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 토플 액츄얼 테스트 Siwonschool TOEFL Actual Tests - 시험 직전 최종 점검 실전 모의고사 시원스쿨 토플 TOEFL
시원스쿨 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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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3년 토플 시험 개정은 수험생들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겨주었다. 시험 형식의 변화는 문제 유형이 바뀌는 것을 넘어, 수험생들이 준비해야 할 방향성 자체를 재설정하도록 요구했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교재 선택은 더욱 신중해야 하며, 최신 출제 경향을 정확히 반영하면서도 근본적인 언어 능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자료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번에 시원스쿨랩에서 출간한 토플 액츄얼 테스트를 공부해보면서 토플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

시원스쿼 토플 액츄얼 테스트는 일반적인 봉투 모의고사의 개념을 뛰어넘는 구성을 보여준다. 튼튼한 종이 파일 안에 총 4권의 책이 담겨 있는데, 실전 모의고사 3회분과 통합 해설서 1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권은 스테이플러로 편철되어 있어 펼쳐서 공부하기에 용이하며, 비닐 포장으로 깔끔하게 보호되어 배송 과정에서도 손상 없이 도착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봉투 모의고사라는 형식은 심리적으로도 '실전'이라는 긴장감을 불러일으켜, 평소 연습과는 다른 진지한 태도로 문제에 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토플 리딩 영역은 개정 이후 확실히 난이도가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원스쿨 액츄얼 테스트 지문 중 하나는 나일 강 유역의 고대 이집트 문명을 다루는데, 사용된 어휘의 수준이 높고 내용의 깊이가 상당하다. 역사적 맥락과 문명 간의 비교까지 요구하는 복합적인 사고 과정이 필요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고난도 지문 속에서도 상식적인 판단으로 풀 수 있는 문항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다면, 특정 선지들이 명백히 오답임을 즉시 판별할 수 있었다. 토플이 미국 대학 신입생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교양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토플 리딩의 또 다른 특징은 지문의 길이와 정보량이다. 문법적 구조 자체는 극도로 복잡하지 않지만, 한 지문 안에 담긴 정보의 양이 방대하여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이 필수적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토플 시험에서 빈번히 출제되는 동의어 문제는 표면적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문맥적 이해를 깊이 요구하는 문항이다. 시원스쿨 액츄얼 테스트는 이러한 문제 유형을 효과적으로 재현하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두 단어가 사전적으로 완전히 같은 의미를 지니는지가 아니라, 주어진 지문의 맥락 안에서 서로 대체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동의어 사전에 의존하기보다는, 문장 전체의 흐름과 의미를 파악하여 해당 단어가 그 맥락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라이팅 영역에서 요구되는 패러프레이징 능력과도 직결되어 있어, 토플 시험이 각 영역별로 독립적이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리스닝 영역은 토플 시험에서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도전적인 부분이다. 시원스쿨 액츄얼 테스트의 리스닝 지문들은 전형적인 대화형과 강연형을 모두 포함하면서도, 주제의 다양성에서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1회 모의고사의 경우, 영화를 주제로 하되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극영화나 유명 감독이 아닌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된다는 점이 신선했다. 2회 모의고사의 리스닝에서는 사막 지형과 기후라는 지구과학 주제가 등장한다. 한국어로 들어도 집중력을 요하는 내용으로, 강연형 형식으로 제시되어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정리해야 한다. 이러한 구성은 실제 미국 대학에서 경험하게 될 강의 환경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토플이 학업 수행 능력 평가임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스피킹 영역은 많은 한국 수험생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다. 3회 모의고사에서 제시되는 과외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 개진 문제는 전형적인 토플 스피킹 유형을 보여주면서도, 실질적인 교육 현장의 이슈를 다룬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있다. 템플릿의 제공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답변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지만, 적절히 활용한다면 시간 관리와 논리 구조 확립에 큰 도움이 된다. 시원스쿨의 템플릿은 이러한 균형을 잘 맞추고 있으며,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것 같았다.

라이팅 영역 역시 2023년 개정의 핵심적인 변화를 겪은 부분이다. 토론형 문제(Writing for an Academic Discussion)의 도입은 수험생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사고와 표현을 요구한다. 시원스쿨 액츄얼 테스트는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반영하여, 수험생들이 개정된 형식에 충분히 익숙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토플 시험은 컴퓨터 기반 시험(iBT)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 화면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시원스쿨 액츄얼 테스트는 지면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iBT 화면을 최대한 충실히 재현하려 노력했다. 실제 시험장에서 마주하게 될 시각적 환경에 미리 적응할 수 있게 해주었다. 화면 레이아웃에 익숙해지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다. 같은 문제라도 익숙한 형식으로 제시될 때와 낯선 형식으로 제시될 때 체감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토플 시험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진화하는 시험이다. 출제 경향이 바뀌고, 평가 기준이 조정되며, 새로운 문제 유형이 도입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수험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최신 경향을 정확히 반영한 신뢰할 수 있는 교재다. 시원스쿨 토플 액츄얼 테스트는 2023년 개정 사항을 완벽히 반영하면서도, 토플의 본질적인 평가 목표를 놓치지 않는 균형 잡힌 교재라 할 수 있었다. 유학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토플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이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방향으로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며, 그 여정에서 좋은 교재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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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토플 TOEFL Reading - 고득점을 위한 토플 리딩 기본서 시원스쿨 토플 TOEFL
시원스쿨 어학연구소.류형진 지음 / 시원스쿨LAB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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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토플 시험 준비에 있어 리딩 영역은 많은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입니다. 영어 지문만을 읽고 문제를 푸는 것을 넘어, 학술적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고 정확하게 답을 찾아내는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읽고 공부해 본 시원스쿨에서 출간한 토플 리딩 교재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법을 제시하고, 특히 고득점을 목표로 하는 학습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가장 큰 특징은 주제별 구성입니다. 토플 시험에서는 생물학, 생태학, 예술, 지질학, 천문학, 역사, 교육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지문이 출제됩니다. 교재는 이러한 주제들을 각각 독립적인 단원으로 구성하여, 학습자가 마치 대학 교양 과목을 수강하듯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여러 측면에서 효과적입니다. 우선, 각 학문 분야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과 용어들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물학 단원에서는 진화, 생태계, 세포 구조 등의 개념이 자주 다뤄지며, 이러한 내용을 미리 학습해 두면 실제 시험에서 유사한 주제를 접했을 때 훨씬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배경 지식이 쌓이면서 지문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독해 속도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각 주제마다 실제 시험에 출제되었던 세부 토픽들을 정리해 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어떤 내용이 반복적으로 나오는지 파악할 수 있어 학습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습니다. 막연하게 모든 내용을 다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출제 빈도가 높은 토픽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 효율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토플 리딩에서 어휘력은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입니다. 아무리 독해 전략을 잘 알고 있어도 지문에 나오는 단어들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면 정확한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책은 어휘 학습에 있어서도 차별화된 방식을 제시합니다. 알파벳 순으로 나열된 단어 목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각 주제와 연관된 빈출 어휘들을 묶어서 제시합니다. 이는 맥락 속에서 단어를 학습하게 해주어 암기 효율을 높여줍니다. 예를 들어 지질학 관련 지문에서는 퇴적, 침식, 화산 활동 등과 관련된 전문 용어들이 함께 소개되며, 이러한 단어들은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 더욱 기억하기 쉽습니다. 또한 기출 문제에서 실제로 자주 등장했던 어휘들을 선별하여 수록했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높습니다. 무작정 많은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어휘를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며, 이는 특히 시험 준비 기간이 제한적인 수험생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토플 시험은 컴퓨터 기반 시험으로 진행되며, 2023년 7월 개정 이후 전체 시험 시간이 3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리딩 영역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 더미 문제가 사라지고 지문 세트가 3개에서 2개로 줄어들었습니다. 실제 시험에서는 2개의 지문에 대해 각각 10문제씩, 총 20문제를 약 35분 내에 풀어야 합니다. 이러한 시험 환경을 고려하여, 교재는 실제 토플 시험 화면을 지면에 구현해 두었습니다. 컴퓨터 화면에 표시되는 방식 그대로 지문과 문제가 배치되어 있어, 학습자는 책으로 공부하면서도 실제 시험 분위기를 미리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시험 당일 낯선 환경으로 인한 긴장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기출 문제를 기반으로 한 연습 문제들을 다수 수록하고 있으며, 2세트의 실전 모의고사도 제공됩니다. 실제 시험 시간을 재면서 풀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시간 관리 능력을 키우고 실전 감각을 익히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토플 리딩에는 10여 가지의 문제 유형이 존재합니다. 사실 정보 파악, 부정 사실 파악, 추론, 어휘, 문장 삽입, 요약 등 다양한 형태의 질문이 출제되며, 각 유형마다 요구되는 독해 기술이 다릅니다. 책에서 이러한 문제 유형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각 유형에 대한 접근 전략을 제시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별도로 제공되는 해설서입니다. 정답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왜 그것이 정답인지, 오답 선택지는 어떤 점에서 틀렸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자신의 사고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파악하고,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학습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책은 리딩 영역에서 27점 이상의 고득점이나 만점을 원하는 수험생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필요한 전략과 지식을 모두 갖출 수 있습니다. 문제 풀이 기술만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각 주제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독해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학습자에게 특히 유용할 것입니다. 또한 어휘 암기에 대한 부담을 느끼거나, 체계적인 학습 방법을 찾고 있는 수험생들에게도 명확한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독학으로 공부하는 것이 어렵다면, 시원스쿨 토플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동영상 강의를 함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교재의 내용을 강사가 직접 설명해주므로, 혼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토플 리딩 준비에 있어 왕도는 없습니다. 꾸준한 학습과 체계적인 접근만이 목표 점수를 달성하는 길입니다. 시원스쿨 토플 리딩 교재는 이러한 여정에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을 기대합니다. 주제별 학습을 통한 배경 지식 쌓기, 빈출 어휘의 전략적 암기, 기출 반영 문제를 통한 실전 감각 익히기 등 체계적인 구성은 학습자가 효율적으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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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너머의 미래 - 누가 자동차 산업의 패권을 차지할 것인가
안병기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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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4년 말, 전기차 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장밋빛 미래가 보장된 듯했던 전기차 산업이 급격한 냉각기를 맞이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었다. 업계 안에서 오랜 시간 현장을 지켜본 이들에게 이러한 조정 국면은 충분히 예견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문제는 너무나 많은 기업들이 낙관적 전망에만 의존한채 무리한 투자를 감행했다는 점이다. 전기차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발견된다. 1881년 최초의 충전식 전기차 가 등장한 이래, 전기차는 여러 차례 부침을 겪었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운행되던 차량의 38%가 전기차였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준다. 당시 전기차는 소음과 냄새가 없고 시동이 간편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그 러나 1920년대 포드 모델 T의 등장과 주유소 인프라의 확산으로 전기차는 급속히 쇠퇴했다. 이후 1970년대 오일쇼크, 1990년대 GM의 EV1 등 여러 차례 부활의 기회가 있었지만, 매번 배터리 기술의 한계와 충전 인프라 부족이라는 동일한 장벽에 부딪혔다. 역사는 반복된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전기차가 직면한 근본적 과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높은 생산 단가, 무겁고 충전 시간이 긴 배터리, 부족한 충전 인프라. 이 세 가지 문제는 1910년대에도, 2020년대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소비자 관심과 정부 지원이 부족했던 반면, 현재는 이 두 요소가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21세기 전기차 부흥의 중심에는 테슬라가 있다. 2003년 설립된 이 회사는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2008년 로드스터 출시 당시만 해도 회사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개발 비용 초과로 CEO의 개인 자금이 투입되고, 출시 일정은 계속 연기되었다. 그러나 2009년 미국 에너지부의 4억 6천만 달러 대출과 2010년 나스닥 상장을 통한 자본 조달로 숨통이 트였다. 특히 모델 S의 성공은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테슬라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단 한해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고, 누적 순손실은 65억 달러를 넘어섰다. 2019년 하반기 모델3의 대량생산 안정화로 겨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회사 설립 후 17년 만의 일이었다. 테슬라의 혁신은 전기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섰다. 태블릿 하나로 차량을 제어하는 시스템, 엔진룸을 트렁크로 활용하 는 발상, 노트북용 원통형 배터리 7천 개 이상을 사용하는 파격적인 배터리 팩 구성. 이 모든 것이 기존 자동차 산업의 상식을 깨는 도전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테슬라의 성공은 전기차 산업에 과도한 낙관론을 퍼뜨리는 부작용도 낳았다. 수많은 기업들이 테슬라를 모방하려 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애플과 다이슨 같은 거대 기술 기업도 전기차 사업에서 손을 뗐고, 코다, 어라이벌, 볼린저 등 수많은 스타트업이 사라졌다. 이들의 실패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전기차 산업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과 성공이 보장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점이다.

테슬라가 연 전기차 시대의 문으로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중국 기업들이었다. 배터리 제조사로 시작한 BYD는 2024년 한 해에만 427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테슬라를 바짝 추격했다. 리샹, 지커, 샤오미, 화웨이 등 다양한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고, 2024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상위 10개 기업 중 4곳이 중국 기업일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는 우연이 아니다. 전통 내연기관 분야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는 진입장벽이 낮은 전기차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했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인프라 투자가 뒷받침되었고, 2024년 말 기준 중국의 공공 충전기는 358만 대로 전 세계 공공 충전기의 70%를 차지한다. 중국 내 전기차는 3,140만 대로 전체 차량의 6.2%에 달한다. 그러나 중국 전기차 산업에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한때 500여 개에 달했던 전기차 스타트업 대 부분이 과도한 경쟁 속에서 부실기업화되었다. 내수 경기 침체로 고급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국제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견제가 강화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원가 이하로 수출하며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전략이 아니다. 부동산 기업 다의 전기차 사업 실패는 상징적이다. 6억 달러를 투자하고 한국과 일본의 고급 인력을 대거 영입했지만, 막대한 부채와 경험 부족으로 결국 파산했다. BYD조차도 부품사 미지급금 문제, 대규모 리콜, 빈번한 화재 사고 등으로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의 위기는 단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전기차 생산과 판매의 60% 이상이 중국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중국발 리스크는 곧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체의 악재가 될 수 있다.


한때 세계 자동차 산업을 주름잡던 디트로이트 빅3의 현 상황은 참담하다. GM은 2000년대 초 839만 대로 압도적 1위 였지만 2024년에는 600만 대로 줄어 5위로 밀려났다. 포드는 387만 대로 8위에 그쳤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하고 정부 구제금융을 받았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었다. 빅3의 몰락 원인은 복합적이다. 경직된 조직문화, 고비용 구조,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은 전략, 그리고 과거 성공에 안주한 태도. 2005년 당시 GM, 포드, 크라이슬러는 생산하지 않는 노동자 1만 2천 명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잡스 뱅크 제도로 4년간 31억 달러를 썼다. 2008년 구제금융을 요청하러 가면서 회사 전용기를 타고 간 CEO 들의 모습은 방만한 경영의 상징이 되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래 기술에 대한 준비 부족이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필요 한 기술 내재화 없이 부품사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한계를 드러냈다. 수십 년간 함께 해온 신뢰할 만한 부품사들이 있었지만, 전기차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완성차 업체의 명확한 리더십이 필요했다. 그러나 빅3는 그런 리더십을 갖추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부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오랜 기간 서서히 침몰한 제조업이 몇 년 만에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의 핵심 수단은 정부 보조금이었다. 미국은 2008년부터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했고, 한국도 2005년부터 하이브리드에 최대 310만 원, 전기차에는 더 큰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러한 보조금 정책은 초기 시장 형 성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심각한 부작용도 낳았다. 가장 큰 문제는 보조금이 전기차의 근본적 경쟁력 확보를 지연시켰다는 점이다. 2025년 현재 아이오닉5와 6은 동급 내연기관 대비 45~70% 더 비싸다. 보조금을 받아도 가격 차이가 크다. 20년 넘게 보조금이 지급되었지만 전기차 가격은 여전히 높다. 이는 2.6%의 전기차 소유자를 위해 국민 전체의 세금이 사용되는 형평성 문제로 이어진다. 하이브리드의 경우를 보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프리우스는 초기 코롤라 대비 54% 비쌌지만, 20년 후 그 차이가 20% 수준으로 줄었다. 소나타 하이브리드도 출시 당시 63% 더 비쌌지만 10년 후 13%로 격차가 좁혀졌다. 배터리와 모터의 원가 하락, 규모의 경제 실현 덕분이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국가가 하이브리드 보조금을 폐지했다는 점이다. 보조금 없이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언제 이 단계에 도달할까? 배터리 원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내연기관 대비 10~20% 가격 차이까지 좁혀지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각국 정부는 보조금 죽소 의지를 밝히면서도 시장 위축을 우려해 완전 폐지는 미루고 있다. 중국도 2020년 보조금 폐지를 발표했다가 철회했다. 보조금에 의존한 시장은 결국 지속가능하지 않다. 전기차가 자생력을 갖추는 시점이 언제가될지가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전 세계가 전기차 열풍에 휩싸였을 때 유독 한 기업은 다른 길을 걸었다. 바로 도요타다. 많은 전문가들이 도요타의 몰락을 예견했고, 노키아나 코닥처럼 될 것이라 경고했다. 그러나 2024년 전기차 캐즘이 가시화되면서 평가가 달라졌다. 도요타는 전기차를 개발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었다. 도요타의 판단 근거는 명확했다. 자체 분석 결과 전기차 시장의 본격 확대는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았다. 그때까지는 하이브리드로 충분하다는 전략이었다. 이 확신의 배경 에는 1997년부터 시작된 하이브리드의 성공 경험이 있다. 10년 이상 손해를 보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후 4년 만에 누적 손실을 모두 회수했다. 도요타는 배터리 기술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고체 배터리 특허 보유 수에서 세계 1위이며, 2위와 3위인 파나소닉과 이데미츠를 합친 것보다 많다. 2000년대에 이미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개발 인력을 수백명 확보했다. 수소차 미라이도 양산했다. 즉, 도요타는 모든 환경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시장 상 황에 맞춰 선택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2024년 하이브리드 판매가 급증하면서 도요타의 전략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전기차에 올인한 기업들이 배터리 공장 가동률 저하와 대규모 손실로 고통받는 동안, 도요타는 코롤라를 비 롯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안정적 판매를 유지하며 판매 1위를 굳혔다. 하이브리드는 2kWh 미만의 작은 배터리로 연비 를 50% 향상시키고, 별도 충전이 필요 없으며, 전기차 대비 훨씬 저렴하다.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나 충전 시간 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최선의 선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키워드는 '미국 우선주의'다. 2025년 4월 2일 '해방의 날'에 발표된 새로운 관세 정책은 충격적이었다. 전 세계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 중국에는 총 104%의 관세가 부과되었다. 중국도 즉각 미국산 제품에 84% 관세로 맞불을 놓았다. 미중 무역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기존 패권국 미국과 급부상하는 도전자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일본을 견제했던 미국이 이번에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다만 일본과 달리 중국은 15억 인구와 광대한 영토, 막강한 제조업 기반을 가진 만큼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이러한 패권 경쟁의 최전선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은 운송 수단을 넘어 Al,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기술의 집합체다. 미국은 IRA를 통해 자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고, 중국산 모델은 제외했다. 유럽도 점차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에게 허용된 시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미중 경쟁의 한가운데 있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지만, 미국 공장 건설 비용은 급증하고 있고, 중국 시장은 자국 기업 우대로 진입이 어렵다.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 없는 딜레마 속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의 현재 상황은 기술적 변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경쟁, 자율주행의 상용화 시기, 미중 패권 경쟁, 각국의 관세 정책. 모든 것이 유동적이다. 과거 100년 동안 이처럼 많은 변수가 동시에 작용한 시기는 없었다. 그러나 역사는 교훈을 준다. 첫째, 충분한 검토 없는 무모한 투자는 재앙을 낳는다. 전기차 열 풍에 휩쓸려 플랜B 없이 올인한 기업들이 지금 고통받고 있다. 둘째,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만들고 싶은 차가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타이밍이 중요하다. 너무 빠른 투자도, 너무 늦은 대응도 모두 위험하다. 지금 한국 자동차 산업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세계 3위의 자동차 기업, 5위의 생산국이라는 위상을 지켰지만, 앞으로 5~10년이 더 중요하다. 선진국의 견제와 중국의 추격 사이에서 우리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면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냉정한 자기 성찰, 명확한 미래 비전, 그리고 현재의 올바른 실천.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엔진 너머의 미래에서도 한국 자동차 산업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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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 우리가 사랑한 화가들의 삶이 담긴 낯선 그림들
김원형 지음 / 지콜론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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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예술가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뭉크 하면 '절규'가, 고흐하면 '해바라기'가, 클림트하면 '키스'가 떠오른다.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이 단 하나의 장면으로 압축될 수 있다는 듯이. 그러나 인간의 삶이 그토록 단순할 리 없다. 한 사람이 평생 동안 느끼는 감정의 스펙트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내면의 풍경, 세상과 맺는 복잡다단한 관계들을 어떻게 단 하나의 작품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책은 우리가 ' 안다고 ' 생각했던 거장들의 이면, 대표작의 그늘에 가려진 또 다른 작 품들을 조명함으로써, 예술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책이 소개하는 작품들은 유명세와는 거리가 멀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작가의 내밀한 영혼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 된다.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풍경화를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였다. 이전에는 풍경화를 아름다운 자연이나 도시의 재현 정도로만 이해했다. 그러나 저자는 풍경화 속에도 작가의 감정이, 시대의 분위기가, 사회적 변화가 스며들어 있음을 섬세하게 짚어낸다. 모네의 파리 풍경화는 도시 스케치가 아니라 근대성의 발견이었고, 고흐의 글루아 다리는 향수와 예술적 실험의 결합이었으며, 실레의 풍경화는 불안과 고독이 투영된 영혼의 지도였다. 건물에도 감정이 있다는 표현처럼, 풍경화는 결코 객관적인 기록이 아니다. 작가가 어떤 시선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떤 위치에서 세상을 바라보았는가가 모두 화폭에 담긴다. 특히 벨라스케스의 '세 명의 음악가들'에 대한 해설은 사실주의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했다. 사실주의란 단순히 대상을 정확하게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생과 삶의 태도까지 작품 안에 담아내는 것 이라는 통찰은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깊이를 한층 더해준다. 작가가 무엇을 그렸는가만큼이나, 왜 그것을 선택했고 어떻 게 표현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책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대표작'이라는 프레임에서 예술가를 해방시킨다는 점이다. 우리는 종종 한 작가를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과 동일시한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이 단 하나의 순간으로 설명될 수 없듯, 예술가의 세계 역시 대표작 하나 로 요약될 수 없다. 오히려 덜 알려진 작품들, 실험적인 시도들, 개인적인 동기로 그린 작품들이 작가의 진면목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다. 뭉크에게 절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양도 있었고, 클림트에게 화려한 인물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요한 풍경화도 있었으며, 마네에게 파리의 세련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해변도 있었다. 이러한 다양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예술가를 한 명의 살아있는 인간으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로 이해할 수 있다. 프리다 칼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녀를 고통받는 여성 화가로만 기억하지만, 그녀는 죽음을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생명의 찬가라 할 만한 '생명의 과실'을 그렸다. 탐스러운 과일, 선명한 색채, 터져 나오는 생명력. 이것이 평생을 사고 후유증과 유산의 아픔으로 고통받은 그 화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은,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복잡하고 역설적인지를 보여준다. 고통 속에서도 생명을 찬미할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예술의 본질이 아닐까. 이 책을 읽기 전과 후, 예술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이전에는 작품의 표면적 아름다움이나 기술적 완성도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작가가 왜 이것을 그렸을까, 어떤 심리 상태에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당시의 사회적 맥락은 무엇이었을까를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모네가 루브르 발코니에 선 순간의 의미, 고흐가 글루아 다리를 반복해서 그린 이유, 키르히너가 다보스의 빛을 담아낸 배경. 이러한 맥락을 이해할 때 작품은 시각적 대상을 넘어 작가와의 대화가 되고, 한 시대와의 만남이 되며,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이 된다. 특히 르누아르의 꽃 정물화가 아내 알린의 꽃꽂이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 마티스가 딸 마르그리 트를 그리며 야수파의 폭력적 색채를 절제했다는 점 같은 구체적인 일화들은 작품에 인간적 온기를 더해준다. 예술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 사람의 삶과 관계, 감정이 고스란히 작품에 스며든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영혼의 미술관을 가지고 있다. 어떤 순간에는 빛나는 순간의 방에 있고, 어떤 때는 어둠의 방에서 고통을 견디며, 때로는 치유의 방에서 회복하고, 탐구의 방에서 의미를 찾으며, 교감의 방에서 세상과 연결된다. 예술가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평생 동안 이 방들을 오가며 작품을 남겼고, 우리는 그 작품들을 통해 그들의 여정을 따라갈 수 있 다. 대표작만 보는 것은 그 미술관의 가장 화려한 방 하나만 구경하는 것과 같다. 물론 그 방도 아름답고 의미 있지만, 다른 방들을 보지 않고서는 그 미술관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없다. 이 책은 우리를 숨겨진 방들로 안내하며, 거장들의 영혼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결국 한 인간의 영혼과 만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만남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타인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영혼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뭉크의 태양을 보며 절망 너머의 희망을 발견하고, 클림트의 호수를 보며 고요함의 가치를 깨닫고, 모네의 발코니에서 현재를 바라보는 용기를 배운다. 이것이 바로 숨겨진 작품들을 찾아 나서는 이유이며, 명성 너머 거장들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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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시 2026 - 소음 속에서 정보를 걸러 내는 해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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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본다. '어디에 집을 사야 할까?''이 지역은 정말 개발될까?' 뉴스와 유튜브, SNS에는 매일같이 새로운 개발 호재가 쏟아진다. GTX가 들어온다더라, 신공항이 생긴다더라, 대규모 택지개발이 진행된다더라. 하지만 정작 그 소식들 중 얼마나 많은 것이 실제로 이루어질까? 이번에 읽은 김시덕의<한국도시 2026>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책은 부동산 투자 가이드라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본질을 이해 하고,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정치와 정책의 순환 구조였다. 대통령이 바뀌고 시대가 변해도, 선거철만 되면 비슷한 공약들이 되풀이된다. 균형발전, 지방 분권, 신도시 개발, 교통망 확충. 겉으로 보기엔 새로운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과거의 정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이런 반복 속에서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정말 될까?" 하는 기대와 "어차피 안 되겠지" 하는 냉소 사이를 오가며,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바로 '왜 어떤 공약은 실현되고 어떤 공약은 실패하는가'에 대한 구조적 이해다. 저자는 과거의 사례들을 통해 이 패턴을 보여준다. 가덕도 신공항 은 수십 년째 논의되고 있지만 실제 착공은 요원하다. 반면 GTX는 논란 속에서도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차이는 무엇일까? 정치적 의지의 문제일까, 아니면 더 근본적인 경제적: 기술적 타당성의 문제일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정책이나 개발 계획조차 제대로 모르면서, 서울이나 강남의 부동산 뉴스만 열심히 챙긴다는 것. 이것은 올바른 판단일까? 우리는 종종 '서울 중심의 시각'에 갇혀 있다. 언론도, 유튜버도, 심지어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 서울 사대문 안의 관점에서 전국을 바라본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들을 놓치고, 반대로 과대평가된 지역에 현혹되기 쉽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바로 '현장'이다. 부동산을 평가할 때 단순히 호재 뉴스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인구 구조, 산업 기반, 교통 인프라, 생활 환경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근처인가, 교통이 편리한가, 자연환경은 어떤가, 실제 도시계획은 어디까지 진행됐는가. 이 모든 것은 발로 뛰어야만 알 수 있다.

내년은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벌써부터 각 지역에서는 다양한 개발 공약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공항, 새로운 철도 노선, 대규모 산업단지.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뛴다. 하지만 저자는 냉정하게 조언한다. "건설 사업 시작 단계에 제시된 예상 시간표는 참고로만 받아들여라.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인생 계획을 세우면 안 된다." GTX가 좋은 예다. 처음 발표됐을 때는 금방이라도 완공될 것처럼 보였다. 수많은 노선이 계획됐고, 각 역 주변은 개발 호재로 들썩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사는 예상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당초 계획됐던 일부 노선은 백지화되거나 변경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호재'가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다. 그 지역에 정말로 수요가 있는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인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가?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답할 수 있어야 진짜 정보와 소음을 구별할 수 있다.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서울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을 아우른다는 점이다. 저자는 한국을 세 개의 메가시티(대서울 권, 동남권, 중부권)와 여섯 개의 소권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대서울권은 이미 포화 상태다. 더 이상의 확장은 한계에 달했고, 이제는 재개발과 교통망 최적화가 과제다. 1기 신도시의 재건축, GTX로 인한 교통 패턴의 변화, 서울 외곽 신도시들의 성장. 이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동남권은 방산과 조선,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산업벨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국제 정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부산의 엑스포 유치 실패는 아쉽지만, 장기적으로 이 지역의 산업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중부권은 신흥 강자다. 세종시의 행정 기능, 청주와 오송의 바이오•반도체 산업, 대전 의 연구개발 역량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포화된 수도권의 대안이 될 것인가, 아니면 독자적인 경제권으로 성장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저자가 언급한 부산 2030 엑스포, 잼버리 사태, 전주와 익산의 코스트코, 고흥의 나로우주센터 같은 구체적인 사례들은 단순한 뉴스가 아니라, 각 지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부동산 투자를 할 때 국제 정세를 고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은 동남권 방산업체들에게 호황을 가져왔다. 미중 갈등은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고, 이는 평택과 용인, 천안과 청주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후 변화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발생한 대규모 홍수와 산불은 자연재해만이 아니다. 앞으로 이런 재난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것이다. 재난 취약 지역에 거주하는 데는 점점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집단 이주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이런 외부 요인들은 단기간에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동산을 선택할 때도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10년, 20년 후에도 이 지역이 살기 좋을 것인가? 산업이 유지될 것인가? 환 경은 괜찮을 것인가?

...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의 말도, 정치인의 공약도, 유튜버의 분석도 참고는 할 수 있지만, 맹신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을 선택할 때 중요한 것은 남들이 뭐라고 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직접 확인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 지역에 가보고, 주변을 걸어보고, 실제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그래야만 진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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