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러너 - 변화에 강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한상만 지음 / 청림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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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지금 전례 없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어제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몇 달 전에 배운 지식이 벌써 낡은 것이 되어버리는 시대다. 특히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의 일상과 직업 세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묻는다. "도대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어떤 능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번에 한상만님의 <패스트 러너>를 읽었다. 25년간 사람들의 성장을 지켜본 한 전문가로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답은 '패스트 러너'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패스트 러너란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환경을 이해하며, 경험을 통해 배우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오히려 변화를 성장의 기회로 전환시키는 능력을 지녔다.

과거에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평생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었다. 깊이 있는 지식과 숙련된 기술이 곧 경쟁력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아무리 뛰어난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은 틀린 답이 되고, 오늘의 최선이 내일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에 필요한 것이 바로 '학습민첩성'이다. 이것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빠르게 학습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뜻한다. 단순히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모르는 것을 빠르게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핵심이다. 인공지능이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다 해도, 새로운 맥락을 이해하고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의 학습 능력까지 대체할 수는 없다. 실제로 기업들의 인재상도 크게 변했다. 2000년대만 해도 전문성, 국제적 감각, 창의성을 강조했다면, 지금은 변화 대응력, 실행력, 도전 정신을 우선시한다. 고정된 지식보다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안정된 전문성보다는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패스트 러너가 될 수 있을까? 저자는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한다. 이것들은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하나가 성장의 디딤돌이 된다. 첫 번째는 자기 인식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은 모든 성장의 출발점이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에 흥미를 느끼며,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명확히 아는 사람은 방향을 잃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길을 따라가다 중도에 좌절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기 인식은 단순한 자기 분석을 넘어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포함한다. 두 번째는 성장 의지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가짐, 더 나아지려는 열망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환경이 주어져도 성장할 수 없다. 성장 의지는 단순한 의욕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동력이다. 일시적인 흥분이 아니라 꾸준히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내적 동기가 필요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의지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성공 경험을 쌓고, 자신만의 성장 전략을 세우며, 인공지능과 같은 도구를 적극 활용하는 과정에서 성장 의지는 더욱 강화된다.

세 번째는 열린 사고다. 기존의 지식과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것에 갇혀 새로운 가능성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진정한 창의성은 낡은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탄생한다. 열린 사고를 가진 사람은 질문을 던질 줄 알고,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복잡한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이들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한다. 네 번째는 경험 학습이다. 일상의 모든 순간이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능력이다. 특별한 교육이나 훈련 프로그램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업무, 사소한 실수, 타인의 피드백에서도 의미를 발견한다. 실패를 숨기거나 회피하지 않고, 그것을 성찰의 재료로 삼는다.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그 안에서 패턴을 찾아내며, 다음번에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교훈을 얻는다. 이러한 성찰적 태도가 진정한 경쟁력을 만든다. 다섯 번째는 변화 도전이다. 안락한 곳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는 용기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편안함을 추구하지만, 성장은 언제나 불편함 속에서 일어난다. 자신이 잘하는 일만 반복하면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어진다. 낯선 업무, 새로운 역할,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킬 때 진정한 성장이 시작된다. 이것은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계산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확장해나가는 전략적 선택이다.


학습민첩성이 높은 사람은 평범한 상황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찾아내고, 그것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 지식과 실천 사이에는 거대한 협곡이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알지만, 아는 만큼 실천하지는 못한다. 학습민첩성도 마찬가지다. 개념을 이해하고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과 실제로 삶에 적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저자는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먼저 크게 생각하되 작게 시작하라는 것이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오히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습관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매일 10분씩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일주일에 한 번 자신의 업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거나, 한 달에 한 권씩 관련 책을 읽는 것처럼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또한 나만의 성장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적인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고,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점검한 뒤, 그 간격을 메우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완벽한 계획보다는 실행 가능한 계획이라는 점이다. 계획을 세우는 데만 에너지를 쏟고 정작 실천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불완전하더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계획이 훨씬 낫다. 의지력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종종 의지력이 부족해서 실천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지력은 무한한 자원이 아니라 소모되는 에너지다. 따라서 의지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좋은 습관을 통해 자동화하는 것이 현명하다. 잘 먹고, 잘 자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꾸준히 책을 읽는 기본적인 습관들이 의지력을 키우고, 그것이 다시 강력한 실천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든다.


앞으로 10년 안에 초지능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적인 예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도 더 이상 SF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패스트 러너가 되는 것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다. 학습민첩성을 갖춘 사람은 환경이 바뀌어도 빠르게 적응한다. 일부 일자리가 사라지더라도 새로운 일자리에 필요한 능력을 신속하게 학습한다.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이 필요한 시대에 가장 빛을 발하는 인재가 바로 이들이다. 더 나아가 학습민첩성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조직의 성장에도 기여한다. 이러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팀의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을 이끌며,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학습민첩성을 키우는 것은 자신만을 위한 것 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속한 조직을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불확실한 시대에 가장 확실한 투자처는 자기 자신이다. 외부 환경은 통제할 수 없지만, 자신의 성장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학습민첩성이라는 무기로 무장한 패스트 러너는 어떤 변화가 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변화를 기회로 만들고, 위기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인재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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