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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문장, 내일이 달라지는 마음습관 선물 세트 - 도서 1권 + 기록 노트 1권 + 전용 펜 1자루
최규운 지음 / 서로(敍路) / 2025년 9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인의 하루는 넘쳐난다. 정보는 쉴 새 없이 쏟아지고, 할 일은 끝없이 밀려온다.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 알림이 기다리고 있고, 잠들기 전까지 우리는 수백 개의 메시지와 이미지를 소비한다. 그 속도감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정작 자기 자신을 돌아볼 틈을 잃어버린다. 그래서일까. 요즘 사람들은 긴 글보다 짧은 문장에 더 깊이 반응한다. 한 줄의 시, 명언 한 구절, 누군가의 일기 속 문장 하나가 소셜미디어에서 수만 번 공유되는 현상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이것은 단순히 주의력이 짧아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복잡한 이론이나 장황한 설명이 아니라, 마음 한구석을 정확히 건드리는 단 한 문장이라는 증거다. 이번에 최규운님의 <하루 한 문장, 내일이 달라지는 마음습관>을 읽으며 나를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생각해보면 인생의 전환점을 만든 순간들도 그렇다. 긴 강연 전체가 아니라 그 속의 한 문장이 우리를 바꾸었고, 두꺼운 책 전체가 아니라 밑줄 그은 몇 개의 구절이 삶의 방향을 틀었다. 한 문장은 작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그것은 복잡한 감정을 단순하게 정리하고, 흐트러진 생각을 한곳으로 모으며, 지친 마음에 다시 설 수 있는 지점을 마련해준다. 이 책이 제안하는 것도 바로 그런 경험이다. 매일 아침 한 문장을 읽고, 그것을 내 손으로 옮겨 쓰는 행위. 거창해 보이지 않지만, 그 안에는 자신과 마주하는 용기와 하루를 다르게 시작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디지털 시대에 손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시대착오처럼 느껴질 수 있다. 타이핑이 훨씬 빠르고, 음성 인식은 더 편리하다. 하지만 손으로 쓰는 행위에는 키보드가 대신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그것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의 문제다. 나는 필사를 사랑한다. 필사를 통해 삶의 위안과 위로를 느낀다. 생각해 보면 필사는 문장을 베끼는 작업만이 아니다. 한 글자 한 글자를 따라 쓰는 동안, 우리의 뇌는 그 문장을 천천히 음미한다. 눈으로 읽을 때는 스쳐 지나갔을 단어의 무게를, 손으로 쓰는 순간 비로소 느끼게 된다. "이름 없는 들풀도 햇살을 향해 서 있으면 존재의 빛이 된다"는 문장을 그냥 읽는 것과, 펜을 들고 한 자 한 자 옮기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필사의 시간은 강제로 부여되는 '멈춤'의 시간이기도 하다. 빠르게 소비하고 넘어가는 것이 습관이 된 시대에, 5분이라도 한 문장과 함께 머무르는 것은 그 자체로 저항이다. 서두르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오직 나와 이 문장만 존재하는 시간. 그 고요함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기록이 쌓인다는 사실이다. 노트에 차곡차곡 쌓이는 문장들은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나의 마음이 걸어온 길의 증거가 된다. 3개월 전, 6개월 전에 내가 어떤 문장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다시 보면, 그동안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무엇을 고민했는지가 보인다. 필사는 현재를 기록하면서 동시에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가 되는 셈이다.
변화를 원하면서도 우리는 종종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올해는 꼭 책 50권 읽기, 매일 운동 1시간, 새로운 언어 배우기. 목표는 야심 차지만, 대부분은 2월이 되기 전에 흐지부지된다. 왜 그럴까. 우리가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변화를 너무 크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진짜 변화는 작은 습관에서 온다. 하루 한 문장을 읽고 쓰는 5분. 이것은 누구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시간이다. 아침 커피를 마시며 할 수 있고, 점심시간 잠깐의 틈에도 할 수 있으며,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은 5분이 365일 쌓이면 1,825분, 즉 30시간이 넘는다. 30시간 동안 오롯이 자신의 마음과 마주했다는 것, 365개의 문장을 통해 생각을 정리했다는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습관의 힘은 축적에 있다. 처음 며칠은 신기하고, 첫 주는 신선하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석 달이 지나면 없으면 허전해진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의식적으로 하던 행동이 무의식의 일부가 되고, 특별한 다짐 없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루틴이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무엇이 달라질까. 아마도 사소한 것부터일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을 때 예전보다 빨리 알아차리게 되고, 화가 날 때 한 박자 쉬어가는 여유가 생기며, 타인의 말 속에서 진짜 의미를 더 잘 읽어내게 된다. 이런 변화는 극적이지 않아서 남들은 모를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은 안다.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책은 15년간 이어진 아침편지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편지는 속도의 시대가 잊어버린 소통의 방식이다. 카톡이나 이메일과 달리, 편지는 즉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보내는 이는 정성껏 마음을 담고, 받는 이는 천천히 그 마음을 읽는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의 여백이 오히려 깊은 연결을 만든다. 매일 아침 누군가에게 한 문장을 보낸다는 것은, 그 사람의 하루를 생각한다는 의미다. 오늘은 어떤 말이 필요할까, 어떤 문장이 위로가 될까를 고민하는 시간. 그 고민 속에는 상대를 향한 애정과 배려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런 글을 1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왔다는 것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일종의 사명처럼 느꼈다는 증거다. 받는 이들에게도 그 편지는 특별했을 것이다. 바쁜 아침, 스마트폰을 켤 때 가장 먼저 보는 메시지가 광고나 업무가 아니라, 누군가가 내 하루를 응원하는 한 문장이라면. 그것만으로도 하루의 색이 달라진다. "오늘도 누군가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은, 고립되기 쉬운 현대사회에서 작지만 확실한 연결감을 준다. 이제 그 편지가 책이 되어 더 많은 사람에게 닿는다. 직접 받던 몇몇이 아니라, 이 책을 펼치는 모든 이가 그 편지의 수신인이 된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필사하는 행위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 된다. 읽고, 쓰고, 생각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타인의 말을 내 것으로 소화하고, 내 언어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변화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것. 완벽한 조건이 갖춰지길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것. 그리고 그 시작이 하루 한 문장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 "이것만 끝나면", "저것만 해결되면" 그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 '그때'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오늘이다. 지금 이 순간이다. 하루 한 문장을 읽고 쓰는 5분은,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바로 오늘을 다르게 사는 방법이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나는 이미 선택을 한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나를 돌아보겠다는 선택, 작더라도 의미 있는 습관을 만들겠다는 선택, 내일은 오늘과 조금 다르게 살아보겠다는 선택. 그 선택이 쌓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결국 삶 전체를 바꾸는 힘이 된다.
짧은 문장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물론 한 번에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 작은 문장들이 마음속 단단한 벽을 조금씩 녹인다.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될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지나쳤을 문장에서 위로를 받고, 힘들 때 노트를 펼쳐 지난 기록을 읽으며 힘을 얻고, 누군가에게도 따뜻한 한 문장을 건네고 싶어지는 나 자신을 말이다. 하루 한 문장. 나를 가꾸는 방식이고, 세상과 연결되는 방법이며, 삶을 디자인하는 태도다. 오늘 당신이 선택한 한 문장이, 내일의 당신을 조금 더 단단하고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런 내일들이 모여, 내가 꿈꾸던 삶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