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인생 수업 - 살아갈 힘을 주는 불교의 가르침 메이트북스 클래식 22
석가모니 지음, 강현규 엮음, 김익성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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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질문과 마주한다. 때로는 아주 조용한 밤, 때로는 지치고 고단한 하루의 끝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나는 왜 살아가는가?”, “삶은 왜 이토록 힘겨운가?”, “행복은 대체 어디에 숨었는가?” 정답이 없는 이 질문들은 마음 깊은 곳에서 밀물처럼 밀려오다 썰물처럼 사라지고, 다시 어느 순간 우리를 덮친다. 누군가는 철학으로 이 질문에 답하려 하고, 누군가는 종교의 품 안에서 위로를 찾는다. 또 누군가는 침묵과 체념으로 그 물음에 응답한다. 그러나 약 2,500년 전, 한 사람은 이 삶의 근원적인 고통에 대해 침묵하지 않았다. 그는 귀족으로 태어났으나, 궁궐의 풍요로움 속에서도 진정한 평온을 얻지 못했고,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 앞에 고개를 떨궜다. 병든 자, 늙은 자, 죽은 자를 마주하고 그는 깨달았다. 인간은 살아가는 한 누구도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길을 나섰다. 오랜 고행 끝에 그는 나무 아래에서 마침내 ‘깨달음’에 이르렀다. 그가 바로 붓다, 즉 ‘깨달은 자’, 부처다.

부처의 가르침은 특정 종교의 교리로 이해되기보다,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철저한 성찰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지식을 쌓는 공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실존적인 수업이다. 오늘날 우리가 다시 그 가르침 앞에 선다면, 그것은 종교적 믿음을 넘어 인간의 삶 자체에 대한 깊은 질문과 마주하는 일이 될 것이다. 부처의 인생 수업은 단호한 명령이나 교조적인 진술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조용한 강물이 흘러가듯, 부드럽고 담담한 어조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그 말들은 오랜 세월을 건너 오늘 우리 앞에 도달하여, 삶의 소란과 혼란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게 한다. 이 글은 그러한 부처의 인생 수업을 따라, 괴로움의 뿌리와 해탈의 길, 그리고 참된 자유에 이르는 여정을 감성적으로 되짚어보는 시도다. 그것은 우리 내면의 괴로움과 슬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속삭이는 이야기다.

부처는 삶의 본질을 단호하게 선언했다. “삶은 괴로움이다.” 이 말은 비관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깊은 연민에서 비롯된 통찰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괴로움은 단지 육체의 고통이나 일시적인 슬픔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욕망이 충족되지 않을 때 느끼는 좌절, 아무리 채워도 허기지는 마음,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갈등, 시간이 모든 것을 앗아가며 남기는 공허함까지를 포함한다. 부처는 이 괴로움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깊이 성찰했다. 그리고 그 뿌리가 ‘무지(無知)’에 있다고 보았다. 무지란 정보 부족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본질에 대한 무지, 무상함과 무아(無我)를 이해하지 못하고, 영원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뜻한다. 이 무지로 인해 우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불을 피우고, 그 불길은 우리 삶을 끊임없이 태운다.

“더 가지고 싶다”는 갈증, “남보다 우월해지고 싶다”는 비교심, “지금 여기를 견디지 못하는 불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SNS의 타임라인을 넘기며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괜히 허무해진다. 마치 끝없이 물을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 사막 속에 놓인 느낌. 부처는 이 마음의 갈증이야말로, 괴로움의 본질이라 했다. 그러나 그는 단지 고통을 말하지 않았다.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길—팔정도(八正道)를 제시했다. 그 길은 어떤 신비주의나 기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실천적 삶이다.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노력, 바른 집중 등. 이는 우리 삶의 구체적인 태도에 관한 것이며, 철저한 ‘생활의 수행’이다. 부처는 말했다. “노새도, 코끼리도 길들일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을 길들이는 자가 가장 훌륭하다.” 자신을 다스린다는 것은, 충동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며, 분노와 시기의 순간에 스스로를 멈추게 하는 일이다. 그것은 지극히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위대한 훈련이다.

​또한 부처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괴로움이 어떻게 피어나는지를 보여주었다. 비교, 시기, 분노, 험담, 억울함, 상처. 우리는 타인을 통해 기쁨을 얻지만, 동시에 가장 깊은 상처도 타인을 통해 얻는다. 그럴 때 부처는 말한다. “남의 허물을 찾지 말라. 자신의 허물을 먼저 보라.” 이 말은 우리에게 칼날을 거두고 거울을 들라고 조용히 권유한다.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괴로움 앞에서도, 부처는 고요함을 가르친다. 애통함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삶의 덧없음을 되새기며 지금 여기를 더욱 단단히 살아가도록 한다. 그것은 사랑했던 이와의 이별 앞에서 허무에 빠지기보다, 그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함을 깨닫는 감사의 마음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부처의 가르침은 괴로움의 회피가 아니라, 그것을 끌어안고 이해하며, 그 너머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연민의 언어’다.

부처의 인생 수업은 거대한 철학 체계이기보다, 오히려 삶의 매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조언이다. 그 조언은 결코 무겁거나 엄숙하지 않다. 오히려 담백하고 따뜻하다. 그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라”고 말한다. 이 말은 고독을 찬미하는 문장이 아니라, 외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중심을 지닌 삶을 살아가라는 고요한 권유다. 그것은 자유롭고, 의연하며, 주체적인 존재로 살아가라는 다짐과도 같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괴로움과 마주하게 된다. 그 괴로움은 사랑하는 이의 부재일 수도 있고, 스스로에 대한 실망일 수도 있으며, 혹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상실일 수도 있다. 그때, 부처의 인생 수업은 조용히 우리 곁에 다가와 속삭인다. “집착을 내려놓으라. 욕망을 따라가지 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라. 너 자신을 잘 길들여라.” 이것은 결코 과거의 가르침이 아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오늘의 우리에게, 이보다 더 실질적인 조언은 없을 것이다.


삶은 괴로움이다. 그러나 그 괴로움을 껴안고, 이해하고, 이겨내는 법을 배운다면, 그 자체로 우리는 부처의 제자가 된다. 부처의 인생 수업은 언제나 말한다. “괴로움을 넘어서려는 당신의 길 위에, 고요한 빛이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그 빛은 어쩌면, 우리가 이미 내면에 지니고 있었던 가장 깊은 자비와 연민의 빛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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