험볼때도 많은 문제가 적중했으면 좋겠다. ^.^

JLPT N1을 준비하는 여정은 마치 산 하나를 오르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저 멀리 봉우리가 보이지도 않고, 중간중간 헛디뎌 넘어지기도 하며, 때로는 제자리에 멈춰버리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저를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해줄 것은, 단단히 쥔 『JLPT N1 한 권 스피드 합격』이라는 지도 한 장일 것이다. 공부는 원래 혼자 하는 것이라고, 누구나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을 펼치고 하루하루 함께하다 보면, 그것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누군가 옆에서 조용히 "괜찮아, 네가 가는 길이 맞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따뜻한 설계, 잘 짜인 학습 플랜 속에서 혼자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들이 때문이다.


60일, 어쩌면 인생의 긴 흐름 속에서는 아주 짧은 시간이겠지요. 하지만 이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일본어 실력뿐만 아니라,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 힘, 지치지 않고 천천히 가는 법, 그리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집중하는 삶의 태도를 배울 것이다. 책은 말이 없었만, 그 안에는 ‘괜찮아, 지금 잘하고 있어’라는 응원이 있다. 무수히 많은 예문과 해설 속에는 시험이라는 벽을 넘기 위한 설계자의 섬세한 배려가 담겨 있고, 반복되는 복습과 확인 문제는 ‘포기하지 마, 너는 할 수 있어’라는 무언의 격려가 되어준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도 JLPT N1이라는 높은 산을 앞두고 있다. 저는 조용히 이 책 한 권을 건네고 싶네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혼자가 아니에요. 이 책과 함께라면, 끝까지 갈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끝에서 만나는 자신은, 지금보다 훨씬 단단하고 빛나는 사람일 것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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