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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다면 잘 살고 있는 것이다 - 삶이 흔들릴 때 꺼내 읽는 문장들
부아c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11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외로움을 두려워하는 법을 배웠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측은하게 바라보고, 주말에 집에만 있으면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여겨진다. SNS는 끊임없이 누군가의 즐거운 모임을 보여주고, 우리는 그 화면 앞에서 스스로를 소외된 존재로 느낀다. 하지만 정말 외로움은 우리가 피해야 할 감정일까? 외롭다는 것은 사실 우리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 거다. 어린 시절에는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가족과 함께하며,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점점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고,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세계를 구축해간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것이 바로 고독이다. <외롭다면 잘 살고 있는 것이다>를 읽으며 그 의미를 생각해 본다...
현대사회는 우리에게 많은 관계를 요구한다. 직장 동료, 동창회, 동호회,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우리의 연락처에는 수백 명의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만, 정작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피상적인 관계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시간을 때우기 위한 만남, 의무적인 사교, 형식적인 대화에서는 진정한 교감을 느낄 수 없다. 오히려 그런 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더 큰 공허함을 경험한다.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외롭다면, 그것은 당신이 더 깊고 진실한 연결을 갈망하고 있다는 신호다. 진정한 관계는 양이 아닌 질로 측정된다. 백 명의 지인보다 한 명의 친구가 더 소중할 수 있다.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당신이 이 사실을 깨닫고 있다는 뜻이다. 당신은 단지 외로움을 메우기 위해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진심어린 대화, 깊이 있는 이해, 서로의 취약함을 나눌 수 있는 관계를 원한다. 이것은 성숙한 인간관계에 대한 건강한 욕구다.
외로움은 우리를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만든다. 끊임없이 누군가와 함께 있고, 무언가를 하고, 어디론가 가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나는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가? 내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 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들은 고요한 시간 속에서만 제대로 답할 수 있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 사회적 기대와 역할에서 잠시 벗어나 온전히 나 자신이 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자아를 발견한다. 외로움은 불편하지만, 동시에 필요한 경험이다. 마치 근육이 운동 후 느끼는 통증처럼, 외로움은 성장통이다. 우리는 고독 속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독립적인 사고를 키우며, 진정한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는다. 항상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들은 대부분 고독 속에서 탄생했다. 작가들은 홀로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썼고, 화가들은 아틀리에에서 고독과 씨름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과학자들은 연구실에서 혼자 실험을 반복했고, 철학자들은 고요한 산책 속에서 사색했다. 창조적인 작업은 본질적으로 고독한 과정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혼자만의 시간에 찾아온다. 깊은 집중은 외부의 소음이 차단되었을 때 가능하다.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외롭다면, 아마도 무언가를 창조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그것이 예술작품이든, 사업 아이디어든, 개인적인 프로젝트든, 혹은 더 나은 자신을 만드는 과정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길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인의 외로움은 종종 선택의 결과다. 우리는 편안하지만 의미 없는 관계 대신 진정성을 선택했다. 인기보다 진실을 선택했다. 모두가 가는 길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다. 좋은 대학을 나와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대신 자신이 진정 하고 싶 은 일을 선택한 사람은 외롭다.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같은 길을 가는 동료는 많지 않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정해진 코스를 밟지 않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선택한 사람도 외롭다. 명절마다 듣는 잔소리와 이상한 시선을 견뎌야 한다. 하지만 이 외로움은 타협하지 않은 삶의 대가다. 남들 눈에 맞추어 살면 외롭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대신 자신을 잃게 될 것이다. 외로움을 느낀다면, 당신은 적어도 자신에게 정직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외로움과 고립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고립은 관계의 부재이지만, 외로움은 더 깊은 연결을 향한 갈망이다. 고립된 사람은 아무도 만나지 않지만, 외로운 사람은 의미 있는 관계를 찾고 있다.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당신이 여전히 세상과 연결되기를 원한다는 뜻이다. 단지 피상적인 연결이 아닌, 진정한 교감을 원할 뿐이다. 이것은 건강한 욕구다. 문제는 외로움 자체가 아니라, 그 외로움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외로움을 회피하기 위해 무의미한 관계로 시간을 채우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며, 진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외롭다면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성장하고 있고, 진정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쉬운 선택이 아닌 옳은 선택을 하고 있다. 외로움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독립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다. 외로움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창조하며, 성장한다. 물론 외로움이 항상 편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고통스럽고 힘들다. 하지만 그것은 의미 있는 고통이다. 근육이 자라는 과정에서 느끼는 통증처럼, 외로움은 우리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다. 다음에 외로움이 찾아온다면, 그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겠다. 그 외로움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이며, 더 깊고 의미 있는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표시다. 외로움은 피해야 할 적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야 할 동반자다. 진정으로 외롭지 않은 삶은 나 자신과 친구가 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